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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히 상플이얌 136화

ral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1.10 09:24:06
조회 296 추천 2 댓글 1

다혜 "익스큐즈 미...."


한편.

다혜는 일본에 와 있었다.

해준을 대신에 공항에 온 그녀는 피켓을 들고 이리저리 돌며 조종사에 대해 수소문 하고 있었다.


다혜 '사진에 있는 분을 혹시 알고 계시나요?'


여기저기 사람들을 붙잡고 피켓을 들어보였지만, 사람들은 그녀를 지나치기 바빴다.

말 한마디 통하지 않는 그녀에게 관심을 보여줄만큼 공항은 한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시하거나 손을 휘휘 저으며 지나치는 사람들.

그러다보니 자연히 의미없는 발걸음만 종종 걷게 되었다.


다혜 "후우.... 더워라...."


설상가상 유난히 푹 찌는 일본의 여름은 그녀를 더욱 힘빠지게 했다.

여행이 목적이였다면 이것도 하나의 재미라고 여겼겠지만 

그녀는 구경거리를 찾아 온 것이 아니라 일을 하러 온 것이였기에 푹푹 찌는 더위는 슬금슬금 그녀를 빠르게 지치게 했다.


철푸덕


한참을 돌아다닌 그녀는 쉬기 위해 벤치에 앉았다.

찡하고 다리에서 뻐근한 통증이 올라왔다.

비서로 직무를 바꾼지 얼마가 되었다고,

편해진 환경에 익숙해진 그녀의 다리는 예전과 같은 혹사를 견디지 못했다.


주물주물


앉아서 구두를 벗고, 

가만히 종아리를 주무르다보니 잡생각이 들었다.

혹시 이것도 그 토끼라는 여자가 행한 일인지.

그녀의 흔적을 쫒으려고 할때마다 탁탁 막히는 것을 보면 어쩌면 이것도 그녀가 하지 않았나 그런 의심이 생겼다.


다혜 '근데 그래도 토끼를 쫒을땐 사람이 없어진 적은 없었던 거 같은데....'


그렇지만 그것은 너무 엇나간 생각처럼 보였다.

토끼는 항상 물건을 없애거나 문서를 수정한다거나 했으면 했지 사람에 손을 쓰지는 않았으니까.

다혜도 역시 자신의 추측이 너무 나갔다고 생각했는지 도리도리 고개를 저으며 추측 지우기에 나섰다.


다혜 "힘드니까 부정적인 생각만 나네.... 휴! 신다혜 정신 차려서 다시 잘해보자!"


짝짝


손뼉을 치며 정신일도를 하는 다혜.

스스로 힘을 북돋던 그녀에게 정체불명의 남자가 찾아온 그때였다.


남자 "이봐요"


남자는 무척이나 얄상한 인상이였다.

그치만 낮선 땅에서 듣는 정다운 모국어에 다혜는 반갑게 그에게 인사를 건냈다.


다혜 "아 네. 무슨 일로 부르셨어요?"

남자 "그 거거. 거기. 한국분인거 같은데 혹시 그 남자 찾고 있습니까?"


남자의 손은 다혜가 옆에 놓아둔 피켓을 가리키고 있었다.

혹시 이 조종사를 아는 사람인가?

싶어서 다혜는 피켓을 들고 남자에게 다가갔다.


다혜 "네. 혹시 아시는 분이세요?"

남자 "알죠. 제가 급한 손님분들에게 소개시켜드리는 분인데. 무슨 일로 그 분 찾습니까?"

다혜 "아 그게요...."


다혜는 남자에게 자신이 회사에서 나왔는데 저희 사장님이 신세진 적 있어서 뵙고 싶어한다는 설명을 했다.

남자는 긴가민가한 눈치였다만 다혜가 그렇다고 하니 별 수 없이 믿을 수 밖에.

그리곤 문제되지 않을거라 생각했는지 다혜에게 조종사의 번호를 건냈다.

다혜.

번호를 보며 쓰게 웃었다.


다혜 "번호는 알아요. 저희 사장님도 이미 받은 명함이 있어서요. 그런데 명함으로 전화를 걸어도 내내 안받으셔서 제가 온거거든요"


다혜의 말에 남자가 인상을 썼다.


남자 "그렇습니까?"

다혜 "네. 혹시 그 분 다른 연락처 아시나요?"

남자 "음...."


슥슥


핸드폰을 뒤져 연락처를 뒤지던 남자는 이내 다혜에게 자신의 핸드폰을 보여줬다.


남자 "그 분 사모님 연락처인데.... 그 분 직업이 직업인지라 사모님께서 늘 연락하라고 신신당부를 하셨거든요. 

      얼마전에 조난 당하셨기도 하셨고"

다혜 ".... 전화.... 가능한가요?"

남자 "네. 어려운 부탁도 아닌데요"


그래서 전화를 했다.


뚜뚜뚜


뚜뚜뚜


신호음이 가고.

잠시후 핸드폰 너머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자 "여보세요?"

남자 "아 사모님 접니다"


남자의 친절한 인사에 여자도 화답을 했다.


여자 "주민씨? 무슨 일이세요?"

남자 "윤기장님이 갑자기 연락 안되던데 혹시 무슨 일 있나 해서요"

여자 "그이요? 글쎄요 저한테 문자로 일 있을거 같다고 하긴 했는데.... 그게 지난주라 저도 걱정되던 참이였거든요.

      원래 통화를 자주 하는 양반은 아니긴했는데 제 전화도 안받으니까 저도 걱정되서 여기저기 전화해보고 있어요"

남자 "연락 안됩니까?"

여자 "네. 전혀요. 주민씨 혹시 우리 그이 다른 연락처 알고 있는거 없어요?"


대화의 모양새를 보아하니 여자도 조종사의 행방에 대해서 모르는 것 같았다.

안타깝게 지켜보는 다혜를 뒤로 하고, 남자와 여자는 여전히 대화를 이어갔다.


남자 "지난주부터 공항에 안보이길래 그냥 쉬나보다 했는데. 혹시 일이 무슨 일인지 들으셨습니까?"

여자 "아뇨. 우리 그이 만복이 맘마값 벌어야 한다고 요새 이것저것 일한다는 이야기만 들었지.

      어떤 일인지는 구체적으로 들은 적은 없어요"

남자 "어디 간다는 이야기도 없었고요?"

여자 "네. 그런 이야기도 없었어요. 아까 이야기 했던 것처럼 문자만 남기고 그 후로는 전혀 연락이 안돼요

      어떻하죠? 우리 그이한테 나쁜 일이라도 생긴거 아니에요?"


여자의 떨리는 목소리.

남자는 여자를 진정시켰다.


남자 "일단 경찰에 신고부터 하고 봅시다. 마침 여기 사모님말고 다른 분도 윤기장님 찾고 계시니까 다같이 힘을 모으면

      어떻게든 될겁니다"

여자 "저 말고 다른 분이요? 누군데요?"


여자의 물음에 다혜가 공손이 전화를 바꿔받았다.


다혜 "저.... 안녕하세요 사모님. 저는 전에 남편분께 신세진 사장님의 직원입니다...."



----------------------------------------------------------------



그리고 해준은 다혜에게 조종사와 그의 아내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아무래도 조종사에게 진짜로 나쁜 일이 생긴 것 같다는 이야기를.

대체 누가 그런 수작을 부리나 궁금했다.


해준 "토끼라고 하기엔 뒷처리가 깔끔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차재국이라고 보기엔 너무 은밀한데...."


누굴까?

좀처럼 짐작되지 않았다.

해준의 기억 범위안에 있는 인물들 중에서 이런식으로 일을 벌일만한 자가 없었기에.

그는 누가 그런 짓을 했는지 영 감을 잡지 못했다.


해준 "아무리 생각해도 나한테 지금 원한이 있을만한 사람은 차재국밖에 없는데.... 설마하니 황석원도 아닐테고...."


차재국을 무턱대고 의심하기에는 앞서 말했듯 방법이 은밀했다.

해준이 아는 차재국이라면 조종사를 이렇게 조용히 납치하는 것이 아니라 그자리에서 어떻게 해서 사실관계를 추궁했을테니 말이다.

황석원 역시 해준에게 큰 약점을 잡힌터라 루머같은 이야기에 달려들어서 이런 일을 벌이기 뭐했을 것이고.

눈알을 굴리며 생각을 정리하던 해준은 이윽고 점장실에 들어온 지훈을 보며 만개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들어온 지훈이 언짢아했다.


지훈 "뭡니까 그 미소?"

해준 "반가워서요. 마침 정부장이 해줘야 할 일이...."


해준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지훈이 그의 말을 끊었다.


지훈 "안합니다. 뭐가 됐던. 지난 번 일이 끝난지 얼마나 됐다고 또 부려먹을 생각하십니까?"

해준 "그래도 일단 무슨 일인지는 들어보고...."

지훈 "소용 없습니다. 절대 안합니다. 그거 말고 하실 말 없으면 저는 바로 나가보겠습니다"


강경한 지훈의 태도.

온건히 말하려던 해준에게 극단적인 대책을 사용하게 했다.


해준 "김영수과장 일인데도요?"


해준의 말에 나가려던 지훈이 바로 반응했다.


지훈 "예?"

해준 "김영수 과장 일이라구요. 그래도 절대 안하실겁니까?"

지훈 "...."


해준은 알고 있었다.

지훈이 영수에게 부채의식을 가지고 있음을.

영수에 대해서 언급할 때마다 이따금 그가 보여준 모습들은 충분히 그런 짐작을 하고도 남았다.

그의 짐작이 통했는지 지훈은 미간을 구겼다.


지훈 "무슨 일인데 그럽니까?"

해준 "그게요...."


해준은 설명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서.

그리고 다혜가 조사하고 있다는 말까지 하자 지훈은 몹시 못마땅해 하면서도 해준의 부탁을 수락했다.


지훈 "진짜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내가 진짜 사표를 쓰던지 해야지...."

해준 "에이. 사표쓰기에는 너무 열심히 일하셨잖아요. 저같으면 아까워서 못씁니다 사표. 이번 일 끝나면 제가 보너스랑 휴가 많이 

      드릴테니 한번만 힘써보십쇼"

지훈 "에휴.... 알겠습니다"


한숨을 쉬면서도 결국 알겠다고 한 지훈.

살짝 측은해보였지만 해준은 그에게 바로 지시를 내렸다.


해준 "그럼 일단 일본으로 가주세요. 다혜씨가 기다리고 있을겁니다"

지훈 "일본이요? 퇴근시간이 몇 시간이나 남았다고...."

해준 "다혜씨가 기다린다니까요? 아니 그리고 정부장이 언제부터 퇴근시간 따졌습니까?"

지훈 ".... 네. 갑니다"


으드득


아니꼬운 눈을 하며 나가버린 지훈이 다시오나 눈치를 보던 해준은 인기척이 없자 서랍에서 왠 공책을 하나 꺼냈다.


해준 "그럼 이제.... 나도 준비를 해야지...."


중얼중얼

혼잣말을 하며 그는 공책을 탐독했다.




-------------------------------------------------------------------


모든 일이 부산스럽게 일어나고 있을 무렵을 지나 지긋이 어둠이 내려앉은 저녁.

이연 역시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폴폴


날리는 먼지들.

이연은 지금 자신의 방에 있는 옛 사진들을 모두 정리하고 있었다.


이연 "참 못났다. 이렇게 사진 많이 찍을거면서. 왜 그렇게 가버렸냐 사람 미안하게...."


사진은 모두 홍난의 사진들이였다.

그것도 지금의 홍난이 아니라 과거의 홍난이 있었던 흔적만 남은 사진들.

모든 것이 기억나버린 이연에게는 보이지 않아도 홍난이 어떤 모습으로 있는지 훤히 보이는 사진들이였다.


이연 "그러고보니까 여기서도 사진 찍었었네. 하여간 예나 지금이나 사진 찍는거 참 좋아한다니까. 승재 부려먹은거지 이거?

      짖굳게 애들 괴롭히기나 하구.... 허구언날 잔소리해서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 나니까 다들어준거지 ㅎㅎ"


정리하면서도.

이연은 쉽사리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이 사진은 괜찮지 않을까? 싶어서 따로 챙겨놓았다가도 곧 현재의 홍난이 마음에 걸려 다시 박스에 넣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이연 "알아. 당신 성격이라면 내가 어떻든 신경쓰지 않을거라는거. 하지만 모르잖아. 지금 당신 성격이 예전 당신 성격이랑은 

      판이하게 다르니까. 당신 지금은 완전 어린애잖아 ㅎㅎ 맨날 나한테 어리광이나 부리구! ㅎㅎㅎㅎ 그치만 싫지는 않아. 

      어쩌면 그때 내가 다 하지 못한 사랑, 당신이 직접 베풀어달라고 하는 것 같아서 나도 좋거든"


그래서.

그래서 이연은 홍난을 더욱 사랑하고 있었다.

사랑을 원하는 홍난이였기에 더욱 더 홍난에게 사랑을 쏟고 있었다.

미소를 지어보이던 이연은 아쉽다는 듯 상자 끝을 어루만졌다.


이연 "뭐 가끔은 헷갈리기도 해. 이게 정말 맞는건가. 당신은 똑같이 당신인데. 내가 너무 의식하는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 토끼인가 하는 애도 걱정하는 걸 알았는지 당신이 사라지는 최악의 일 같은 건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거라고 했지만.

      그래도 결국 여기 있는건 지금의 당신이잖아? 과거라면 모르겠지만 지금의 당신이라면 내가 미련을 가지는게 좋지만은 않은 것 같아"


그렇게 미련을 가졌다가 혹시라도 들켜서 그 귀여운 얼굴에 맺힐 눈물을 생각한다면 정말.... 

그리고 속상해 할 홍난의 얼굴을 볼 자신의 마음에도 커다란 멍이 질 것이 분명했다.

그것은 다시 찾아온 기회를 제 발로 차버리는 것과 진배없었으니 말이다.

사랑주고 사랑받을 기회들을.

이연은 더이상 망설이지 않았다.


이연 "후우...."


차곡차곡 하나도 남김없이.

그녀와의 추억을 담아버렸다

어딘지 마음이 시큰해온다.

정든 추억들을.

이제는 정말로 혼자 간직해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이연이 마지막으로 사진을 보며 말했다.


이연 "그러니까 이해해줄거지? 내 가장 소중한 추억. 마음속에만 꼭 안고가도. 당신을 더 사랑하기 위해서 당신을 묻어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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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은 독감의 달이야


구질이들 크게 앓지말고 어여 가서 맞고 건강하게 보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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