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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히 상플이얌 170화

ral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10.27 23:31:43
조회 285 추천 1 댓글 0

연정 "거기 누워서 왜 그러고 있냐고"


갑작스런 연정의 등장에 이연은 철렁 가슴이 내려앉는 기분을 느꼈다.


이연 "흐.... 흡.... 아 네.... 어머님...."


그녀는 일단 안고있던 홍난을 놓아주었다.

서슬퍼런 연정의 눈빛 때문이였다.

다른 누구였더라면 이연은 홍난을 놓지 않았을테지만.... 

연정은 홍난의 어머니였으니 어쩔 수 없었다.


이연 "흐으.... 흐.... 후우...."


너무 놀라서였을까. 아니면 연정의 앞이서였을까

멈추지 못할 것 같은 울음이 서서히 수도꼭지 잠그듯 멈춰버렸다.

그렇게 진정하고 생각해보니 자신이 잘못했다는 자각이 있는지라

이연은 조심스럽게 분위기를 살폈다.


도로록


물론 살짝 올려다본 연정의 심기는 매우 안좋았다.

여전히 우는 홍난을 보며 잔뜩 찡그린 표정을 짓는데....

엄연히 자신은 홍난에게 상처만 가득 준 여자였고, 연정의 눈 밖에도 잔뜩 나버린 그런 못난 연인이였다.

그리고 지금 홍난을 또다시 울려버린 상황이여서 이연의 입장에선 이 자리는 엄청나게 가시방석이였다.


이연 "...."


안절부절 꾸물거리는 이연.

그녀에게 연정이 한마디를 툭 던졌다.


연정 "일단 홍난이 좀 일으켜 세워줄래? 찬 바닥에서 계속 울게 하지말고?"

이연 "아! 네!"


이연은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연정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홍난을 잘 일으켜서 자신의 옆에 앉힌 이연은 연정을 올려다보며 우물쭈물 말을 이었다.


이연 "저.... 어머님...."


연정이 이연의 말을 끊었다.


연정 "....누가 그 자리에 그대로 앉히랬니? 일으켜 세우라고 했지. 홍난이 부축해서 따라와. 따뜻한 데 앉아서 말하게"

이연 "네...."


무섭고 차가운 말이였지만 그래도 일단은 맞는 말.

그렇게 셋은 다시 안채에 들어가게 되었다. 

방에 있는 간단한 집기로 차를 끓이는 연정의 모습을 이연은 여전히 불안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쪼르르


아주 살짝 김이 올라오는 차.

따뜻하다기보단 약간은 미지근한 차가 따라졌다.

각자 앞에 한 잔씩이였다.

연정은 이연에게 눈짓을 해 홍난에게 차를 마시게 하라고 했다.

이연이 홍난의 차를 들어  조심스레 홍난에게 먹였다.


쪼로록


홍난 "후우.... 흡..... 흐으.... 흐아앙"


하지만 홍난은 여전히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아마 그동안 쌓이고 쌓였던 것들이 한번에 터져서 스스로 마음을 전혀 제어하지 못하는 듯 했다.

그저 한없이 울고 또 울었다.


집 나가던 그날. 

자신을 원망하던 모습에 그래도 조금은 털어냈을거라 생각했는데....

홍난이 너.... 사실은 아무것도 덜어내지 못했구나.

이연은 자신이 더욱 한심스러웠다.


연정 "그래서. 할 말 있니 이연아?"


그런 이연에게 연정이 먼저 물어왔다.

주어는 없지만 뭘 말하고 싶은지는 서로가 다 알았다.

왜 집에 왔고, 왜 홍난을 울렸냐 그런 이야기.

그래도 아무 변명하지 않는 것 보단 조금이라도 사정을 말해보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이연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연 "저.... 그게요...."


이연은 아까 전까지 있었던 일을 말했다.

자신과 영찬이 집에 왔고, 홍난이 보다 못해 들여보내줬다는 것을.

그리고 자신이 사랑한다고 쭉 밀어붙여서 홍난을 울게 만들었다는 것도.

연정이 오해하지 않게 홍난이 자신을 아직 많이 사랑한다는 것도 말했다.


연정 "내가 분명히 당분간 오지 말라고 말하지 않았었니? 그래. 어제까진 그래도 노력이 가상해서 그냥 보고만 있었는데.

      뭐? 영찬이를 데려와? 정신이 있는거니?"

이연 ".... 죄송합니다...."

연정 "하.... 참...."


물론 연정에겐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가뜩이나 미운 털이 박혔는데 재대로 된 변명조차 못하는 모습이 좋게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정 "후우...."


그러나 그런 속내와는 달리 연정은 이연에게 쉽사리 뭐라 말하지 못했다.

홍난이 너무 서럽게 울고 있어서였다.

이연의 말이나 분위기를 보아하면 괴롭힌 것 같지는 않은데....

아무래도 반가움이나 설움, 벅참, 한심함 이런 이연에 대한 다양한 감정들이 한데 섞여서 우는 걸 멈추지 못하는 것 같았다.

아까 이연이 홍난이 자신을 사랑한다고 할 때도 아무 말 없이 그저 울었었던 걸 보면.... 

홍난은 정말로 이연을 많이 사랑하는 것 같았다.

저렇게 사랑하는데 참....

너무 안쓰러운 홍난의 모습에 그걸 지켜보는 연정의 마음마저 찢어질 듯 아팠다.

쓰읍....

속을 삭인 연정이 수행원을 불렀다.


연정 "쯧.... 긴 말 필요없고. 저기 얘야!"


그리고 간단한 부탁을 했다.


연정 "가서 정원에서 놀고 있는 영찬이 좀 데려오려무나. 이연이가 불렀다고 하고"


연정의 말에 이연이 놀랐다.


이연 "저.... 영찬이는 왜...."

연정 "그럼 이 사단이 났는데 계속 내 집에 머무를거니? 이연이 너 있으면 우리 딸 계속 울거야. 쭉. 

      그러니까 뭐가 어떻게 됐던 일단 집에 가. 죽이 됐던 밥이 됐던 연락은 내가 나중에 할테니까"

이연 "하지만...."

연정 "싫으니?"


강압적인 시선.

도저히 싫다고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였다.

이연은 침음을 삼킬 수 밖에 없었다.

이연이 그러던 말던 연정은 홍난을 진정시키려했다.


연정 "아이구. 딸냄~ 조금만 천천히 울어~ 그러다 탈날라. 응? 엄마 왔잖아. 힘든 일 있으면 다 엄마한테 넘겨. 응?

      딸냄~ 엄마 봐봐~"

홍난 "흐으.... 흐으...."


눈물바다가 되어서는. 

힘겹게 눈을 뜬 홍난을 연정이 어루달랬다.


연정 "딸냄 울린 이연이는 엄마가 따끔하게 혼낼게. 그러니까 일단 방에 들어가 있을래? 이연이 보면 계속 시린 마음 들잖아? 응?"

홍난 "흐.... 흐아앙...."


딱히 알았다는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지만.

연정의 말대로 자리를 피하려는 것인지 홍난은 힘겹게 일어났다.

그리고 비척비척 방으로 걸어가려는데 무슨 생각인지 이연이 갑자기 그녀를 잡았다.


이연 "저! 홍난아!"

홍난 "흡.... 흐읍...."

이연 "이거...."


이연이 주섬주섬 자켓에서 조그맣게 포장된 무언가를 꺼내 홍난에게 주었다.

작게 포장된 주머니였다.

알록달록하면서도 투명한 색지 사이로 보이는 것은 보라색의 젤리들이였다.


홍난 "흐으... 흐으으읍...."

이연 "홍난이 니가 좋아하는 거.... 지난번에 몇 개 못줬어서...."


그리고 그말을 끝으로 이연은 아무 말도 안했다.

무슨 말이라도 더 하면 좋으련만.

가타부타 이상의 말을 붙이지 않았다.

그저 씁쓰름하면서도 걱정과 안도가 가득한 웃음을 지어보일 뿐.

이것이 이연 나름의 마음의 표현이였다.

전달되었는지 어떤지.

숨을 몰아쉬며 울면서도 홍난은 이연을 보기 위해 손바닥으로 눈을 비볐다.

그리곤 이연을 한번 뚫어져라 보고는.

그냥 울면서 방으로 걸음을 옮겼다. 

홍난의 울먹이는 소리가 점점 멀어져 가는 와중에 밖을 보며 못본척하던 연정이 혼잣말을 했다.


연정 "에휴.... 정말....


그녀가 이연에게 물었다.


연정 "이연이 니가 우리 집에 들어왔다고 해서 설마설마해서 와봤더니.... 꼭 그렇게 해야했니 이연아?"

이연 "네?"

연정 "내가 그 일을 전부 다 아는건 아니지만. 빈 말로라도 우리 홍난이만 생각하겠다고 하면 안됐었냐고"


그 날의 질문이였다.

민감한 질문에 이연은 당황했다.

 

연정 "거기서 그걸 대답을 못하는게 말이 돼? 응?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였니?"

이연 ".... 그.... 그땐 제가 너무 당황했었어가지구.... 죄송합니다...."


사죄를 하던 이연이 황급히 말을 붙였다.


이연 "그.... 그치만 지금 아니에요! 지금은 진짜 홍난이만 생각해요! 진짜로요! 진짜에요 어머님"

연정 "하 이제사? 그때 잘 얼버무렸으면 됐잖아. 그걸 못해가지구 어휴...."


연정이 고개를 저었다.


연정 "홍난이 봐. 그 털털하던 애가 저렇게 울고불고 하는거. 너 얼마나 사랑하면 쟤가 저러는거니 대체? 

      진짜 나 쟤 저러는거 완전 처음 보거든? 어휴.... 그것만 아니였으면 이연이 너 진작에 내쫒는건데...."


연정의 모난 말에 이연이 연신 사죄를 했다.


이연 "죄송합니다...."

연정 "후우...."


그리곤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무언가 고민하는 듯 이연을 쭉 쳐다보기만 했다.

얼어붙은 분위기에 이연은 뭔가 아무 말이라도 해야하나 그런 고민을 했다.


영찬 "엄마!"


그런데 때마침 영찬이가 왔다.

영찬이는 오자마자 홍난을 찾았다.


영찬 "번개걸은?"

이연 "아. 홍난이는 아파서 방에 들어가서 쉰대.... 미안 영찬아...."

영찬 "그래? 번개걸 안아팠으면 좋겠어"

이연 "ㅎㅎ...."


그런 둘 사이에 연정이 끼어들었다.


연정 "영찬아~ 오랫만이야"

영찬 "할머니!"


다다다


영찬은 연정에게 가서 안겼다.

포옥하니 안긴 영찬을 내려다보며 연정은 다정하지만 확실한 맺음말을 했다.


연정 "그런데 영찬아. 어쩌지? 할머니가 오늘 집에 일이 많아서 영찬이랑 못 있는데. 홍난누나도 아파서 못 있어줘서 

      영찬이는 엄마랑 같이 집에 돌아가는게 좋을 것 같아. 알았지?"


나름의 완곡한 표현이였다. 

아무런 안부인사가 없었지만 그래도 최대한 어린아이 마음에 상처가 가지 않게끔 배려를 해준 것이였다.

그런 표현에 보통 아이라면 집착 혹은 땡깡을 부렸겠지만.

자라온 환경 탓인지 영찬은 포기가 빠른 아이여서 아쉬운 표정만을 지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영찬 "웅...."


이연이 영찬에게 다가가 달랬다.


이연 "미안해요. 엄마가 홍난누나가 아픈지 모르고 왔었어요. 대신 다음에는 일찍와서 많이 놀아요. 알았죠?"

영찬 "웅!"


그렇게 시무룩해진 영찬의 손을 잡고,

이연은 홍난의 집을 나오게 되었다.


선선한 밤.

올려다 보며 오늘의 일들을 후회하는데 잡은 손에서 당기는 힘이 느껴졌다.


영찬 "엄마 번개걸이랑 싸우지마!"


내려다보니 영찬은 이연이 홍난과 실랑이를 벌인 걸로 알고있는 듯 했다.

하긴....

잔뜩 울어서 자신의 눈이 다 부었을테니....

하아....

어린 아이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망가져있었나 싶어서 이연은 스스로에게 자괴감을 느꼈다.


이연 "아냐. 그런거...."

영찬 "나는 엄마도 좋구 번개걸도 좋은데.... 둘다 착하구.... 착한데 왜 서로 싸워!"


그러나 영찬은 들을 기세가 아니였다.

결국 이연은 적당한 변명을 생각해 영찬에게 들려주기로 했다.


이연 "진짜 아니에요 그런거. 그냥.... 엄마가 이전에  좀 홍난 누나를 많이 서운하게 한게 있어서. 누나가 화난게 아직 덜풀린거에요.

      그러니까 다음엔 꼭. 엄마가 홍난 누나 화 꼭 풀어서 영찬이랑도 많이많이 놀게 해줄게요! 약속!"


반드시 한홍난.

너를 되찾으리라.

새끼손가락을 내밀자 영찬이 마주걸어주었다.


영찬 "약속!"


흐린 하늘 사이로, 밝은 달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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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밤이 지나고.

어느새 날이 밝아 해가 떴다.

쨍쨍한 햇빛이 밤새 자다말다 자다말다 한.

언니 꿈으로 지샌 나를 괴롭혔다.


착.

창문의 커텐을 쳤다.

나는 이렇게 서럽게 울었는데.

마음 아픈데. 

세상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잘도 굴러가는구나 싶어서 야속한 마음이 들어서였다.

지금 나는 어두컴컴한 방이 좋았다.


홍난 "...."


지난 밤.

나는 언니에 대한 감정을 털어놨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전부 토해냈다고 할 것이다.

나를 사랑한다는 그 말이 내 마음에 정말 간절하게 닿아서.

나는 도저히 내 마음을 숨길 수가 없었다.


홍난 "하아...."


그러면 안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터져나온 울음이 도저히 멈춰지지 않아서 어느 순간부터는 그냥 놓아버리고 마음껏 울어버렸었다.

정말....

그렇게나 울었던 건 내 인생 처음이였던 것 같다.

그냥 모든게 서럽고 억울하고 그래서.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어린 애 땡깡부리듯 그렇게 말이다.

물론 그 모습을 언니는 물론 엄마까지 봐버렸다만....

에휴....

흑역사도 이런 흑역사가 없었다.


홍난 "우으...."


부끄러움의 신음을 멈추고, 엎드려 파묻은 배개에서 고개를 돌려본 곳엔 협탁이,

언니의 물건들이 놓여져 있었다.

하나는 어제 미처 정리하지 못한 커플링이였고....

나머지는 토끼가 주었던 언니 노트,

그리고 어제 마음껏 울던 내게 언니가 꼬옥 쥐어주었던 젤리가 들어있는 주머니였다.


바스락


나는 젤리주머니를 가져와 유심히 보았다.

어젠 막 울고 그래서 자세히 안봤는데....

지금보니 시중에서 파는 모양새가 아니였다.

아마 언니가 직접 만든 모양인가보다.


바스락


솔직히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젤리.

그저 지나가던 한 순간의, 일상의 일이였는데....

언니는 그걸 기억하고 여기에 내가 좋아한다던 보라색 젤리만을 가득 담아 주었다.

그것도 아주 정성스레.

하나하나 골라내 이 알록달록한 주머니에 넣어서 말이다.


홍난 "그러면서 정작 별 말도 안하구...."


마지막으로 보았던 언니의 아련한 쓴웃음이 기억난다.

감정을 주체 못하고 엉엉 울던 나에게 웃어주던 그 웃음은 대체 무슨 의미였을까?

내내 생각해봤지만 알 수 없어서 내 마음을 더욱 괴롭혔다.


홍난 "나는 완전히 다 들켰는데...."


덕분에 괜히 내 속만 다 드러낸 꼴이였다.

내가 언니를 아직도 많이 사랑한다는 것을.

전혀 잊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만천하에 알렸으니....

아마 언니는 엄청 기뻤을 것이다.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겠지.

앞으로 더 끈질기게 매달릴 언니를 생각하면 눈 앞이 아찔했다.


홍난 "어제도 그렇게 참기 힘들었었는데.... 앞으로는 어떻게 참아.... 언니 좋아하는 걸...."


암담한 속마음이다.

에이씨....

나는 나대신 탓할 대상을 찾았다.


홍난 "에잇...."


나는 내 눈에 보인 일기노트를 협탁 구석으로 밀어버렸다.

....

이게 다 저 일기를 준 토끼탓이다.

괜히 궁금하다고 다 봐서는....

또 그거에 혹해 나가가지고는....

하여간 이 놈의 호기심이 나쁜 놈이다.

동동 

발을 구르며 배개에 얼굴을 파묻었다.


푸.


그리고 다시 얼굴만 꺼내 숨을 몰아 쉬었다.

하지만 여전히 기분이 꿀꿀한 걸 보니 역시 별로 효과 없는 짓이였나보다.

나는 손에 쥔 주머니에서 젤리 하나를 꺼내 입으로 가져갔다.


우물우물


조금 단 복숭아 맛.

그때와 같은 맛이 났다.

꼭 언니와의 기억같은.

무엇보다 평화로웠던 하루의 평범한 날.

그 날의 달콤함이.

키스가.


자근자근


어느새 입술을 깨물고 있던 나 자신을 발견했기에 나는 몸부림을 쳤다.


홍난 "아 진짜!"


분명히 다 잊을거라고 다짐했는데.

마음이 왜 이렇게 제멋대로인지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다.

어제까지만 해도 황무지였던 내 마음이 지금은 완전히 다시 꽃밭이 되어버렸으니....


이게 다 어제 언니 고백 때문이다.

그렇게 사랑한다고 하는데....

솔직히 안 흔들릴 사람이 어딨겠는가.

다른 누구도 아니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그렇게 애타게 사랑해주는데.

나만 사랑해주겠다는데.

자연히 얼어붙어있던 내 마음도 헤실헤실 녹아버렸다.

다만 언니랑 헤어졌던 그 이유가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채 그대로였고,

또 그거에 대해서 언니에게 진지한 대답을 듣지 못했기에 나는 이 관계에 대해선 여전한 마음이였다.


물론 언니에게 있어서 내 전생이 얼마나 큰 의미인지 알았기에 그거에 대해서 묻는게 

얼마나 쓸데없는 짓인지는 내가 더 잘알고 있었지만....

아마 겉으론 나만 사랑한다고 해도 속으로는 그 사람 생각을 하겠지.

그런 생각을 하니 괜히 화가 나서 나는 만지작거리고 있던 젤리주머니를 다시 협탁에 던져놓았다.



그리고 아무 생각도 안하기 위해 푸욱.

침대에 완전히 몸을 뉘였다.

눈을 감고 생각을 멈추니 온 세상에 하얘져서.

마음이 곧 안정되어졌다.

그리곤 노곤하게.

자고말고를 반복해서 피곤한 몸이 금새 나를 잠으로 이끈다.

그래봤자 또 언니꿈 꾸고, 화들짝 일어나기를 반복하겠지만....

일단은 한숨 자면 언니에 대해서 조금은 덜 생각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눈을 붙였....


똑똑


아니 눈을 붙이려는데 노크소리가 나서 눈을 떴다.


연정 "홍난아? 들어가도 되니?"


엄마였다.

옛날엔 문 벌컥벌컥 열고 들어오던 엄마였는데....

아무래도 상황이 상황이다보니 내 눈치를 많이 보는 것 같았다.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나는 바로 대답했다.


홍난 "응"


엄마가 불을 키면서 나에게 물었다.


연정 "자려고? 엄마 괜히 들어왔니?"

홍난 "아냐. 괜찮아"

연정 "ㅎㅎ"


엄마는 웃고 있었다. 

어쩐지 포근해 보이는 웃음.

어제의 영문 모를 언니의 웃음과 닮아있었다.

다들 왜 나를 보고 저렇게 웃을까?

괘씸해서 나는 꽁한 표정으로 엄마를 올려다 보았다.


째릿


연정 "뭐야. 기분 안좋아?"

홍난 "아니. 왜 웃나 해서. 엄마는 딸이 하루종일 울었는데 웃어?"

연정 "ㅎㅎㅎㅎ"


그러나 내 말에도 불구하고 엄마는 피시시 웃었다.

미소를 지은채로 다가와서는 침대가에 앉아 내 볼을 살짝 꼬집었다.


연정 "그럼. 웃을만하지. 우리 딸 혹시 거울 봤니? 홍난이 너도 거울 보면 분명히 웃을걸?"


거울?

울어서 부었나....

나는 엄마에게 다시 물었다.


홍난 "왜? 많이 부었어? 그래서 언니도 어제 웃은건가....?"


엄마가 고개를 저었다.


연정 "아니. 딸 지금 표정 완전 후련해보이거든. 분명히 어제까진 온 세상을 미워하는 그런 표정이였는데. 지금은 완전히 상쾌해보여"

홍난 "응? 내가?"

연정 "응. 어제 한껏 떠나가라 울더니. 안좋은 거 다 털어냈나봐? 그래. 그렇게 막 울고 그래야지. 그래야 개운해지지. 안그래?"


....

한바탕 울면 개운해진다는 말.

언젠가 언니에게 들은 말이였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그 말을 별로 신뢰하지는 않았다.


홍난 "뭐가. 그리고 전에도 많이 울었었거든? 기억안나? 술먹고 집에 들어온 다음 날에. 내가 엄마 붙잡구 얼마나 울었는데"

연정 "그땐 그래도 뭔가 좀 참으면서 우는 느낌이였거든. 아니다. 그것보다는 좀 어설프게 우는 느낌이였다고 해야하나?

      그렇잖아. 원래 뭐든 많이 해본 애가 잘한다고. 우리 딸이 어디서 울어봤겠어. 많이 안 울어봤으니까 감정 정리하는 방법을 잘

      몰랐던 것 같았거든. 이제서 말하지만 엄마는 그게 더 걱정됐단다? 막 스스로의 감정에 어쩔줄 몰라하는데 어찌나 걱정되던지...."

홍난 "치이. 박사 납셨네. 그러는 엄마도 많이 안울어봤으면서...."

연정 "그래도 지금은 한결 기분 낫잖아? 안그러니?"

홍난 "뭐.... 조금은...."


퉁명스레 말하니 엄마가 파하하 하고 웃는다.

부끄러웠지만.

그래도 엄마와 이야기를 해보니 비로소 어제 언니의 미소를 이해 할 수 있었다.

언니의 그 웃음은 더이상 숨기지 않고 모든 감정을 털어내는 나에 대한 안도의 웃음이였던 것이였다.

다만 그게 조금 썼던 이유는 아마 나를 그렇게 펑펑 울린게 언니 자신이여서 였을 것이다.

언니 생각에 나도 어느새 내 입에도 언니와 같은 쓴웃음이 걸렸다.

아....

그걸 본 우리 엄마가 나에게 말했다.


연정 "좋은 일도 있어보이고. 왜? 어제 이연이가 무슨 좋은 말이라도 해줬니? 아니면 어제 받은 선물이 마음에 들어서 그래? 이거야?"



엄마는 그 말을 하면서 협탁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일기, 커플링, 그리고 어제 받은 젤리주머니까지 있는 그 협탁을.

그중에서도 어제 받은 젤리주머니를 자세히 보려는지 손을 가져다가는데.

괜히 내가 다 부끄러워서 나는 엄마 손을 치우고 황급히 아래 수납장에 물건들을 다 넣어버렸다.


홍난 "우씨.... 맨날 놀려...."

연정 "ㅎㅎㅎㅎ 그래. 이제 좀 괜찮아 보인다. 어때? 씩씩하게 밥 먹을 수 있겠어?"


나는 질색했다.


홍난 "으으. 내가 앤가. 뭐 씩씩하게 까지나...."

연정 "어제까진 우중충해서는. 깨작깨작 먹었으니까 그렇지. 잘거면 아침 먹고 자. 많이 울었으니까 배고플거 아냐?"

홍난 "응...."


밥.

별거 아닌 말인데 또 다시 내 안에서 뭔가 울컥하고 올라온다.

엄마의 자상함에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꼈다.

몸을 일으킨 나는 엄마를 불렀다.


홍난 "엄마...."

연정 "왜? 우리 딸?"

홍난 "엄마 나.... 나.... 아냐. 그냥. 고맙다구.... 이렇게 속 썩이는 딸인데.... 고마워 진짜.... 킁"


코를 먹는 나에게 엄마가 핀잔을 주었다.


연정 "으이그. 또 그런다. 이렇게 마음 여려서 어떻게 해"


그리곤 다가와서 나를 가볍게 안아주었다.

따뜻하고 포근했다.

그 품에 계속 안기고 싶어서. 

나는 말 없이 그저 새근새근.

숨만 쉬면서 엄마에게 꼬옥 안겼다.

잠깐의 시간이 지나고,

안은걸 푼 엄마가 내 눈을 보며 말했다.


지그시....


연정 "홍난아"

홍난 "응"

연정 "마음 가는대로 해. 하고 싶은대로 하고"

홍난 "응?"


영문 모를 말이였다.

의문을 표하자 엄마가 계속 말했다.


연정 "홍난이 너 이연이 아직 많이 사랑하잖아. 그런데 그 일 때문에 안만나고 있는거고. 아냐?"


언니 이야기였다.

나는 당연히 민감하게 반응했다.


홍난 "아냐. 아니야. 그런거 아니야...."

연정 "아니긴. 다 티나는데....

       그러지마. 그냥 마음 가는대로 해. 하고 싶은대로 하고. 엄만 그러라고 허락해준거야. 동성연애"

홍난 ".... 응?"

연정 "세상이 다 손가락질해도. 엄만 항상 홍난이 너가 나랑은 다르게 마음 가는대로 살았으면 하거든. 

       그래서 남들이 대체 왜 너를 그렇게 놔두었냐고 할때도 그냥 묵묵히 지켜주었던거고"

홍난 "갑자기 지금 그런 이야기를...."


물론 나도 엄마가 그 때 엄청 고생했다는 건 안다.

하지만 이건 엄연히 다른 문제였다.

언니와 나의 문제는 지금 그 문제가 아니였으니까.

그래서 반박을 하려하는데 엄마가 나보다 먼저 말했다.


연정 "엄마한테 허락 받으러 온 날. 기억하니? 엄마는 그 날 홍난이 네 눈빛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단다? 

      귀엽고 동그란 눈에 가득찬 사랑은 이연이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으로 가득했어. 정말 그렇게 예쁜 눈빛은 처음이였단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이연이라면 너와의 교제를 허락해주어도 되겠구나. 그렇게 생각했지. 

      우리 딸이 정말 진심을 다해서 사랑하니까. 그랬으니까 동성인 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어"

홍난 "...."

연정 "그런데 그 과거의 너랑 사랑을 나눌 것 같다는 확실하지 않은 이유로 그렇게 가득했던 사랑을 억지로 외면하려고?

      혼자서 끙끙대면서? 그러지 마. 마음만 아파 그러면. 엄마도 해봤어 그런 사랑. 그런 사랑은 정말 그냥 평생의 한으로만 남아.

      그러니까. 머리로 말고. 가슴으로 선택해. 이연이. 홍난이 니가 사랑하는 사람. 사랑하는 여자잖아. 

      사랑으로 선택해야지 왜 자꾸 머리로 따지고 있어"

홍난 "하지만...."

연정 "뭐 어때. 부딫히고 나아가면서 하나씩 해결하는거지. 미리 안될거라는 생각은 하지마. 누누히 말하지만. 

      사람들이 다 뭐라고 하는 동성연애문제도 뚫고 지나왔으면서. 왜 이런 문제엔 겁을 먹어?

      이연이가 또 걔 생각하면 막 화도 내고! 면박도 주고 그러면 되잖아? 그러다보면 차차 고쳐질 수도 있겠지. 응?"

홍난 "...."

연정 "이연이에 대한 믿음이 그거밖에 안되지 않잖아? 그러니까. 당장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는건 무리더라도.

      조금씩 만나보기는 해. 응? 이연이. 홍난이 니가 선택한 네 연인, 네 여자 아니야?

      거창하게 기회를 주란 이야기가 아니야. 그냥. 그냥 너무 심각하게 이거 아니면 저거다! 라고 생각하지 말라는거야.

      그 편이 홍난이 네 마음 조절하는데도 더 좋을거야. 무작정 멀어진다고 능사가 아니란다? 

      오히려 멀어지니 더 그립지 않던? 그리고 그 그리운 마음에 더 사무치지 않았고?"

홍난 "...."


엄마의.

언니에 대한 말들은 내가 그동안 느꼈던 것들에 대한 것들을 콕콕 찔러오고 있었다.

전부 다 내가 하던 고민들이였으니까.

미리 안될거라고 생각해 겁을 먹던 것도 나였고, 무작정 멀어져서 그리웠고 그래서 사무쳤던 것도 나였다.

다 하나같이 맞는 말이라 나는 엄마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내 마음이 넌지시 건넨 엄마의 해답을 간절히 바라고도 있었다.

조금씩은 언니를 만나보라는 그 해답을.


홍난 ".... 알았어...."

연정 "ㅎㅎㅎㅎ"


그래서 나는 대답했다.

언니를 만나보겠다고.



%%%%%%%%%%%%%%%%%%%%%%%%%%%%%%%%%%%%%%


쓰는데 너무 오래걸렸어 ㅠㅠ


홍난의 멘토? 로써 조언을 해주는 연정의 말이 너무 어려운 부분도 있었고.


거기에 분량 자체도 2화분량이라 ㅠㅠ


최대한 잘 쓴다고는 썼는데 ㅠㅠ 잘 썼는지는 모르겠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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