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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히 상플이얌 186화

ral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9.13 21:16:17
조회 524 추천 2 댓글 0

홍난 "진짜 겨우 그딴 이유 때문에 이 난리를 친거야?"


운동화가 달라붙어오는 대낮의 아스팔트를 밟으며,

나는 아직 주먹이 맞붙기 전 그 놈에게 물었다.


???? "하!"


놈은 대답대신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대답할 가치가 없다는 듯.

그러더니 나를 향해서 꽤나 경멸적인 말을 꺼냈다.


???? "싸울 것처럼 폼을 다 잡아놓고 이제와서 설득을 해? 겁먹었나봐 예쁜이? 

      그 연약한 주먹으론 아무래도 이 오빠를 못이길 거 같아? 하하하하"


으득.

방금 전까지 화려한 복수니 뭐니 주저리주저리 떠들던 주제에....

살짝 심기가 뒤틀려서 주먹에 힘이 들어갔지만 말려들어가면 안된다. 

지금 이 싸움은 연습도, 스파링도 아니고 실전이였으니까.

나는 모든 수단을 다 강구해 저 놈을 이겨야 했다.


험한 말을 써서 멘탈을 흔들어서라도.

말리는 게 내가 아니라 저놈이여야 한다.

나는 고요히 긴장을 유지하며 그놈에게 다시 한마디를 던졌다.


홍난 "설득? 아니. 그냥 궁금해서. 대체 무슨 배짱으로 이러나 싶어서. 일대일? 너 그때도 나한테 지지 않았어? 

      그거 인터넷에 영상 잘 돌아다니고 있을텐데? 어디서 머리라도 다쳐서 까먹은거야? 

      그 때 나한테 쳐맞은 뺨이랑 명치가 아직 아물지 않았잖아?"


그러나 그놈은 나보다 훨씬 입이 걸었다.


???? "니 언니 앞에서는 그렇게 약한 척 아양을 떨어대더니. 좀 멀어지니까 본성 나온다? 듣자하니 어렸을때 버려진 고아였다며? 

      하하하하. 보나마나 니 친부모. 우리 같은 인생 막장이였을거야. 그러니까 너한테서 그런 본성이 나오지"

홍난 "뭐?"

???? "그렇잖아? 어떻게 한회장 눈에 들었는지 모르겠다만, 그거 아니였으면 니 인생이 우리랑 달랐을거 같아? 

      아니 솔직히 우리보다 더 안좋았겠지. 부모한테 버림받을 정도면 뻔하지"


그건 나에게 꽤나 아픈 말이였다.

이제사 겨우 전생의 내가 아닌, 한홍난으로서의 자아를 조금씩 찾아가고 있는 나에게.

나를 제외한 세상 모두가 바래왔던, 오직 나만이 부정하던 나의 전생에 엃힌 이야기였기에

나는 순간의 화를 참기가 힘들었다.


홍난 "이 개...."


나는 주먹을 휘둘렀지만



놈의 반격이 더 빨랐다.


퍽퍽


홍난 "아윽...."


꽤나 악수였다.


홍난 "콜록콜록...."


분노에 치밀어 내뻗은 나의 주먹을 놈이 당연하다는 듯이 피하고 반격해버린 것이였다.

싸움을 시작하자마자 옆구리와 가슴 쪽에 한 대씩 강하게 받은 타격이라 기세가 많이 꺾일 수 밖에 없었다.

호흡의 패턴도 꼬이고....

고통에 등이 약간 굽은 나를 향해 놈은 이죽이죽대며 약을 올렸다.


???? "뭐야? 시시하게. 이 오빠가 봐주고 있잖아. 한 대 때리고 깔끔하게 기다려주고 있잖아. 얼른 일어나봐. 좀 더 발악해야지?"


솔직히.

나는 방심하고 있었다.

지난번 백화점에서 별로 어렵지 않게 물리쳐버린 놈이였기에.

나는 내가 때리면 당연히 놈이 반응도 못하고 맞을 줄 알았다.

그치만 놈은 어디서 보약이라도 먹고왔는지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몸놀림을 보여주고 있었다.


홍난 "콜록.... 두.... 두 대 때려놓고 한 대같은 소릴...."

???? "아. 한 대는 서비스. 왜? 불만이야 모자라서? 서비스 더 필요해?"


놈은 지금 이 순간에도 나를 향해 빈정거리고 있었다.

꼴보기 싫은 모습이였다.

후우....

나는 흐트러진 숨을 고르고 다시 자세를 잡았다.


???? "그렇지. 그렇게 나와줘야지. 그래야 내가 복수하는 맛이 있지"

홍난 "하아...."


이번엔 방심하지 않기로 했다.

나는 좀 더 기민하게 스텝을 밟으며 놈이 어디를 노릴지를 보기 위해 눈을 직시했다.


???? "꼭 뭔가를 물어보고 싶다는 듯한 눈이네? 어디서 싸움 배워왔냐고?"


자기가 이미 이겼다는 듯 여유있게 지껄이는 놈.


???? "아니. 그땐 내가 너무 방심한거고. 고작 일반인 여자한테 맞을 줄은 상상을 못했으니까 맞은거지.

      그것도 이렇게 반반하게 생겨먹은 애한테 말이야. 하지만 지금은 아니거든. 

      그 때 내가 방심 한 번 한걸로 얼마나 이 판에서 치욕을 당했는지 알아? 이리 와. 똑같이 알려줄테니까"


놈이 다시 나에게 다가오며 주먹을 쥐었다.

나는 놈이 오른 발을 땅에서 떼는 순간.

그 기회에 맞춰 놈에게 잽, 연이어 훅을 날렸다.



홍난 '훅! 밑으로 피하면 그대로 따라들어가면서 어퍼를 날린다!'


스윽


나의 예상대로 놈은 들어오면서 그대로 고개를 숙였다.

기회!

찰나의 시간. 

나는 바로 내가 계획했던 후속 펀치를 날렸다.


홍난 '지금!'


이것이 바로 내가 체육관에서 프로가 아닌 어지간한 놈들 상대로 무적의 승률을 보여주던 연계 펀치였다.

가장 기본이 되는 펀치긴 했지만 나는 체육관 내에서도 그 누구보다 어퍼를 상대의 머리에 맞춰서 꽂아넣을 수 있는 재능을 가졌었다.

그래서 나는 이 악물고 어퍼를 날렸다.

최선의 힘을 다해서, 내가 아까 받았던 옆구리와 가슴의 타격을 만회하기 위해.


하지만.


탁.


홍난 '어?'


내 회심의 어퍼는 뭐에 막힌듯 놈의 머리 바로 앞에서 막혔다.

내 손을 감싸쥐는 더러운 느낌.

바로 놈이 내 주먹을 통채로 막아 쥔 것이였다.


홍난 '흣....'


생각할 시간이 없다.

나는 바로 놈에게서 내 잡힌 오른손을 뺴려 힘을 주었지만....



홍난 '아....'


쿵!


파르르


홍난 ".... .... 아으으...."


그 순간 세상이 한 바퀴 돌았고, 뒤이어 내 등과 척추에 엄청난 충격이 느껴졌다.

숨이 멋대로 폐에서 빠져나와서 다물지 못한 입에서 비명처럼 흘러나왔다.

경련이 일어나고, 시야가 암전될 정도로 크나큰 아픔이였다.

그래도 정신은 온통 놈에게 향해 있어서. 

혹시라도 놈이 추가로 타격을 할까봐 시급히 일어나려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그대로 숨만 꼴깍대다가 고통이 가신 후에야 엎드리듯 누워 간신히 일어나게 되었다.


???? "이야~ 생각보다 튼튼하다? 보통 그런 체격이면 남자라도 메치기 한 번에 그대로 개구리마냥 뻗는데" 

홍난 "크으...."


눈이 흔들린다.

최대한 멀쩡한 척 해보려고 했지만 여전히 숨이 돌아오지 않아서 그냥 말하는 것도 힘들었다.

다행히 자만심에 가득 차 있는 놈은 내가 회복해주기를 기다려주었다.

물론 나를 협박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 "뭐해? 아까보다 오래걸린다? 역시 많이 아픈가 봐? 정 아프면 저기 있는 언니한테 대신 맞아달라고 할래? 난 그것도 별 상관없는데"

홍난 "콜록.... 콜록...."


고개를 살짝 돌려보니 차 안의 언니는 눈물이 그렁그렁해져서는 나를 애절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홍난 "쓰으으읍.... 하아...."


언니에게 걱정을 끼칠 수 없었다.

나는 심기일전을 하고 다시 허리를 폈다.

그렇지만, 솔직히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주먹쓰는 일엔 항상 자신이 있던 나였는데.

고작 두 번의 공수교환에 완전히 밀려버렸기 때문이다.

이래서야 언니를 지키기는 커녕 샌드백마냥 저 놈에게 맞기만 할 뿐 아닌가.


홍난 '유도, 혹은 합기도. 공수도 같은걸 익힌건가?'


나는 그 분야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내가 익힌거라곤 권투와 일부 발차기가 전부였기에 그에 대한 해법이 뭔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초조히 머리를 굴려봐도 시뮬레이션은 모두 패배 뿐.

답이 떠오르지 않아 애꿎은 이빨만 깨물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내 심리를 읽었는지 이번엔 놈이 나에게 우선적으로 주먹을 휘둘렀다.


???? "무슨 잔머리를 그렇게 굴리시나?"


궤적이 정직한 펀치.

그리고 이어서 들어오는 후속 공격들까지 하나하나 유심히 눈으로 보며 나는 놈의 공격을 피했다.

생각보다 할만하다.

그렇게 거의 마지막으로 보이는 왼손의 공격이 끝나고 이제 내가 주먹을 날리려는데.


와락


갑작스럽게 놈이 반대편 손으로 나를 끌어당겨 그대로 돌진하듯 엎어졌다.

등에서 충격이 느껴질 틈도 없이 놈은 바로 마운트 포지션을 걸어왔다.


홍난 "크윽!"


그리고 놈은 날 



홍난 "아윽!"




홍난 "으윽!"





홍난 "크흐...."


무자비하게 구타하기 시작했다.

최대한 가드를 굳혀 막아내고 있다고는 하지만 내리꽂히는 주먹질에 어느새 내 얼굴과 정신은 부서져 가루가 되어가고 있었다.

벗어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체육관 다녀본 사람들이라면 지나가면서라도 들었겠지만 마운트 포지션은 일단 당하면 끝나는 자세였기 때문이다.

발로 아무리 차내도 전혀 닿지 않아 빠져나오는 것은 불가능.

주먹을 뻗어 맞받아치려고 해도 등 뒤의 바닥이 있어 잽 말고는 아무것도, 힘이 실리는 동작을 못하게 막았다.


홍난 "아으윽...."


그렇게 구타당하기를 십 수 초.

손이고 얼굴이고 완전히 만신창이가 된 나를 보고 놈은 히죽 웃었다.

마치 즐겁다는 듯 숨을 골라가며 내가 올린 가드를 한대씩 때렸다.


???? "돈으로 깽값 물어준다며? 그때 그 당찬 기세는 어디로 가셨나? 이거 이러다 깽값 내가 물어주게 생겼다?"

홍난 "쿨럭쿨럭.... 우.... 웃기지 마! 누가 너 따위...."

???? "웃기지 말긴. 그럼 계속 맞아! 하하하하"


놈은 다시 주먹을 들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다시 나를 때리려 했다.

그런데.



???? "끅!"

이연 "야!"


놈의 뒤통수 옆을 언니가 때렸다.

언제 차에서 나온건지 울보인 얼굴로 한손엔 굽이 있는 구두를 들고 있는 언니.

놈이 고통에 몸부림치며 옆으로 쓰러지자 나는 비로소 놈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연 "홍난아!"

홍난 ".... 언니...."


언니는 나를 보자마자 꼭 안아주었다.


이연 "어떻해 어떻해 진짜...."


잔뜩 울음섞인 목소리의 언니.

괜찮은 척 하고 싶었지만 얼굴과 팔의 상처가 너무 따갑고 아파서 힘이 안난다.

힘없는 말이였지만, 그래도 나는 언니에게 가볍게 핀잔을 건냈다.


홍난 "차에서 나오시면 어떻해요...."

이연 "어떻하긴! 너 그렇게 맞고 있는데 언니가 어떻게 안나와!"

홍난 "언니.... 위험한데...."

이연 "으으.... 진짜.... 이렇게 다쳐서.... 언니 마음 아프게...."


언니는 아무래도 내가 안쓰러운 듯 했다.

그래서인지 다시 한 번 나를 꼭 안아주었다.


....

나를 걱정하느랴 훌쩍 울먹이는 언니.

그런 언니의 품이 너무 포근하다.

너무 포근해서 그대로 다 때려치고 쉬고 싶을 정도로....


문득 그런 생각이 났다.

어쩌면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이 고난이 눈감았다 뜨면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비록 어쩔수 없는 선택이였다곤 하지만 그래도 내 섣부른 자만심이 이런 결과를.

몇 분도 안되는 시간에 얼굴도 잘 모르는 놈한테 이리저리 얻어터져서 축 늘어진 채 언니 품에 안긴 이 결과를 만들지 않았을까?

나는 손 댈때마다 안좋은 결과만 나오게 하는 그런 몹쓸 애니까 차라리 여기서 다 포기해버리는 게 낫지 않을까?

자괴감과 무력감이 들어 일어설 힘이 나지 않았다.


이러면 안되는데....

내가 언니 지켜줘야 하는데....

언니 지키러 나온건데....


따사로운 태양 아래 눈이 감기려는데 문득 그림자가 진다.


홍난 '뭐지....?'


눈떠보니 놈이 언니의 뒤 편에서 슬금슬금 다가오며 죽일듯이 노려보고 있었다.

언니는 아무것도 모르고 나를 껴안고 있었고. 

화가 나서 보이는 게 없는지 큰 돌을 든 주먹을 언니에게 휘두르려는 놈.


???? "이년들이....!"

홍난 "앗!"


이대로라면 언니가 다친다!

맥동하는 위기감.

순간 가슴속에서 알 수 없는 힘이 솓구친다.

나는 미처 언니를 떨쳐낼 시간이 없었기에 급한 김에 되는대로 발길질이라도 해 놈을 쳐내려고 했다.



???? "컥...."


그런데.

너무 깔끔하게 놈의 급소를 걷어차게 되었다.

눈에 핏발이 서서는 몸을 배배 꼬는 놈.

뒤늦게 언니도 인기척을 느꼈는지 안아주던걸 풀고 놈을 바라보았다.


이연 "응?"

???? "어윽...."


....


그러나 나는 전혀 다른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어쩌면 저 놈의 예상치 못한 약점을 알게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바로 하체.

혹시 저 놈은 발길질에 약한 거 아닐까?

발이라면....

이길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 생각은 나에게 있어서 잊고 있던 한가지 무술을 기억나게 만드는 기폭제가 되었다.

무에타이.

체육관 관장 할아버지가 나에게 재능이 있다며 장난삼아 가르쳐 주던 그 무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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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화는 싸우는 화인데


아무래도 처음쓰는거라 어색해서 몇번을 지웠다 썻다 함 ㅠㅠ


위기 전개는 익숙하지 않아서 ㅠㅠ


재밌게 봐줘 ㅠㅠ





그리고 갑자기 왠 무에타이? 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홍난이가 드라마 2화에서 싸울때 발이랑 팔꿈치 사용하는 장면이 있어서


발이랑 팔꿈치 쓰는 무술이 뭐가 있나 하다가, 킥복싱 무에타이 넣음 ㅇㅇ





곧 있으면 한가위니까 구질이들 다들 즐거운 한가위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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