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심리학은 과학이다. 사회과학도 아닌 자연과학이다. 이렇게 생각해라.

괜히 순환론에 쩔어 해롱대는 정신분석에 감명 받고 심리학과 가지 마라. 실망하고 좌절한다. 근데 우행은 되풀이 되더라.
물론 심리학의 스팩트럼이 넓어 시회과학에서 자연과학까지 오지랍도 넓어 반론이 적지 않을 거 안다. 하지만 이렇게 극언하는 건, 사회 심리학이던 생리심리학던 그것을 대하는 자세는 철저히 과학적이길 요구 받기 때문이다.


그래서 심리학에서 젤 중요하게 여기는 것 중 하나가 통계다.


통계는 생리심리 같은 자연과학에 가까운 영역 보다 오히려 사회과학에 가까운 분야에서 더 중요하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직접 실험으로 증명이 되는 자연과학 영역 보다 사고 실험에 가까운 사회과학 영역이 수학적 증명을 더 중요시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실험심리학까지 있겠냐?
근데 실험심리학 이거 은근 재미있다. 진짜루.


하지만 한국에서 심리학은? 문과다.

수많은 문돌이들이 심리학과 들어갔다가 좌절하는 게 일단 위에 말한 두 가지 때문에 받는 문화충격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원서… 영어 못하면 심리학 할 생각 말아라.

난 심리학을 배우고 싶은 거지 영어를 배우고 싶은 게 아니다란 불평은 공허하다. 머리에 피도 안마른 원생들이 개발새발 번역한 걸 역본이랍시고 출판해 교재로 쓰는 관행이 아직도 그대로라면 차라리 원서 읽는 게 더 이해가 잘된다는 절규도 여전히 학부생 입에서 튀어 나올 거다.


마지막으로 심리학은 유망한가?

쌍팔년도에도 그 말이 나왔다는데 여전히 현실은 뭐다?
학부로는 각종 심리학을 겨우 맛보는 수준이니 도저히 써먹지 못하겠고 최소 석사는 나와야 좀 배웠구나 하는 게 심리학이다.


석사 학력이 기본이 된 요즘이 아니라 쌍팔년도 전부터 심리학은 전공 살리려면 석사는 나와야 하고 임상, 상담의 경우 거기에다 현업에서 슈퍼바이저에게 수련까지 받아야 이제 사람구실 하겠구나 하는 소리를 겨우 듣는다.
다시 말해 의대만큼 긴 시간 공부해야 한국에서는 겨우 병원에서 간호사나 엑스선 기사 같은 의사 시다바리 하는 거다.

앞에서 심리학이 통계를 중요시 한다고 했는데 그건 호구지책과도 관련이 있다.
심리학에서 배운 강력한 방법론, 까고 말해 통계 실력을 쌓아 여조나 리서치 회사에 가는 게 그나마 배운 거 써먹는 진로 중 하나다. 이게 전공을 살리는 거라고 말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만.
하지만 수학과도 있고 통계학과, 응통과도 있는데 굳이…? 뭐, 포지셔닝 하기에 따라서는 수학과 보다 나은 점도 있긴 하다만.


광고회사도 주요 진로중 하나였지만 역시 신방과나 광고홍보학과에 비하면 아마추어 느낌이 나는 건 리서치 회사와 마찬가지.


결국 집에 돈이 많아 석박사에 유학할 수 없다면 심리학은 안하는 게 정신 건강에 좋다고 본다. 뭐 너님이 천재라서 장학금 받고 다닌다면 상관 없다만.

아쉽게도 한국에선 심리학자가 뛸 영역이 너무 좁고 고달프고 경쟁자도 많다. 그런데도 제대로 된 배움은 길고 어렵고.
한마디로 말해 그 돈 들여 나오는 아웃풋이 영 기대에 미치지 않는 투자 대비 효용성이 떨어지는 학문이다.

그런데 그래도 재미는 있다. 앞에서 내가 말한 세가지를 극뽁한다면. 하지만 먹고사니즘은 니가 알아서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