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사찰 리뷰] 영조의 손길이 묻어나는 천년고찰 ‘파주 보광사’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11.12 15:32:51
조회 4997 추천 1 댓글 1
[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파주 보광사를 알게 된 건 20년 전이다. 군 생활을 파주에서 보냈지만 보광사는 장인어른이 돌아가시고 유골을 보광사 납골당에 모시면서 그때 처음 가봤다. 그리고 매년 한두 차례씩 보광사를 찾는다.



파주 보광사 전경




올해도 어김없이 보광사를 찾았는데 여느 때와는 다른 소원을 빌었다. 부처님에게 백팔배를 올리는 것은 물론 아버님의 영령에게 외손주의 대학 합격을 기원하기 위함이었다. 그 전엔 납골당에만 왔다간 까닭에 자세하게 볼 일이 없었는데 이번엔 아내가 백팔배를 할 동안에 사찰 여기저기를 둘러볼 기회가 생겼다.


 


보광사 표지석



 


새로 들어선 보광사 출입문(일주문)


 

보광사는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외형적으로 많이 달라졌다. 우선 도로에서 보광사 올라가는 길에 웅장한 문이 생겼다. 일주문은 아니고 간판격인 출입문이다. 현판엔 천년고찰고령산보광사라고 쓰여 있다. 주차장을 지나서 해탈문이 보이는데 이것 역시 새로 생긴 문이다.

 

그러고보니 보광사엔 일주문이 없다. 보통 일주문은 한자 그대로 기둥이 한 줄로 되어 있는, 그래서 일직선의 두 기둥 위에 지붕을 얹는 형태로 되어 있는데 보광사는 그 일주문이 없다. 아마도 첫 번째 출입문이 일주문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해탈문을 지나 보광사 본당으로 올라가는 길에도 왼편으로 데크 계단이 놓였다. 코로나 전만 하더라도 데크 길이 없어 차들이 사람들을 비집고 오가는 구조였다.


 

납골당이 생기면서 보광사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그 돈으로 다양한 건축물과 시설들을 증축한 듯하다. 20년 전만 해도 주차장이 십여 대 정도밖에 대지 못할 정도로 협소해 아주 불편한 절이었는데 주차장도 백여 대의 차를 주차할 만큼 넓어졌다. 보광사를 자주 찾아야 하는 입장에서는 매우 반가운 일이다.


 


보광사 대웅보전



 


보광사 대웅보전


 

암튼 각설하고, 보광사는 경기도 파주시 고령산 기슭에 있는 대한불교조계종 봉선사의 말사이다. 통일신라시대 진성여왕의 어명에 의해 승려 도선이 창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처음에는 고령사로 불리다가 언제부턴가 보광사로 불리게 됐다고.

 

통일신라시대에 창건했으니 천년고찰이다. 임진왜란과 한국전쟁 때 많은 전각들이 소실되긴 했는데 대웅보전을 위시한 전각들은 오래된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 현재의 대웅보전과 광응전, 만세루는 조선 영조 때 지어서 지금까지 이르고 있다. 지금까지 300년 넘도록 건물이 온전히 보전되고 있는 이유는 보광사가 영조의 생모인 숙빈 최씨의 묘인 소령원의 능침 사찰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오래된 흔적이 역력하다.



 


대웅보전 외벽


 

보광사 대웅보전 오른편에는 어실각이라는 전각이 있는데 이 곳에 영조의 어머니 숙빈 최씨의 영정과 신위가 모셔져 있다. 숙빈 최씨는 무수리 출신으로 궁에 들어가 숙종의 성은을 입어 비가 된 여인으로, 영조를 출생했고 드라마 동이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숙빈 최씨의 영정과 신위를 모신 어실각 앞에는 향나무 한 그루가 서있다. 수령이 300년이 넘은 이 향나무는 영조가 어실각을 조성할 때 함께 심은 나무로 전해진다. 숙빈 최씨의 아들인 영조는 조선의 21대 왕이 되었지만 어머니 숙빈 최씨는 왕비의 지위에 오르지 못했다. 장희빈과 같은 일이 되풀이될 것을 두려워한 숙종이 궁녀에서 왕비로 오르는 것은 금지시켰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영조는 어미니 숙빈 최씨를 왕비로 추승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


 

어머니의 영정과 신위를 모신 보광사에 공을 들인 건 그 흔적 중 하나다. 보광사 곳곳엔 영조의 흔적이 여러 곳에 있다. 대웅보전과 만세루를 중수하고 대웅보전 현판엔 자신의 글씨를 새겼다. 현재 걸려 있는 대웅보전의 현판은 영조의 친필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일까. 대웅보전과 만세루는 한국전쟁 때도 불타지 않고 여전히 건재해 있다.


 


외벽에는 벽화가 그려져 있다.



 


외벽의 벽화


 

보광사 대웅보전은 앞면 3, 옆면 3칸의 규모로 지붕 옆면이 여덟 팔자 모양인 팔작지붕집이다. 양쪽 옆면과 뒷면은 두꺼운 나무판으로 벽을 만들었는데 보통의 벽이 회벽인데 비해 나무판으로 된 것이 특이하다. 양쪽 벽에는 벽화가 그려져 있다.

 

10개의 판벽에는 불교 회화와 민화풍 그림이 그려져 있다. 극락정토로 건너갈 때 타고 간다는 반야용선을 비롯해 흰 옷을 입은 수월관음과 동자가 앉아 있는 커다란 바위를 세 사람이 지고 가는 모습, 화사한 연꽃 위에 앉아 있는 불보살들, 부처를 수호하는 신장과 사자가 그려져 있다.


 

대웅보전 안에는 1215년에 만든 목조비로자나삼존불과 문수보현보살상이 봉안되어 있다. 지붕 처마를 받치면서 장식을 겸하는 공포는 조선 후기의 정교하고 화려한 장식을 보여주고 있고 정면 기둥 위에는 용의 형상이 조각되어 있다.


 


대웅보전 내부



 


보광사 동종


 

 

천년고찰인 까닭에 보광사에는 보물이 여럿 있다. 보광사 동종이 대표적이다. 보광사 동종은 조선 후기 종을 만드는 장인 중 가장 솜씨가 좋았다는 승려 천보가 1643년에 제작한 작품이다. 동종의 아래에는 보광사가 임진왜란으로 황폐화되자 승려들이 힘을 합쳐 사찰을 다시 일으키는 과정이 적혀 있으며 무게 300여근을 들여 동종을 제작하는 과정이 쓰여 있다. 파주 보광사 동종은 17세기 동종 중에서도 최고의 수작으로 꼽히며 역사적, 학술적 자료로서도 가치가 높은 보물이다.

<ansonny@reviewtimes.co.kr>
<저작권자 ⓒ리뷰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view_times

추천 비추천

1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나라가 위기에 처하면 가장 먼저 나설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12/09 - -
이슈 [디시人터뷰] ‘피의 게임3’ 게임판을 흔드는 플레이어, 유리사 운영자 24/12/09 - -
3105 [AI] 삼성전자, AI PC ‘갤럭시 북5 Pro’ 최초 공개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58 22 0
3104 [소감 리뷰]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감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09 19 0
3103 [식당 리뷰] 제주도 집밥이 궁금하다면? 토평 ‘뒷빌레’ 식당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49 16 0
3102 [관광] 한강 함상 테마파크 서울함공원, 올해 500만명 다녀가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47 23 1
3101 [음료] 삼양사, 인체적용시험을 통해 상쾌환 숙취해소 효과 입증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7 26 0
3100 [인터넷] 네티스, 와이파이6 AX6000급 2.5Gbps 공유기 ‘MEX6000’ 출시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35 27 0
3099 [스포츠] 대한산악연맹, 노스페이스 클라이밍 페스티벌 개최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31 25 0
3098 [AI] “공작기계 프로그래밍도 AI로”…헥사곤, CAM 프로그래밍 툴 ‘프로플랜 AI’ 공개 [4]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24 2593 1
3097 [보험사 리뷰] 생명보험사들, 보험금 지급 거절하는 불완전판매 여전히 심각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19 2408 1
3096 [모빌리티] 중국 올해의 고성능차는? [3]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11 4264 8
3095 [영상 리뷰] 휴대폰이 갑자기 흑백으로? 취침 모드 설정 방법 [1]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11 531 1
3094 [화석] 여수 율촌 섬에서 공룡 뼈 화석 60점 발견…내년부터 대대적 발굴 착수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11 62 0
3093 [리서치] 전 세계 여행 앱 다운로드 수는 매년 증가해 올해에만 28억 건 돌파할 것으로 예상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11 52 0
3092 [AR] 엑스리얼, 맞춤형 시네마틱 AR 글래스 ‘엑스리얼 원’ 출시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11 53 0
3091 [보안] 중국산 IT기기 해킹 대응방안 4가지 [1]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11 1311 3
3090 [트레킹 리뷰] 덕릉고개에서 오르는 불암산 최단 코스를 소개합니다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11 172 0
3089 [AI 리뷰] LG AI 연구원이 오픈소스 공개한 생성형 AI ‘엑사원 3.5’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11 62 0
3088 [관광] 태국 방콕의 새로운 랜드마크 호텔, '더 리츠칼튼 방콕' 오픈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11 227 0
3087 [영화 프리뷰] 나라도 어수선한데 12월 돌비 시네마 개봉작 볼까?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10 88 0
3086 [트레킹 리뷰] 마음이 답답할 때 걷기 좋은 길, 오대산 선재길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10 559 0
3085 [분석] ‘연중 소비자 전망: 2025년 가이드’ 발표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9 292 0
3084 [데이팅 트렌드] 2024 글로벌 데이팅 트렌드 5가지 “원하는 건 당당하게 표현” [1]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9 1691 0
3083 [여행] 프리미엄 여행 ‘모두시그니처 대만’ 신상품 선봬 [1]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9 1670 0
3082 [제품 리뷰] 거품 뺀 초경량 가성비 휴대용 모니터, 일렉싱크 S15A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9 365 0
3081 [자동차 칼럼] 완전 자율주행차, 정말 실현 불가능할까?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8 157 0
3080 [식당 리뷰] 40년 경력의 이탈리안 셰프 맛집, 키친485 합정 [4]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7 7006 0
3078 [모바일] 삼성전자, 갤럭시 S24 시리즈 대상 ‘One UI 7’ 베타 프로그램 운영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6 298 0
3077 [SNS 리뷰] MZ들이 열광한다는 ‘스레드’ 직접 써보니… [6]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6 1187 0
3076 [음식] bhc 인기 메뉴 ‘뿌링클’ 해외시장서 호평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6 225 0
3075 [영상 리뷰] 유튜브 계정 변경 및 로그아웃 방법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6 203 0
3074 [리조트 리뷰] 강원도 홍천 선마을에서 즐기는 ‘겨울 눈멍’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5 1410 0
3073 [관광] 제주 에코랜드, 겨울 축제 ‘산타의 수상한 마을’ 운영 [2]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5 4043 1
3072 [마켓] 11월 금값 하락 "일시적… 다시 오를 것” 전망 [2]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5 4181 0
3071 [주류] “아이스크림 먹었는데 취하네” 지평주조, 막걸리 아이스크림 출시 [6]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5 2504 1
3070 [여행 리뷰] 제주관광공사가 추천하는 ‘놓치지 말아야 할 겨울 제주 관광지’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5 1825 2
3069 [AV] 뱅앤올룹슨 ‘베오사운드 익스플로어’ 신규 컬러 ‘본파이어 오렌지’ 출시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4 243 0
3068 [PC] 인텔, 최신 게이밍 기능 제공 ‘아크 B-시리즈’ 그래픽 카드 출시 [3]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4 2348 1
3067 [관광] 여의도 130m 높이 ‘서울달’ 100일간 2만명 탔다 [3]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4 2326 1
3066 [국가유산] 한국의 장 문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4 205 0
3065 [음식] ‘한국 장 담그기 문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 [6]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4 2030 5
3064 [전담 리뷰] 시중에 판매중인 무니코틴 액상 ‘유해성 평가’ 시급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4 192 0
3063 [식품] 오설록, 홀리데이 한정 에디션 출시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3 222 0
3062 [환경] 서울연구원, 서울시 자동차 환경정책을 주제로 ‘제9회 정책포럼’ 개최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3 202 0
3061 [반도체] 인텔 구원투수 팻 겔싱어 CEO, 4년 만에 물러나 [7]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3 2093 0
3060 [여행] 일본 골프 여행, 동계 시즌 온천과 골프 결합한 ‘온골프’ 상품 선보여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3 1598 0
3059 [트레킹 리뷰] 케이블카로 쉽게 만나는 겨울왕국! 발왕산 천년주목숲길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2 657 3
3058 [AI] 삼성전자 ‘AI 구독클럽’ 시작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2 254 0
3057 [여행 리뷰] 추운 겨울엔 따뜻한 곳에서 독서 삼매경...경기도 내 '독립서점’ 탐방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2 465 0
3056 [제품 리뷰] 인테리어용 레트로스피커, 휴라이즈 HR-NT120 블루투스 스피커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2 226 0
3055 [요리 리뷰] 몸보신에 좋다고 소문난 한우 요리 레시피 ‘한우 마라 뽁작장•한우 우족 국물 파스타’ 리뷰타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01 271 0
뉴스 임세준, 오늘(12일) 전역…”긴 시간 기다려준 팬들에 감사” 디시트렌드 14:0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