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타임스=한아름 기자] 중년의 나이대인 사람들은 과거 80년대 TV에서 방영했던 전격 Z작전이라는 미국 드라마를 기억할 것이다. 주인공이 어디에 있든지 손목에 차고 있는 시계에 “키트 도와줘”를 외치면 스스로 주인공이 있는 곳까지 운전해서 문까지 열어주는 자동차가 너무도 신기했다.
그로부터 40여년이 흐르고 현실에서 키트를 기대하고 있다. 차량에 탑승해서 목적지를 입력하고 자고 일어나면 도착해 있는 완전 자율주행차 말이다. 핸들은 물론 브레이크조차 조작할 필요가 없는 완전 자율주행차가 정말 실현 가능할까?
테슬라가 최근 완전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공개했다. ‘사이버캡’이라는 이름의 2인승 자율주행 차량은 운전대와 페달이 아예 없다. 테슬라는 사이버캡 양산을 시작하기 전에 완전 자율주행(FSD·Full
Self-Driving) 소프트웨어의 운전자 개입이 필요없는 업그레이드 버전을 모델3, 모델Y를 통해 배포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테슬라의 FSD는 주행 중 운전자의 감독이 필요한 형태다. 테슬라는 또 로보택시
사이버캡과 함께 최대 20명 이상이 탑승할 수 있다는 ‘로보밴’을 직접 소개하며 “2026년까지 본격 출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테슬라 완전 자율주행 로보택시 사이버캡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운전자를 태우지 않은 완전 무인 자율주행 승용차가 일반 도로의 일부 구간을 달리기 시작했다. 국토교통부는 국내 자율주행 스타트업이 개발한 국내 첫 무인 자율주행 승용차를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 중 3.2㎞ 순환 구간에서 달릴 수 있도록 운행을 임시 허가했다. 제네시스 스포츠유틸리티차(SUV) GV80에 자율주행시스템과 '자율주행차의 눈'으로 불리는 핵심 센서 라이다 등이 부착된 자율주행차는
운전자 없이 최고 50㎞/h으로 달릴 수 있게 설계됐다.
제주에서도 자율주행차인 '탐라자율차'(12인승
승합)가 제주도 대중교통 노선에 시범 투입돼 일반 승객들을 태우고 있다. 국토교통부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지구 서비스 지원사업'에 따라 탐라자율차가 한정운수면허 발급과 안전성 검증을 거쳐 운행을 시작했다.
노선은 제주시청∼제주국제공항∼서귀포시 1청사(901번 버스 노선) 58㎞
구간과 제주시청∼제주국제공항∼제주시청(902번 버스 노선) 9.3㎞ 구간이다. 탐라자율차는 운전자가 탑승해 필요하면 개입하는 수준(3단계)이다.
자율주행의 기술 단계 구분
- 레벨 0(비자동화) - 차량의 조향 및 속도 조절을 포함한 모든 기능을 운전자가 직업 제어
- 레벨 1(운전자 보조) - 크루즈 컨트롤(일정 속도 유지 기능)
- 레벨 2(부분 자동화) - 스마트 크루즈, 차선 유지 외 몇 개의 자동 제어 기능 작동으로
운전자 보조
- 레벨 3(조건부 자율
주행) - 차량이 교통 상황을 파악하여 운전, 여건이 맞지
않을 때 운전자가 개입해야 하는 단계
- 레벨 4(고도 자율
주행) - 악천후와 같은 특정 상황을 제외하고 차량이 스스로 운전하는 단계
- 레벨 5(완전 자율
주행) - 모든 상황에서 차량의 시스템이 스스로 운전하는 단계
완전 자율주행 기술로 운행하는 첫 양산모델도 최근 국내에서 첫 공개됐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지난달 대구 엑스코에서 개막한 '미래혁신기술박람회(FIX) 2024'에서
레벨4 완전 자율주행 차량을 선보였다. 차명은 '로이(ROii)'다. 'ROad'와 'interaction', 'i' 결합한 로이는 에이투지가 개발한 플랫폼을 탑재한 한국형 모델이다. 내년 3월부터 자율주행차 상용화 촉진과 지원에 관한 법률(자율주행자동차법)이 시행됨에 따라 공개되는 레벨4 자율주행차로, 정부 인증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완전 자율주행차 만만치 않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완전한 자율주행 기술인 ‘레벨5’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 아니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2015년 포드는 “자율주행차가 5년 안에 도로에 나올 것”이라고 했고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가 2017년
말까지 로스앤젤레스에서 뉴욕까지 완전 자율주행을 시연할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두 발언 모두 공염불에 지나지 않았다.
완전 자율주행차라고 내놓은 차들이 매년 사고를 치기 때문이다. 보행자를
들이받아 사망하는 사례까지 발생했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포기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포드와 폭스바겐은
자율주행 사업인 ‘Argo AI’를 폐쇄, 관련 사업을 포기했다. 대신 이들 회사는 ‘Argo’에 투자하기로 한 27억 달러를 고급 운전자 지원시스템(ADAS) 기능에 집중하기로
했다. 애플 역시 레벨 4 또는 레벨 5 기능의 자율주행차를 목표하고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으나 결국 지난 2월
자동차 프로젝트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완전 자율주행차 왜 잘 안되고 있을까? 무엇보다 여전히 레벨2 내지 레벨3의 초보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자율주행 기술이 가장 걸림돌이다. 시장조사기관 S&P 글로벌 모빌리티는 지난해 9월에 “‘레벨 5’ 수준의
진정한 자율주행차는 2035년 이전에는 나오지 않을 것이며 그 이후로도 나오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인공지능의 학습 능력이 사람의 인지 능력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이유로 대두된다. 자율주행차는 라이다, 레이더, 카메라
등 차량에 장착된 각종 센서와 정밀 도로지도를 참조해 주변 상황을 AI가 판단해 운전한다. 수많은 도로 위의 상황들을 학습한 결과치다. 문제는 예외 상황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아무리 많은 데이터를 학습한다고 하더라도 돌발 상황에는 대처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아스팔트와 같은 색의 트럭이 도로에 넘어져 있을 때 사람은 바로 알아차리고 브레이크를 밟지만 자율주행차의 센서는
이를 도로로 인식해 들이받는다. 실제로 이런 일들이 발생했다.
뉴욕대학교의 게리 마커스 교수는 “자율주행차 개발 회사들이 학습을
늘여가는 방식으로 한계를 극복하려 하지만, 이 방식으로는 대도시에서 운행 가능한 자율주행 차를 만들
수 없다”고 말한다. 99.99%의 정확도에 도달한다 해도, 이 수치를 실제 운전 상황에 대입하면 사람이 운전하는 것보다 훨씬 위험하다는 게 게리 교수의 주장이다.
또한 자율주행차에 탑재하고 있는 정밀도로 지도 역시 한계를 극복하기 힘들다. 내비게이션에
탑재된 도로 지도는 GPS를 참조해 차량의 위치를 매칭하기 때문에 몇 미터 오차가 나더라도 어느 정도
감안해서 운전이 가능하지만 자율주행차의 정밀도로 지도는 단지 몇 센티미터만 차이가 나도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하루에도 수십 군데에서 도로 공사가 진행되는 상황을 바로바로 라이다 장비로 업데이트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정밀지도가 바로바로 반영이 되지 않는다면 자율주행차의 입장에서는 지도 없이 센서로만 판단하는 것이기에 치명적일
수 있다.
현재 자율주행 기술은 99% 정도로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많은 전문가들이 완전 자율주행의 현실화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는 것은 나머지
1% 때문이다. 99%까지 이뤄낸 성과보다 나머지 1%로 가는 여정이 훨씬 더 복잡하고 어렵다. 그 1%의 벽을 넘지 못한다면 완전 자율주행은 공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신기루일 수밖에 없다.
<catchrod@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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