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타임스=라라 리뷰어]
가을 여행을 빛내줄 제주도의 야간 볼거리가 풍성해졌다.
제주시에서는 지난 9월 26일(금) 제주목관아에서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프로젝트인 ‘펠롱펠롱 빛 모드락’이 본격 개막했고(10월 19일까지), 서귀포시에서는 지난 7월 25일(금)부터 오는 10월 25일(토)까지 문화공연과 불꽃놀이가 펼쳐지는 ‘금토금토 새연쇼’가 진행되고 있다.
'펠롱펠롱 빛 모드락’은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금토금토 새연쇼’는 오후 7시부터 8시 20분까지 진행되는 야간 특별 프로그램이다.
제주목관아는 코로나19 이전에도 5월부터 10월까지 다양한 문화행사를 결합한 야간 개장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 이번에는 ICT 기술이 결합된 미디어아트로 볼거리가 더욱 화려해졌다.

9월 26일 열린 ‘펠롱펠롱 빛 모드락’ 개막식
1. 제주목 관아 ‘펠롱펠롱 빛 모드락’ (제주시)
‘펠롱펠롱 빛 모드락’은 올해 제주에서 처음 시작된 '2025 제주 국가유산 방문의 해' 시즌4의 테마인 ‘탐라순력’을 빛과 소리, 영상으로 새롭게 각색해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조선시대 제주도의 주요 행정관청인 제주목 관아와 관덕정 일대에서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3시간 동안 진행된다.
'펠롱펠롱‘은 ’반짝반짝', '모드락'은 ‘모두’를 뜻하는 제주어로, ‘펠롱펠롱 빛 모드락’은 ‘빛이 모여 반짝이는 순간들을 모두가 즐긴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다.
'펠롱펠롱 빛 모드락'에서 구현하고자 하는 콘텐츠는 조선시대 화첩인 탐라순력도(耽羅巡歷圖)다.
탐라순력도는 1702년(숙종 28) 가을, 제주목사 이형상(李衡祥)이 약 한 달여간 제주목(제주시)을 출발해 동쪽 방향으로 순력(巡歷)하면서 각 고을의 방어 실태와 백성의 풍속 등을 시찰하며 기록한 화첩으로, 화공 김남길(金南吉)이 그렸다. 이처럼 한 달이 채 못 되는 기간 동안 순력을 통해 기록한 화첩이 총 27점, 같은 해 김녕사굴, 성산일출봉 등 경치 좋은 곳을 찾아다녔던 일상과 제주도의 가장 오래된 지도 중 하나인 ‘한라장촉’ 등을 기록한 화첩이 14점으로 총 41면의 화첩으로 구성되어 있다.
탐라순력도는 사실 제주도민이 되기 전까지는 내게도 생소한 것이어서 처음 접했을 때는 그저 ‘조선시대 유물 중 하나겠지’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몇 차례에 걸쳐 탐라순력도와 관련한 역사투어에 참여하고 나니 상당히 재미있는 내용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 뿐만 아니라 탐라순력도는 우리나라에서 ‘순력도’라는 이름으로 유일하게 남아있는 제주의 기록으로, 1702년 한 해, 그것도 10월 29일부터 11월 19일까지 약 21일 동안 제주목사가 제주목을 출발해 제주 전역의 주요 거점(제주목, 정의현, 대정현)을 시찰한 상황을 그린 것이다. 그림 자체가 매우 정교하고 세밀해 그 가치를 높게 인정받고 있다.
지난 상반기 ‘탐라순력도를 따라서’란 주제로 4회에 걸쳐 진행된 역사 투어에 참여하면서 날짜별로 이형상 목사가 어느 지역을 지나며 어떤 것을 시찰했고, 그림 속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그날의 현장을 조금 더 상세히 알 수 있었다. 조선시대 제주, 적어도 1702년의 제주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한 발짝 더 깊숙이 다가간 것이다. 하지만 21일간의 순력에 대한 이해가 빠지게 되면 탐라순력도는 그저 ‘지금까지 남아 있는 조선시대의 제주 화첩’ 정도가 되고 만다.
그래서 미디어아트로는 일반인에게 쉽게 이해되기 어려울 수 있는 이 콘텐츠를 어떻게 구현했을지 궁금했다.
이번 미디어아트의 주제는 총 7개로 구성되어 있다.

ZONE 1. 빛의 서막, 탐라를 깨우다
1. 순력의 행렬을 알리는 바람 (영감의 원천 ‘공마봉진’) / 관덕정
2. 탐라의 바람이 드는 문 (영감의 원천 ‘제주의 바람’) / 외대문

ZONE 1. 빛의 서막, 탐라를 깨우다

ZONE 1. 빛의 서막, 탐라를 깨우다
ZONE 2. 빛의 울림, 탐라를 마주하다
3. 심연 속 탐라의 탄생 (영감의 원천 ‘연지못 중앙의 바위를 제주섬에 비유’) / 연지못
4. 순력의 문을 여는 종 (영감의 원천 ‘승보시사’) / 외대문 안 마당

ZONE 2. 빛의 울림, 탐라를 마주하다
ZONE 3. 빛의 순력, 기록을 향유하다
5. 빛이 새긴 기록의 조각 (영감의 원천 ‘한라장촉’) / 마구지&교방비
6. 빛으로 수놓은 진상 (영감의 원천 ‘감귤봉진’) / 영주협당

ZONE 3. 빛의 순력, 기록을 향유하다
ZONE 4. 빛의 생동, 탐라와 교감하다
7. 숨비가 흐르는 물빛 (영감의 원천 ‘제주 해녀와 물허벅’) / 망경루 가는 길
8. 시간을 품은 정원 (영감의 원천 ‘제주 동자석과 돌하르방’) / 제주목 과원길
9. 귤빛으로 물든 길목 (영감의 원천 ‘고원방고’) / 제주목 과원길
10. 바람이 깨우는 공명의 울림 (영감의 원천 ‘제주 무악기 ’설쇠‘) / 공신정 주춧돌

ZONE 4. 빛의 생동, 탐라와 교감하다
ZONE 5. 빛의 바람, 탐라를 물들이다
11. 연회의 빛이 스민 귤림 (영감의 원천 ‘귤림풍악’) / 귤림당
12. 빛으로 수놓은 탐라의 정취 (영감의 원천 ‘탐라순력도의 자연 경관’) / 망경루
13. 침묵에 새긴 그림자 (영감의 원천 ‘제주목 관아의 역사’) / 연희각

ZONE 5. 빛의 바람, 탐라를 물들이다

ZONE 5. 빛의 바람, 탐라를 물들이다

ZONE 5. 빛의 바람, 탐라를 물들이다
ZONE 6. 빛의 숨결, 신화를 조우하다
14. 빛이 흐르는 신의 정원 (영감의 원천 ‘관덕정의 상징적인 구름문’) / 중대문 뒤 이음길
ZONE 7. 빛의 풍류, 전통을 체험하다
15. 풍류가 깃든 빛의 마당 (영감의 원천 ‘전통 놀이 문화’) / 홍화각 앞 공터
16. 연회의 정취를 담은 꽃상 (영감의 원천 ‘연회 문화’) / 우련당

ZONE 7. 빛의 풍류, 전통을 체험하다

ZONE 7. 빛의 풍류, 전통을 체험하다
각 ZONE에 대한 설명을 보니, 탐라순력도의 27개 화첩을 채운 이형상 목사의 순력 일정은 이번 미디어아트에서 제대로 구현되지 않았다. 아마도 탐라순력도의 핵심은 순력에 앞서 찾았던 경치 좋은 제주의 명소들이 아니라 일정별로 머물며 해당 지역의 군사훈련 점검, 활쏘기 시험, 양로연 등을 했던 것일 텐데 말이다.
‘국가유산방문의 해’ 시즌4가 11월 16일 종료되니 이형상 목사의 순력이 시작된 10월 29일부터 11월 15일(순력의 마지막 코스인 제주목관아에 도착한 날)까지 일정에 맞춰 날짜별로 시찰 지역의 순력도를 따라가는 방식의 여행 컨셉을 미디어아트에 접목했다면 어땠을까? 탐라순력도 속 '그 장소'는 관광객들이 친숙하지 않은 곳이 더 많으니 오히려 제주의 숨은 명소들을 더 매력적으로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다.
현존하는 ‘독립된 제주도 지도’로 가장 오래된 지도인 탐라순력도 속 ‘한라장촉’과 이형상 목사가 시험관이 돼 관덕정에서 시행한 승보시를 그린 ‘승보시사’, 조정에 진상할 말을 확인하는 ‘공마봉진’, 귤껍질을 봉진하는 ‘감귤봉진’ 등 순력 일정에서 벗어난 그림들은 10월 29일 순력이 시작되는 날에 앞서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고 말이다. ‘보길도에서 한라산을 바라보며 호연한 마음으로 거문고를 타며 책을 읽는다’는 의미를 담았다는 ‘호연금서’가 ‘한라장촉’과 짝을 이뤄 함께 배치됐다면 상상 속 조선시대 그날이 조금 더 생생하게 살아나지 않았을까?
물론 빛의 향연은 화려하고 야간관광으로 눈이 즐거울 정도로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하지만 귀중한 역사 자료가 담고 있는 내용에 대한 깊이가 그리 깊어보이지 않는 건 무척이나 아쉽다.

이형상 목사의 탐라순력 일정에 따라 그려본 지도
제주목관아에서는 ‘펠롱펠롱 빛 모드락’에 더해 지난 5월부터 야간개장을 시작한 이후 월 2회(금토) ‘귤림야행’이란 이름으로 공연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9월까지 행사는 모두 종료되었고, 오는 10월 24일과 25일 마지막 공연이 남아 있다. 24일(금)에는 19:30~20:10까지 버스킹 공연 <귤림별곡>이, 25일(토)에는 18:30~19:30까지 수문장 교대의식과 19:30~20:30까지 특별공연 <귤림풍악>이 펼쳐질 예정이다.
일정에 맞춰 방문한다면 ‘펠롱펠롱 빛 모드락’ 미디어아트와 특별공연까지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다.
2025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펠롱펠롱 빛 모드락’
- 기간 : 2025.09.26.(금) ~ 10.19.(일) 19:00~22:00 (무료입장)
- 장소 : 제주목관아 일대
- 홈페이지 : https://jejumediaart.kr/kor
2. 새연교 ‘금토금토 새연쇼’ (서귀포시)
‘금토금토 새연쇼’는 서귀포시가 ‘문화관광도시 서귀포 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준비한 프로그램이다.
7월 25일부터 10월 25일까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19시부터 서귀포항 새연교 앞에서 도내외 아티스트의 라이브공연과 불꽃쇼, 음악분수쇼가 펼쳐진다. 지난 7월부터 9월까지는 특별초청공연도 진행되었다. 7월 25일 붐헤드의 마임 퍼포먼스, 8월 15일과 9월 12일 DJ 촤니의 음악 나이트, 8월 23일 싸이버거, 9월 13일 (사)제주올레 서명숙 이사장의 토크콘서트다.
특별초청공연은 모두 종료됐지만 남은 기간에도 문화공연과 불꽃쇼, 음악분수쇼는 진행되니 금요일과 토요일에 방문한다면 바람 선선한 가을 서귀포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하나 더 만들 수 있다.

새연교 ‘금토금토 새연쇼’ (서귀포시)

새연교 ‘금토금토 새연쇼’ (서귀포시)
공연은 오후 7시부터 시작되지만 새연교를 건너 만날 수 있는 새섬도 야간 탐방이 가능하니 1시간 전쯤 도착해 새섬에서 여유로운 오후를 보내는 것도 좋다.

야간 산책이 가능한 새섬공원.

새연교 ‘금토금토 새연쇼’ (서귀포시)
우천시에는 행사가 취소될 수 있으니 사전에 인스타그램 확인 필수!
야간 문화공연 ‘금토금토 새연쇼’
- 기간 : 2025.07.25.(금) ~ 10.25.(토) 19:00~22:00 (무료입장)
- 장소 : 서귀포항 새연교 일원 (서귀포시 서홍동 707-7)
- 인스타그램 : www.instagram.com/seogwipo_tourism
<lala_dimanc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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