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진출의 상징적 의미를 지닌 모델이지만, 시장의 반응은 기대만큼 뜨겁지 않았다. ‘전기차 대중화’의 흐름 속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비야디 아토3

초반 반년 성적표, 누적 등록 1,899대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아토 3의 4~9월 누적 신차등록 대수는 1,899대에 그쳤다

출시 직후 4월 543대로 출발했지만, 이후 월별 등록이 500대를 넘지 못하며 점차 감소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소형 SUV 전기차 경쟁 모델인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SX2)은 2,434대를 기록해 격차를 보였다.

중국 전기차 강자 비야디의 첫 한국 시장 데뷔작이라는 상징성과 화제성에 비하면, 시장 반응은 조용했다. 출시 초반 관심에 비해 실구매로 이어지는 비율이 낮았고, 신차효과도 단기간에 소진됐다.

6개월간 국내 전기차 모델 신차 등록 순위. 비야디는 저조한 수준이다.

소비자 데이터로 본 구매층 ‘4050 남성 중심, 여성 비중도 적지 않아’

아토 3의 구매층은 비교적 명확하다. 등록 차량의 91.3%가 자가용이며, 렌트카 7.8%, 택시 0.9%로 집계됐다.

소비자 유형별로는 개인이 73.1%, 법인·사업자가 26.9%를 차지해 일반 소비자의 실수요 구매가 중심이었다.

성별로 보면 남성 비율이 67.7%로 다수를 차지하지만, 여성 구매 비중도 32.3%로 나타나 전기 SUV 시장 내 여성 수요가 적지 않음을 보여준다.

연령대별로는 40대(28.5%)와 50대(33.1%)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해, 중장년층의 구매 집중도가 뚜렷했다

이는 ‘실용적 전기차’라는 인식이 강한 모델 특성상, 경제력과 실사용 목적이 뚜렷한 소비자층이 중심이 되었음을 시사한다.

아토 3가 이끄는 비야디의 첫 시험대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비야디 모델 중 아토 3는 1,899대로 가장 높은 등록 대수를 기록했다. 뒤이어 세단형 씨라이언 7(828대), 상용형 T4K(510대), 중형 세단 씰(230대)이 뒤를 잇는다. 비야디 브랜드의 인지도는 아직 낮지만, 그중에서도 아토 3가 시장 반응을 이끌고 있는 셈이다.

국내 전체 승용 전기차 신차등록 순위에서 아토 3는 14위를 차지했다. 테슬라 모델 Y(34,806대), 기아 EV3(13,667대), 현대 아이오닉 5(9,500대) 등 주요 모델과의 격차는 크지만, 수입 전기차만 놓고 보면 테슬라, 아우디, 폴스타에 이어 4위권에 올랐다.

이는 중국 브랜드로서는 의미 있는 성과지만, 국내 전기차 시장의 진입장벽이 여전히 높다는 현실도 반영한다.

비야디 아토3의 실내 내장

브랜드 신뢰가 ‘가장 큰 과제’

아토 3의 판매 흐름은 단순한 상품 경쟁력보다 브랜드 인식의 한계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편견, 서비스 네트워크에 대한 불안감, 부품 수급 및 잔존가치 우려 등이 여전히 소비자 선택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즉, 가격 경쟁력보다 ‘믿을 수 있는 브랜드’라는 신뢰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비야디는 세단 ‘씰’과 SUV ‘씨라이언 7’ 등 다양한 라인업을 통해 시장 공략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단기적인 가격 경쟁보다 중요한 것은, 품질·서비스에 대한 신뢰 확보와 브랜드 이미지 제고다.

전기차 기술력 자체는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입증됐지만, 한국 시장에서는 ‘중국 브랜드’라는 프레임을 넘어서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아토 3의 첫 6개월은 성공이라 부르기 어렵다. 그러나 ‘실패’로 단정짓기에도 이르다. 브랜드 인지도와 소비자 신뢰라는 기초 체력이 다져진다면, 비야디는 향후 한국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잠재력을 갖고 있다. 아토 3는 그 가능성을 시험대 위에 올린 첫 번째 모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