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말하는 인서울 끝자락의 대학 라인 국숭세단. 그 라인 중에서도 하위권을 담당하는 세종대. 그 중에서도 특히 공대계열이 아닌 이과생, 그리고 문대생들에게 묻는다. 너희들은 스스로가 뭐라도 될 수 있고 된다고 생각하나?

고등학교때 일반고에서 내신 어느 정도 잘 나와서 들어온 놈이 태반일텐데 너희들 스스로도 이 정도 대학 나와서 너희가 이기지 못했던 전교권 친구들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을거 아니야. 건동홍 나와서도 9급 공무원 떨어지는 세상에 너희가 할 수 있는 것이 뭐 얼마나 대단한 것이라고 믿길래 쓸데없는 부심을 가지고 20대 초반을 자기위로 속에서 열심히 하는 척하며 살아가는 건지 정말 궁금하다.

아니, 정말 열심히 하고 있는 친구들도 있겠지. 사실 어떤 집단에서든 가장 열심히 하고 뛰어난 능력까지 있는 사람들은 그 집단이 지옥이든 천국이든 지잡대든 서울대든 중소기업이든 대기업이든 잘될 수 밖에 없다. 확률적으로

그런데 너희 대부분은 어떤가? 탑클래스 반열에는 오르지 못하고 중상위권에 전전하며 가끔씩은 상위권에 한번씩은 발을 들여주는 수준의 고등학교 성적으로부터 비롯되어 지금 이 대학까지 온 거 아니야? 뭐 여기까진 좋아. 이곳도 충분히 좋은 학교이니까. 그런데 말이야, 너희들은 또 고등학교때같은 실수를 하고 있어. 근데 문제는 너희같은 친구들이 모인 이 집단에선 그때와 똑같은 노력과 행동으로는 너희들 밑을 깔아주던 '공부 못하던 친구'가 될 수 밖에 없는거야. 모두가 탑클래스가 될 순 없겠지만 누구나 탑클래스가 되고 싶잖아. 근데 너희들은 그에 상응하는 노력을 하지 않잖아.

이미 너희 대부분의 최종학력은 정해졌어. 그렇다면 이 학교에서 너희가 할 수 있는 최대의 노력을 해야하는데 그걸 하지 않아. 하지만 대부분은 본인이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뭐라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 너희 선배가 말하는 후회와 절망은 애써 모른 체 하면서 말이야.

이제는 현실을 좀 봐라. 너희가 무시하는 실업계고등학교 출신 친구들이나 좋은 직장은 아니더라도 열심히 노력하며 경험을 쌓는 친구들과 너희의 격차는 졸업할 때 쯤 되면 아득히 멀어져 있을테니.

지금이라도 이 자기위로로 가득 채워진 환상에서 탈출해서 새로운 길을 모색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