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디어뉴스] 김혜인 기자 = 최근 개봉을 앞둔 두 편의 영화, 와 는 장르도, 서사도 전혀 다르다. 그러나 두 작품은 공통적으로 '진실을 추적하는 인간의 모습'을 중심에 놓으며 오늘의 세태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서로 연결된다.
는 시각장애인이자 도장 장인 '임영규'와 그의 아들 '임동환'이 주인공이다. 아무것도 볼 수 없지만 누구보다 섬세한 감각으로 도장을 새겨온 아버지, 그리고 그런 아버지를 곁에서 지켜온 아들이 40년 전 실종된 어머니의 흔적을 쫓는다. 청계천 의류 공장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들의 기억, 그리고 드러나는 백골 사체는 단순한 가족사의 비극을 넘어 한국 사회에서 노동, 여성, 실종과 망각이 어떤 방식으로 축적돼왔는지를 환기시킨다. 영화는 '얼굴조차 몰랐던 어머니'를 찾는 과정에서 결국 사회가 외면했던 수많은 얼굴들을 관객 앞에 불러낸다.
반면 는 훨씬 팽팽한 스릴러의 외피를 입고 있다. 특종에 목마른 기자 백선주 앞에 나타난 정신과 의사 이영훈은 자신이 연쇄살인범이라 주장하며 인터뷰를 요구한다. '이 인터뷰를 멈추면 또 한 명이 죽는다'는 협박성 제안은 언론과 범죄, 그리고 대중의 호기심이 얽힌 위험한 삼각 구도를 만들어낸다. 영화는 인터뷰라는 제한된 공간 속에서 언론의 윤리, 보도의 욕망, 범죄의 스펙터클 소비를 날카롭게 비판한다.
흥미로운 점은 두 영화가 모두 '보이지 않는 것'을 다룬다는 사실이다. 에서는 40년 전 사라진 어머니의 얼굴이, 에서는 범죄자의 실체와 언론의 본질이 그렇다.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드러내려는 인간의 욕망이 두 작품을 관통한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두 영화가 제기하는 동시대적 질문과 마주한다. 가족과 사회가 외면해온 진실은 어떻게 드러나는가? 언론은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진실을 좇는가? 단순한 오락을 넘어선 이 질문은 관객에게 불편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성찰을 요구한다.
와 . 서로 다른 색깔을 가진 두 작품은 지금 한국 사회가 마주한 진실과 기억, 윤리와 욕망이라는 공통의 화두를 극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두 영화를 함께 바라볼 때 우리는 스크린을 넘어 우리 시대의 자화상과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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