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1루수 도약이 눈앞이었다. 개막 직전 예기치 못한 부상을 만났다. 약 한 달 반 동안 재활하며 자신과의 싸움에 돌입했다. 프로야구 키움 김웅빈(26)이 당시를 회상하며 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김웅빈은 “좋은 생각만 하려 했다. 스스로 괜찮다고 다독였다”고 전했다.

키움은 지난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핵심 선수를 잃었다. 집토끼 박병호가 KT로 이적했다. 1루 공백을 김웅빈에게 맡기려 했다. 3월 29일, 오른쪽 손목 유구골 피로 골절 소식이 들려왔다. 4월 2일, 김웅빈 없이 개막을 맞았다.

김웅빈은 “‘왜 하필 이 시기에 내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라는 생각이 컸다. 아내가 운동선수 출신이라 멘탈을 잡아줬다”며 “재활하고 나면 안 아플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다시 다 잘 될 거라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그는 “스스로 위로를 많이 해줬다. 그냥 한 번 쉬어가라는 의미라 여기고 넘겼다”며 “급하게 하지 말고 잘 준비해서 복귀해 보여주면 된다고 다짐했다”고 덧붙였다.

다행히 회복 속도가 빨랐다. 김웅빈은 “수술이 잘 됐다. 일반 사람들에게는 필요 없는 뼈 중 하나인데 골프선수나 야구선수들이 주로 다친다고 한다”며 “재활할 때 트레이너님이 손목 스트레칭을 많이 해주시고 잘 관리해주셨다. 원래 튼튼한 편이라 부상이 생겨도 빨리 복귀하는 편이다”고 웃었다.

지난 18일 1군의 부름을 받았다. 당일 NC전에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를 쳤다. 19일 NC전서도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21일 한화전서는 4타수 3안타 3득점으로 맹활약했다. 25일까지 총 6경기서 타율 0.278(18타수 5안타)를 기록했다.

김웅빈은 “비시즌에 정말 열심히 했는데 시범경기 중반까지 감이 너무 안 좋았다. 후반쯤 페이스가 올라왔다. 그때 했던 운동들을 계속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는 경기에 나가는 것만으로도 감사함을 느낀다. 즐겁게 야구하려 한다”며 “그라운드 위에서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집중하겠다. 그 외 거창한 개인 목표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