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05년 코찔찔이 때부터 이 팀의 V5를 다 봤던 그냥 인천 야구를 좋아하는 팬이야.

솔직히 말해서, 올해 가을야구는 기대도 안 했어.
시즌 초에 야구전문가들이 예상하는 가을야구 팀 중에 우리가 없다는게 좀 슬프기도 했지만, 나도 납득이 될 정도였는데...

그런데 이번 시즌은 사실 어린 애들 크는게 눈으로 보이는 해였어서 조병현, 이로운, 조형우, 애들이 하나씩 성장하는 거 보는 게 제일 재밌었거든.

그래서 이번 포스트시즌 탈락했을 때, 화난다기보단 그냥 허무했어.
이렇게 또 한 시즌이 너무 허무하게 끝이나서 그렇기도 하고, 시즌이 끝나서 헛헛하고, 근데 또 한편으로는 이미 ‘올해는 힘들겠다’ 생각하고 있었다보니 그냥 괜찮더라ㅋㅋㅋㅋ

다들 알다시피 시즌 초엔 추신수 관련해서 시끄럽고 팀 분위기도 흔들렸고, 나도 최정의 팬으로써 캠프 이원화는 진짜 좀 아쉬웠지.
그래도 최정이 다쳐도 20홈런 치는 거 보고 ‘와, 클래스는 진짜 다르다’ 싶었어.

근데 탈락하고 나니까 최정한테 너무 많은 욕들을 하고, 너무 화내는 팬들 많아서, 그게 또 괜히 슬프더라.

솔직히 김광현 최정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팀 팬으로써 자부심 있지 않아? 나만 그런가?

우리 팀이 진짜 암흑기라고 할 정도로 망했던 적도 없고, 매번 어떻게든 가을야구 가는 거 보면 그냥 자랑스러워.
그래서 나는 아직도 ‘이 팀 팬이라 다행이다’ 싶어.

이제는 예전처럼 매 경기마다 목숨 걸고 보진 않지만,그래도 SK-SSG 05년부터 20년째 야구 보고 있는 팬으로써,
이번 시즌은 진짜 재밌었고, 선수들 다 고생 많았다고 말해주고 싶어.

내년엔 더 좋은 모습 보여줄 거라 믿고, 우리 그냥 끝까지 응원하자.
욕보다는 응원으로 마무리하자.

올해 다들 응원하느라 고생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