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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달미는 정말 '갑자기' 편지를 잊어버린 걸까?

ㅇㅇ(60.242) 2020.12.03 00:31:29
조회 1953 추천 46 댓글 40


남주 캐릭터 못지않게 '편지 서사는 왜 순식간에 볼드모트가 되었나' 역시 논란이 되는거 같은데

나 나름대로는 달미에게 있어서 '편지'의 중요도랄까, 서사가 찬찬히 줄어드는 걸 느끼면서 봤어서

갤에서 편지 서사 논란을 볼때마다 안타까웠는데.


마침 이번 리뷰쓰는 회차에 그 부분이 나오길래 같이 써봤어.

혹시 편지 관련 부분만 읽고 싶은 모래알들은 제일 마지막 부분이니 참고해줘!

그럼 리뷰ㄱ







.

샌드박스 입주 첫 날은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았어.

한지평을 멘토로 선택한 달미, 그리고 삼산텍의 지분 문제가 불화의 불씨가 됐지.


이 지분 문제는 사실 도산보다는 달미의 성장 에피소드야.

모두에게 흡족한 결정을 내리고 싶은 이상을 좇는 새내기 대표가, 반대를 무릅쓰고 결단을 내리는 책임을 갖는 대표로 성장하게 되는 에피.

달미의 성장 에피인데도 도산의 서사에 이 이야기를 쓰게 된 건, 이 사건으로 중요한 것이 상기되기 때문이야.



도산이 미처 냉장고에 넣지 못한 우유처럼 부풀어가고 있는 거짓말. 지금 해결하지 않으면 곧 터져버려, 누군가를 울게 만들 거짓말.


‘서대표, 언젠가 스스로 버그가 되어버리지 않겠냐.’


도산은 이 버그를 어서 해결해야겠다고 다짐해. 그리고 버그 없는 새로운 네트워크를 짜면 돼. 그러면 분명 좋은 결과값이 나올 거야.





.

달미에게 사실대로 말하려고 다짐한 도산을 향해 달미는 이렇게 말해.


‘도산아, 내 지분은 너야. 완벽한 내 편. 우리는 한 팀이어야 해.’


사실을 밝힌 뒤에도 우린 여전히 한 팀일 수 있을까. 나는 완벽히 달미의 편인데, 내가 편지 속 도산이 아니어도 달미는 온전히 내 편일까.

달미의 웃음이 좋은 만큼, 달미의 눈물이 아파진 도산은 떨리고, 불안해.


‘가짜 남도산’의 이야기가 ‘진실’인 공간. 달미의 집. 그 문턱을 넘지 못하고 늘 회피해 왔던 ‘진짜 도산이’가 용기내 달미네 집 문을 열었어.

이제, ‘편지 속 남도산’만이 존재하던 공간에 ‘진짜 남도산’이 조금씩 채워질 수 있을까?





.

’이 약은 실명을 막는 건 아니고, 늦춰주는 약이에요.’


굳은 다짐을 안고 들어선 달미네 집에서, 도산이는 또다른 비밀을 마주하게 됐어.


'거짓말 같은 사실'과 '사실인 줄 알았던 거짓'을 달미가 모두 감당할 수 있을까? 달미가 우는 건 싫은데.


수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지나는 도산을 향해 달미 할머니가 달미 몰래 검지손가락을 입에 대고 ‘쉿’ 말을 막아서.

결국 도산의 거짓말은 하루 더 창문가에 방치되고, 조금씩 더 부풀어오르고 있어.





.

달미의 웃음을 더 보고픈 마음에, 조금이라도 더 오래 이를 비밀로 하고 싶다고 하시는 할머니의 모습에서 도산은 스스로를 보았을까?


“나중에 알게되면 울겠지. 왜 말 안했냐고 원망하며 울겠지. 그리고 너처럼 날 딱하게 보겠지. 난 그 딱한 눈이 싫다.

그 눈을 보면은 진짜 내가 큰일 난 것 같아. 당장 세상 모든 빛이 몽땅 사라지고 일상이 송두리째 박살날 것 같고 그래.

그런다고 내 눈이 좋아질 리도 없는데 말이지.”



나중에 알게되면 울겠지. 왜 거짓말했냐고 원망하며 울겠지. 그리고 날 어떤 눈으로 바라볼까? 그 눈을 상상하면 벌써부터 일상이 송두리째 박살날 것만 같아.

그런다고 내가 편지 속 남도산이 되는 건 아닌데 말이지.





.

자신을 만나고 달미가 웃는 일이 더 잦아졌다는 할머니의 말에 도산은 자신의 거짓도, 할머니의 비밀도 조금만 더 품기로 해.

 

그리고 점차 빛과 멀어져 가는 할머니에게 자신이 직접 뜬 빛의 삼원색 RGB 수세미를 선물한 도산이는

그날 밤 할머니를 위해, 또 달미를 위해 개발자로서 해 줄 수 있는 무언가를 고민하기 시작했지.


바로 눈길 서비스.




여기에서 도산의 또다른 성장이 나타나.

샌드박스 입주 이전에는 뛰어난 기술력을 가졌지만 그걸 이용한 사업 모델은 구상하지 못했던 도산이 처음으로 아이템을 기획하게 됐기 때문이야.

이 에피에서 볼 때 도산은 ‘결핍’이나 ‘부족’에서 오는 ‘필요’에 의해 성장을 하는 걸로 보이기때문에,

한지평에 대해 느끼는 열등감은 도산을 어떻게 성장하게 만들지 궁금해지기도 하고.





.

눈길 서비스를 개발하기 전 자금을 모으기 위해 다른 수익성 프로젝트를 먼저 따오자는 달미의 제안이 있었고, 도산 역시 동의했지.

도산은 이제 '완벽한 달미의 편'이니까.



다만 상대 기업이 달미 언니의 새아버지 소유인 모닝그룹이었기에, 도산은 달미가 걱정돼.


아니나 다를까 개발자 미팅에서 터무니 없는 조건으로 개발자가 아닌 알바 수준의 일거리를 제안받아.

이때까지만 해도 개발자로서 더 자존심 상했을 도산이를 달미가 손을 잡고 진정시키고 있었어.


하지만 미팅 후 회장실에 찾아간 도산과 달미.

그리고 달미의 가족사를 들먹이며 달미에게 상처주는 원회장에 화가 난 도산에, 눈물 맺힌 달미의 표정이 보여.


‘우리 할머니가 좋은 인맥 하나가 1억 버는 거랬어. 좋은 인맥 하나 만들어 봐야지. 그러니까 괜찮아. 나 참는 거 잘 해.’


그렇게 말했던 달미의 눈에 눈물이 가득해. 온 힘을 다해 참고 있을 달미의 마음이 도산은 너무 아파.


달미가 우는 건 싫고, 달미를 울게하는 건 참을 수 없어.

도산이가 결국 발톱을 드러냈어.





.

또래보다 6년이나 앞서 대학에 입학했지만, 늘 다른 사람의 부족함을 부각시키는 데 자신이 그 비교 대상이 되는 불편함을 견디기 힘들었던 도산이 대학을 그만뒀을 때.

또래와 같은 학년으로 돌아가는 것 뿐인데도 도산의 아버지는 불같이 화를 내셨어. 당신의 아들은 '천재'여야 했기 때문일까.


이 단편적인 일화에서 보더라도, 어떤 일을 하게 된 동기나 이유보다는 눈에 보이는 성과, 이력 한 줄을 적을 수 있는 실적이

그동안 도산이가, 혹은 도산이의 삶이 평가받는 기준이었던 것처럼 보여.


그런 도산이었기에 원회장에게 한 행동의 동기가 ‘달미를 위해서’였다고는 하지만,

결과적으로 삼산텍의 실적이 될 수 있는 ‘사업 프로젝트’를 엎어버렸으니 달미가 실망하진 않았을까 화를 내진 않을까 어쩔 줄 몰랐을 거야.

그리고 뒤따라 옥상에 올라온 달미에게 자신이 더 값어치 있는 더 좋은 인맥이 되어주겠다고 약속해. 


그런데 달미는 도산의 예상과는 달라. 원망도 않고, 실망도 않고, 그 전보다 더 반짝이는 다이아몬드 같은 눈을 하고 도산을 바라봐.


도산은 이런 달미가 좋아.




* 키스신이 있는 만큼 달미의 입장에서도 같이 생각해봤어.


회사에서 맞는 아버지를 보게 된 어린 달미와 인재에게 엄마는 말해.


‘맞으면서라도 돈 벌어와야지. 그게 가장이지.’


그 말이 화근이 되어 이혼하는 부모님을 본 소녀 달미의 마음 속에 하나의 키워드가 자리잡게 돼. ‘완벽한 내 편’

무엇보다 자신을 가장 먼저, 가장 잘, 가장 온전히 이해해 주는 완벽한 내 편.


프로젝트 미팅날, 팀원 모두 동의한 사업을 보류하면서까지 수익성 프로젝트를 따내자고 팀원들을 설득했던 달미였기에 자신의 개인사로 이를 망치고 싶지 않았을거야.

달미는 이제 선택하고 결단을 내리는 대표이고, 또 자신의 결정에 끝까지 책임을 다해야 하는 대표니까. 


도산은 모닝그룹과 달미 사이의 불편한 관계를 알고있기에 이를 감수하면서까지 프로젝트를 따내려 하는 달미를 위해 참고 있었을 거고.


그런데 개발자를 알바취급하던 미팅에서도 군말 않고 참아줬던 도산이

원회장의 실언에 달미 대신 화를 내 주었을 때, 달미는 아마 그 ‘완벽한 내 편’을 찾은 기분이 들지 않았을까.

어떤 일이 있어도 자신을 우선으로 둘 사람.


맞으면서라도 돈 벌어와야지. 그게 가장이지.

‘이렇게 너 아픈 거 참으면서 돈 벌자고 못하겠어. 달미야, 이 프로젝트 못하게 돼도 넌 우리 삼산텍 대표야.’


달미는 이런 도산이 좋아.







.

도산은 자신의 손에 약을 발라주는 달미를 바라보며 물어.


‘달미야 넌 내가 왜 좋아?’

‘이 손 때문에 좋아.’


처음 이 질문을 했던 날과는 달라졌어. 이제 과거의 첫사랑이나, 자신을 위로했던 편지를 이유로 말하지 않았으니까. 이제 '도산이의 손'이 첫 이유가 된 거야.

나는 여기서 작가가, 달미에게 있어 ‘편지’ 의 의미나 중요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고 봤어.


달미에게 편지는 소중하고 애틋한 추억이지만, 편지 속 도산에 갇혀 늘 사람을 만나지 못하던 달미의 마음이 이제 편지지 밖으로 나온 거야.

이젠 편지 속 도산과 분리된 눈 앞의 도산, 가끔은 낯설기까지 한 ‘현재 도산’을 완전히 좋아하게 되고 바라보게 되었다는 달미의 신호 아니었을까?


이는 달미의 답변을 듣고 난 다음날, 도산의 반응으로도 구분이 돼.

첫 번째 도산이 이 질문을 했던 날, 달미가 네 번째 만에 ‘손’이 좋다고 답했었지.

그 다음날 도산은 삼산텍 사무실에서 뜨개질을 하고 있다가 두산이들이 걱정하며 이유를 묻자 달미가 고작 ‘자신의 손’이 좋다고 했다며 시무룩하게 답했어.


하지만 이번엔 달라. 철산의 무릎을 베고 누워 자신의 손을 보며 내내 싱글벙글 웃으면서 누워 있는 모습이야.


눈치 없는 도산에게도 느껴진 게 아닐까, ‘달미가 이제 진짜 나를 좋아해 준다.’


도산은 이렇게 더 굳건히 달미의 편이 되고, 달미는 점점 현재의 도산에 집중하게 된 거야.






리뷰 끝.




개인적으로 막화 끝나기 전에 남주캐 서사 끝내고 다른캐 서사 쓰는게 목표였는데,

역부족인 것 같아 슬프다 흑흑


재밌게 읽어주면 좋겠어!


그럼 난 또 나머지 정주행하면서 곧 리뷰로 찾아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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