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부족한 표현력

'화가 난 인물' 을 어떻게 묘사하면 좋을까

가장 간단한 방법은
물건을 부셔 버린다.
종이를 조용히 주먹쥐며 꾸긴다.
자해를 한다.

등등이 있겠지.

그런데 망하는 영화들의 특징은 이런 표현력이 턱없이 부족함.
한 마디로 연출과 시나리오가 문제
특히 혼잣말로 감정이나 상황을 표현하는 경우가 정말 많음. 마치 연극처럼.
아무리 한국인이 혼잣말의 민족이라지만 영화에서까지
'이런 젠장 xx놈' '나보고 오또카란 마리얌><'
와 같은 혼잣말은 몰입을 깨고 영화를 오그라들게 만드는 결정적 요인.
영화는 액션이고 행동이다. 혼잣말로 중얼거리는건 발성이 중요한 연극에서 필요한 일.

제발 좆같은 혼잣말 좀 영화에 쳐 넣지 말아주세요


2. 악당은 모두 싸이코패스

다크나이트를 너무 열정적으로 보신 우리 영화인들은
악당들을 모두 조커처럼 극악무도한 싸이코패스로 만들고 싶어하나봄.

사실 아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님.
극을 긴장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악당이나 적대자의 힘을 강화시키는 거니까.

그런데 여기서 '적대자'라 함은, 어디까지나 주인공의 견해에 반하는 인물이지 절대로 '악' 이 아님.
세상만사 모든 일에 절대악이 어디있겠음.
심지어 이 악당들은 자신이 악한 입장이라는 것 조차 알고 있음.
자기가 스스로 악당인걸 깨닫고 살아가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마피아들 조차 자기 스스로는 '내가 옳아, 법을 좀 어기긴 하지만 내가 하는 일들은 위선적이지 않고 적당하기 때문에 난 옳은 사람이야.' 라고 합리화함.

그 유명한 짤. 도둑들은 물건을 꽁짜로 훔치면 되는데 왜 돈주고 사느냐 라던 짤이 아주 대표적이지.


망한 영화들의 악당은 너무나 싸이코패스적임.
얘내 목적은 세상을 파괴시키고 누군가를 죽여버리고 혼돈이 그냥 목적임.

그런건 히어로 물에서나 통하는거지.
현대의 드라마에서 도대체 저런 악당을 왜 등장시키는지
심지어 정치물 경제물 영화에서조차 이런 악당들 밖에 없음.
아니 그런 영화들의 핵심은 욕망과 타락같은 인간의 본성아닌가??
아무리 사회가 프레임전쟁하며 니편내편 진영논리 갈라치기를 잘 한다지만
영화에서까지 여기 낚여서내편 아닌 놈은 모두 싸이코패스야 하는 것은
인간을 이해하지 못하고 사회를 이해하지 못한 철 없는 영화에 불과함.


3. 정석적이고 개성없는 촬영, 편집


망한 영화들은 하나같이 촬영과 편집 스타일이 비슷함
좋게 말해서 정석적이라는 거지
나쁘게 말하면 좆같이 드라마처럼 지랄맞은 카메라워킹에 지루한 음악깔고 주입식 편집하지 말라는 거임.

드라마는 어디까지나 시간적 제약과 다른 요건이 크기 때문에 어느정도 이해하는 거지.
비싼 내 돈 주고 영화보러 왔는데 tv에서 보던거랑 또이또이한 이미지가 있으면 화가 나겠어요? 안 나겠어요? 예?

이건 한국 영화만의 문제가 아니긴 하지만,
도대체 왜 좆같이 아무런 의미없이
인물이야기하는데 카메라 움직이고 설정숏에서 카메라 움직이고 이러는 건데
달리 쓰면 뭔가 있어보이는건 나도 알고 너도 알고 우리 모두 아는데
그래서 자기 연출력 딸린게 달리 하나 쓴다고 커버될거라 생각하나 봄.

카메라 움직일 때, 안 움직일 때 구분 좀 하자 제발.


음악은 또 어디서 항상 그렇게 수학의정석 같은 음악만 구해오는지.
긴장감, 코믹, 로맨스 등등 상황에 맞는 음악이 다 똑같아 그냥
그럴거면 왜 음악감독 돈주고 고용하냐.
유튜브에 프리 음악 좋은거 많은데 똑같더만


편집은 또 얼마나 생각없이 하는지
a의 감정이 중요하고 a가 대사하고 있는데
느닷없이 b의 연극처럼 과잉된 표정을 클로즈업해서 보여줌.
하나같이 하는 말들은 '감정이 중요했다'
도대체 그 감정이 어떻게 느껴지고 누가 유발하고 어디서 와닿아야 되는지를 제대로 설명하는 사람은 없음.
촬영은 쓸데없이 a캠 b캠 c캠 많이하다보니 푸티지만 많아져서 편집의 리듬은 하나같이 일정하거나 괴랄해서 호흡없이 축 늘어지거나 깨는게 많음.




요즘 영화들 갈수록 드라마만도 못한 것들이 넘쳐나고
내가 유튜브 보러 온건가 극장에 온건가 싶은 것들도 있을 정도.

제목에 한국영화 문제점이라고 했지만
사실 한국 영화만의 문제는 아니고 망하는 상업영화들의 공통점이긴 함.
하지만 작년에 나타난 한국영화들의 대 폭망 사태를 보고 엄청난 실망감을 가질 수 밖에 없어서 분노하고 아쉬움이 유독 커 가지고.

물론 영화인들 피똥싸게 노력하는건 알지만
그래도 제발 영화 잘 만들었음 좋겠다.
망한 영화가 넘쳐나면 점점 관객은 극장을 떠나고
영화산업은 죽어간다는 것을 알아줬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