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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러시안 티 룸에서 먹은 비프 스트로가노프

Nitr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8.20 17:00:01
조회 3065 추천 32 댓글 10



어떤 한 장소에서 오랫동안 명맥을 이어 온 레스토랑이라면 그 세월 자체만으로도 강력한 무기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대도시 뉴욕에서 90년 넘게 영업을 하고 있으면서 여러 유명인사들의 단골 가게였던 러시안 티 룸도 그 예라고 할 수 있지요.


브로드웨이에 가깝게 위치한 덕에 연예인들은 물론이고 언론계의 거물들이나 정치가들이 모이는 장소로도 명망높은 곳입니다.


뉴욕 타임즈에서 "차를 마시거나 식사를 하다 보면 유명인을 구경할 수 있는 장소"로 모티머스, 일레인스와 함께 이 러시안 티 룸을 꼽기도 했을 정도니까요.


고층 빌딩 사이에 끼어 있는 낡은 건물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밝게 빛나는 춤추는 곰의 조각이 눈에 띕니다.



레스토랑 내부의 모습은 굉장히 고급스러우면서도 화려합니다. 


붉은 가죽과 금색의 조합이 만들어 내는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마치 제정 러시아 시대에서 가져온 건가 싶기도 할 정도네요.


여기에 더해 벽에 걸려있는 그림들과 사모바르(러시아식 찻주전자)가 한층 더 운치를 더합니다.


게다가 금색 천장은 실제로 24k 골드를 발라서 만들었다고 하지요.



기본 셋팅. 식전빵과 버터는 뭐 그냥 평범합니다.


이 정도 역사와 전통이 살아있는 레스토랑이면 식기도 그에 맞춰 러시안 티 룸 로고가 박힌 전용 접시를 사용할법 한데,


의외로 평범한 접시라서 좀 실망이 되기도 했네요.



첫 번째 코스는 러시안 티 룸의 시그니처 메뉴 중의 하나인 보르시(Borscht). 


고기 육수에 각종 채소를 넣어 만드는 러시아식 수프와 찌개 중간 쯤 되는 음식입니다.


붉은 색은 비트 피클을 주 재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나오는 색깔. 


그래서 토마토 수프 생각하고 먹다 보면 훨씬 더 부드럽고 산뜻한 맛에 놀라게 됩니다.


워낙 러시아 대표 음식 중 하나로 취급될 만큼 유명한데다 집집마다 레시피도 달라서 맛이 천차만별인데, 그걸 감안하더라도 굉장히 맛있는 보르시였네요. 


하지만 맛있다고 느낀 건 여기까지.



비프 스트로가노프.


러시아 귀족 스트로가노프 백작의 요리사가 처음으로 만들었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지요.


샌드위치도 그렇고 스트로가노프도 그렇고 왜 요리사 이름이 아니라 고용주 이름이 붙는지는 의문이네요.


듣기에는 그럴 듯 해 보이는데 알고 보면 크림 소스에 소고기와 양파를 요리한 거라고 보면 됩니다.


여기선 트러플 크림 소스를 사용하고 파스타를 곁들여 냈습니다. 


맛이 없는 건 아닌데, 보르시에 비교하면 그냥저냥 무난한 수준의 비프 스트로가노프입니다.


어지간한 러시아 레스토랑 가도 다 이 정도는 하지 않을까 싶은 느낌이네요. 



또 다른 시그니처 메뉴, 차르의 골드 파르페 (Czar's gold parfait).


레스토랑 위크 메뉴에는 포함이 안 된 요리라서 일부러 추가금 내 가면서 주문했는데!


완전 대 실망.


식용 금가루는 여기저기서 워낙 많이들 사용하는 까닭에 80년대라면 모를까 지금은 그닥 화려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아몬드와 초콜렛 소스의 맛도 평범하고.


하지만 무엇보다도 용서가 안 되는건 누가(Nougat) 크림. 맛이 있다 없다를 떠나서 무슨 극저온 실험실 냉동고에 넣어놓기라도 한 것인지 돌덩이처럼 딱딱합니다. 스푼으로 떠 먹기는 커녕 포크와 나이프로 썰어 먹지도 못 할 정도.


몇 번 시도하다가 식기가 미끄러지는 바람에 '이러다 접시 깨먹겠다'는 생각이 들어 어지간히 녹을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렸네요.


예전에 오레올(https://blog.naver.com/40075km/221577339206)에서는 녹은 아이스크림 때문에 분노했는데


여기서는 정 반대로 너무 꽝꽝 언 아이스크림 때문에 어이가 없어집니다. 


물론 시대가 바뀌면서 어떤 요리는 요즘 사람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프랑스 궁정 요리를 그대로 재현해서 만들면 요즘 사람들 입맛에는 향신료를 퍼부은, 너무 강한 맛의 요리 투성이가 될 거라고도 하지요.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손님이 손도 대지 못할 정도로 딱딱하게 굳은 디저트를 내놓는다는 것은 고금을 막론하고 요리사가 가져야 할 기본적인 자세부터가 안 되었다는 뜻입니다.


중간에 가게 주인이 바뀌면서 평가가 거의 수직으로 추락했다는 말을 듣긴 했는데, 소문을 직접 확인하는 순간이었네요.


이제는 식당이 아니라 관광 명소라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가게 분위기는 좋으니 가끔 애프터눈 티나 마시면 괜찮을 것 같네요.



출처: 기타음식 갤러리 [원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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