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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대충대] 어느 좋은 날

촬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9.08 17:00:03
조회 1010 추천 9 댓글 5



* 사진 정보

어딘지는 잘 모르는데 아무튼 강화도임 대충 광성보 가는 길로 추정

눈치 빠른 사람은 구도 보고 알겠지만 차량 조수석에서 안전하게 촬영되었습니다 (안전벨트도함)

Lemix AM-5, Chinon 50mm f/1.7, Ektar 100, 판교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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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단 사실 기반이긴 한데 필요에 따라 어느 정도는 픽션일 수도 있습니다.




다른 가정에 비해 비교적 유복하게 자란 Y양은 카메라라는 물건의 존재가 매우 익숙했다. 그녀의 아버지와 남동생은 항상 자신의 사람들 혹은 뭔지도 모를 것을 바라보며 셔터를 눌러댔고, Y양은 자연스럽게 어렸을 적의 모습부터 점점 커나가는 자신과 가족의 모습을 사진 속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사진으로 붙잡아 놓지 않았더라면 잊혀져버릴지 모를 그 순간들이 영원히 박제되어 언제든지 돌아갈 수 있는 추억으로 바뀌는 것을 보면서, Y양은 사진은 정말 매력적인 일이구나 라고 느끼며 자라왔다.


Y양은 키가 크고 광대가 큰 남자를 만났고, 평생에 다시 없을 것처럼 뜨겁게 사랑했다. 그리고 둘의 사랑은 마침내 결실을 맺어 결혼을 하고, 이듬해에 둘을 쏙 닮은 또 하나의 생명을 만들게 되었다. 서로 사랑하기만 한다면 아무 것도 필요없을 것 같았던 삶이 가족이라는 현실로 바뀌었으며, 현실은 정말 많이 냉혹했다. 순간을 영원한 추억으로 남겨 주던 많았던 사진들이 점점 사라지기 시작하고, 둘째 아들이 커가기 시작할 때쯤에는 사진을 찍어 남긴다는 행위 자체가 현실이라는 눈보라에 휩쓸려 영원히 묻혀버린 것만 같았다.


그래도 Y양은 점점 커가는 두 아들을 바라보며 흐뭇해했다. 자신의 삶은 매우 힘들었음에도, 두 아들이 엄청난 슈퍼스타의 삶까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바르고 건강하게 자라며 하나의 독립된 인간이 되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Y양은 본인의 고생이 헛되지만은 않았을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점점 거칠어지는 현실 속에 결국 Y양은 순간을 담을 순간조차 가질 수 없었지만, 두 아들에 대한 흐뭇한 마음에 그런 건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Y양은 갑자기 아들이 회사를 다니며 모은 돈으로 갑자기 카메라를 산다는 말을 들었다. 아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사고 싶어했는지는 알지 못했지만, 딱히 뭔가에 대한 욕심이 없어보였던 아들이 그 정도의 돈을 쓰기로 마음 먹었다는 건 꽤나 오래 고민하고 생각해왔다는 것일 것이다. 미처 알아봐주지 못한 마음에 Y양은 미안했고, 그 미안함은 '너의 돈인데 마음대로 써도 괜찮지'라는 문장 뒤에 숨겨 둘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Y양의 아들은 카메라를 구매했고, 카메라를 구매한 아들의 모습은 방구석에서 잘 나가지 않던 평소의 모습에서 신나서 카메라를 들고 어딘가를 다녀오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그런 아들의 모습에서, Y양은 잊고 있었던 자신의 아버지와 남동생의 모습을 보았다. 순간을 절대 놓치지 않을 것처럼 열심히 사진을 찍던 그 모습 말이다.




Y양은 자신의 아들에게 은근슬쩍 카메라를 다니고 다닐 것을 이야기해 보았다. 사진 찍는 게 진짜로 즐거웠던 아들은 수족처럼 카메라를 들고 다녔으며, 담기는 피사체에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어머니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렇게 긴긴 세월 동안 현실에 꺾여 순간을 그냥 흘려보낼수밖에 없었던 Y양은 다시금 자신과 가족들의 순간을 붙잡아 사진으로 만들 수 있었다. 비록 순간이 붙잡혀 들어온 공간은 앨범 속 인화지에서 액정 속 발광소자로 바뀌었지만, 그 안에 들어있는 것이 Y양 자신의 순간이라는 것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미디어의 발달로 어디에서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는 이제는 아주 쉽게 얻을 수 있게 되었고, 늦게나마 차를 산 Y양은 아들을 이곳저곳에 불러 찍고 싶은 사진을 마음껏 찍게 해 주었고, 그와 동시에 자신의 순간도 남겨주기를 원했다. 아들 또한 어머니의 순간을 남기고 싶었던지 거리낌 없이 열심히 사진을 찍어 주었고, 그렇게 촬영된 멋진 Y양의 사진은 메신저와 SNS로 Y양을 만난 모든 사람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었으며 그와 동시에 언제든 떠올릴 수 있는 추억이었다. 정말 좋아 보였는지 Y양의 여동생도 같이 순간을 남기길 원했고, 꼭 가보고 싶었던 강화도로 Y양의 아들을 불러 어느 좋은 날 같이 멋진 순간을 남겼다. 라디오에서 들었던 드문드문 행복하자는 말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Y양에게 사진은 어렸을 적에도, 그리고 지금도 정말 매력적인 일이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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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 필요없음 접음


* 글은 길수록 유리하대서 억지로 막 물에 미역 불리듯 써봤다


* 아래 사진은 이벤트와 무관한데 글 쓰다 보니 생각나서 올려봄. 디지털로 촬영되어서 이벤트와 무관함




출처: 필름카메라 갤러리 [원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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