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초개념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역사툰] 어리고 이쁜 소녀를 내쫓은 심노숭 이야기.jpg

역사만화가(223.62) 2019.09.11 17:00:02
조회 4189 추천 87 댓글 47




















심노숭(沈魯崇, 1762~1837)은 정조 임금 시대에 활약한 문인 선비이다. 그는 유별나게도 심한 정욕를 가진 남자였다. 15살부터 기생집을 찾아다녔고 기생을 만나기 위해 개구멍도 마다하지 않았다고 한다. 육체적 정욕을 주체할 수 없었다며 자기 고백할 정도였다.


이렇게 자기 약점을 노출하는 언사는 자제하기 마련이지만, 심노숭은 굳이 밝히지 않아도 될 자신의 치부까지 모두 문집에 실어놓았다.





18세기 후반 조선은 쓰러질듯 애잔한 명말 청초 문학의 전성기였고 사대부 문인들 사이에 패관 소품이 유행했다. 심노숭 역시 이런 문학적 분위기 속에서 자기감정을 숨기지 않고 뿜어내던 문사였다.


그의 소품은 신변잡사를 기록하고 조선의 풍속을 묘사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풍부하게 드러내는 것이 특징이다.

그는 인간의 다양한 감정의 표출을 제약하였던 성리학적 문학관에서 탈피하여 인간 개체의 다종다양하며 진실된 욕구와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출하는 것을 문학의 본령으로 삼았다.
다소 속될지라도 진실성과 활기가 문학의 근본이라고 여겼다.


또한 시대적 금기인 패사소품을 비롯한 다양한 속문화(俗文化)들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면서 자신의 문학의 자양분으로 섭취하였다.



자유분방했던 호색한, 심노숭

누구보다 자유분방한 삶을 산 심노숭은 괴팍한 성격과 함께, 날마다 목욕을 해야만 하는 결벽증도 있었다.
이뿐만 아니다. 날마다 책장을 정리해야만 하는 정리벽과 하루라도 글을 쓰지 않으면 안 되는 기록벽까지 있었다고 하니 심노숭은 18세기 조선이 낳은 유별난 인물이었음은 분명하다.


심노숭이 33살이 되던 해에 제주 목사로 있던 아버지 심낙수를 뵈려고 호남으로 내려가다가 전남 장성의 노령고개 어느 주막에서 한 여인을 만나게 된다.


주막 이웃의 스물 남짓 되는 젊은 아낙이었다. 심노숭은 그녀를 보고 정신이 나가 버린다.






치마를 허리에 묶어 정강이와 허벅지가 다 드러났고, 해진 옷에 짚신짝을 신고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모습에 반해버린 것이었다. 그는 삼십 평생에 많은 여자를 겪어 보았다고 자부했지만, 오늘 만난 이 여인과 같은 경국지색은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여인의 남편이 엄청난 추남인 걸 알아채고선 풀숲과 똥밭 사이에 버려진 미인이라며 애석해했다. 천하의 역대 제왕과 명장과 지사가 산에 올라가 강을 내려다보고선 머리를 풀어 통곡할 노릇이라며 혀를 끌끌 찼다.


심노숭은 해남에서도 유사한 행동을 벌인다. 수십 일 동안 해남에서 제주로 갈 순풍을 기다리다가 촌사람 틈에서 빛을 내뿜는 어린 소녀를 발견하게 된다. 심노숭은 그 소녀에게 마음이 흔들렸다.


전번에 보았던 여인처럼 한눈에 반해 버린 거였다. 눈치를 챈 소녀는 심노숭에게 시를 써달라고 했다. 서울과 같은 도시의 세련된 여자들과는 다른 매력이 있었다. 바닷가 해남에서 풋풋하고 천연한 미녀를 보니 새로운 욕정이 솟아오른 것이다.


그는 소녀에게 준 시에서 남에게 빼앗기기 전에 그녀를 어떻게 해볼까 망설이는 바람둥이 양반의 심정을 묘사했다. 해남의 어린 소녀는 심노숭의 마음을 그대로 믿었다.



[사진] 일본의 바닷가 해녀, 바닷가엔 미녀들이 많다.



어린 소녀를 무정하게 내쫓은 심노숭

몇 년이 흘러, 소녀는 오라비와 함께 서울 심노숭의 집을 찾아온다. 소실이 되겠다며 정성스럽게 꽃단장을 하고선 말이다. 심노숭 입장에선 그때 불쑥 솟아난 감정으로 시를 지어서 주었을 뿐인데, 소녀는 그를 평생의 낭군으로 여겼던 모양이다.


이제 막 벼슬길에 오른 심노숭 입장에선 첩실을 들여놓는 것도 신경 쓰였다. 그래서 노잣돈을 몇 냥 쥐어 주고선, 남매를 다시 해남으로 돌려보냈다. 순진한 처녀의 가슴만 설레게 해놓고선 발을 빼버린 그는 아버지 심낙수로부터 매정한 놈이라고 핀잔까지 들었다.

이때부터 불행이 연이어 시작된다. 1801(순조 1) 벽파가 정권을 장악하자 시파의 핵심인물이었던 부친 심낙수는 관직도 삭탈되었다. 심낙수는 벽파 노론의 수장이었던 김종수와 심환지를 탄핵하는 데 앞장섰던 인물이었다.


심노숭 역시, 연좌되어 18012월에 경남 기장현(機張縣)으로 귀양을 가 6년간 유배되었다. 1811년엔 아우인 심노암이 세상을 떠난다. 아우의 죽음은 그에게 큰 충격을 주어 이후 5년간 시작(詩作)을 폐하였다고 한다.

어쩌면 이 모든 게 심노숭이 그날 내쳐버린 어린 소녀의 원한 때문은 아니었을까? 여인이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건 빈말은 아니었을 것이다.


참고문헌
-안대회, 자저실기 (심노숭의 문집)
-안대회, 과객 열전-심노숭 편
-이관희, 역대 인물 정보-심노숭 편





재밌게 보셨다면 추천 꾹!!! 눌러 주세욧 :)


감사합니다~




출처: 카툰-연재 갤러리 [원본보기]

추천 비추천

87

고정닉 28

12

댓글 영역

전체 리플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195989 [강갤] CK50 머조녜 보정짤 갸아아아악(cr.크덕크덕) [3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9 2519 221
195988 [냥갤] 애용이 병원다녀왔습니다 [29] 金탁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9 4095 157
195987 [카연] 이시국에 일본 출판사 갔다옴. [102] jj(126.164) 10.09 7581 77
195986 [시갤] 서울 놀러갔다가 본의아니게 집회... [20] 국방케로로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9 2606 98
195985 [멍갤] 여자친구네 멍멍이랑 산책 다녀옴 [41] 구라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9 9199 52
195984 [미갤] [드랍존 커맨더]스커지 반중력전차들 [6] 개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9 1222 13
195983 [차갤] 커린이 엔코오고 첫 드립 [12] 오리콩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9 1555 3
195982 [히갤] 뽕차서 2회차 보고 온 후기.txt (스포) [44] ㅇㅇ(219.248) 10.09 5915 126
195981 [기음] 머학원생 피자 퀘사디야 [12] rurulu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9 4260 25
195980 [야갤] 현재 광화문 상황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jpg [449] ㅇㅇ(104.131) 10.09 47587 1297
195979 [I갤] 191007 ICN 유나 by 129² [8] ㅇㅇ(162.243) 10.09 2458 23
195977 [기음] 실시간 광화문 먹방 [42] 고라니빌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9 4768 125
195976 [삼갤] 크복핵인싸 삼성외노자편 [20] ㅇㅇ(39.7) 10.09 2416 19
195975 [카갤] 신종민! 밥종민! 갓종민!!! [26] ㅇㅇ(39.125) 10.09 4224 71
195974 [엠갤] 엠붕이 살리는 앚 과질모음 20P (금,댕,빵,쌈,밍) [16] 듀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9 2890 90
195973 [미갤] 코른버저커 컨버전 [5] 랄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9 1340 16
195971 [철갤] [철그대] 열시미 그려왔슴다 [27] 라즈블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9 4000 62
195970 [필갤] 최근 출사 사진들 [11] ENDRU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9 1612 33
195969 [주갤] 주린이들 모여서 꼬오오오오오오오냑 먹은 후기...(feat.바사삭) [35] ㅇㅇ(115.137) 10.09 2927 36
195968 [디갤] 19.10.09 서울의 시간 별궤적 리트라이 [38] 물리는짜릿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9 1067 22
195967 [기음] 부침개와 파래무침 [9] ㅇㅇ(1.231) 10.09 2793 25
195966 [디갤] 휴식 [7] ㅇㅇ(175.223) 10.09 992 11
195965 [야갤] 조국동생 영장기각한 판사 과거...jpg [384] ㅇㅇ(185.189) 10.09 51603 1777
195964 [주갤] 생일을 자축하며 글렌리벳 13년. (+늦었지만 9월의 전리품들) [15] Rosi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9 1250 18
195963 [토갤] 토붕이 짱부타크 샀다 [26] 바다제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9 1786 24
195962 [차갤] 뻘) 어제의 어떤 대화 [21] 항생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9 1495 15
195961 [W갤] 블리자드 근황.jpg [243] ㅇㅇ(175.197) 10.09 8599 102
195960 [P갤] 눈물난다..... 22입문했다........ 이번엔 진짜다....... [24] 부루트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9 1601 23
195959 [멍갤] ^^ [16] 명견실버(211.36) 10.09 1971 28
195958 [동갤] 왜 호두커플인가?[이걸 공지로] [15] ㅇㅇ(49.1) 10.09 5734 30
195957 [트갤] 아니 머장님 왜 여기계세요 [11] 애무십육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9 1927 22
195955 [토갤] 병맛 피규어 (다들 그렇게 게이가 되는거야) [46] JSP피규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9 3766 19
195954 [포갤] 참어르신 말씀 보고가라 [9] ㅇㅇ(110.70) 10.09 2850 82
195953 [기음] 바지락칼국수 [13] ㅇㅇ(1.231) 10.09 3911 35
195952 [자갤] 다녀왔어. [20] RemcoEvenepoe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9 1650 15
195951 [연뮤] ㅌㅇㄱㅁㅇ) 1446 해례본 출시 [24] ㅇㅇ(39.7) 10.09 2402 43
195950 [카연] 농장의 지배자 (1) [30] 사슴컴퓨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9 2871 25
195949 [히갤] 네이버 메인에 조커 번역논란 떴다.jpg [70] ㅇㅇ(223.38) 10.09 8113 102
195948 [W갤] 검은바위 나락 퀘스트파티 루트 (얼라이언스, 윈저호위X) [24] 괭괭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9 2765 26
195947 [히갤] 조커 아카데미 회원들 반응 떴다 [83] ㅇㅇ(210.126) 10.09 9775 115
195946 [에갤] 롱스타그램 (2) [10] 초봄러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9 3201 62
195945 [엠갤] MOLAK) 꾸라사진 7장과 영상 [40] 쌈광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9 3938 145
195944 [토갤] 일본 박스아트 장인의 작품 .jpg [54] ㅇㅇ(61.255) 10.09 4715 136
195943 [멍갤] 멍모닝 [12] 담화린(211.36) 10.09 1918 26
195942 [파갤] 가고일 데려와따!(입양추 구걸) [16] 북국너구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9 1365 17
195941 [트갤] 가입인사 + pe 흑고릴라 [18] 탈모로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9 884 9
195940 [W갤] 각종 정수 주요 사용처와 노가다 장소 [43] ㅇㅇ(175.199) 10.09 5798 46
195939 [멍갤] 댕댕이 산책 feat. 시골러 [28] 셰퍼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9 3950 62
195938 [P갤] 대계단끌기 팁 [20] YSY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9 1688 18
195937 [차갤] 커피흐름 커핑 후기 [31] 커잘알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9 1349 8
갤러리 내부 검색
전체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개념글 []

/

    이슈줌NEW

    1/6

    뉴스NEW

    1/3

    힛(HIT)NEW

    그때 그 힛

    1/3

    초개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