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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현우 이야기 마지막, 안 뺏길려고 찍었어 (ㅌㅂㅇㅈㅇ)앱에서 작성

ㅇㅇ(220.118) 2019.10.03 17:00:01
조회 2005 추천 50 댓글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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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살면서 좋았던 순간이 몇 개 없는데, 어떤 순간은 기억이 안 나서 막 짜증이 나는거야. 내 기억같지가 않구... 내가 그 속에 있었다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안 뺏길려고 찍었어."
행복한 순간들 사진으로 찍어 간직하는 현우.

1994년의 미수제과점, 소년원에 다녀온 그를 선뜻 받아주고 따뜻하게 대해준 은자누나와 미수가 있던 곳.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하고 셋이 함께 사진을 찍은 다음날, 그는 친구들과 함께 떠났다가 금방 돌아오지 못했다. 그가 다시 찾았을 때 가게는 비어있고 그녀들은 어디론가 떠난 뒤였다. 시간이 흘러 그곳은 부동산으로 바뀌었고, 모퉁이 돌아 있던 기름집 대신 편의점이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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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자언니가 우리 눈치 챈 거 같던데, 죄 지은 것도 아닌데 세상에 말을 안하네."

"몰라도 난 상관없는데. 니가 원하지 않는 걸 하고 싶은 생각이 없으니까."

"그 말 고깝게 들으면 한없이 고까워."

-> 현우는 상대방이 원하는 대로 맞춰주고 한없이 배려해주는 게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그랬으니까 미수가 살던 자취집에 들어가 살며 5년을 그리워하면서도 그녀에게 먼저 연락하지 못했겠지.) 미수는 그의 사랑 방식이 좋기만 할까? 그가 원하는 게 뭔지 몰라 답답하고 자신에게 욕심을 갖지 않는 거 같아 서운하게 들린다. 지나친 배려는 상대방에게도 자신이 원하지 않는 건 하지 말라는 선긋기로 느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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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할까?"

"..."

"남자들 이런 기분이구나. 들어가는 거 보니까 불쑥 나오네. 그냥 한 말이니까 신경 끄셔~"

-> 미수가 자신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이라면서 환하게 웃는 현우에게 감동받은 그녀는 그의 집 앞에서 프로포즈를 한다. 가진 게 없는 그가 부담가질까봐 금세 농담으로 넘기고 말지만, 그녀가 진정 원하는 건 사랑하는 사람과의 안정된 미래다.

현우는 그녀의 마음을 눈치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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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우씨, 제가 입고 있는 펩시 티셔츠 어떤가요?"

"아주 잘 어울려.​"​

-> ​2005년 현우네 집, 자신의 펩시 티셔츠를 입은 미수가 예뻐서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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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의 사진을 천장 틀에 붙여놓고 올려보며 행복해하는 현우.

-> 보통 사랑하는 사람 사진은 손에 닿는 곳 가까이 두지 않나? 책상 위나 지갑 속에 말야. 근데 왜 그는 저 높은 곳에 붙여 놓았을까? 너무 멀잖아. 이제 그의 곁에서 같이 먹고 자고 웃는 그녀인데. 사랑 고백을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이라고 하더니, 진짜 무슨 존경이라도 하는거야? 그러다 하늘로 올라가 버리면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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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 괜찮아진 거 아니야?"

"뭐가 괜찮아. 뭐가 괜찮아지냐고. 그런다고 없어져? 다 들었잖아."

"가지마. 가면 안 돼."

"세상에, 세상에, 딱 너 한 사람만 몰랐으면 안돼? 그냥 나 좀 믿었으면 안돼?"

"어떻게 믿어? 니가 말을 안하는데... 아니야. 나 다 잊을게. 다 까먹을게. 그러니까 너도 같이 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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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어디다 빌어. 나 좀 멀쩡한 사람같이 살게 해달라고 그렇게 빌었는데. 그렇게 빌었는데..." 

"그럼, 그럼 언제 괜찮아져? 언제까지 불안해?"

-> 현우는 미수 앞에서 늘 밝은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불안을 숨겼을지 모르지만, 그를 사랑하는 그녀는 이미 눈치채고 있었다. 현우는 미수제과점에서 일할 때처럼 자기가 굳이 말하고 싶지 않은 건 그냥 묻지 말고 자신을 믿어주기 바랐는데, 그녀는 왜 굳이 그의 과거를 알려 든 것일까? 그가 그녀에게 믿음을 확실히 심어주지 못한걸까? 그의 사랑이 부족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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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한테 그렇게 못되게 굴어?"

"은자? 뭐야~ 그런 건 왜 물어봐요?"

"엄마가 너 싫어하면 어떡해."

"걔가? 그럴리가. 왜냐면 은자한텐 저밖에 없거든요."

-​> 은자의 의붓딸 금이가 한 말을 곱씹는 현우. 금이는 새엄마인 은자에게 굳이 잘 보이려 애쓰지 않아도 그녀가 자신을 떠나지 않을거란 믿음을 가지고 있다. 은자는 금이에게 어떻게 그런 믿음을 심어준 걸까? 미수가 자신을 믿지 못하고 태성이를 만나러 간 일은 그에게 상처가 되었다. 그는 살면서 가장 강력한 한 두개만 있으면 바랄 게 없다고, 그녀가 자신에게 그런 존재라고 말했었다. 그런데 그는 힘들거나 지칠 때 그녀에게 기대거나 고민을 털어놓지 않았다. 그녀한테 그는 편하게 기대고 맘껏 행동할 수 있는 남친이었을까? 그녀에게 자신은 그런 믿음까지는 주지 못해놓고 화를 낸 거 같아 뒤늦게 후회가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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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 만날 수 있어요? 대표님 따라가면 미수 만날 수 있냐고요?"

펩시 티셔츠를 침대 위에 곱게 개어놓고 떠난 미수를 다시 만나야 하는 현우. 아직 못한 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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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야! 미수야!"

대표의 차에 타려다가 멀리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현우를 발견하고 울컥한 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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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미수야. 사랑해."

미수를 붙잡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뛴 그는 땀범벅이 된 채로 그녀를 품에 안고 처음으로 사랑 고백을 한다.

사랑한다는 말은 참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사랑해
미안해
잘못했어
떠나지마
내 곁에 있어줘
내가 더 잘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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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지 마, 현우야. 제발 뛰지 마. 다쳐."

미수는 현우를 사랑할게 될수록 그가 더 알고 싶고 그의 과거와 그로 인한듯한 현재의 불안까지 함께 하고 싶었다. 그래서 태성이를 찾아갔던 거다. 근데 그는 그녀에게 거기까지 허락하지 않는다. 그가 말을 안하는데 그냥 믿었어야 하는 걸까? 그의 갈등과 불안을 지켜보면서도 그냥 모른 척 하는 게 맞는 걸까? 그럼 난, 내가 불안하고 힘들 땐 그에게 기댈 수 있을까? 결국 그와 나는 우연히 다시 만나 사랑하게 된 것처럼 그렇게 딱 그 정도 사이로 지낼수밖에 없는 건가? 더 욕심내면 안 되는 건가?

미수는 현우와 함께 안정된 삶을 꿈꿀 수 없다고 느끼고 절망했다. 자기를 붙잡으려고 달려온 현우의 익숙한 체취를 밀어내는 그녀의 마음은 다시 한 번 무너진다. 자신처럼 애쓰다가 그 또한 상처입을까봐 걱정하는 그녀. 서로를 사랑하지만 상대방에게 원하는 것이 다른 이들의 주파수는 결국 어긋난다. 그녀는 자신에게 베이커리를 차려 주고 웃게 해주겠다는 대표의 차를 타고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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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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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다 변했는데 이 맛은 그대로네."

"우리 현우가 꼭 다시 돌아와서 빵집 차려준다고 그랬는데. 내가 지를 믿는다는 말을 했대. 옛날에. 난 기억도 안 나는데. 할머니고 고모고 선생이고 아무도 지를 안 믿는데... 내가 그랬대. 난 기억도 안 나는데 그걸 다 기억하고 와서는..."

-> 어느 비 오는 오후, 출판사 사무실 밖 데크에 우산도 안 펴고 앉아서 현우가 머물던 2층 사무실을 올려다보던 미수는, 은자네 수제비 집을 찾는다. 예전에 먹던 도나스에 소주가 당긴다면서.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다. 다만 '세상 다 변했다'는 말에서 아쉬움과 쓸쓸함이 느껴진다. 현우를 버리고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였지만 그 선택마저도 그녀의 불안을 해소해주지 못한 거 같다. 대학졸업반이던 그녀는 일자리를 소개받으며 좋아하는 라디오 프로의 단기 알바 대신 한 중견 기업의 사보를 만드는 정직원을 택했다.  IMF 터져 경제 위기에 빠진 시기에 '안정 말고 안전'을 바라는 그녀로서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그러나 그곳은 그녀가 꿈꾸던 직장이 아니었다. 안전은 커녕 매일 고막을 압박하는 기계 소음에 시달리는, 안전하지 않아서 안전을 제일로 삼아야 하는 곳이었다. 반면에 방송국에서의 단기 알바를 선택한 친구는 정식 작가가 되었다. 그 시기에 나타난 현우에게 그녀는 이런 말을 했다. "슬프다. 모두 내가 한 선택인데 왜 이렇게 불안하지?"
이번에도 그녀의 선택은 불안하게만 느껴진다. 대표는 그녀에게 정말 안정된 미래를 보장해줄 수 있는 사람인가? 그는 영화를 한다는 후배들에게 선뜻 빈 사무실을 쓰게 해주었다가 갑자기 딴 사업을 하게 되었으니 방을 빼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한 사람이다. 넉넉한 자산으로(부모를 잘 만난 거겠지.) 선심을 쓰지만 자기 맘에 안 들면 약속이나 의리 따위는 쉽게 저버리는 타입이다. 그런 사람이 주는 사랑과 배려가 그녀를 불안에서 꺼내줄 수 있을까? 엄마의 제과점으로 돌아가는 게 소원인 그녀지만, 자기가 노력해서 얻은 게 아니라면 언제라도 사라져버리지 않을까 싶어 더 불안해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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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자네 가게를 나온 그녀의 발길은 자연스레 현우의 자취집을 향한다. 은자가 만들어준 도나스처럼 시간이 지나도 변치않고 그녀와 함께 해줄 사람은 현우였다는 걸 깨달은 그녀. 그가 곁에 있어야 그녀는 웃을 수 있다.
그러나 불 꺼진 그의 집을 올려다보며 그녀는 차마 올라가지 못한다. 그를 믿어주지 못하고 배신한 게 너무 미안해서. 그가 혹시라도 자신을 보고 외면해버리면 세상이 무너져버릴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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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세상이 무너져도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하는 현우, 그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또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는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 보이는 라디오 첫날인데 불러줬음 하는 이름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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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름이 떠오르시나요. 알고 싶은 이름, 그리운 이름, 매일 보는 이름인데 왠지 또 떠오른 이름, 김세인 권예지 박송이 그리고 김미수, 어쩜 ​우리가 품고 있는 이름이 일기고 메모고, 내 삶의 소중한 기록 일지도 모릅니다​."
노트북으로 보이는라디오를 시청하던 미수는 DJ가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자마자 바로 사무실을 나와 택시를 타고 현우가 있는 방송국으로 간다. 밀리는 도로에서 내려 뛰기 시작하는 그녀.

'기다려, 제발 기다려줘. 다 놓치지 않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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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끝나고 카메라 가방을 정리하는 현우의 눈 앞에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인 미수가 나타났다. 그는 오픈 스튜디오의 창밖에서 그를 보며 웃고 있는 그녀를 발견하고 깜짝 놀란다. 그녀는 그를 향해 두 엄지 손가락을 치켜 흔들며 최고라고 외친다.
그녀의 미소가 그를 웃게 한다.
그는 카메라를 꺼내 그녀의 환한 미소를 담는다.

다시는 뺏기지 않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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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결말에 대한 감덩님의 인텁 기사로 마무리할게.


-원래 초고는 미수가 현우 대신 출판사 사장 종우를 택하는 것 같은 결말이었는데. 지금의 결말로 바꾼 까닭은. 상업적으로는 지금 엔딩이 좋지만 미수가 노트북으로 보이는 라디오를 보는 장면으로 끝나는 게 더 여운이 있을 수도 있는데.

자칫 돈 때문에 그렇게 선택한다고 호도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미수의 속마음은 이래, 이렇게 미뤄 짐작하고 그 속에 담겨 있는 마음을 알아줄 때까지, 버틸 자신이 없었다. 내 그릇은 거기까지인 것 같다. 



-이숙연 작가가 '유열의 음악앨범' 작가기도 하지만, 이 영화에는 라디오가 여러가지 요소로 활용된다. 수미쌍관으로 담기는데 들리는 라디오에서 보이는 라디오로 바뀐다. ​주파수를 맞춰야 하는 라디오에서 보이는 라디오로 변화를 담고 싶었나.​

▶ 라디오가 수미쌍관으로 쓰였다기보다는 전체적인 구조로 만들어졌다고 봐야할 것 같다. 이 영화는 주인공들이 나누는 대사, 노래가사, 라디오 디제이 멘트가 넘나드는 과정을 통해서 구체적인 내용을 전달한다. 그렇게 라디오가 계속 흐르고 있다. 

재밌는 건,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은 신청곡을 요청한 사람이 그 음악이 나오길 기다리는 것도 있겠지만 대부분 어떤 음악이 나올지 모른다는 점이다. 음악을 문뜩 우연히 만나게 된다. ​우연과 문득 흘러나오는 음악이 이 영화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점에서 라디오가 잘 녹아있다고 생각한다​

보이는 라디오가 영화의 마지막이 된다는 것이 시대가 그만큼 바뀌었다는 걸 방증하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보이는 라디오가 영화가 끝나고 이어지는 둘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는 나도 궁금하다. 전통적으로 라디오는 소리가 더 소중하다고 이 영화가 주장했다면 ​보이는 라디오는 더 얇아지고 즉각적인 기분에 해당한다.​ ​보이는 라디오를 마지막으로 어떤 의지를 갖고 달려온 사람이 만나게 한 데는 긴장과 약간 조마조마하게 만드는 요소가 있다. ​둘의 이후 관계가 넉근히 행복한 결론일 뿐일까란 물음표를 준다고 생각한다​








출처: 정해인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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