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초개념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아서와 조커의 결정적 차이

ㅇㅇ(211.219) 2019.10.18 10:07:01
조회 8005 추천 218 댓글 54


요약 원하면 맨 아래에 있음!


난 조커를 두 번 봤는데, 두 번째 볼 때는 아서는 어느 시점부터 조커가 될까? 혹은 아서가 조커가 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소재들은 무엇일까? 라는 포인트를 가지고 집중해서 봤음. 처음 봤을 때는 어머니를 살해한 시점부터 아서가 조커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생각했는데, 두 번째 보니까 그 게 아닌 것 같더라. 그 시점은 생각보다 상당히 뒤였음.


아서는 머레이 쇼에 초대받고 생애 마지막 농담을 준비함. knock knock이라고 말하고 상대방이 누구냐고 물어보면, 방아쇠를 자기 턱에 대고 당겨서 자살하는 게 그 농담임. 녹화된 머레이 쇼를 보면서 연습하는 장면도 나옴. 머레이 쇼 라이브 진행 중에 노트를 꺼내서 확인하는 문장은 내 죽음이 내 삶보다 더 가치(cents) 있기를인데, 이 건 자살 전에 마지막으로 자신의 자살 결심을 확인하는 과정임. 근데 아서가 노트를 꺼내니까 머레이가 비웃고, knonk knock이라고 말하자 겨우 그 거 하려고 준비한 거면서 또 비웃음.


난 이 타이밍에서 아서가 진정으로 조커가 됐다고 봄. 아서는 소원이었던 tv 코미디 쇼 출연을 즐기면서 생애 마지막 농담을 하고 죽으려 했음. 죽으러 가는 길에 그는 스탠드업 코미디를 위해 준비해뒀던 가장 좋은 옷을 차려입고, 춤을 추며 즐겁게 계단을 내려감. 하지만 대기실의 아서는 약간의 초조함 같은 게 엿보임. 그런데 머레이가 계획했던 아름다운 자살마저 비웃으면서 훼방을 놓으니까 계획을 실행하지 않음. 다시 knonk knock이라고 말하고, 누구냐고 물어보니까 당신의 아들이 음주 운전 차에 치여서 죽었다는 섬뜩한 말을 함.


물론 이 건 언어유희 같은 것도 없고 그냥 충격적이기만 하니까, 웃기지가 않음. 근데 그것보다 더 주목해야 할 건 농담의 대상임. 아서가 준비한 유머는 지금까지 줄곧 스스로를 대상으로 삼았음. 코미디언이 되려고 하지만 주위로부터 비웃음을 사는 나, 어머니마저 학교 공부나 하라고 하는 나, 삶보다 죽음이 더 가치 있는 나, 그 말을 자살로서 보여주는 나... 뭐 이런 식임. 동료 랜들은 같이 일하는 난쟁이 광대의 신체를 놀리는 유머를 구사하는데 아서는 그 거에 맞춰주는 사회적 웃음을 흘릴 뿐 절대 속으로 웃지 않았음. 그런 아서가 처음으로 당신을 언급하고 상대를 공격하는 듯한 유머를 구사한 거임.


아서는 사람들을 웃게 하고 싶어했음. 그런데 유머를 하더라도 자학을 했으면 했지 남을 깎아내리지는 않았음. 그는 유머를 구사하면서도 다른 사람들에 대한 예의를 지킬 줄 아는 인물이었음. 그런데도 아서는 인생 내내 계속 타인들에게 멸시당했고, 죽으려고 했던 그 순간에마저 경멸을 받으니까 최초로 다른 사람을 공격하는 유머를 생각해낸 거임. 첫 시도니까 당연히 서툴렀고 객관적으로는 하나도 웃기지 않음. 그러나 조커는 이제 그런 게 상관이 없음.


생각해보면 광대란 직업은 원래 스스로를 우스꽝스럽게 분장해서 사람들을 즐겁게 해 주는 존재임. 천한 직업이라는 편견도 그런 이유로 생김. 그런데 조커가 된 아서는 스스로를 비웃어서 세상을 즐겁게 하려는 게 아니라 세상을 비웃어서 스스로가 즐거워지는 길을 택함. 영화 마지막에 여자 수사관이 뭐가 그렇게 웃기냐고 물었을 때, 조커는 어차피 이해 못 할 거라고 대답함. 더 정확히는 이해할 필요가 없는 거라고 봐야 함. 조커 머리 속에 떠 오른 유머는 이제 조커 스스로가 웃기 위한 것이지, 다른 사람을 웃기기 위한 것이 아니니까. 조커 말대로, 유머는 주관적인 거니까.


한 줄 요약)아서와 조커의 결정적 차이는 농담의 대상, 그리고 농담으로 웃기려고 하는 대상의 차이이다.



출처: 영화 갤러리 [원본보기]

추천 비추천

218

고정닉 66

13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리플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올해 가장 쇼킹하게 탈퇴한 그룹 멤버는? 운영자 19.11.12 - -
이슈 [디시人터뷰] 알렉사, 진짜 나를 보여줄게 운영자 19.11.12 - -
199140 [나갤] 까먹고 있던 도끼가 왔다 [14] 전도연(106.249) 11.12 1797 14
199139 [토갤] GBWC 결승 진출작들은 클래스가 다르네 [5] ㅇㅇ(117.111) 11.12 1739 16
199138 [멍갤] 무릎위를 조아하는 엄살이 [15] 엄살이(117.111) 11.12 919 22
199137 [바갤] 11월 5일 혼다코리아 안전교육 간략후기 [49] adrenaline_x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2 814 18
199136 [바갤] [약스압] 시티 이정도면 어깨펴고 타도되냐?? [93] ㅇㅇ(58.226) 11.12 1504 32
199135 [카연] 용사님이시다 - 2 [24] 엠몽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2 1842 27
199134 [중갤] 좆켓몬 vs 디지몬 [72] ㅇㅇ(211.36) 11.12 15607 74
199133 [해갤] Isabella Pujols Wildcard Highlight [36] ㅇㅇ(112.170) 11.12 2804 106
199132 [과빵] 페이쟝브레통 - 크레페, 버터 [8] 샌드위치머신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2 855 12
199131 [어갤] 능소화 단하루 스틸컷 [2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2 1534 64
199130 [야갤] 군대를 너무나도 잘아는 갓본 만화가.jpg [500] ㅇㅇ(218.39) 11.12 31191 868
199129 [카연] SCP재단 만화: SCP-2718 이후에 일어날 일 [65] D421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2 3320 52
199128 [디갤] 서해바다 일출 [6] ㅍㅍ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2 415 8
199127 [엠갤] 콘서트 버전 팬아트 12절+1 by painter_tomiii [16] DeadLin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2 1580 60
199126 [조갤] 난 어제 율무도 아주 조금 슬펐음 [16] ㅇㅇ(39.123) 11.12 1457 31
199125 [기음] 지난주 섭취한것들 [18]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2 1607 19
199124 [시갤] 유동이 검바젖(흑돔) 삼년반 사용소감 [20] ㅇㅇ(175.223) 11.12 1115 31
199123 [기음] 1박2일 호캉스 [11] heritag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2 1119 11
199122 [동기] 우리 만두 순한 거 봐줘 [18] 밀드레드앤소니만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2 1113 25
199121 [시갤] 올타임 레전드 다이버워치 JPG [34] 퀸메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2 1553 14
199120 [조갤] 스틸!!!!!! [68]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2 3355 151
199119 [동갤] 손잡고 걷기 [14] ㅇㅇ(125.133) 11.12 1822 42
199118 [조갤] 차마 엔딩은 못 찌겠고... 대신 그네씬 움짤.gif [22] yeowoo_byul2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2 1681 89
199117 [디갤] [노을] 서해의 붉은 노을 :-) 양재동지박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2 149 5
199116 [카연] 개그잡종(단편만화) 결투 -상- [19] 짐인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2 1019 21
199115 [시갤] [기추]검바젖[신고] [24] ThoMa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2 1083 19
199114 [중갤] 포켓몬 레전드.jpg [266] ㅇㅇ(180.64) 11.12 22246 206
199113 [주갤] 봄예술제) 봄베이 드로잉 [78] 엠대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2 1100 34
199112 [멍갤] 밍튼호텔 분식.. [17] 밍밍이(175.223) 11.12 960 19
199111 [차갤] 점커 홍삼크피 [10] 커잘알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2 231 4
199110 [멍갤] 하네스고 목줄이고 경우에 맞게 쓰세요 [17] 맥스네ㅋ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2 981 7
199109 [엠갤] 엠붕이 살리는 앚 과질모음 19P (옌,쌈,앚,밍,광,율) [27] 듀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2 1037 45
199108 [엠갤] 엠붕이 살리는 앚 과질모음 20P (꾸,낰,밍,광,댕,옌) [26] 듀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2 869 49
199107 [연뮤] ㅃㅃ팬레터 재연 윱문(귭튜) 건배 [45] ㅇㅇ(121.171) 11.12 1346 63
199106 [파갤] 혼란을 틈타 오지게 인사 박습니다 [45] 그대만중화민국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2 999 39
199105 [동기] 이게 유럽햄스터임 [20] ㅇㅇ(210.117) 11.12 1218 29
199104 [야갤] 전현무... 역대급 오지랖..jpg [487] ㅇㅇ(112.184) 11.12 22764 676
199103 [냥갤] 우리 고박사 기엽조? [21] 고박사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2 806 69
199102 [이갤] HIFIMAN Arya 개봉기 [34] ㅇㅇ(58.142) 11.12 3007 20
199101 [컴갤] 컴퓨터 화재난 월탱갤럼이다 담당자와 한시간 통화 최종후기 [237] Sarlfang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2 10545 175
199100 [K갤] 야식먹고 호텔복귀함 [30] ㅇㅇ(126.208) 11.12 3799 91
199099 [K갤] 191111 오늘 경기 리뷰 (양현종, 이영하, 김재환).txt [33] 슈화보러왔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2 3482 68
199098 [차갤] 하트커피에서 새로 산 로스터기에 대해서 [50] ㅇㅇ(59.11) 11.12 804 8
199097 [디갤] 잘 찍고 싶어요 [9] ㅇㅇ(121.178) 11.12 557 14
199096 [I갤] 있스타 [12] 리아사랑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2 1143 36
199095 [중갤] [연재] 딸배맨, 저승에 가다 1 [86] ㅇㅇ(39.7) 11.12 6180 38
199094 [과빵] 다쿠아즈 만들었다!! [8] ㅇㅇ(39.7) 11.12 882 12
199093 [주갤] 채고급 XO브랜디 사서 먹어봤다 [33] 괭이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2 1973 28
199092 [파갤] 우리집 뚠뚠이 크레 두상 보고 가라!! [11] 성혀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2 850 11
199091 [중갤] [연재 외전] 딸배맨에게 날아온 편지와 그외의 것들 [35] ㅇㅇ(175.223) 11.12 4047 29
갤러리 내부 검색
전체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개념글 []

/

    이슈줌NEW

    1/6

    뉴스NEW

    1/3

    힛(HIT)NEW

    그때 그 힛

    1/3

    초개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