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ne of Best Fit 이라는 웹진에 올라온 리뷰인데, 음악에 대한 얘기가 없다시피한 피치포크 리뷰가 너무 어이없어서 다른것도 찾아보다가 글이 재밌어서 번역해봄. 친근한 사람들이 많이 나와서 너희들도 재밌게 읽을 듯함 ㅋㅋ

원본글은 여기:

https://www.thelineofbestfit.com/reviews/albums/weyes-blood-titanic-rising-album-review

새로운 깊이감과 함께 명반을 만들어낸 와이즈 블러드

새 앨범은 데이빗 보위의 앨범 Low의 Side B 첫 곡에 대한 미묘한 찬사로 시작된다. “A Lot’s Gonna Change”는 보위의 “Warszawa”를 부식 시킨것 같은 소리와 함께 열린다. 그녀는 명작을 가져다가 산(acid)을 뿌린 채 놔두었고, 이후 트랙은 너무나 아름답게 뒤집히며 비틀즈의 피아노 ballad를 넓게 펼쳐낸다. 곡의 골자가 공개될 무렵엔 마치 존 레논의 유령이 그녀를 통해 직접 말하는 것 같다. 이 ballad는 급속도로 성장하여 월드 클래스 LP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가 된다.

Mering(와이즈 블러드의 본명)의 새 앨범엔 비틀즈의 영향을 받은 듯한 순간들과 편곡, 아이디어들이 (매우 정직하게) 도처에 존재한다. 레코딩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밴드의 작업을 빌려오는 건 여러분을 까다로운 곤경에 빠뜨린다: 당신은 이를 기꺼이 받아들일 것인가?

첫 트랙 뒤에 따라오는 기념비적인 울음소리 “Andromeda”는 샤론 반 이튼과 조지 해리슨이 동등하게 섞여 있다. 조지 해리슨이 트랙에 미친 영향은 부인할 수 없지만, 블로우백*없이 강렬하게 다가올만큼 미묘하다.

*두번째 문단에 설명한 ‘곤경’에 대한 말인 듯

기타는 그에게서 따온 것이지만 멜로디 구성은 당신이 상상할 수 있는 어떤 것 못지않게 독창적이다. 각 트랙에서 느껴지는 영향들은 눈에 띌 만큼 명확하지만, 원한다면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미묘하다. 이를 통해 Mering은 자신이 제임스 머피(LCD Soundsysyem)와 같은 수준에 있음을 보여준다.

“Everyday”는 또 다른 비틀(그녀의 세번째 비틀) 폴 매카트니에게 더 많은 빚을 진 곡이다. 바로크 스타일 피아노가 리드하는 doo-wop 편곡은 매카트니의 우아하면서 고급진 작곡법에 굉장한 빚을 진다. 곡은 황홀한 크레센도를 향해 급진적으로 나아가며 마지막 1분가량은 드론 사운드로 채워진다. 이 마지막 부분에서 그녀가 만들어낸 감각은 행복으로 커버된다.

“Movies”의 에코 사운드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보컬 레이어, 그리고 “포스트-모던 로봇 반주”는 라디오헤드에게서 빌려온 것이다. “Wild Time”은 같은 방식으로 층층이 쌓여져 있으며, 꽤 만족스런 결과를 낳는다. 기타 스트럼은 유리같고, 클래시컬한 멜로디 작법은 다시 활기를 띈다. 이쯤 되면 Mering은 스타들을 목표로 하는 것이 분명해진다. 그러지 않을 이유는 없지 않은가?

특정한 향기가 당신의 깊은 마음 속에 수채화처럼 그려진 어린 시절 어느 오후를 떠오르게 하는 것처럼, “Something to Believe”의 슬라이드 기타는 충격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Tatanic Rising”은 브라이언 이노와 윌리엄 바신스키의 영향을 받은 앰비언트 곡으로, 몇 초간 부풀어올랐다가 소멸한다. 이노의 70년대 중반 명작들은 “Mirror Forever”를 출발선에 놓았고, 이어서 로버트 프립을 떠올리는 기타가 섬세한 안개를 뚫고 나타난다.

감각적이면서 영화 같은 ballad “Picture Me Better”는 “Nearer to Thee”의 우아함이 영광스러운 마무리를 짓기 전 사실상 다리 역할을 한다. 이 레코드는 마치 진공상태에서 Low, Abbey Road, All Things Must Pass, Another Green World 그리고 OK Computer에서 Mering이 좋아하는 사운드를 선택하고 믹서기에 갈아서 그녀의 창의성에 적용하여 진득한 마무리를 짓도록 만들어진 것 같다.

그러나 이건 그 이상이다. 우리 모두는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사랑하는 음악에 깊은 영향을 받는다. 어떤 사람들은 작곡을 할 때 그들의 뇌가 이미 좋아하던 도구들을 사용하려 할 것이다. Natalie Mering이 단순히 잘 듣기만 하는 작곡가보다 훨씬 더 대단한 점은 바로 당신이 다른 곳에서 전에 들어봤을 법한 소리에 그녀만의 정체성을 심는 양에 있다. Titanic Rising은 새로운 것이며, 세계를 향한 그녀 자신의 도장이다. 이전의 모든 최고 뮤지션들과 작곡가들처럼, 그녀는 상상에 깊이를 더했고 그 깊이로부터 걸작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