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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리뷰)) 정혁이가 세리를 ‘지킨다’는 의미앱에서 작성

ㅇㅇ(218.235) 2020.01.19 17:00:03
조회 18042 추천 269 댓글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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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날 모르는 그 순간에도, 날 살렸네.”

가장 소중한 사람을 잃은 날,
그 사람을 위해 마지막 곡을 연주한 그 날.

정혁이는,
운명처럼 세리를 살렸지.

죽기 위해 떠난 여행,
한 가운데 있던 그녀를.

마치 그녀가,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이 될 거라는 것을,
알았던 것처럼.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을 보내는 날,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이 될 그녀를 붙잡아 주었어.

그 날의 정혁의 연주가,
세리를 따뜻하게 감싸안았던 것은,

그 연주가,
소중한 사람을 잃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가득 담겨 있었기 때문일 거야.

이대로 보내고 싶지 않다고.

그리고,
세리의 문을 두드렸지.

이 세상에 머물러 달라고.


하지만,
정혁과 세리의 인연이,
그저 우연으로 치부하긴 억울하잖아.

다리 위에 위태롭게 서 있던,
세리를 살려낸 건,
정혁이의 선택이었으니까.

마지막 순간을 준비하던 세리의,
위태로움을 단 한 순간에 알아채고는,
정혁이는 세리에게 카메라를 건넸지.

그 긴 다리를 건너와,
다시는 그 다리 중간으로 돌아가지 못 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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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의 시작은,
그 날의 정혁이의 선택으로 비롯된 거였어.

죽음의 문 앞에 선 세리를,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 구해냈기에,

세리에게는,
내일이 주어졌으니까.

정혁이 그 순간,
세리에게 내일을 만들어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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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그녀가,
정혁의 품 안으로 들어왔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그녀.

자신의 품 안에 들어온 그녀를,
처음부터,
위험한 곳으로 보낼 자신이 없었어.

“다칠까 봐서”
“보위부를 믿을 수 없었습니다.
그 안에 들어가 어떤 일을 당할지도 모르고.
다칠 수도, 이용당할 수도, 아무도 모르게 사라질 수도 있으니까.”


정혁이는 처음부터,
낯선 그녀가,
다치길 바라지 않았지.

처음 그녀를 놓쳤을 때,
그녀를 찾으려고 애썼던 것은,
자신의 눈앞에 있어야,
그녀가 안전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어.


“운명이란 게 그렇게 쉬운 거요? 예를 들면, 그 쪽이 하늘에서 뚝 떨어졌는데 내가 딱 받아준 거는!!
죽어라 도망쳤는데 우리 집 문 앞에 딱 마주친 거는!!”

정혁은,
자신의 집 앞에서 세리를 다시 만났을 때부터,
운명이라고 생각했던 거야.

그렇게,
운명처럼,
자신의 집 앞에서,
길을 헤매던 세리를 다시 만나고나서야,
정혁은 다행이라고 생각했을 거야.

그녀가 자신을 위험하게 할 지라도,
그녀는 자신의 눈 앞에 있어야만 위험하지 않다고.



누구에게도 곁을 내주지 않던 정혁이,
자신의 공간에 그녀를 들여 놓지.

‘감시’라는 이름을 붙여 놓았지만,
사실은 ‘보호’하겠다는 다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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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집에 있던 세리가,
숙박검열에 걸리지도 모른다는 소식에,
무작정 그녀에게 달려오지.

그리고,
그녀에게 ‘약혼녀’라고 이름 붙여서,
기꺼이 그녀의 보호자가 되길 자처해.

아무도 함부로 하지 못 할,
내 사람으로 모두에게 소개하지.

소중한 사람을 잃지 않기 위해,
누구에게도 곁을 주지 않던,
정혁은,
유일하게 세리에게만 자신의 곁을 허락했어.

그리고 같은 공간에서,
사소한 일상들을 나누며,
세리에게 스며들었지.

정혁은,
같은 공간에서,
세리의 온기를 기꺼이 받아들였고,
그렇게 세리에게는 한없이 따뜻한 사람이 되었어.



처음에는,
그저 그녀의 뜻대로 안전하게 돌려보내면 된다고.

적당히 그으려고 했던 그 선이,
어느 순간 이미 무너졌다는 것을 알았어.

빠다치기가 실패한 그 날.

세리가 혼자 힘으로 해보겠다고,
패러글라이딩을 들고 나선 날.

정혁은,
그녀를 정신없이 찾아 헤맸지.

세리는 어느 순간,
지켜야 하는 사람이,
지켜야 할 사람이 되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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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안위를 위해서는,
어떤 것도 두렵지 않게 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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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녀를 위해 다칠 수도 있다는 것,
내가 그녀를 위해 죽을 수도 있다는 것.

그 어느 상황에서도,
그녀가 아닌,
나를 선택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

나를 잃을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보다,
그녀를 잃을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더 앞서게 되었으니까.

그녀를 잃는다면,
지금의 자신마저 모두 잃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까.


자신의 진짜 약혼녀에게,
세리에 대한 마음을 고백해야 할 만큼,

정혁은 세리에 대한 마음이,
진심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

더 이상 숨길 수 없을 만큼,
그 마음이 커졌다는 것을 알았어.

하지만,
정혁이는 한 순간도,
세리를 욕심내지는 않았어.

우리의 해피엔딩은,
우리가 영원히 함께 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를 안전하게 돌려 보내는 것이라는 걸 알고 있으니까.

세리가 안전하게 가는 모습을,
자신이 확인할 수 있다면 충분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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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그 바람 하나로,
다친 몸을 이끌고,
그녀를 찾아 헤맸지.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
그녀에게 ‘안녕’을 말해야 하니까.

소중한 사람을 두 번 다시,
잃을 수는 없었으니까.

그래서 정혁이는,
전화기 너머로,
총소리를 들었을 때,
숨쉬기도 있을 만큼 힘들었던 거야.


“그녀를 잃는다면, 지옥에서 살게 될 겁니다”

형이 죽은 이후,

유일하게 곁을 내줬던 한 사람,
그렇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 되어버린 한 사람.

그 사람을 지키는 것만이,
유일한 바람이 되고 만 거야.

함께 ‘존재’하는 것은 바랄 수도 없었지.

그저 그녀의 ‘존재’가,
어딘가에 사라지지 않은 채로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결국 정혁은,
그녀를 돌려 보낼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방법을 찾았어.

왔던 길로,
되돌아갈 수 있는 방법을.

이젠 그녀를,
보내야 할 시간이라는 것을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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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순간을 붙잡고 싶어졌어.

다시는 내게 오지 않을,
마지막 순간.

그녀를 눈에 담을 수 있는,
그녀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그 마지막 순간.

같은 길을 몇 번째,
돌고 돌며,

그저 그녀와의 순간을,
아주 잠시라도 붙잡고 싶었지.

그렇게 돌고 돌아,
마지막 한 걸음을 두고 앞에 섰어.

헤어지고 싶지 않다고 말할 수도 없는 순간,
잊지 말라고도 말할 수도 없는 순간,
사랑한다고 말할 수도 없는 순간,


하지만,
이대로 그녀를,
보낼 수도 없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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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과 ‘사랑해’가 뒤섞인,
입맞춤으로 그녀와 마지막 인사를 해.

당신은 잊어도 괜찮다고.

하지만,
당신에 대한 자신의 마음은 지켜내겠다고.

정혁이가 세리를,
온 몸으로,
온 마음으로,
지킨다는 것은,

매 순간,
그녀가 ‘사랑’이라는 고백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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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사랑의 불시착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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