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돈 로사리오. 이게 내가 나에 대해 아는 전부다.

기억이라고는 마지막 무언가에 올라서던 기억과 그 순간 왁자하게 터지던 여자들의 웃음소리만이 전부. 다행히 이 마을 사람들은 이방인에게 꽤나 호의적인 모양이다. 어느날 마을에 뚝 떨어진 나 같은 이방인에게도 거처를 마련해 줄 정도로. 

"안녕하세요, 로사리오 씨! 잘 지내시나요?"

"마을에서 연단 청소부 자리를 얻었다고 들었어요."

"다 시장님 덕분이죠."

특히, 이 마을 여자들은 더욱 호의적이다.

처음 이 마을에 왔을 때 내가 가지고 있는 거라곤 싸구려 카메라와 공 하나, 학습서 두어권과 '벨라는 어디 있는가'란 괴상한 책이 전부였다.

지금 내가 이 버려진 헛간에서라도 몇가지 가재도구와 함께 살수 있는 건 거의 다 그녀들 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나저나 이 책, 아무리 생각해도 이 책만이 내 잃어버린 기억에 대한 단서처럼 느껴진다.

내용은 그저 외계인에게 납치된 여자에 대한 싸구려 미스터리 소설이지만, 이 책을 읽을 때마다 기묘한 느낌이 든다. 아주 그립고, 잊어버려서는 안 될 것 같은.

-딩동-

"로사리오 씨! 조금 있으면 열릴 시장 선거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서 왔어요.."

"...들어오시죠."

아까 말했듯이, 마을 여자들은 나에게 더욱 호의적이다. 특히 어떤 여자들은 더더욱.

뭐, 결국 기억을 찾지 못하더라도 이 마을에 눌러앉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

-그날 밤-

과연 돈은 자신의 기억을 되찾을 수 있을까? 다음편에 계속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