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들어가며

운 좋게 11번가에서 올해 중순 신품으로 구한 리에종이야

아마 한동안 득펜이 없을것 같아. 지금 수준에서 원하는 펜은 다 산것 같거든.

솔직히 세레니떼나 르 딸롱이 탐나기는 하는데 이 이상 펜 늘리면 내 필기량 이상이 될 것 같거든.

오늘 소개할 펜은 뚜껑 닫으면 맨 100의 후계자 같은 워터맨 리에종이야.

가격이 까렌 이상인 워터맨 펜 중에 가장 결함이 없다고 평가할 수 있는 펜이기도 해.

저 먼 패트리션, C/F는 시대적인 문제가 있다고 쳐도

맨 100은 캡 헐거워짐과 M닙 이상의 헛발질

에드슨은 피드바의 또각

세레니떼는 그립부 락카 벗겨짐이나 배럴 연결부의 크랙, 잉크 뱉는 현상등 전반적 내구도

익셉션은 4각배럴. 그리고 익셉셥 나이트and데이가 맨 100이랑

엘레강스는 여성용이랍시고 작은 사이즈와 작은 닙을 달고서 50g이상 나간다는 모순 등

워터맨의 고급기치고 모난 구석 없는 녀석이 없는데, 이녀석이 그나마 가장 건전한 녀석이 아니었나 해

놀라운 점은 워터맨은 이녀석을 약 3년정도 팔다가 단종시켰어. 그래서 이젠 AS이슈는 있을 수 있겠다.

워터맨 펜 중 좋은 펜이라는데 가장 이견이 없을거라고 생각하는 펜, 리에종의 리뷰를 시작할게

리에종 추천

1. 어느정도 무게가 있는 중대형기를 찾는 사람

2. 상태 멀쩡한 리에종을 구할 수 있는 사람

리에종 비추천

1. 극단적 전통주의자

2. 무게감은 센추리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II. 실사기

I. 디자인

박스는 지금은 담을 펜이 없는... 익셉션 N&D 같은 고급 모델용 박스.

뚜껑 안열면 상당히 전통적인 플랫 탑 만년필처럼 생겼는데

뚜껑을 열면 그립부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까렌처럼 좀 좁아지는게 끝이야

그 외 디자인적 특징이라면 리에종이 연결이라는 뜻이라서 그런지 닙쪽과 펜 끝쪽의 링 장식이 끊기지 않는 매듭 형태를 하고있다는 점?

그나저나 캡 맨 윗부분이랑 클립 장식이 진짜 예쁘다.

딱 봐도 공들어간 느낌이야

근데 그립부가 저렇게 일체형이면 잉크는 어떻게 충전할까?

C/F를 통해 최초로 플라스틱 카트리지를 썼다고 자랑하는 워터맨이 피필을쓰지는 않을텐데

특이하게도 피스톤 필러처럼 펜 끝부분을 돌리면 저렇게 닙파츠가 조금씩 튀어나온다

닙 파츠를 완전히 빼낸 모습.

다시 집어넣을때도 배럴에 닙을 넣고 돌리면 알아서 올바른 위치에 체결된다

워터맨 펜이라면 당연히 박혀있어야 할 WATERMAN/PARIS.

닙은 투톤인데, 이게 내가 가진 유일한 투톤닙이야. 이쁘다.

저렇게 피드를 반쯤 감싼 닙은 리에종 뿐만아니라 세레니떼, 그리고 파카와 쉐퍼의 옛 모델에서 종종 보여

2. 크기비교

그림 뒤집힌거 미안... 모르고 찍었다.

그래도 딱 봐도 크지? 익셉션 슬림을 넘어 익셉션 N.D와 비슷할정도야.

트위스비 580보다 약간 크니 중대형기라고 봐도 될듯

캡을 벗겨본 실제 사이즈도 익셉션N.D랑 크게 차이는는 않나. 익셉션ND가 사각형인걸 생각하면 쥘 때 부담은 살짝 덜하겠다

캡꽂한 사진.

익셉션이 캡이 살짝 덜들어가는게 까이는거 생각하면 나름 준수하게 들어가는 듯

그나저나 워터맨 펜들은 다들 클립이 달랏라서 매력적인거 같아.

다같은 가운데 빈 클립, 뽕따 캡인데 펜마다 뽕따 하는 느낌과 클립의 인장강도가 달라.

리에종은 좀 단단한 편인데, 전 모델인 맨 100이 캡이 헐거워서 툭하면 빠진다는 평가가 있어서인듯.

그립부의 길이. 역시 리에종이 압도적으로 짧다

닙의 크기. 르딸롱과 리에종이 워터맨 치고 큼지막한 닙으로 유명해. 바로 옆에 (전)플래그쉽인 익셉션인데 맨 100닙도 똑같다고 하거든.

리에종 정도 닙 크기면 펠800이나 146에 비해 금 아낀다고 욕먹진 않았을텐데 아쉬워.

3. 필감

음... 뭐랄까, 단분자 커터?

다른 펜들은 버터느낌이라고 하면 부드럽게 쓴다. 정도인데 얘는 미끄럽게 쓰이는 느낌이야

익셉션이 약간 잉크를 윤활유 삼아서 폭신하게 슥슥 흘러간다면

리에종은 약간 건조하고 매끄러운 철판을 손끝으로 가볍게 쓰다듬는 느낌?

막 쓰다보면 필압을 아예 안줘도 되는 볼펜 느낌까지 들어.

다른 사람이 좋아하는 필감이겠다! 로는 익셉션, 에드슨보다 리에종일거야.

근데 난 입문할 때 익셉션의 감동을 잊지 못해서 익셉션을 최고라고 우길듯.

음...

.              -촉촉파-찰스톤-익셉션슬림-익셉션 나이트 앤 데이

엑스퍼트- 애매하지만 그냥 좋음-까렌-에드슨

.           -건조파-퍼스펙티브-리에종,에드슨(애매파와 건조파 사이)

이게 내가 대충 손으로 느낀 워터맨 펜들의 진화도야

어쨌든 한번쯤은 남의 거라도 써보면 흥미로울 필감이다.

두께는 까렌이상 익셉션 미만?

아, 그리고 필각 별로 안탄다. 큰 장점이야.

4. 단점

1)무겁다

워터맨은 원래 무거워. 그게 근본이야. 여성에게 52그램짜리 만년필을 강요하는 놈들이라고

얘도 가볍진 않아

2. 뽕따캡

개인적으로 뽕따중엔 닙마름에 강한것 같긴 하지만 닙에 가끔 잉크가 묻는 문제는 어쩔 수 없고 스크류만이 감성이다! 하는 사람들이 좀 있더라구

3. 접근성

단종된지 10년이 넘음 그렇다고 중고 nos관세 다 내고 사느니 그돈 몽.... 이 떠오를거야

나도 이 돈이면 상태 좋은 중고 149이긴 하군. 이러면서 샀으니까

정말 좋은 펜이지만 그 수고를 하면서 이 가격에 리에종을 구할 필요가 있을까?

막말로 40후반~60만원대에 안좋은펜은 한정딱지로 억지로 가격 높인 녀석들 뿐일걸.

146, 88이나 옵티마, m800, 익셉션, 엑스트라 등등. 더 쉽게 구할수 있는 이쁜이들이 너무 많다

4. 워터맨의 무리수

닙 연결부의 위치, 독특한 구조, 요즘은 잘 안쓰는 닙 형태 등, 만년필은 이래야 한다! 고 믿는 사람들에겐 사도이자 장난감으로 느껴질지도 몰라.

5. 단종

나 이거 산지 1달된 신품인데 만약 뽀각해서 항소에 맡기면 AS해줄까...?

IV.총평

완벽한 펜은 없지. 그러나 완성도가 굉장히 높은 펜이긴 해.

내구도 이슈가 없으니 상대적으로 예전 펜이어도 나름 믿고 살 수 있고.

지금 나와도 워터맨의 얼굴마담 중 하나가 될만 할 것 같아.

이게 지금도 있었다면 워터맨의 취약점으로 확실한 고급기종의 부재. 라는 소리가 나오진 않았을것 같은데.

필감에서도 썼듯, 강성의 극한을 보여주는 펜이야. 이 펜으로 힘주면 연성입니다. 하는 사람이 나오면 좀 슬플것같아

총평하자면

왜 단종인지 이해가 안가는, 까렌과 함께 워터맨의 창의력이 무리수가 아닌 멋진 개성으로 승화된 만년필이라고 할래

다들 캡 탑이 멋진 워터맨 하나씩 들이시는게 어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