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개념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일반] [장문]올드 라스푸틴과 나

간에물줄시간(59.22) 2020.11.23 17:00:04
조회 2455 추천 39 댓글 29

강녕 아까 술 접한 얘기 써도 되냐고 물었던 59.22 윾동이야

고닉으로 바꾼 건 이번 글 반응 나쁘지는 않다 싶으면 몇 개 더 써볼까 싶어서임

지금 새벽감성 쥰내 낭낭하고

디씨에 각잡고 글 쓴 건 이게 처음이라 디씨감성이랑 안 맞을 수 있다

ㅈㄴ 오글거릴 수 있을건데 근이라느니 이런 식으로 욕만 하지 말아주라ㅠ



viewimage.php?id=2cb1d329eddd34&no=24b0d769e1d32ca73fec84fa11d0283195228ddcef8f2e560a89fed9a73de1236c09494ec12b1ee3686e5db6a7cdcd2a032cd544ce0b6a918c868135c983e36b14eb


막 임페리얼 스타우트니 어쩌니 하는 그런 건 내가 잘 모르기도 하고

내가 천상 관종이라 내 얘기 TMI질하는걸 더 좋아함

그래서 이건 내 얘기 70퍼 술 얘기 30퍼임


.

처음 이 술을 알게 된 건 중3때였나 고1때였나, 몰래 샀던 맥심을 통해서였다.


맥심 하면 보통 화보나 표지모델부터 생각해서 펼치자마자 본능과 관능이 공존하는 그런 건 줄 많이 알던데


그런 건 아니고 그냥 철 없는 남자들을 위한 철 없는 잡지다.


거기서 무슨 칼럼이었는지 뭐였는지, '그리고리 라스푸틴'이라는 인물에 대한 글이 있었다.


그 글 곁다리에 짤막하게, 대강 휴지 반 칸 안 되는 정도의 사이즈로


이 술에 대한 소개도 있었다.


그 정말 몇 줄 안 되는 글은


댕청한 급식충에게 올드 라스푸틴이라는 술에 대한 느와르스럽고 간지나는 이미지의 환상을 심기에 적격이었고,


그것은 마치 말끔하게 정장과 명품 시계를 걸친 박성웅 씨가 눈빛은 ㅈㄴ 카리스마 범벅인데,


소파에 앉아 7번 아이언을 닦으면서 친절하게 말을 건네는 그런 이미지의 환상이었다.


.


viewimage.php?id=2cb1d329eddd34&no=24b0d769e1d32ca73fec84fa11d0283195228ddcef8f2e560a89fed9a73de1236c09494ec12b1ee3686e5db6a7cdcd2a032cd544ce0b6a968c83d73ccd85e36bc5a3

(디시 사진 크기 조절 어케함?)


그 글을 본 지가 하도 오래되는 바람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대강 '묵직함' '깊음' '초콜릿 향' 3개는 기억이 난다.


제삿자리나 명절에 친가 쪽 어르신들이 소주잔 반 잔 안 되게 담아 주시던 소주 몇 모금과 막걸리 몇 모금이


그간 먹어 본 술의 전부인 클-린 급식쟝이었던 나는


너무나 충격을 받은 나머지, 한동안 할 일 없을 때 올드 라스푸틴의 맛을 상상하며 시간을 때웠다.


.

하지만 그 술에 혼자 과몰입하던 것도 잠시였고,


몇 년이 지나 합법적으로 간을 단단하게 만들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viewimage.php?id=2cb1d329eddd34&no=24b0d769e1d32ca73fec84fa11d0283195228ddcef8f2e560a89fed9a73de1236c09494ec12b1ee3686e5db6a7cdcd2a032cd544ce0b3a938a86de6d9dd5e36ba3c4

(그때 갔던 곳임. 사진은 네이버 펌)


그리고 기억 저 너머에 박아 둔 상상 속의 맥주 올드 라스푸틴을 만난 곳은


정말 뜬금없게도 친구들이랑 피맥하러 갔던 수입/수제맥주집이었다.


진짜 아무 생각도 없이 갔던 곳이어서 첫 잔은 이미 그 가게의 수제 맥주로 주문했고,


첫 잔을 비우고 첫 안주도 비울 때쯤 두 번째 안주를 시키려 펼쳐본 메뉴판에서


'올드 라스푸틴' 이라는 글자가 이제야 이쪽을 보는구나 하는 게 아닌가.


한 병에 11000원이었나 그랬던 것 같은데 알바 하나 안 하는 나에겐 좀 부담스러운 가격이었다.


하지만 알 게 뭐람. 급식 시절의 로망을 드디어 체험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바로 사장님을 불러다가 한 병을 주문했다.


.

그렇게 11000원이라는 나름의 거금을 주고 구입한 라스푸틴은


생각보다 드럽게 작았다.


편의점에서 3천원 남짓 하면 살 수 있는 묵직굵직한 사이즈에 익숙해진 상태에서 마주한 병의 사이즈는


시발 호구잡혔나 하는 생각을 절로 들게 했다.


그래도 가성비는 가성비고 맛은 맛이니까. 하면서 컵에 들이부은 라스푸틴은


흑맥주였다.


진짜 존나 흑맥주였다. 거품도 진한 커피색이었다.


그 시커먼 색을 코젤이 봤다면 아마 길 잃은 애새끼마냥 질질 짰을 것이다.


컵에 가득 부어놓은 사진은 못 찍었다. 너무 신나가지고...


.

색을 충분히 감상한 후 입에 넣은 올드 라스푸틴에서는


코젤 다크를 먹을 때 느꼈던 탄 내 비슷한 것이 아니라


정말로 초콜릿스러운데 커피스럽기도 하면서 흑맥주로서의 본분을 지키는 그런 향이 났다.


말초적인 씁쓸함이 아닌 진중한 씁쓸함.


리뷰 검색해보니 단 맛도 느껴지니 어쩌니 하는데 너무 신바람 난 상태로 마셔서 그런가 단 맛은 기억이 안 난다.


.

그리고 묵직함!


친구들이랑 식당이나 동네 술집에서 마시던 테라에,


혼자 사서 홀짝거리던 편의점에서 산 산미구엘이나 스텔라 정도가 익숙한 나에겐


그 부드러움과 묵직함이 당혹스러울 정도였다.


술을 오래 마신 것도 아니고 많이 마셔본 것도 아니지만


얄팍한 경험에서나마 얘가 무거운 편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테라나 이런 맥주들과 올드 라스푸틴의 간극이, 그러니까 무게감의 차이가


뭐라고 해야 하지 묘사를 잘 못하겠는데


신입생 환영회에서 동기 새내기 여자애들이랑 얘기 잘 하다가 잠깐 바람 쐬러 나온 상황에서


viewimage.php?id=2cb1d329eddd34&no=24b0d769e1d32ca73fec84fa11d0283195228ddcef8f2e560a89fed9a73de1236c09494ec12b1ead343d5cd9aecdce2a05c7b1b923c6b421fc359deded

이런 여자가 살짝 웃으면서 눈 슥 마주치고 가는 그런 느낌적인 느낌.


아니면 밤에 아디다스 바지랑 후드티 걸치고 쓰레빠 질질 끌면서 쐬주 사러 편의점 가는데


가는 와중에 심각한 표정의 최민식이나 곽도원을 본 느낌?


무슨 느낌인지 전달이 좀 됐으면 좋겠다.


.

막 전문적으로 맛을 표현을 하거나 어떤 느낌인지 잘 설명할 수 있는


그런 내공이 있다면 좋았을 텐데, 안타깝게도 미자 뗀지 얼마 안 된 터라 많이 딸린다.


아무튼 올드 라스푸틴 첫 시음의 인상과 느낌은


급식이 시절의 환상을 체험하는 기대감과


그 기대감을 감탄사로 바꾸는 우아한 간지. 이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출처: 주류 갤러리 [원본 보기]

추천 비추천

39

고정닉 17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1593 이슈 [디시人터뷰] BJ 마이민 '시청자 분들은 항상 고마워요' 운영자 21/01/25 - -
1598 설문 현질에 외제차 한대 정도는 썼을 것 같은 게임 마니아 스타는? 운영자 21/01/27 - -
240174 일반 [몸갤] 중궈 화보들 짤 (뒤죽박죽이고 누군지는 모름) [65] 캬루V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7 9816 46
240173 일반 [헬갤] 김한나 치어리더 산타복장 [22] ㅇㅇ(112.150) 01.27 7351 41
240172 일반 [치갤] 하지원 [53] 수상구조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7 8887 48
240171 엔터 [여갤] 다시보는 나은누나 청춘소주 광고 .gif [11] 보나은케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7 5763 34
240170 엔터 [야갤] 걸그룹.. 문신 중독 ..jpg [102] ㅇㅇ(203.226) 01.27 12625 68
240169 FUN [야갤] 스크류바... 섹드립... 치는... 아나운서... 누나... jpg [46] 누나(14.42) 01.27 9438 66
240168 엔터 [여갤] 도아 와꾸 모음.jpg [18] 하슬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7 5335 21
240167 일반 [보갤] 망가의 현실성 없는 몸매 [54] 무영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7 10742 83
240166 일반 [야갤] 필라테스 누나.. 목욕 자랑 ..jpg [93] ㅇㅇ(223.39) 01.27 16578 117
240165 일반 [야갤] 몸매 ㅁㅌㅊ? [55] ㅇㅇ(193.37) 01.27 12531 67
240164 일반 [야갤] 신안 여교사 사건 경상도.ver.JPG [409] 갓지성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7 29428 725
240162 일반 [야갤] 념글요청, 속보)) 윤서인 입장 발표문 떴다!!!! [363] ㅇㅇ(113.10) 01.27 28236 389
240161 스포츠 [F갤] 유럽에서 돈 많은 클럽 10위 [16] ManuelNeu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7 3243 23
240160 시사 [야갤] 문크예거가 북한을 돕는 이유......jpg [370] 메좆의야짤타임8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7 35039 897
240159 일반 [S갤] 정용진 회장님 성치성향....jpg [75] ㅇㅇ(211.49) 01.27 8775 185
240158 일반 [야갤] 윤서인 통수 모음집.......jpg [336] ㅇㅇ(89.187) 01.27 25830 732
240157 일반 [야갤] 야념간 남성혐오 논문 국민신문고에 민원넣었다 [449] ㅇㅇ(175.125) 01.27 23370 1124
240156 일반 [엠갤] 디패인별.트윗) 샄낰히 10P [30] 예나오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7 3312 103
240155 엔터 [일갤] 요코노 스미레 Friday 2021.02.05 [13] ㅇㅇ(223.38) 01.27 3924 42
240154 일반 [해갤] 세리에a 덕후 아이돌...jpg [128] 예도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7 6477 106
240153 일반 [미갤] 다시보는 부동산갤 명작...jpg [45] 쥬지Stock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7 4737 117
240152 시사 [개갤] 그날 톈안먼엔 아무 일도 없었다 [74] Chart_Manag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7 5394 151
240151 일반 [비갤] 떠나기 전에 코인팁 주고 감 [19] 고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7 4674 22
240150 스포츠 [해갤] 같은 신경전 다른 피지컬.......................gif [208] Coa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7 13011 470
240149 일반 [주갤] 삼전 이 씻팔려ㅑㄴ아!!!!!!!!!! [69] 데레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7 11260 138
240148 시사 [야갤] 대한민국 차기 대통령ㅗㅜㅑ..jpg [891] ㅇㅇ(193.176) 01.27 40942 969
240147 일반 [누갤] 귀멸 때문에 난리난 전국 메가박스.jpg [71] ㅇㅇ(183.103) 01.27 5472 81
240146 게임 [마갤] 마영전 스샷 좋구만 [58] imsir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7 6948 52
240145 게임 [로갤] 건슬링어 전설아바타 하의 [144] 와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7 13737 139
240142 엔터 [일갤] 시로마 미루 [35] 하야시미레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7 5828 24
240140 일반 [야갤] 단골손님 서비스...챙겨야하나요? jpg [60] _@/''ก(125.139) 01.27 6440 37
240139 일반 [야갤] '그 코' 레전드급 통수사건 정리 ㄹㅇ...JPG [321] 야갤기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7 17518 379
240138 일반 [해갤] (정리글) gme 사건: 숏스퀴즈는 이제 시작인가? [58] ㅇㅇ(180.66) 01.27 11291 81
240137 일반 [치갤] 이봉원 봉짬뽕리뷰... [115] ㅇㅇ(223.62) 01.27 11989 211
240136 일반 [야갤] av배우 제안을 받았던 연예인 ㅗㅜㅑ [265] ekdjdjdj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7 34977 218
240135 일반 [기갤] 짧은원피스 전소영 ⛲⚡⭐⛄⚓⛵ [3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7 10785 31
240134 일반 [공갤] 자대 배치 받은지 5일된 뉴비 총무다.txt [192] ee(110.70) 01.27 15491 35
240132 일반 [오갤] 210125 지호 v앱 움짤 10장.gif [29] 오늘날씨효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7 4688 36
240131 일반 [A갤] 어제 운전중에 여친 허벅지 만지다가 사고날뻔 했다는 글 [51] 데빌네코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7 18031 79
240130 일반 [A갤] 하륵병 그라비아 원하는 포즈 찾았다 [25] 푸른꽃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7 16440 45
240129 일반 [A갤] 끼호 헠;;; [71] 食소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7 13374 101
240127 일반 [A갤] 팀8, 독립군 활동 시절. [15] 유동닉愛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7 5101 191
240126 일반 [야갤] 30대여자.....결혼....팩폭.......눈나....jpg [63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7 66225 1920
240125 일반 [자갤] 한문철 레전드.youtube [48] ㅇㅇ(114.202) 01.27 7198 42
240124 엔터 [여갤] 2월 1일 데뷔 하는 신인 엳돌 받아라! [59] 카르바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7 5807 22
240123 일반 [블갤] 210127 챙별 [49] 챙람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7 4950 153
240122 일반 [야갤] 오늘자 만신84.jpg [741] ㅇㅇㅇ(175.212) 01.27 25922 872
240121 일반 [여갤] 한남들이 리나패는 이유 이거잖아 [673] ㅇㅇ(175.223) 01.27 21698 989
240119 일반 [야갤] 요즘 07년생들 생일파티 하는법.jpg [885] 난넣고넌낳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7 72220 1030
240118 일반 [야갤] 2년전 7급 게이.....일베에 썼던 명언......JPG [780] ㅇㅇ(218.54) 01.27 73056 2214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이슈줌NEW

1/6

힛(HIT)NEW

그때 그 힛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