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겟엠프드글 아님)

우리나라 최초의 FPS는 무엇일까?

써든?

스포?

아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FPS게임은

'초롱이의 모험'이다.

1991년에 한국의 '최XX'라는 프로그래머가 만든 이 게임은

던전을 탐험하면서 보물을 찾는 게임인데

둠처럼 360도 돌아가는게 아니라

'주시자의 눈'이나 '유작'같이 90도로만 돌아가는 게임이긴 하지만

어쨌든 국내 최초의 FPS 게임이다.

물론 이 비슷한 시기에 '하데스'라고

LG에서 유통한 게임이 최초의 FPS라고 주장하긴 하는데

...둠 아닌가? 싶지만

나름 복셀 기법을 쓴 수작인데 아무튼

시기상으로는 초롱이가 먼저 나왔다고 한다

주인공 초롱이는 왠지 닥턱슬럼프 주인공과

비슷하게 생긴것같지만 그냥 넘어가자...

(그땐 다 그랬지..)

아무튼 그 뒤에도 몇개의 게임을 더 개발하고

'초롱이의 모험 이렇게 만들었다' 라는 책까지 낸 개발자는

그 경력을 인정받아

1995년, 삼성전자에서 학력철폐 원칙을 처음으로 적용한

특수전문직 공채에 합격하게 된다.

고졸 (상고), 23세의 나이에

오직 실력만으로 삼성에 입사한 스토리는

언론의 큰 주목을 받았고

'근사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지만

자본도 부족하고 혼자 힘으론 힘들었기 때문에

대기업을 이용하고 싶었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던 그앞에는

성공할 일만 남은 듯 보였다.

하지만....

거대한 기업 삼성전자 속에서

그는 그저 평범한 '프로그래머'일 수 밖에 없었다

삼성에서 그가 맡은 일은

유아용컴퓨터 '피코' 에서 돌아갈

어린이용 프로그램을 만드는게 전부였다

이 피코라는건 전용팩같은걸 끼워서

티비랑 연결하면

티비에서도 화면이 그대로 보이는,

애들 입장에선 정말 신기한 물건이었는데..

오

앗

(원래 피코는 세가에서 만든걸 수입한 거임)

하지만 어린이용 프로그램 개발이

그가 원하던 게임개발일은 아니었을터,

당시 동료들의 증언에 의하면,

그는 일에 대한 의욕이 전혀 없었다고 한다

주어진 일만 수동적으로 일하고

나머지 시간엔 게임이나 다른 일을 하다가

상사가 나타나면 '알트+탭'을 눌러 일하는 척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그렇게 겉돌더니 1년후..

위조지폐를 만들어 사용하다 구속되었다.

순식간에 범죄자로 전락하고 만것이다

당시 그는 경찰에 진술하길

"짝퉁카메라를 샀다가 속은게 분해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말도 안되는 변명을 했었다

위조지폐를 만드는건 중범죄이며 범죄를 옹호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삼성은 왜 기껏 게임개발자를 뽑아놓고

그런 허접한 일만 맡겼을까?

당시에 삼성 뿐만 아니라 LG나 다른 대기업들은

소프트웨어보다는 하드웨어를 중시하였고,

게임도 국내에서 자체 개발을 하기 보다는

대부분 일본, 미국의 게임을 수입하는데 열을 올렸다.

해외 유명 제작사의 갓겜을 가져다 파는게 낫지,

회사에서 밀어주지도 않는데 괜히 게임만들었다가

손실을 보면 본인의 목이 날아갈테니,

웬만한 임원급이라도 쉽게 모험을 할 수 없었던 것이다

물론 모든 회사원이 적성에 맞는 일만 하면서 살지는 않는다.

그리고 일이 마음에 안든다고 범죄를 저지르지도 않는다.

하지만 한때 촉망받던 고졸출신 대기업 개발자가

1년도 안돼서 범죄자로 전락한 사연은 참 안타깝다.

대기업 입사 전에도 프로그래머로서 계속 수입을 올렸었다는 그.

게임을 만들때 음악도 중요하기 때문에

일부로 음악학원에 다니면서 플룻과 섹소폰을 배웠던 그가,

만약 그때 대기업을 안가고 계속 1인 개발자였다면 어땠을까?

아니면 요즘 시대에 태어났다면 어땠을까?

인디 개발자로 성공했었을까?

아무튼 참으로 씁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 그는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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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읽어줘서 감사.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