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 둘만 남게된 부실에서 예상치못한 질문을 들은 마키는 혹시 장난일까 싶어 니코를 지긋이 바라봤지만, 장난치려는 표정은 아니었다.

"글쎄.. 굳이 말하자면 싫은 쪽이지. 마마도 파파도 담배를 싫어하시거든."

"음- 그럼 담배 피는 사람은 어때? 좋아하는 사람이 흡연한다면?"

니코가 얼굴을 바짝 들이밀었다. 서로의 얼굴이 가까워진 만큼, 심장이 두근대는 소리가 커지는것만 같다.

"별로.. 생각해본적도 없지만, 만약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냄새나니까 끊어버리라고 할거야."

"냄새보다는 건강이 걱정돼서겠지! 역시~ 마키는 이상한 곳에서 수줍음을 타는구나."

"베에에- 그런거 아니거든!"

"마키, 화내는거야~?"

마키는 화를 내려다가 어느새 뒤로 한발짝 떨어져 생글생글 웃고있는 니코의 모습에 '비겁해.'하고 짧게 중얼거리고는 한쪽 귀에서 빼놓았던 이어폰을 다시 귀에 꽂는것으로 분노를 표시했다.

'니코 따위...'

마키는 니코의 말소리가 들리는것을 미리 방지하고자 mp3의 볼륨을 최대로 높였다. 마음을 평화롭게 만들어주는 바이올린의 선율이 귀안에 가득 퍼진다. 볼륨이 좀 과하다싶을정도로 크긴 하지만 그 덕분에 자기만의 세계에 빠질 수 있다.

'이번 곡은 조금 부드러운 느낌으로 해야겠어.'

원래 음악만 조금 듣다가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었지만 악상이 떠오른 김에 작곡노트에 음표를 써내려갔다.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써내리다가 종종 지우기도 하며, 그녀가 생각하기에도 경이적인 속도로 페이지의 마지막까지 곡을 채워넣어버렸다.

마키는 작곡노트를 닫기 직전에 페이지를 다시 한번 훑어봤지만 부족한 부분 없이 완벽했다. 이번 곡은 분명 모두가 좋아할것이다.
그렇게생각하니 절로 입가에 미소가 피어났다.

그러나 그 만족감은 오래가지못했다.
매캐한 냄새가 마키의 코를 찔렀으니까.

냄새의 원인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고개를 돌려보자 자욱히 쌓인 연기너머로 니코의 얼굴이 보였다.

니코는 손에 쥔 담배를 입에 가져다대고 길게 숨을 들이쉬더니 열려진 창문 밖으로 연기를 뱉어냈다.

"너 언제부터 담배를 배운거야!? 우린 아직 학생이라고!"

"마키. 너도 그렇게 웃을 수 있구나?"

".... 지켜보고 있었어?"

"마키가 흥얼거리면서 노트를 펼쳤을때부터 전부 보고있었지~"

"너.....! 가만 안둘.."

마키는 말을 잇지못했다.
쓰다.
쓰거우면서도 촉촉하고, 동시에 달콤한 향이 입안 가득히 퍼진다. 니코에게서 나오는 숨결이 공기와 섞여 마키의 폐속으로 들어간다.

"으읍, 풉!"

쿵-

"아야.. 갑자기 밀쳐내지 말라구.. 다칠뻔했잖아?"

"무슨 짓이야!"

"히히, 마키가 귀여워서 나도모르게 키스했어!니콧"

원래 니코가 장난기 넘치는 아이긴하지만 이건 도를 넘어섰다. 마키는 이번에야말로 의자에서 일어나 소리가날정도로 부실 문을 강하게 밀쳤다.

"난 먼저 가볼게. 니코같은거 정말 싫어."

"마키! 잠깐만!"

"왜 그러는데?"

"담배 냄새, 아직도 싫어?"

쾅!

대답할 가치도 없다는듯 부실 문을 열 때보다 더욱 세게 닫았다. 지나가던 선생님이 본다면 훈계를 줄 정도로.

'정말... 나를 가지고 노는거야 뭐야? 짜증나.'

빠른 발걸음으로 신발장을 향해 다가갔지만 아직도 입 안에 끈적거리는 감각이 남아있었다.

쓰디쓴 담배의 향.
니코의 입술 감촉.

...

'담배라는거, 별로 싫지 않을지도.'


-------------

누가 니코마키 담배키스얘기해서 한번 써봤음
모바일이라 퇴고를 하지않아서 어색할수있는데 이해좀해줘


-----

럽갤문학 조금씩 쓰고있음.

최신연재 - 니코좀비 완결


나는 야자와 니코, 좀비세계에서 살아간다. 링크모음
아쉬움, 빚 그리고 호노카1~3 4~5 6~7 완
[린생일 축전문학]잠들지 못한 그날, 별하늘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