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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주갤소설] 세상을 보는, 창 / 2-3. 신용카드 훨윈드

헐트119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11.20 10: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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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신용카드 훨윈드

 

 

세상 물정에 밝은 편이었던 송희와는 달리

영아는 철부지 같아 보일 때가 많았습니다.

아마 저를 만나기 전엔 더 심했을 테죠.

빚은 둘째 치고 조금씩 커져 가는 씀씀이를 감당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이 바닥의 아이들, 특히 요즘의 아이들은 거의가 그런 이유로 이 쪽 일을 시작하거나

또는 이 바닥에 발이 묶여 버리죠.

 

졸업을 한 해 앞두고 있었던 영아, 그 아이는 결국 보도 사무실을 찾았습니다.

3년간을 공들였던 전공 성적은 어느 정도 유지만 하되,

어릴 적부터 꿈꿔 왔던 시립 무용단 입단은 잠시 미뤄뒀다고 합니다.


그 어린 나이에 그런 돈들이 왜 필요했을까요.

 명품가방이며, , 좋은 식당, 좋은 차, 그렇게 중요했을까요?


아마 그때는 너무 어려 몰랐겠죠.

잠깐 일거라 믿었던 공백이 그렇게 길어져서

그 아이의 꿈까지 그만큼 멀어지게 해버릴지.

 


 

- ... 아가씨. 진짜 괜찮겠어?

 

- , 어려울 건 없다면서요.

 

- ... 처음 치고는 좀 당돌한 아가씨구만...

, 사실 아가씨 정도의 와꾸면 이 신림 근처에서는 원톱이야.

그런데 이 장사가 와꾸 장사는 아니거든.

다 마인드 장사란 말야. 마인드. 무슨 말인지 알겠어?

 


윤영아는 보도 사무실 실장이 굴리는 눈동자가 괜히 불편했다.

아무리 실장과의 나이차가 꽤 있어 보인다고는 하지만

 초면 부터 툭툭 내려 까는 말투 부터,

몸매를 대놓고 훑어보며 갸웃거리는 고개까지.

난생 처음 느껴보는 모멸감이었다.


당장에라도 이 지저분하기 짝이 없는 사무실 소파에서 엉덩이를 떼고 싶었다.

하지만 윤영아는 가까스로 그 감정선의 고비를 넘기면서

되려 더 도도해 보이려 팔짱을 꼬았다.

 

- 무슨 마인드요.

 

- 마인드 몰라? 한글로 마음 아닌가? 아무튼 그런게 중요하다는 말이지.

지금 내가 이렇게 말하는데 그렇게 팔짱을 끼고 눈을 새촘하게 뜨면 좋아할 손님들이 없다는 거야. 손님이 안 좋아하면 아가씨도 물론 그렇겠지만, 사무실은 더 피곤해 진다고.

 빠꾸 먹으면 또 다른 아가씨 태워 날라야 되지,

손님이랑 싸우면 또 바꿔 줘야 되지,

진상이라도 걸리는 날엔 말야 짭새들 까지... 어후...

아무튼, 내가 볼때는 말야 아가씨는 그냥 강남쪽에 클라스 좀 되는, ?

그쪽에 가는 게 맞는 거 같아.

물론, 우리야 아가씨 같은 와꾸 에이스들 받으면 좋지.

 그런데 여기는 워낙 깨끗하게 노는 손님들이 적어서 말이지.

 

- 깨끗하게요? 더러운 건 뭔데요?

 

실장의 비아냥거림을 분명히 느꼈지만, 윤영아는 팔짱을 풀지 않았다.

오히려 보란 듯이 다리를 한번 꼬며 무언의 기 싸움을 이어갔다.

그런 그녀를 보며 실장은 언짢은 구석이 있다는 듯이 입맛을 쩝쩝 다셨다.

 

- 이 아가씨가 잘 모르시네. 여기 근처에는 점잖게 노래방 오는 사람이 없어요. ?

, 그러면 만약에 손님이 아가씨 가슴을 콱, 하고 움켜쥐었다. 어떻게 할거야?

 

- ...?

 

말 없이 미간만 구기는 윤영아.

그리고 답변을 기다리며 코를 킁킁 거리는 실장.

 

- 어떻게 하긴요. 경찰 불러야죠. 엄연히 성추행인걸요. 애초에 터치 허용 안 된다면서요.

 

- 이거 이거, 진짜 무서운 아가씨네.

아가씨 무슨 신림의 전설 찍고 싶어?

누굴 매장 시키려고?

그렇게 경찰 함부러 부르는거 아냐~.

아니 술 이빠이 취해서 오는 양반들이 도우미 왜 부르겠어.

새우깡 먹을 손이 없어서? 노래 예약 시키려고?

아니지, 아가씨들 가슴도 한번 주무르고, 뽀뽀도 한번 하려고 부르는 거지, 술 취하면 자기가 부른 도우미가 미시인지 여대생인지 어떻게 알겠어.

물론 아가씨 말이 맞아. 만지면 안되지!

 

- 그런데요?

 

- 그런데 불가피한 상황이 있을 수 있으니까,

그걸 참지 못하면 여기서 일을 할 수가 없다는 거야.

... 진짜 큰일 낼 아가씨 였구만.

 

- 알겠어요. 그럼. 제가 오늘만 일해 보고 판단 할게요.

뭔가 트러블이 생기면 바로 그만 두고요. 경찰은 안 부를께요. 됐죠?

 

', 무슨 이런 당돌한 미친년이...'


너무도 당당한 윤영아의 태도에 말문이 막혀버린 실장.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두어번, 건성으로 끄덕였다.

 


"떄르르릉"

 

그리고 보도 사무실로 걸려온 전화.

 

- , 윤수야. , 2? 오케이. 미씨냐 아가씨냐. , 오케이. 알겠다.

 

전화를 끊은 실장은 괜히 딴청을 피우다 윤영아를 바라봤다.

이년으로 괜찮을까? 하는 표정이었다.

윤영아도 그런 실장을 아무렇지도 않게 바라봤다.

두 사람 사이에 얼음벽이 하나 서있는 듯 했다.

 

- 왜요. 일 벌써 들어왔나요?

 

- , 그게. 아무래도 교육을 받아야 하긴 하겠지만...

 

- 하겠지만?

 

- 지금 이렇게 이른 시간에 출근한 우리 아가씨들이 많이 없거든.

그래, 이왕 이렇게 된 거 한번 갔다나 와봐.

 지금 시간엔 진상들도 거의 없으니까 그다지 빡시진 않을 거야.

대신 손님들한테 너무 이기려고 하면 안돼. 알겠지?

 

- 알겠어요.

 

- 그래 그럼 요 앞 신호등 앞에 나가 있어. 카니발 한대 와서 태워 갈거야.

다른 사무실 들러서 아가씨 하나 더 태워서 갈 거 거든?

노래방 안에서 어차피 같이 합을 맞춰야 되니까, 차 안에서 인사도 좀 하고 하라구.

 

윤영아는 그대로 말 없이 일어나 건물을 빠져 나왔다.

교양 없는 실장 녀석과는 계속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  

어차피 서로 할 일만 하면 된다고 생각할 뿐이었다.

그렇게 대꾸도 없이 나가 버리는 윤영아를 보며, 실장은 입 모양으로 육두문자를 그렸다.

 

- ... 씨발년이...

 

 

흰색 카니발에 올라탄 윤영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자기 보다 훨씬 앳되어 보이는 여자애 하나가 인사를 걸어 왔지만

무시했다.

 딱히 상종하고 싶은 부류의 인간이 아니었다.

손톱 만큼의 감정도 공유 하기 싫었다.

 

'더러운 인간들'

 

 


영아는 그렇게 무너지는 고결함을 가까스로 지탱하려 했습니다.

부정하고 또 부정 했을 테지요.

인정 할 수 없었을 겁니다.

제가 보아온 그 어떤 아이 보다 자존심이 강한 아이였습니다.

 금이 가기 시작한 자신의 고귀함,

그것을 들여다 보는 것이 쉬이 될 리 없었겠지요.

 

다만 영아는 어느 노래방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단 한가지만 생각했습니다.

 

 

사촌언니 150

친구 전희주 50

엊그제 카드로 긁은 까르띠에 팔찌 80

역시 카드로 긁은 미용실 20

또 역시 카드로 긁은 지방시 구두 90

합계 390

그래, 하루에 15만원씩 한달 이면 다 갚을 수 있어.

 

 

하지만 영아는 그 일을 3일째 되는 날 그만뒀습니다.

손님과 싸우고 가게에 경찰을 불렀다고 하네요.

그 밥맛 없던 실장과 얼굴도 모르는 업주는 입건되거나 했겠죠.

 

어쨌거나 그 후, 영아는 가장 하지 말았어야 될 일을 해버립니다.

대부 업체에 전화를 걸었던 거죠.



네, 빚잔치의 시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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