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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있어요 스핀오프 _ #05. 보호자

애인있어요(218.146) 2020.05.28 22:40:19
조회 973 추천 16 댓글 6


전지적 최진언 시점 05. 보호자



해강이와 함께 한 한 학기. 봄을 지나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그녀와 함께한 한 계절이 지나가고 있다.

그녀와 함게한 1학기, 3개월의 시간동안 나는 그녀가 매일매일 좋았다.

그녀에게 난 늘 모자라고 부족했지만 해강이 옆에 있을 때가 제일 즐겁고 행복하다.


"해강아"


잠시 도서관 앞에서 쉬고 있는 해강이의 옆 모습을 본다.

나는 왜 너를 사랑하게 되었을까.

나는 왜 너를 매일 더 많이 사랑하는 걸까?

그녀의 눈을 보면 이상하게 슬프다. 


"해강아"

"응?"

"내일 뭐해?"

"내일? 알바해야지"

"내일 오전 알바잖아. 알바 끝나고"

"공부해야지"

"공부하지 말고 나랑 놀자"

"뭐? 갑자기?"

"내가 라디오에 사연을 보냈는데 당첨이 된거야.

근데 세상에 식사권을 준다고 하잖아."


물론 거짓말이었다.

라디오에 사연을 보낸 적도 없고,,, 식사권 같은 건 더더욱 없다.

엊그제 아버지 생신이라고 가족끼리 간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내내 해강이 생각만 났다.

해강이랑 같이 먹고 싶다. 해강이가 좋아할텐데.. 

하지만 해강이는 안 갈 게 분명 했다. 

그래서 변명과 핑계를 생각했는데 해강이는 역시 호락호락 하지 않았다. 

해강이는 한참을 날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더니

속아준다는 듯 씩 하니 웃는다.


"그래 가자. 종강기념으로다가"


그렇게 해강이에게 어렵게 데이트를 얻어냈다.




디데이,

어제 저녁 너무 떨려서 잠 한숨을 못잤다. 하지만 기분은 날아갈 것만 같다.

날씨도 좋고 기분도 좋고 해강이는 더 좋은 그런 날.

봄과 여름사이에 살랑한 바람 사이에서 그녀가 걸어오고 있다.


"야 최진언"


늘 나를 부르는 그 목소리와 눈빛 손짓을 하며

그녀가 내 앞에서 웃으며 다가온다.


식당에 들어서자 해강이는 조금 깜짝 놀란 눈치였다.


"여기 진짜 비싸지 않아?"

"식사권이라니까"

"그래도 돈 더 나오면 어떡해. 그냥 나가자"

"괜찮아. 더 나오면 우기면 되지"


해강이는 부담스러운 눈치였다.

매일 학교 주변의 식당들을 전전하는 해강이에게 꼭 맛있는 음식을 먹이고 싶다. 


미리 예약해놓은 분위기 좋은 방에 해강이와 둘이 앉아있다.

4인룸이라고 하는데 통창에 비치는 나무들이 살랑살랑이며 우리를 반겼다.

잠시 후, 음식이 나왔다.


"여긴 랍스타가 맛있데서 내가 미리 시켰어."

"그래"

"기분 안좋아?"

"이런 거 처음 먹어봐.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줄 알았는데 이런 걸 다 먹어보네."

"많이 먹어. 너 다 먹어."


해강이는 살짝 눈이 휘둥그레 졌지만 이내 침착한 척 괜찮은 척 했다.

그런 모습이 너무 귀엽고 예뻐보였다.

도해강, 앞으로도 이런 거 많이 사줄게. 


"집에서 게맛살만 먹다가 오늘 아주 입이 호강한다."

"많이 먹어."

"너도 어서 먹어."


해강이는 자리가 편안해 졌는 지 금새 농담도 하고

내 실없는 이야기에 웃어주기도 했다.

나는 그렇게 웃으며 먹는 해강이만 봐도 배가 불렀다.

그렇게 우리는 편안하게 식사를 했고, 미리 사놓은 식사권으로 계산을 하고 나왔다.


"우리 어디가서..."


그런데 갑자기 해강이가 휘청이기 시작했다.

쓰러지려는 해강이를 붙잡았다.


"최진언 나 이상해"


해강이 얼굴을 보니 두드리기가 올라오고 있었다.

그러더니 잠시 후, 해강이가 내 옆으로 툭 쓰러지기 시작했다.


"해강아. 해강아."


무슨 정신이었는 지 모르겠다.

해강이가 쓰러진 이후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느 순간 응급실에 와있고, 해강이가 깨어나지 않았다.

의사들이 간호사들이 계속 왔다 갔다 하면서 나에게 계속 물어봤지만

어떻게 대답을 했는 지 뭐라고 말을 했는 지 잘 모르겠다.


"해강아 제발.. 해강아.."


해강이의 손을 꼭 잡고 그녀가 깨어나기만 바랬다.

갑각류 알레르기라고 했다.

바보 최진언.

내가 그런거야. 내가.. 해강이를...


나에게 화가났다. 왜 하필.. 

해강아, 난 너에 대해서 왜이렇게 모르는 게 많니?

왜 너 앞에서는 이렇게 바보 같아 지는 걸까?

그 때, 해강이가 일어났다.


"여기 어디야?"


해강이가 깨어났다.

깨어난 해강이를 보자마자 그녀를 덥석 안았다.

고마워.. 정말 고마워.. 



"나 괜찮아."

"미안해. 진짜 미안해"

"알았으니까 좀 놔줄래?"

"응? 어..."


다행이 얼굴에 두드러기는 가라 앉았고,

의사 선생님이 충분히 휴식을 취하라고 했지만 해강이는 집에서 쉬고 싶다며

억지로 병원을 나왔다.


고집 센 도해강을 이길 수가 없어 따라나왔지만

해강이의 고시원으로 가는 길 내내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바보 최진언. 왜 하필... 그 많은 음식 중에 랍스타를...


피곤한 지 버스 안에서 눈을 감고 있던 해강이를 보며 많은 생각에 잠겼다.

죽어도 택시는 안탄다고 버스를 타고 돌고 돌아 고시원으로 가는 길. 

그 길 안에서 다시 생각한다.

해강아, 너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어느 덧, 해강이의 고시원 앞에 도착했다.


"야 최진언. 나 진짜 괜찮아."

"해강아."

"그만 해. 나 괜찮아. 내 몸 내가 못챙겼는데 왜 네가 그래"

"해강아"

"진짜 그만 좀 하라니까? 걱정하지마. 나 진짜 괜찮아."


괜찮다는 듯 계속해서 오히려 나를 위로 하는 해강이를 보며

나도 모르게 불쑥 그녀를 안고 싶어졌다.

그녀에게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다.

이런 날, 혼자 들여보내지 않아도 되는 그런 자격이 있는 사람...


"해강아. 나 너한테 고백 하나 해도 돼?"

"뭔데? 미안하다는 말이면..."

"나 되고 싶은 게 있어. 이렇게 간절하게 뭐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건 내 인생에 처음 있는 일이야.

뭐가 되고 싶은 지 물어봐줄래?"

"......뭐가 그렇게 되고 싶은데?"

"도해강 보호자"

"뭐?"

"아까 병원에 있는데 간호사가 자꾸 너 보호자를 찾는거야.

나랑 너랑 어떤 관계인지 계속 묻고 보호자한테 연락하라고...

그 때 생각했어. 내가 너의 보호자가 되어야겠다고."

"야 최진언"

"해강아. 나 너 좋아해. 농담 아니고, 그냥 하는 말도 아니야."

"너.."

"네 대답은 오늘 안들어. 오늘은 그냥 푹 쉬어.

꼭 따뜻한 물 먹고 아무 생각하지 말고 푹자. 

나 어렵게 돌아서는 거니까.. 정말 가기 싫은데 가는 거니까 

그러니까 너는 푹 자고 푹 쉬어. 간다."


해강이한테 드디어 내 마음을 고백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마음에 삼키고 오늘은 그냥 내 마음만 고백했다. 

골목을 빠져나와 코너를 돌자마자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앉고 말았다.

도해강. 이제 나 멈추지 않아.

너한테 직진할거야.

너에게 꼭 특별한 사람이 되고 말거야.



#번외. 고백 후 진언이가 해강이에게 보내는 삐삐 (012-486)


꽃 같은 그대

나무 같은 나를 믿고 길을 나서자


그대는 꽃이라서 10년이면 열번은 변하겠지만

나는 나무같아서 그 10년

내 속에 둥근 나이테로만 남기고 말겠다.


타는 가슴이야 내가 알아서 할테니

길가는 동안 내가 지치지 않게

그대의 꽃향기 잃지 않으면 고맙겠다.


이수동,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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