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진짜 이해가 안 가서 그래

작년에도 그을린 사랑을 2번 봤고

이번 시즌 들어서 어제도 보고, 그제도 봤는데

작년 사우다와 이번 사우다는 달랐단 말이지?

사우다 첫 장면은 거의 비슷하지만, 배우들이 다르기 때문에 표현도 살짝 다르긴 한데, 공통점이 사우다가 처음 나왈을 만나서 하는 말에 항상 웃음이 나와.

이건 거의 폭소 소준이야. 한 두명이 아니야. 여러 명이야.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거야. 저 말 내용이 이렇게까지 폭소가 나올 일인가?

기억나는대로 써 보면.

사우다! 저어~기 하늘이 있네~~
하지만 나에게 하늘이 뭔지 알려 주는 사람이 없어
사우다! 저어~기 바람이 분다아~
하지만 나에게 바람이 뭔지 알려 주는 사람이 없어
우린 난민촌으로 쫓겨왔어
아빠에게 물었지
아빠 우리는 왜 살던 곳을 떠나 이곳으로 온 거야?
아빠가 말했어
으이구! 사우다! 그런 거 없어. 생각하지마! 그저 이렇게 먹고 살 수 있는 것에 감사하며 살아!
난 기억해. 우리 집은 불타고 있었어. 군인들이 와서 우리집을 불태웠어.
불탄 집 앞에서 아빠가 무릎을 꿇고 있었어.
난 또 아빠한테 물었어.
아빠, 불탄 우리집 앞에서 왜 무릎꿇고 빈 거야?
으이구! 사우다. 네가 꿈을 꾼 거야. 그런 적 없어. 생각하지마. 잊어 버려!
아빤 다~ 잊으래. 난 다 기억하는데, 잊으래.
그래서 난 아빠도 엄마도, 이 하늘도, 길도, 다 잊을 거야!
다~ 잊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가서 살 거야!

사우다가 여기서 아무렇지도 않은 척 웃으면서 얘기를 하기는 하거든? 저어기 하늘이 있네. 할 때는 무대 끝에서 끝으로 뛰어오고, 바람이 분다~ 할 때는 팔 다리를 바람에 흔들리는 것처럼 휘저어. 으이구! 사우다 할 때는 아빠가 머리 쥐어박는 흉내도 내지.

그런데 행동이 그렇다고 해서 내용 자체가 웃을만한 내용이 아니잖아? 특히 아빠가 사우다 머리 쥐어박는 흉내 때는 진짜 코미디 프로 보듯이 웃고 있어

사우다는 어린 시절에 살던 집을 빼앗기고 다 불태워진 채로 부모님과 맨몸으로 난민촌으로 쫓겨와서 거기서 살았던 거잖아.

그저 목숨이 붙어 있는 것 하나만을 감사하며 살아야 하는 그런 비참한 상황인 거고, 아이가 여기에 의심을 품고 파헤치려 들면 자기 아이의 목숨도 위험하기 때문에 엄마 아빠는 그저 잊고, 입 다물고 조심히 살아라 계속 그러는 거고.

나왈이 사우다의 말이 끝나면 "우린 아무것도 잊으면 안 돼 사우다." 라고 말하고 사우다의 동행을 허락하는데

이 장면은 어린 사우다의 답답함, 난민의 현실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면서 동행이 필요 없던 나왈마저도 감동을 시켜서 서로 같이 동행을 하게 되고 20년이 넘는 우정을 쌓아 가게 되는 계기가 되는 건데...

이해가 안 되는 거야.

왜 이렇게 웃지? 작년에도 그랬지만, 올해는 여기서 사우다 역 배우가 몸도 잘 쓰고 좀 더 많이 밝고 철이 없어 보여서 그런지 폭소가 터져 나와.

어제는 특히 심했는데, 사우다가 다 잊을 거야! 여기까지 말하는데도 계속 웃었어. 한 두명이 아니라 여러 명이.

내가 배우였으면 당황하겠다 싶더라. 이게 그렇게 웃을만한 내용인가 싶어서.

뜬금없이 웃음 터지는 장면들은 정말 많긴 하지만, 사우다 장면이랑

니하드 처음 등장해서 니하드가 사람 죽이고 다닐 때, 자기가 사람 죽이고 사진찍는 예술하는 사람이라는 그 잔인한 설정에

깔깔깔깔 웃음이 계속 터져 나오는데, 말 내용 안 들으세요? 싶어서 환장하겠어.

그래도 어제는 아부타렉 재판씬부터 마지막 "엄마의 침묵을 더 듣고 싶어" 여기까지는 진짜 엄청 조용해서 다행이었어 ㅠㅠ

다른 말이지만 올림픽공원 K아트홀은 제발 수구리, 대화, 벨소리 좀 하지 말라고 안내 좀 해 줬으면 좋겠다.

거의 주말마다 이거 보러 가는데 다음 주말에는 또 어떤 웃음과 관크가 날 반겨줄까 걱정부터 되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