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공 유기견 될 뻔했는데 바발이 나눔을 해줘서 덕분에 잘 보고 왔어.

난설 이야기가 들릴 때마다 언제 한 번 봐야지 하면서 벼르고 있었는데 드디어! 자첫을 했다!!

우선 서사는 몇 번 말이 나왔던 대로 허초희보다는 허균 중심이라고 봐야 할 거 같아.

다만 허초희와 함께 겪었던 이런저런 일이 허균의 태도가 변화하는 데에 있어서 굉장히 큰 원인이라서

허초희 원탑인 극은 아니었지만 허초희라는 캐릭터의 비중은 크다고 느꼈어.

넘버는 대부분 호였어!

좀 몰아치는 부분의 한두 곡 빼고는 다 따뜻한 느낌의 곡들이라서

'어린왕자랑 비슷한 느낌으로 내 취향이네' 했는데 다미로 작곡이었을 줄이야...

퓨전이란 얘기 듣고 어떨지 걱정했는데 국악기랑 서양악기를 상당히 조화롭게 잘 섞어놓았더라.

기억에 남는 넘버는 허균한테 그 문을 닫지 말라고, 이 손을 잡으라고 하는 넘버였는데,

이 넘버가 극 전체에 여러 번 쓰이면서 허균의 태도가 약간씩 변화하는 게 보여서 좋았어!

특히 중반부 rep에서 닫지 마/닫아야 해, 잡아/잡을 수 없어 이렇게 다르게 부르는 부분

이런 방식으로 의견의 대립을 표현해주는 거 좋아해서, 이 부분도 정말 좋았고.

극 보면서 힘들었던 건 무대...

a,b열도 아니었고 무대가 그렇게 높지도 않은데 보는 내내 목이 아파서 왜 이러지 했거든?

기립해보니 알겠더라. 기립해야 배우랑 눈높이가 겨우 맞을까 말까 했어.

높지 않다고 생각했던 건 무대에 경사가 있다 보니 생긴 착시현상이었나 봐ㅠㅠ

전반적으로 극 서사도, 넘버도 잔잔한 분위기라 내 취향이었고,

다른 배우들의 연기도 궁금해져서 곧 자둘하러 가보려고 해.

좋은 극 나눔해준 바발 정말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