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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ㄱㄱ) 10/14 왕복서간 호후기 특히 에녹 극호호호호호호호(스포있음)

ㅇㅇ(58.233) 2019.10.15 00:11:53
조회 802 추천 86 댓글 11



사실 원작 자체가 뼛속까지 섬국 갬성이긴 하지만,

원작자의 다른 소설을 좋아하기도 했고 원작 보고 가서 초연 호후기도 남겼었다(후기 아직도 있으니 궁금한 바발들은 갤검 ㅋㅋ).




그때 바발로 눌러앉은지 얼마 안되어서 호기롭게 자둘은 해야겠다 호언장담했으나;; 본진극 회전도느라 쿨럭... 그래서 스스로에게 한 자둘 약속을 이제야 지켰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봄에도 좋았는데 지금은 더 좋아. 연출이 더 좋아졌고 극이 지향하는 바를 더 명확히 드러냈어.

무엇보다 가장 좋았던 점은 좀 더 편히 관극할 수 있었던 것? 배려 받은 느낌이랄까.



원작을 봤기 때문에 각오를 했지만 그래도 불편할 수 밖에 없었던, 창고에서 어린 마리코와 가즈키씬.



초연엔 어린 가즈키가 어린 마리코에게 못된 짓 하는 걸 직접적으로 보여줬었는데,

재연에서는, 어린 마리코가 아니라 성인 마리코가 어린 가즈키를 앞에 두고 대사로 설명하는 식으로 그 장면을 넘겨.

관객들이 그 장면을 불편해한다는 걸 창작진이 받아들이고 다르게 풀어낸 거지.

이 부분이 정말 무엇보다 좋더라구.

게다가 실제 배우의 나이와 상관없이 극중 마리코는 미성년자인데, 그걸 성인 마리코가 바톤 터치한다는 식의 섬세한 연출도 감탄했고.



항상 이런 식의 빻은 내용들이 나올때마다 꼭 저렇게 직접적으로 대놓고 전시하듯이 묘사해야만 하나가 늘 불만이었는데,

그렇지 않고서도 얼마든지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이 아주 굿이었고,




두번째로 좋았던 것은, 전반적으로 좀 더 주고 받는, 리액션이 강해진 분위기와 애틋한 감성을 강조한 느낌?

편지가 오가는 것이 주된 흐름이니까 당연히 지루한 패턴이잖아.

그래서 마리코의 편지 때는, 준이치가 마리코를 계속 쳐다보고, 그쪽으로 향해 있고, 맞장구쳐주고 반응해주고 가까이 걸어가거나 따뜻하게 웃어주거나 행동해주고,

준이치의 편지때는 마리코가 그렇게 하고.

사소한 반응들, 리액션들이지만, 뭔가 섬세하면서도 훨씬 역동적인 사랑의 표현들을 많이 보여준 거 같았어.

관대때도 치밀하게 동선을 짰다고 그러드라구.

그래서 서로 편지를 주고 받는 거지만, 좀 더 생동감 있으면서도 아, 두 사람이 진짜 사랑하고 있구나, 늘 같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예뻤어.

미스테리와 서스펜스가 더해지긴 하지만, 극의 기반은 어쨌든 멜로니까.

그런 사랑의 감정을 드문드문 애틋하게 표현해주는 점들도 좋았고.




세번째로 정말 놀라웠던 것은, 녹이치의 연기. 진짜 혀를 내둘렀어.

에녹 배우를 지금까지 총 4갠지 5갠지의 극에서 봤는데(플앱 봐야겠다;; 기억이 잘..), 오늘 왕복서간의 연기가 단연 최고였어.

지난 주 어느 영업글에서 녹이치 본사 없어야 한다고 삐삐쳐 준 바발 고마워! 1열 중블 레전드 관극길만 걷길 바라!




노긔는 주로 센 캐릭만 맡았던 기억이 있고, 그나마 좀 부드럽고 말랑말랑했던 게 너글자에서 녹미닉이었지 싶은데,

오늘 녹이치도 녹미닉 비슷하게 흘러가나 했거든? 근데 극 진행상 중간에 비열한 연기가 한 번 나오잖아.

그 때 녹사내가 출현하는가 싶었는데, 헐, 그걸 뛰어넘어 -무슨 이런씨발개호로잡놈의변태지랄옆차기캐병신싸이코-연기를 하잖아! 깜짝 놀랐잖아! 무서웠단 말야 ㅠㅠㅠ



근데 진짜 무서웠던 건, 그 다음이야.

캐비열한사이코, 그게 몇분 안가.

잠시 후에, 마리코가 모든 기억을 떠올리고 억지로 묻어뒀던 진실을 끄집어내면서, 와... 노긔 인생 연기가 펼쳐지더라.

네, 도중에 기립할 뻔 했습니다요. 억지로 내 다리를 붙잡아 앉혔음.



아까도 말했지만, 나 원작도 봤고, 초연도 봤어.

노긔도 초면 아니고 작품만 너댓개지 그거 다 한 번씩만 보고 때운 거 아니니, 두자리수는 충분히 된다고.



근데 이런 노긔는 처음 봤어. 진짜 처음 봤어.

개싸이코 냉혈한, 바늘로 찌르면 얼음가루만 서걱서걱 떨어질 것 같은 퍼러딩딩 낯짝에서,

갑자기 눈썹이 축 처지더니, 정말 주먹만한 눈물이 마구 쏟아지는 거지.

사람 얼굴이 어떻게 갑자기 그렇게 돼? 어쩜 그렇게 금방 애절하고 비통해져?

정말 금방이라도 마리코를 붙잡지 못하면, 심장이 떨어져 나갈 것처럼 급박해지더니 애가 타서 어쩔 줄 모르면서,

어떻게든 마리코를 막아야 되는데, 그녀가 진실을 아는 것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아야 하는데 안달복달 하면서 펑펑 울어대는데,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아서 못보겠더라.

나 진짜 개처럼 울었어... 너무 당황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터라 열배는 더 슬펐다 ㅠㅠㅠ




이 극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그리고 초연보다 재연에서 더 강조하고자 했던 감정선이나 주제(feat. 관객과의 대화)가 사랑이랬는데, 그래 맞아. 그렇더라.

그리고 그걸 에녹 배우가 진짜 제대로 보여줬어.

초연에선 그래 뭐 그럴 수도 있겠네하면서도 의아한 부분이 없지 않았지. 뭘 저렇게까지.

근데, 오늘 보고 나니, 준이치는 저렇게 마리코를 사랑했구나. 정말 미치도록 사랑하고 있구나. 진짜로 마리코를 지키려고 하는 거구나 하고

준이치의 그 모든 선택이 이해가 됐어. 조금의 의심도 없이. 와... 이럴수가 있나 진짜. 빻았던 섬국의 갬성이 배우의 인생 연기로 이해가 빡 되는 날이 올줄이야.




나 사실, 왕복서간 원작 책, 얼마전에 그래에 중고로 팔아버렸거든;;

근데 오늘 후회했어;; 다시 읽고 싶어졌어...ㅠㅠㅠ 그만큼 노긔의 연기가 좋았어 ㅠㅠㅠㅠㅠ

노긔 책임져라.... 다시 생각해도 믿을 수가 없다고... 아씨... 다시 돈 주고 사긴 아까운데... 어흑...







바발들, 노긔 인생 연기, 인생캐 보러 가자. 후회없다. 장담한다.





녹이치가 또 언제 나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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