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경종 자첫 짧후기 겸 오늘의 관극 일기앱에서 작성

ㅇㅇ(223.62) 2019.12.05 23:58:28
조회 1626 추천 57 댓글 14


섭홍귭으로 자첫했는데 큰일이다... 몇 번 더 봐야할 것 같다... 심각한 마음을 담아 쓰는 후기. 횡설수설 주의해줘 이유는 밑에... 미리 약ㅅㅌㅁㅇ

원래 연뮤 관심사 중에 가장 후순위에 있는 게 조선 이야기라 자첫도 할지말지 고민이었는데, 애배들이 모여있기도 하고 경종에 대해 아는 바가 많지 않아서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건지 궁금하더라고. 그래서 알제 최애 학2인 홍2를 따라 + 내 기준 좋은 자리 예대가 터져서 경종을 자첫하게 됐어.

근데 갤 반응들을 보니 지루하다 말이 엄청 많은 거라... 근데 뭐 지루한 건 지루한 대로 잘 보는 스타일이라 컨디션 관리만 잘하고 가야겠다 싶었거든.

그런데 갑자기 지난주에 심한 감기로 앓아눕는 바람에 혐생 일이 줄줄이 밀려버린거야. 그래서 뜻하지 않게 화요일 아침부터 관극 전까지 한 숨도 못 자는 사태가 벌어짐.

진짜 툭 치면 쓰러져 잘 것 같아서, 극장에 앉아서 양도해야지 하고 맘을 먹었는데, 퇴근하니까... 이상한 자신감이 솟구쳐서 일단 댕로를 감. 두 시간 빨리 도착해서, 어쩔까 하다가 맨날 갈까말까 고민하던 안마카페를 가봤어. 한 시간만 앉아서 자야지 했는데...

안마의자... 자첫했는데... 잘 수 있는 의자가 아니더라...? 안 그래도 밤샘으로 굳은 몸 때문에 진짜 비명지를 빤했는데 안내해주신 분이 핸드폰 무음으로 해달라고 해주신 거 생각나서 시체관극모드 켜진 상태라 소리를 안 낼 수 있었어...

그리고 일어났는데 체력 회복ㅋㅋㅋㅋㅋ 흡사 20대의 젊음을 찾은 듯 (아님) 그러고 이정도면 지루해도 졸면서 애배들 넘버만 들어야지 하고 당당히 극장에 들어갔는데!

경종 후기 한줄 요약: 지루할 틈에 없었다

재밌더라... 역시 연뮤는 씨왓이야... 넘버들도 괜찮았고 그 섭경종이 빡쳐서 강력한 왕을 보여주겠다는 넘버 너무 좋았어 진짜 지르는 소리 하나하나에 전율을 느낌

근데 사백명 죽인 건 좀 너무했...

그리고 섭경종 시원시원한 피지컬과 한복이 예뻐서 좋았다...

개인적으로 '성군'을 안 좋아하는 편이야. 지가 성군이래봤자 전근대 봉건제~전제군주제 세습군주따위가 성은 무슨 성... 백성을 생각했으면 스스로 목을 자르고 민주주의를 했었어야지... 그래서 성군이라는 단어를 들을 때마다 약간 알러지적인 반응을 보이게 되거든, 근데 경종에서는 결국 그 성군이라는 단어를 버리게 되는 과정이 보여서 좋았음.

정치를 하는 건 결국 인간이잖아? 정치를 위해 권력을 행사할 권위를 만드는 과정에서 종종 정치인들은 인간이 아닌 어떤 초월적 관념과 동치일 것을 요구받지만, 그것은 일종의 '이론에 의해 현실이 그렇게 간주됨'이라는 것일 뿐, 정치인도 인간이라는 것은 결코 변할 수 없는 사실이니까.

그래서 연잉군도 경종도 결국 자신이라는 사람, 인간이라는 정체에 솔직해져가는 과정들이 많이 공감이 갔어. 조선 시대를 다루고 있지만 결국 정치인이라는 인간이, 인간으로서의 윤리와 정치가로서의 윤리 사이에서 갈등하는 내용으로 느껴져서...

그래서 홍잉군의 서늘한 톤이 좋았는데, 정치에 빠진 사람들은 가끔 그렇게 되잖아? 부모형제에게 박하게 대하기도 하고. 가령 예전 일제강점기 때 독립운동을 하던 사람들은 자신의 일가친척이 친일행위를 하면 동지들을 불러 차마 내가 죽이긴 뭐하니 대신 좀 죽여달라고 부탁하는 일도 있었다잖아. 가장 인간적인 활동인 정치에서 그토록 비인간적인 일들이 생겨난다는 것에 항상 놀라왔어서, 홍잉군의 연기톤에 스며있는 비장감과 결국 마지막에 경종, 미워했지만 단 한순간도 사랑하지 않았던 적 없었던 형님을 부르며 우는 모습에 공감도 많이 되고 안타깝기도 했어. 정치가 뭐라고... 

아 그리고 홍잉군 노래가.. 늘은 걸 넘어서 아예 일반인에서 뮤지컬 배우로 전직한 느낌이더라ㅋㅋㅋㅋ 믿나 때 들었을 땐 그냥 대사에 말하는 톤으로 하면서 음을 붙이는 느낌이었는데 어늘 보니 뱃심으로 발성을 끌어내서 깊은 호흡으로 노래를 하는 걸 보고 감탄했어... 그리고 섭경종이랑 음색합이 괜찮더라 저음을 매력적으로 뽑을 줄 알게 된 것처럼 보여서... 뭔가 괜히 내가 다 뿌듯하더라 진짜 군자삼일 괄목상대라더니... 홍잉군 군자였구나(?)

그리고 귭수찬 보면서 역시 내 믿보배구나ㅜ싶었음 노래할 때 톤이랑 발음 너무 좋아... 

홍수찬이 노론에 의해 화를 입은 집안 출신이면서 경종을 위해 노론을 칠 계획을 짠다는 점이 흥미로웠는데, 보통 노련한 정치가가 하는 일이 그런 거잖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되 자신의 이익이 타인의 이익 그리고 공동체의 이익과 일치되는 지점을 찾아내는 거. 가령 국회의원들이 국가 전체의 입법을 좌우하면서도 자기가 뽑힌 지역에 이익이 되는 일을 할 수 있는 이유도, 그렇게 함으로써 유권자들의 지지라는 자신의 이익과 지역 발전이라는 지역 공동체의 이익과 국토 발전 및 국력 증강이라는 국가 전체의 이익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지. 만약 이 세 이익 중 어느 하나라도 충족시키지 않는다면, 그 국회의원은 정치에 의지를 잃거나 유권자의 지지를 잃거나 법에 의해 심판 받는 일 중 하나가 일어나 그 사람은 정치를 하지 않게 되겠지.

마찬가지로 홍수찬도 노론에 대한 개인의 복수와 지나치게 커진 세력으로 왕권과 신권 간의 균형을 위협하는 노론에 대한 견제를 동시에 해내는 사람이지. 그리고 경종을 위해 경종을 괴롭게 할 숙청 계획을 지어내는 사람이기도 하고... 경종과 단둘이 있을 때는 사관에게 주어진 자리를 벗어날 정도로 경종을 아끼면서도 기꺼이 파국을 이끄는 한 축이 되기도 하는 모습을 보면서, 홍수찬이라는 인물 속 갈등은 어떨까 궁금하더라고. 

특히 경종에 대한 충심을 중심에 두되 장면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귭수찬을 보면서, 흔히 말하는 신념 윤리와 책임 윤리 사이에서 '직업으로서의 정치인'이 가져야 할 도를 지키는 모습이란 저런 모습일까 싶기도 했어.

...그리고 타락죽 슬쩍 챙겨가는 거 보고 저거 먹고 싶었던 건가 순간 착각함. 그러니까 살이찌지(??)

귭숙종 진짜 좋더라 환국의 정석(...)이면서도 자식 사랑 고양이 사랑이 각별했다는, 심계가 깊어 보이면서도 단순화통해보이기도 하는 숙종의 모습 그대로인 것 같았어. 처음 옥좌에서 일어섰을 때 풍채가 당당해서 좀 놀랐지만... 칼 다루는 거 보니까 완전... 조선의 소드마스터...

칼 하니까 생각났는데 섭경종은 그 큰 칼을 들고 있는데 어떻게 칼끝에서 처연함이 묻어나오냐 진짜 냉미남 최고 묘하게 큰 칼에 휘둘리는 느낌도 나고... 병약미 짱 좋아 흰옷 너무 잘 어울려

장희빈 노래 좋더라 어느 분이시지...

그리고 연잉군은 차를 타고 인삼부자차를... 부자 그거잖아 영화 황후화에서 주윤발이 공리 죽이려고 약에 넣은 거 인삼은 한약에 들어가면 약기운 증폭기고... 그래서 뻘하게 황후화 마지막 장면이 생각나더라 하지만 공리와 다르게 섭경종은 사랑을 가득 담아 원샷을 때리셨고 다탁 한 손으로 다라락 치우고 홍잉군 뺨 감싸는데ㅜㅜㅜㅜㅜㅜㅜ 갑자기 알제 어느 학5가 홍벤볼보고 아 씨발 형님 하는 거 같다는 거 생각나서 너무... 홍잉군 하필 그 때 또 형님ㅜㅜㅜ 이래서ㅜㅜㅜㅜㅜ 나 울어ㅜㅜㅜㅜㅜ

소극장에서 세련된 한복 라인 봐서 좋더라(한복 좋아함)

정치물을 좋아해서 그런가, 세 명의 정치인이 나오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보게 되니까 나도 따라서 머리 굴리게 되고, 역사 속을 스쳐간 수많은 인간 정치인들도 생각나고...

결국 그 모든 사람이 인간이라는 거, 인간적인 감정으로부터 모든 게 시작되었고 그 사실을 잊지 않는 게 비인간이 되지 않는 길이라는 메세지를 얻으며...

넘버 너무 좋다 오슷 안 나오냐 

라는 생각을 하다가 눈 뜨니 경기도였음. 서울 토박이는 미지의 세계에 떨어져서 당황을 했고요... 환승 하고 나서 운 졸게 앉았다 싶더니만 어느새 안마의자 약빨이 떨어진듯...

이제 집 도착했다! (사실 아까 도착함)

섭홍귭 회전 돌고 싶다 회차 더 있겠지?

추천 비추천

57

고정닉 0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연인과 헤어지고 뒤끝 작렬할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4/22 - -
공지 ◆◇◆공연장 출구 지하철 빠른칸 정보(2020.11.09 VER)◆◇◆ [52] 지하철빠른칸(110.12) 20.11.09 141136 461
공지 ■■연극, 뮤지컬 갤러리 가이드 (180820 ver.)■■ [57] 잡곡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8.20 198315 446
공지 연뮤갤 자주 올라오는 질문 Q&A [249] 한르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02.23 247274 707
공지 연극, 뮤지컬 갤러리 이용 안내 [536] 운영자 08.03.03 206902 99
3873812 옥빠들 남배극 머리채 ㅇㅇ(223.38) 14:41 5 1
3873811 알지도 못하면서 숨쉬듯 날조하는 애는 ㅇㅇ(118.235) 14:41 9 0
3873809 역시 프랑켄플은 병신이구나 ㅇㅇ(223.38) 14:41 13 0
3873808 오피셜로뜬 꿀 정보모음 ㅇㅇ(118.235) 14:40 21 0
3873807 민희진 ㅂㅅ이네 [1] ㅇㅇ(223.38) 14:37 89 1
3873806 눈부심 [2] ㅇㅇ(118.235) 14:37 24 1
3873805 귀여움 [1] ㅇㅇ(118.235) 14:36 28 1
3873803 일테 윤이선캐 도저히 정이 안가 ㅇㅇ(118.235) 14:36 39 0
3873802 일테 막공표 그냥 놓음 [1] ㅇㅇ(106.101) 14:35 49 0
3873799 레베카 댄버스가 이히보다 연하인 페어 꿀잼 연갤러(211.234) 14:33 21 0
3873798 마리앙 까이니깐 [2] ㅇㅇ(211.234) 14:33 61 6
3873797 웨사스가 더 텅텅이었지 ㅇㅇ(118.235) 14:32 41 5
3873796 일테 진짜 개노잼 맞더라 [10] ㅇㅇ(118.235) 14:32 99 6
3873795 규카 첫공매진 낯설다 [18] ㅇㅇ(118.235) 14:32 118 0
3873794 일테보다 텅텅은 없으니까 [1] ㅇㅇ(118.235) 14:30 70 5
3873792 디에한 무통도 안되는데 실결 왜캐 많이 하냐 [1] ㅇㅇ(223.39) 14:29 67 0
3873791 텅텅은 마리앙같은거고 [5] ㅇㅇ(223.38) 14:28 93 7
3873790 짹에 미도링프사 넴드가 시카고 썸머 [3] ㅇㅇ(106.101) 14:28 101 0
3873788 샤 슈돌나온거 얼굴 존나 땡긴듯 [1] ㅇㅇ(118.235) 14:27 75 2
3873787 투탑극 1차 티켓팅당일에 저렇게 텅텅인데 취소표풀리면 ㅇㅇ(211.234) 14:26 64 1
3873786 프랑켄 비싸서 많이는 못볼 듯 ㅇㅇ(118.235) 14:26 24 0
3873785 디에한 앞열 연석 [13] ㅇㅇ(118.235) 14:26 106 0
3873784 짹 네임드가 썸머 인알해서 3000알티 탔는데 [2] ㅇㅇ(211.234) 14:26 102 0
3873781 프랑켄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자 [2] ㅇㅇ(118.235) 14:22 137 9
3873778 세종 매진 신화가 [6] ㅇㅇ(211.234) 14:18 145 0
3873777 배달음식 많이 처먹고 면상 우그러진게 ㅇㅇ(118.235) 14:18 60 0
3873776 디에핸 충무 1열 vs 6열 [4] ㅇㅇ(211.234) 14:17 80 0
3873775 211.234 할머니 ㅇㅇ(118.235) 14:16 24 4
3873770 디에핸 1열 [6] ㅇㅇ(211.234) 14:13 111 0
3873767 톡개가 생각보단 잘팔았음 [3] ㅇㅇ(223.38) 14:12 94 1
3873765 나 방학 일요일바께 뮤 못보는데 ㅇㅇ(106.101) 14:10 21 0
3873762 프랑켄 딱 4번만 본다 [1] ㅇㅇ(211.36) 14:08 87 0
3873760 박은태 프랑켄에서는 조쿄급이네 톡개 유준상으로 매진이라 ㅇㅇ(211.36) 14:06 88 4
3873758 너네도 유튜브에 김기수 많이 뜨냐 [1] ㅇㅇ(211.234) 14:05 36 0
3873757 수퍼주니어 인기멤바 [1] ㅇㅇ(211.36) 14:05 60 0
3873756 블퀘이상은 이제 조쿄밖에 매진 안돼 [9] ㅇㅇ(106.101) 14:03 165 2
3873755 근데 프랑켄 저정도면 잘판거지 [7] ㅇㅇ(118.235) 14:03 205 1
3873754 너네 민희진 기자회견 볼거?? [3] ㅇㅇ(211.234) 14:02 157 1
3873753 아 씨발!!! ㅇㅇ(118.235) 14:02 43 0
3873752 프랑켄에 조혜련 할만한 역할 없냐 [2] ㅇㅇ(211.36) 14:02 60 1
3873751 표팔이 17억돼니까 [3] ㅇㅇ(211.234) 14:00 107 2
3873750 샤빠는 프랑켄에 끼지마 ㅇㅇ(118.235) 13:59 29 0
3873749 규현 수쥬 인기멤임? [3] ㅇㅇ(211.234) 13:59 137 0
3873748 너네 서태지 서울도시과학기슐고 나온 건 아냐? ㅇㅇ(106.101) 13:59 39 0
3873745 블퀘는 뷥만 다팔면 [2] ㅇㅇ(118.235) 13:55 125 4
3873744 여기 어때 [25] ㅇㅇ(211.234) 13:55 181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