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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ㅌㄱㅁㅇ) 팬레터 애정극 잃는 거 같아서 속상하다 앱에서 작성

ㅇㅇ(223.62) 2019.12.14 08:18:27
조회 4540 추천 246 댓글 75

팬레터 친일서사 관련된 이야기니까 불편하면 뒤로 가줘. 











요즘 올라오는 불호후기들을 보고 복잡한 심정으로 어제 관극을 했는데 글들만 보고는 내 안에서 납득이 안되는 부분들이 있었는데 막상 보고나니 이해가 되면서 마음이 와르르 무너지는 기분이 든다. 
잠도 한숨도 못잤어. 
솔직히 고백하자면 팬레터가 본진극이라서 처음에는 이런 말 나오는 게 불편했어. 
투서는 물론 세훈이가 안보낸 걸로 수정되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세훈이한테 친일할 의도가 있던 건 아니고 굳이 따지자면 히카루가 했는데 세훈이는 모르기도 했고 세훈(히카루)이가 극단적으로 몰린 상황에서 나온 행동이라고 생각했으니까. 
좀 과한 설정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친일까지는 아니라고 봐서 빼박 친일이다 하는 거 좀 예민한거 아냐? 하기도 했어...부끄럽지만.
근데 말이 계속 나와서 다시 찬찬히 보니까 알겠어. 
세훈이는 두말 나올 것 없는 친일행위를 한게 맞고 그걸 심각한 친일행위로 보지 않고 단지 세훈이의 성장서사를 위해 쓴 창작진이 문제가 많다는 것도.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나같은 관객은 생각도 없이 조선총독부에 투서를 보낸 행위를 심각한 친일행위로 생각하지도 않고 그런 행동을 한 캐릭터를 사랑하게 됐다는 것도. 

카프가 전단지 한장으로 줄줄이 잡혀들어갔다는 걸 몇번이나 강조해놓고 투서까지 들어간 칠인회는 왜 아무도 다치지 않고 책까지 낼 수 있었을까?
실제 시대상황을 적나라하게 반영했다면 칠인회도 줄줄이 잡혀들어갔고 해체되었을거고 고문으로 누군가 죽었을 수도 있겠지. 
정말로 투서로 칠인회의 저항서사를 강조하고자 했다면 적어도 그들이 그 투서로 고초를 당했다는 얘기 정도는 언급했을 거야. 
그런데 그러면 결말에서 세훈이를 용서하기가 쉽지 않았겠지. 

쭉 서로간의 대화로 모든 일을 진행하던 세훈이와 히카루였는데 왜 세훈이는 히카루가 투서를 보냈다는 사실만 모를까? 
세훈이의 행동이 친일이라고 생각하고 보니까 이 부분이 제일 걸렸어. 
그 전에는 이 설정 때문에 세훈이와 히카루의 관계성이 흐트러지는 것만 아쉽다고 생각했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지금 생각하면 나 자신의 멍청함에도 어이가 없어. 
근데 투서가 친일행각이라는 생각을 하고 보니까 이 행위 자체가 문제가 있었다는 걸 창작진도 안다는 반증으로 보여.
다른 편지나 소설처럼 세훈이가 투서도 알고 있었다면 세훈이를 용서할 수가 없다는 걸 창작진도 안거야.
그러니까 투서를 보낸 행위 자체가 친일행위고 용서받을 수 없다는 걸 창작진이 전혀 몰랐다고 보긴 어려울 거 같아. 

투서를 보낸 건 칠인회를 다 죽일 뻔한 심각한 친일행위인데 히카루가 그거 다 우리가 한 짓이잖아 한 다음에는 투서 얘기는 직접적으로는 일언반구도 안나오는 것도 그래서 아닐까? ㅎㅎㅎ
투서가 계속 직접적으로 언급되면 세훈이가 민족반역자 밀고자라는 사실을 관객들이 떠올리게 될테니까.
그래서 세훈이의 잘못은 히카루가 자기란 걸 말하지 않는 것만으로 국한해버린거 같아 보여. 
그 이후 했던 투서는 빼버리고.....

팬레터 애정극이고 세훈이를 정말 사랑했어서 이런 글을 쓰고 있는 사실도 고통스럽다.
그리고 창작진의 안일함에 화가 나. 
나 역시도 애정에 눈이 멀어서 이 얄팍한 기만을 보지 못한 문제도 있어. 
스스로도 반성하게 되네.
그렇지만 창작진도 분명히 저 설정 자체가 위험하고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은근슬쩍 빠져나갈 구멍을 여러개 만들어둔 거 같은데 그럴거면 이 심각한 소재를 왜 그렇게 안일하게 쓴거야? 
투서 없이는 서사가 전개가 안돼? 아니잖아. 리딩 땐 없었던 거잖아. 
투서를 이런식으로 서사를 위한 도구로 가볍게 써서 친일행위 한 캐릭터를 관객이 아끼고 사랑하게 만든 것에 화가난다. 
세훈이는 분명 친일행위를 했지만 그걸 제대로 비난하는 목소리도 없고 그에 대한 처벌을 받지도 않고 심지어 명백한 반성과 사죄 조차 없잖아. 
오히려 모두가 세훈이를 감싸주고 성장하게 도와주지. 
이게 미화가 아니면 뭐겠어? 
생각없이 이 캐릭터를 사랑했던 나한테도 실망스럽고 이렇게 극을 만든 창작진에도 화가 나. 
나는 아주 멍청했던 거고 창작진은 단지 멍청했던 게 아니고 그 투서가 문제가 있다는 걸 알고도 수정하지 않았던 거 같아서 더 화가나거든. 
누가 그랬던데 기생은 불편한데 투서는 안불편하냐고. 정말 그렇다면 진짜 특이한 사고방식 아냐? ㅎㅎㅎ
초연부터 팬레터를 쭉 사랑했는데 지난 몇년간 내가 뭘 사랑했나 머리가 멍하다. 
극에도 실망이고 이걸 알아보지 못한 나한테도 실망이고....ㅎㅎㅎㅎ
팬레터 친일 얘기 이제 지겨울 수도 있을 거 같은데 긴 한탄글 읽어줘서 고마워...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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