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ㅃ 솜 런꽃, 위대한 도서관

ㅇㅇ(223.62) 2020.02.18 11:19:01
조회 759 추천 32 댓글 9

어제 런 페어별 비교글 재밌게 봤어. 난 런으로는 런용, 런꽃을 봤는데 런용일 때는 매운맛, 순한맛, 런꽃일 때는 캡사이신 매운맛을 봤어. 개인적으로 매운맛 좋아해서 런꽃 여운이 길더라. 런꽃, 이 둘의 관계는 미묘해. 굉장히 다차원적인 관계성을 가지고 있어.

얼마 전에 런톰과 꽃앨에 대한 관점을 올렸는데, 이번엔 두 사람의 관계성을 한 번 적어볼까해. (최근에 자첫한 늦덕으로 후기를 몇 개 써서 아마 낯익은 관점이 보일 수 있을 거야)


왜 런톰이 꽃앨에 그렇게 유독 나쁜놈인가에 대해 생각을 해봤음. (꿈보다 해몽일 수 있으니 주의)


앨빈과 톰 (런톰과 꽃앨)


런꽃 페어일 때의 런톰이 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바로 톰과 앨빈 관계의 특수성 같다. 원작자가 그린 톰은 어른이 되면서 물리적으로 멀어지다보니 서서히 자연스레 관계가 소원해졌는데, 과거를 돌이켜보니 정말 소중한 친구를 잊고 산 사실을 깨달은 화자라면, 런톰은 좀 다르게 보임. 그게 여러 바발들도 느꼈듯 소금인형 같은 앨빈(꽃앨)과의 숨은 서사때문에 더 그런 것 같아.


전에 글(정확히는 댓글)에서도 비슷하게 언급했지만, 좀 더 정리를 해보자면...

톰에게 앨빈은 가족 같은 존재야. 가족이면서 아픈 손가락. 사랑은 하지만 부담되고 어쩔때는 외면하고 싶은 존재. 그렇지만 결코 그럴 수 없는 존재. 절대로 끊어낼 수 없는 존재. 어렸을 때부터 앨빈과 같이 컸고, 불안정한 앨빈을 보았고,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과 섞이지 못하는 앨빈을 도와주고 지켜주기까지 하면서 톰 자신은 지쳐가는 거야. 마치 형이 나약한 동생을 보며 속상해하듯. 그렇지만 동생을 사랑해.


톰에게 앨빈은 그런 존재이기 때문에 친한 친구이면서, 가끔 무겁고 버겁기도 한 가족같은 존재야. 타인에게라면 격식을 차리고 좀 더 정제된 말을 할 상황에도 가족에게 화를 내듯, 투정 부리듯 여과없이 감정을 다 드러내지. 만약 어릴적 친했는데 어쩌다보니 멀어진 사이라면, 완전한 타인이라면, 고든 캘비 장례식에서의 톰처럼 그렇게 막나가는 패륜적인 말은 안 했을 거야.


앨빈에게 톰은 너희 바발들도 느꼈듯이 친구 이상의 무언가가 있어보여. (그것의 정체도 모호한데, 퀴어적일 수도 있고, 아니면 세상의 유일한 소통 대상에 대한 과한 애착? 일 수도 있음) 특히 꽃앨은 이게 미묘하게 더 드러난다고 해야할까. 톰은 이것을 알았지만 그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이 없기에 그냥 모른척하는 걸로 보여. 앨빈도 그런 톰의 마음을 알고 있다고 생각됨. 그래서 예전 어린시절처럼 대등하게 톰을 대하지 못해. 톰은 그런 앨빈을 알기 때문에 앤과도 쉽게 진도를 나가지 못해. '여기 좋아 난'이 구슬프게 들리는 이유가 내가 여기서 이유를 찾아서 그런 듯하다.



위대한 도서관 3 씬


전에 말했듯, 톰은 재능있는 작가야. 도시로 가서 베셀 작가가 될 때까지 톰 자신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점차 그의 능력에 회의가 들기 시작해. 창작자의 고통이 항상 함께 하는 거지. writer's block에 장기간 시달리지. 작가 톰은 독자나 비평가들의 평가에 민감할 수 밖에 없어. 특히나 장기 슬럼프를 겪다 보면 더 초라한 자신을 발견하게 되지. 자신의 작품이 다 쓰레기 같고 다른 사람의 작품을 보면 움츠러 들고 세상에 내놓기가 힘들어져. 그러다 자신의 글이 앨빈 덕을 본 것에 불과 했나 의심하기 시작해. 끊임없는 소포머 증후군에 시달리는 거야.


그런 톰이 고든 캘비의 장례식에 유명 시인의 작품을 인용한 것은 그의 입장에선 어쩔 수 없었어. 극심한 슬럼프를 겪고 있던 중 친구 아버지의 송덕문을 쓰게 됐는데, 그리고 친구의 아버지기 때문에 특별히 잘 쓰고 싶은데 뜻대로 안 되는거야. 그리고 특히, 그 글은 앨빈을 위한 글이기도 하지.


글에 관해서라면 앨빈은 톰에게 정말 특별한 존재야. 어릴 적부터 글로 교감하고 그의 글의 첫번째 독자이자 비평가였던 앨빈이기에, 더 잘써야겠다는 중압감에 시달리지. 그래서 정작 자신이 써놓은 보잘 것 없는 글을 앨빈에게 더 보여줄 수가 없었던 거야. 그래서 그런 자신을 숨기기 위해 아예 남의 글을 대신 가져가게 된 거지. 그런데 결과적으로 (글에 조애가 깊은, 평생 독자이자 비평가인) 앨빈에게 악평을 받은 거야. 톰 자신도 이미 예상하고 있었어. 그런데 앨빈에게 그런 소리를 들으니 더 자신이 쓰레기 같은 거지. 그래서 폭발한다. 그리고 하지 않아야 할 말들을 쏟아내지. 여기가... 위에서 설명했듯 톰과 앨빈 관계성 서사의 끝이 아닐까 생각함. 절대로 이것이 끝일 거라고 톰은 상상도 못하지. 무의식적으로 서로에게 아픈 존재여도 절연되지 않는 그런 관계라 생각했으니까. 그렇지만 앨빈은 그 말을 쿨하게 받을 만큼 강인하지 못했어. 톰이 선을 넘어버렸어.


둘은 동시에 다 망가지고 아픈 상태였는데 (원작자의 장난으로) 타이밍이 그지 같이 극단으로 치달은 거야.




역시, 이렇게 써봐도 런톰은 용서가 안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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