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나이순 정렬이고 별뜻 없음
개취ㅈㅇ


1) 샤킬:

가장 '락스타 아킬레스의 콘서트'에 와있다는 느낌을 주는 아킬레스. 어린 시절 모습도 거의 안 보여주고 파라다이스 같은 넘버에서 테티스랑 펠레우스를 관조한다는 느낌이 가장 크게 드는 것 같아. 이미 산전수전 겪을 만큼 겪은 아킬레스라 극 초반부터 자신의 의지와 뜻이 확실하고, 때문에 극 전반이 '내가 지금부터 내 인생을 통해 깨달은 것들을 이 콘서트에서 너희에게 들려줄 건데. 잘 들어봐.' 하는 느낌이었음. 이게 쭉 이어져서 결말부에는 제 4의 벽을 깨고 아킬레스가 지금 공연장에 앉아있는 관객에게 직접 호소한다는 기분이 들더라.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가장 흐릿해. 그만큼 여운이 긴 아킬레스.


2) 훈킬:

가장 신화적, 관념적인 아킬레스. 극중 장면에 스며들어 연기할 때는 정말 그 시간 그 공간에 존재하는 사람 같으면서도 한 발 빠져나온 순간 이 세상 사람 같지가 않다고 해야하나. 해방, 저항이라는 의지를 전해주기 위해 아킬레스라는 인간의 탈을 쓰고 나타난 관념적 존재 같은 모호함이 있어. 그러다보니 피날레는 정말 신적인 존재의 불호령을 듣는 느낌. 초월적인 존재가 인간들에게 마지막 선고 혹은 경고를 하는 느낌이었다. 그러다보니 침묵해선 안된다는 메시지가 더더 증폭되는 것 같아. 공연장에서 나올 때 가장 겸허해지는 아킬레스.


3) 양킬:

가장 인간적이고 공감하기 쉬운 아킬레스. 양킬은 심문 받는 내내 아직 불안하고 자신이 이 불합리함 앞에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결정하지 못한 것처럼 보였어. 그리고 극중에서 정말 어린애에서 현재 시점까지 자라는 걸 촘촘하게 보여줘. 이게 쌓이고 쌓인 피날레에 '아, 아킬레스가 이런 삶 끝에 마침내 침묵하지 않기로 결정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러다보니 훨씬 안타깝고 이입이 쉬운 구석이 있어. 아직 너무너무 두렵고 망설이는 게 보이는데 저런 어린 아이가 진실을 말하기로 결심했다니, 하는. 마침내 아킬레우스라는 영웅이 탄생하는 순간을 본 듯한 감동이 있는 아킬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