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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테르 이번시즌 자첫 후기앱에서 작성

ㅇㅇ(223.39) 2020.10.30 23:24:36
조회 819 추천 41 댓글 7

엄청 오랜만에 베르테르 봤어.

나 혼자 보려고 쓴 후기라 내용이 좀 끊어지고 단편적이지만
베르테르가 여전히 좋아서 같이 이 기분 나누고 싶어서 써봐.



고전은 그 자체로 갖고 있는 근본적인 삶에 대한 질문을 갖고 있는데 베르테르에서는 우리가 갖고 있는 통제 불가능한 바람에 대한 질문이 아닐까 한다.

내 안의 무언가 상실될걸 알면서도 상실시키면서도 할 수 밖에 없는 일이 있다. 비록 그것이 실질적 죽음은 아니었을지라도 무언가 안에서 사라졌던 경험들.
포기하고자 떠나지만 돌아 올 수 밖에 없다. 희망이 독으로 돌아올지라도 아마 하지 않고 살아가는게 더 힘드니까.
그리고 때로 그 일이 옳지 않을지라도 하게 되는데 그걸 즐기는 것은 아니다. 옳지 않다 생각해도 할 수 밖에 없는 것일 뿐.

이성도 감정이 없는것이 아니다. 알베르트도 괴로움.

누군가 그렇게 돌진하는 모습을 보면 분명 흔들리게 된다. 다만 그것이 그 순간이 지나고 나면 나을수도 있다. 돌진하던 이에게 자석산 같던 일일지라도 보고 있는 이에게는 감흥을 받았을지라도 아닐수도 있으니. 롯데도 그랬으면 종겠다.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는 한쪽에는 베르테르를 한쪽에는 알베르트를 안고 살아간다. 다만 안타까우면서도 아름다운것은 알베르트에게도 베르테르가 있다는것이고 그것이 우리 삶 속에 알베르트보다 베르테르가 더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누군가의 베르테르에 연민을 갖게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고전이니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지만
표현하고자 하는 질문을 남겨둔채로 변화를 꾀해야 하는것도 필요하다.

고전은 대단하지만 그걸 외면받지 않고 계속 고전으로 남겨둘 수 있는건 현시대 사람들인것 같다. 뮤지컬 베르테르도 이 경계선에 있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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