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ㅃㅃㅃ 베르테르가 끝나가니 연베르를 보내며모바일에서 작성

ㅇㅇ(59.10) 2020.10.31 22:18:12
조회 2618 추천 135 댓글 21

후기 아닌 후기를 좀 끄적여볼게

요즘은 갤에 글을 쓸까말까 고민이 많이 되는데 그래도 뭐라도 끄적여보고 싶어서 써봐. 누구하고라도 연베르 얘기 나누고 싶어서...
근데 참고로 사실 오늘 연베르는 표 없어서 못봤거든. 그래서 그냥 연베르 보내주는 기념으로 쓰는 후기를 빙자한 뻘글이라고 생각해줘ㅋㅋㅋ


연베르는 내가 생각했던 베르테르 그 자체였어.
젊고 강단있고, 현실보단 이상이 앞서고 감성적이고 열정도 넘치지만 젊음 특유의 어리숙함과 어리석음이 보이는. 하지만 그걸 잘못됐다거나 비난할 수 없는 그런 베르테르. 살아온 날이 짧고 경험도 적어서 시련을 만났을 때 그걸 유연하게 이겨내지 못하고 부러지고 마는 젊음 그 자체. 연베르는 무대에 나와있는 매 순간이 베르테르 그 자체여서 재밌었던 베르테르였어.

개인적으로 연베르가 갖고있는 세심한 디테일들이 참 좋았어. 처음 롯데를 다시 찾아갔을 때 혼잣말 하다가 말실수하는 것(난데없이 모르겠습니다)도 재치있고ㅋㅋㅋ 알베르트가 돌아오는 날 롯데를 찾아갔다가 머릿속 생각과 현실로 내뱉는 말들을 구분짓는 방법도 무척 세심하게 고민했단게 느껴져. (당신은 이곳의 천사구요 부분)
그때보면 롯데에게 대사를 줄 때의 톤과 본인의 머릿속에서만 일어나는 대사를 내뱉을 때 톤이 아예 다르잖아? 나는 그게 잘못 표현하면 웃길 수도 있다고 보는데(아무리 뮤지컬이라지만 바로 옆에 사람이 있는데 대놓고 혼잣말하고 있으니까ㅋㅋㅋㅋㅋ) 연베르는 그런게 없더라고. 배우의 노련함이 보인달까.


뭣보다 2막에 발하임으로 돌아온 뒤에는 고전 주인공들이 늘 한가지씩 앓고 다니는 지병이 있어보이는게(...) 왠지 맘에 들었어. 2막에선 베르테르가 너무 건강해보이지 않았으면 했거든(안그래도 본체 체격이 워낙 좋다보니). 뒤에 대사에도 지중해 어느 섬에서 병을 얻었었다고도 나오고, 롯데가 야윈 거냐고 묻는 대사도 나오니까. 참고로 원작에선 어떨지 몰라도 연베르는 그 병이 혹시 상사병 아니었나 싶더라. 그정도로 롯데에 대한 갈망이 몹시 커보였어. 뭐였을까 부르고~삼단 롯데로 이어지는 씬까지 보고 있자면 연베르 아팠던거 상사병 아닐 리가 없다구 ㅠㅋㅋㅋㅋ

연베르는 1막 초-중반까지 설레는 마음의 풋풋한 베르테르와 롯데에게 약혼자가 있다는 걸 알게된 후의 절망한 베르테르 사이 감정의 낙폭이 굉장히 크지. 아마 다른 베르테르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연베르는 초반에 막 첫사랑이 시작된 청년같은 모습이 워낙 예쁘고, 해맑아서 뒤의 울고불고 힘들어하는 베르테르 모습이 너무 사람 맘아프게 만들어.
그리고 그중에서도 가장 압권인 장면을 뽑자면 단연 자살소동이라고 생각해. 연베르의 노선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 알베르트의 약혼자 롯데 아가씨가 아닌 알베르트 부인이 되어버린 사랑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홀린듯이 총을 들었다가 결국 파국으로 이어지지. 사랑한다고 말해달라고 절규하는 그 모습이 왜그렇게 안타까운지... 이때는 객석에서 숨소리도 안들리는 거 같아(내 기준 돌부리씬과 투탑). 관객들을 한번에 사로잡는 힘이 있는 장면이라고 생각해.

이때 베르테르가 텍스트로 놓고보면 완전 네xx판에나 올라올 미친놈이 맞긴 한데 연베르 감정선 따라가다보면 도저히 그런 생각이 들지가 않아... 물론 알베르트 입장에서 본다면... 응(...) ㅋㅋㅋㅋㅋㅋㅋ 어쨌든 개인적으론 연베르 볼때 1막 초반의 베르테르가 이렇게 자기파괴적으로 변해버렸다는게 충격이면 충격이었지, 제 목숨가지고 협박이나 하는 비겁한 새끼라곤 느끼지 못한 거 같아.


가장 하이라이트 장면이 자살소동이라면 개취로 최애씬은 마지막 온실 장면. 슬그머니 나타나서 절절하게 사랑을 고백하고 알베르트의 부름에 떠나려는 롯데 팔을 잡고 제쪽으로 끌어당길때... 씨뮤가 연베르 뮤비 풀어준 거에 이장면도 들어가있던데 이 때 눈빛이 정말 좋거든? 근데 뭐라 표현을 못하겠어ㅠㅋㅋㅋㅋ 죽음을 결심한 베르테르가 마지막으로 찾아와 한 번만이라도 그 맘을 받아달라고 매달리는, 어찌보면 구차하고 절실하고 애달픈 장면인데... 그때 표정만 보면 꼭 어린애처럼 떼쓰고 투정부리는듯한 그런 감정도 동시에 느껴지거든. 그래서 더 슬퍼 무슨 버림받은 강아지가 주인한테 꼬리 흔들면서 애교부리는 장면이라도 본 것처럼 마음이 아주 답답해진다구... 그렇게라도 하면 주인 맘이 돌아와서 자기를 다시 집으로 데려가주기라도 할 것 같은 그런 묘한 희망감이 깃들어있단 말이야. 중요한건 사실은 본인도 체념한 상태라는 거지. 그래놓고 그런 눈빛 보내는 건 반칙 아니냐구요 이 사람아 ㅠ


연출상으론 마지막에 베르테르가 권총으로 자살할 때 머리에 대고 쏘는 걸로 끝나지만, 연베르는 어쩐지 자신을 막 때려대던 돌부리가 박힌 심장에 총을 쏘지 않았을까. 생에선 어찌하지 못하던 그 돌부리를 그렇게라도 떼어내서 조금이라도 후련해졌기를 바라. 연베르 그동안 정말 고마웠고 부디 꼭!!! 꼭!!!!!!!! 다시 베르테르로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



ㅎㅈㅇㅇ 연베르 돌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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