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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흰 보면서 살짝 불편한 점 (긴글 주의)

ㅇㅇ(1.243) 2020.11.26 00:50:38
조회 4228 추천 213 댓글 64

극 자체에 대한 호불호가 있는 글이야 읽기 싫으면 되돌아가기 해줘


그리고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팩트 체크가 필요한 부분은 얘기해줘



이번 시즌 나나흰 자첫하고 극에 살짝 감겨서 소소하게 회전 돌고 있어. 곰곰히 생각해보니 내가 감긴 포인트는 아무래도 백석의 시가 담긴 음악, 그리고 그런 넘버를 기가 막히게 잘 소화하는 배우인 것 같아. 백석의 시를 전면에 배치해 백석의 아우라가 많이 느껴지는 극인 것 같아. 그래서 나한테는 자야보다 백석이 더 크게 다가오는 작품이야.


... 라고 썼지만 사실은... 자야의 스토리에 이입이 안 돼. 자야의 시점에서 구구절절한 사랑이야기인 건 알겠는데, 자야와 백석이 안타까운 사랑을 했구나는 알겠는데 머리로는 그게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멈추질 않는다. 한 여인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 실존인물들과 시를 조각 조각 뜯어서 극 전개에 유리하게 섞어버린 느낌이 든다는 점이야.


극이 연인을 못잊는 자야의, 전지적 자야 시점이란 것을 잘 알지만, 철저한 허구이고 자야의 환상이니 또 아무렴 어떤가 생각되지만, 보고 나면 어딘가 불편해진다. 뭔가 백석을 철저히 이용하고 버린 극 같다는 생각이 들어. 백석에 대해 사전 조사를 하고 가서 더 그런지 극은 몽글몽글하고 슬프고 여운도 많이 남는데 곱씹어 보면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아. 모든 정황이 자야 중심적으로 진행된 건 창작자의 맘이니까 이해는 가. 근데 너무 자야 입장에서 유리하게만 돌아가.


우선 백석의 첫사랑은 란으로 알고 있어. 친구 결혼식에 우연히 만났다 한 눈에 뻑가서 혼자서 절절하게 짝사랑만 하다가 놓쳐버린 여인. 백석의 시에 자주 등장하는 그녀. 백석 시나 산문에서 누구인지가 가장 극명한 여인. 근데 말도 한 번 못 걸어보고 짝사랑으로 끝난 여자. ㅋㅋㅋㅋ 결혼까지 결심하고 란의 부모에게 청혼했지만, 백석 친구가 백석이 가난하고 어머니가 기생 출신이라는 사실을 흘리기까지 해서 부모는 반대하고, 뭐 그러다 그녀의 남편 자리를 그 친구가 꿰참. 이 사건이 20대 초반 백석에겐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고 함. (시에 등장하는 가난한 아비도 여기에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됨) 그런 그녀를 그린 시가 바다로 알고 있고 흰 바람벽이 있어에도 시집간 그녀를 생각하는 시구가 있음. 근데 극에서 바다와 어느 사이에에서는 마치 자야를 생각하며 쓴 시처럼 되어 있더라 ㅋㅋㅋ 아 넘버 너무 아름답고 절절해서 좋은데, 박제해서 맨날 맨날 듣고 싶은데 자고 일어나면 작가한테 묻고 싶은거야. 아무리 자야의 상상이라지만 그래도 되냐고 ㅋㅋㅋ (그래도 작가가 어느 사이에에서 그 여인을 생각한다는 시구는 그래도 안 넣긴 했더라 ㅋㅋㅋ)


그리고 백석의 가난과 무능을 너무 극적인 장치로 이용한 것. 물론 백석이 어릴 때 가난한 건 맞고 또 시구에 가난이 많이 등장하기는 해. 백석 집안이 가난해서 란 집안에게 청혼도 거절되고 그게 백석에게 트라우마로 남긴 했지만 당시 백석은 능력남이었잖아. 가난해서 남들 다 유학할 때 집에서 일 년 놀았지만 그래도 어린 나이에 문단에 등단하고 조선일보가 일본에 유학도 보내 준 수재임. 외국어도 4개국언가 능통. 조선일보에서 일하고 영어교사도 하고 초엘리트 중에 엘리트. 북한 가서는 조만식의 통역사도 하고 러시아 문학 번역도 많이 함. 굶을 수가 없어요. 기방인가 자야 만나러 갔다가 수학여행 온 학생들 밤길 쏘다지 못하게 단속 안 해서 책임 물고 교사 그만 둔 적이 있지만 조선일보로 들어갔고 그랬던 것 같은데... (틀린 건 바발들이 지적해줘) 암튼, 작정하고 산골로 마가리로 가서 살지 않는 한 굶을 수가 없는 그런 존재였는데 백석을 너무 여자 등쳐먹는 걸로 그려서 납득이 안 가 (자야를 처음 만난 때도 학교 교사들끼리 회식을 기방에서 해서임) 혹시 자야 만날 때가 창씨개명 강조하고 일본어로 글 쓰게 해서 관뒀던 때인가? 암튼 모르겠다 ㅋㅋㅋㅋ


그래도 호 포인트가 있었는데 행간에 보이는 자야와 백석의 관계성 같은 것인데, 이게 보이지 않는 행간에서 억지로 찾아낸 나만의 느낌일 수도 있어. 백석은 자야를 그렇게 깊게 사랑하지 않았지만 이게 자야의 시점에서 증폭돼서 더 크게 그려진 건가 싶은 그런 느낌이 들어.


사실도 그랬을 거라고 추정하는데 자야와 백석의 첫만남에도 백석의 마음 속에는 란뿐이었고 자야와 첫날밤을 보내지만 여전히 란뿐이었던 것이고 통영의 란 결혼식에 달려가는 백석도 역시 란을 그리워하고 있었을 거라 생각해. 자야는 그저 아는 기방에서 말이 통하는 기생 중 하나였을 것 같고. 그러다 작가가 둘을 좀 더 애틋하게 엮어주는 게 넥타이를 선물하는 지점같음. 통영에서 돌아와도 역시 못잊는 란. 그걸 들어주고 있는 기생 자야.


이 부분은 아무리 자야의 상상으로 증폭 해도 백석에게 자야는 그다지 중요한 여자는 아니었던 걸로 느껴짐.


그러다 이야기가 급 점프해서 둘이 찐사랑을 하고 있더라. 마치 자야가 백석 시의 뮤즈라도 되는 것처럼... 왜 둘이 사랑하게 되었는지 왜 절절한지 이해를 못하겠다는 후기도 많이 봤는데, 자야의 상상이 굉장히 단편적이고 독단적인 시각이라 그럴 수 있다고 생각이 들긴 했어


자야 여사가 요정계에서 크게 성공해서 돈도 많이 벌었고 성공한 여인이고 길상사 기부까지 하고 가신 통큰 분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그 분의 일생이 올곧았다고 생각하진 않아. 그 분의 커리어에서의 성공은 극에서도 말하듯 죄많은 인생이잖아. 그런데 자야의 사랑에 집중한 나머지 자야라는 여자를 현실보다 더 애처롭고 아름답게 미화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물론 젊고 풋풋하고 순수한 시절에 아름다울 수는 있는데 이게 허구의 인물이 아니라 실존 인물을 내세운 극이고 이것이 사실 기반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기 때문에 이런 미화가 편하게 다가오지가 않아


자야와 백석과의 관계가 사실이라 단정할 수도 없고 학계에서도 그저 스쳐지나간 인연으로 보거나 백석의 유명세에 편승한 걸로 보는 시선들이 많은데 굳이 이렇게 백석과 자야라는 실존인물을 소재로 용감하게 극을 만들어도 되는지 모르겠다. 이 극을 통해서 백석이 얻을 것은 다른 포맷으로 전달되는 그의 고품격 시이지만 오히려 극을 통해서 잃을 게 더 많은 극같아 아래 어떤 바발 말대로 이 극을 보고 행복할 분은 자야 한 분일 것 같다



그럼에도 나는 넘버가 좋아서 가끔 산책하러 가 ㅋㅋㅋ

스토리에선 방황하지만 시와 음악이 주는 극의 분위기가 묘해서 자꾸 표를 잡게 된다


쓰다보니... 흠.... 이렇게 길어질 줄은 몰랐다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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