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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ㄱㄱ) 뮤 작은 아씨들 후기 (긴글 주의/스포주의)

ㅇㅇ(1.230) 2020.12.02 01:30:11
조회 1825 추천 62 댓글 12

우선 아래 글을 읽기 전에 물론 원작이 있지만, 최대한 원작 내용을 배제하고 보려고 했어.

공연을 봤을 때도, 이전에 원작을 보긴 했지만 기억이 드문드문한 편이었어서 원작과 조금 상이한 부분도 있을거야.

공연 자체로만 보고 쓴 후기라고 생각해줘!


처음에는 무대 위에서 시작하는, 자매들이 자신을 '무대 위 배우' 라고 칭하는 것으로 시작해.

사실 작은 아씨들의 가장 초반부는 굉장히 알콩달콩하고 잔잔하고 부드럽게 흘러가, 마치 동화 처럼.

사실 현실에서는 이렇게 매일 단란하고 즐겁기만 했을까? 당연히 아닐거야. 그렇지만 이건 '조 마치가 쓴 소설' 이기 때문일거야.

우리가 어릴 때를 상상하면 굉장히 미화해서 생각하곤 하잖아? 약간... 꼰대같지만 그때가 좋았지, 하고.

사실 지나고보면 정말 별거 아니고, 울고불고 싸우던 일도 희미해지고. 가장 힘들때 문득 뒤를 돌아보면, 그 때가 갑자기 울컥 그립고, 제일 좋았던 것 같은거야.

아마 조도 그 어린날이 그렇게 느껴졌겠지? 사실 도입부분이 약간은 동화같고, 어린이들을 위한 가족극같이 느껴진 건 이런 이유도 있었을거라고 생각해.


솔직히 다들 에이미가 얄밉다고 하는데, 사실 나는 에이미한테 엄청 이입하면서 봤거든. (아마도 개인마다 자란 배경이 달라서 인 것 같아!)

물론 그렇다고 에이미가 조의 원고를 불태운 걸 옹호하거나 행위 자체를 이해한다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그러한 행동들이 나오게 된 계기를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아.


에이미는 말 그대로 '착한 가족들' 사이에서 자랐지, 그래서 결코 이기적일 수 없었고, 양보해야만 했어.

사실 첫번째 크리스마스 씬에서도 옆집에 음식을 양보해야겠다. 라는 말에 에이미가 버터 하나만 가진다면 날 나쁜아이라고 생각하겠지? 라고 말을 해.

솔직히 말하자면 12살 짜리가 당연하게 요구할 수 있는 것들이었지. 장난감도 아니고 고작 버터라는 식재료잖아.

가난함에도 불구하고 기쁘게 나눈다. 라는 마치 가문의 기부는 정말로 존경스러울만 하지만,

한 편으로는 에이미는 '착해야만 한다.' 고 압박받았을거란 생각도 들어.


아주 솔직히 말하자면 자기 자신을 위해서, 자신의 몫을 챙기며 사는게 결코 나쁜 일이 아닌데도, 에이미는 자신이 나쁜 사람인 것 처럼 생각이 됐겠지.

어쩌면 가족들 사이에서 꽤나 동떨어졌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어.

그래서 오히려 가족들에게 애정을 확인받기 위해 더더욱 어리광을 피운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거든.

약간의 애정결핍도 동반하면서. 왜냐면 12살 즈음의 아이가 '나중에 커서 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요, 일단 열심히 배워두는거죠.

나중에 된다면 미술이나 가르치면서 살래요.' 라고 말하는데 이건 절대 철없는 아이에게서 나올만한 말은 아니라고 생각했거든.

오히려 철이 일찍 들었으면 들었지. 에이미는 그래서 더 필사적으로 자기 것을 지키면서 살려고 하는 것 같았어.

대고모님에게도 깍듯하게 대하고, 얄미울만큼 눈치 빠르게 기회를 붙잡으면서. 소설이 조의 입장에서 서술되었기 때문에,

조의 기회를 빼앗은 에이미가 얄밉게 그려질 수도 있지만, 따지고보면 에이미는 그저 기회를 놓치지 않은 것 뿐이지. 모든 걸 양보할 필요는 없었던 거니까.


아마 대고모도 모르진 않았을거야, 에이미가 일부러 자신 앞에서 똑부러지게 굴고, 눈치도 빠르게 구는 건.

그렇지만 그렇게 이용해야지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걸 대고모는 알고 있기 떄문에 오히려 에이미를 데려갔겠지.

그렇지만, 정말로 대고모가 꿈꾸던 삶은 조가 말하던 삶이었을거야. 자신의 꿈을 절대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는 삶.

어떠한 제약없이, 시선과 차별없이 날아가는 삶.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에 조에게 유산을 물려준 거라고 생각해.

(물론 에이미는 로리와 이어졌으니 더 이상 재산이 필요없을거라 판단한것도 있겠지만.

에이미가 로리와 이어지지 않았어도 조에게 재산을 물려줬을거야. 조는 가장 이상적인 판단을 할 줄 아니까.)



우선 갑자기 에이미 이야기로 빠졌는데, 에이미 이야기는 나중에 한 번 더 이야기 하도록 하고, 다시 조의 이야기로 건너와볼게.


작은 아씨들은 조 마치가 작가인만큼, 대부분의 인물이 조의 입장에서 서술되었는데,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보면 주요 인물들 하나하나가 조의 한 부분을 상징하는 것 처럼 그려질 때도 있어.

조의 입장에서 본다면, 로리는 미숙함/성급함을 의미하는 것 같기도 해. 청혼도 정말로 갑작스러웠고,

(메그의 결혼으로 혼란스러워하는 조에게 눈치빠른 로리가 왜 그렇게 성급하게 고백했을까 싶기도 했거든.

아마 결혼식을 보고 조급해진 로리의 성급함 때문이었을거야.)

그렇기 때문에 조도 로리와의 결혼에 대해서 생각할 시간이 얼마 없었던 것 같아.

거절하고 나서도 로리는 또 금방 훌쩍 떠나버리고. 어떠한 것을 진득하게 생각할 시간과 기회 자체가 없었던거지.


그리고 후회 넘버에서도 조가 다시 로리에게로 돌아가려 했을 때, 실은 이 또한 다시 성급해진 조를 상징하는 것 같았어.

종종 이성이기에 우정을 사랑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고들 하잖아. 아마 그게 조와 로리의 경우가 아닐까 싶어. (로리는 몰라도 적어도 조는...)

조에게 있어서 로리는 따지고보면 어릴적의 뮤즈인 셈이지. 로리가 우리 연극보러갈래? 라는 말에,

연극을 보고와서 당장에 영감이 떠오를만큼. 그리고 로리와의 대화에서 통하는 부분이 많았고 그걸 소설에 응용한 적도 많았을거란 생각이 들어.


물론 반대로 로리의 입장에서 봤을 땐 조는 '이상향'이고 에이미는 꿈에서 돌아오게 만들 '현실' 인 셈이겠지.

꿈을 꾸는 건 좋지만, 지나치게 이상만을 쫓으며 살 수는 없기 때문에, 로리는 에이미의 말을 듣고 현실로 돌아온거고,

어떻게 보면 현실과의 타협인 셈이지. 그렇지만 이상향이 반드시 행복할거란 보장은 없고, 현실과의 타협이 반드시 불행할거란 보장도 없으니까.

그건 그냥 로리의, 그리고 조의 선택인거야.



로리 말고도 자매들을 주르륵 나열하면, 에이미가 가장 '현실'에 가깝고, 조가 가장 '이상향'에 가까우며 베스는 어쩌면 어떠한 '꿈'과 같지.

개인적으로 베스 자체가 어떠한 어린날의 꿈이나, 이상, 완벽한 천국을 의미한다고 생각해. 현실에서 존재할 수 없는 동화같은 천국, 믿음.

어른이 되어서, 어른이 되고 나서 결국 어린날의 꿈은 타협되거나, 잊혀지거나, 부서지거나, 사라질 수 밖에 없는 거야.

대부분 등장인물은 현실과 타협하거나, 잊어버리거나, 부서졌지. 그리고 이 꿈을 유일하게 '간직'하고 '기록' 하고 '기억' 하는 건 조 뿐이야.

앞서서 말했지만 이게 바로 대고모가 조에게 전재산을 물려준 이유라고 생각해.


메그는 아마 조의 '평범하게 살고 싶은 욕망' 일거야. 사실 삶을 살아가는데에 가장 편안한 건, 아무것도 튀지 않고 평범하게 주변에 순응하면서 살아가는 거거든. 조라고 그런 생각을 안해봤을까. 싶은 생각도 들어. 특히나 엄마를 보고 그렇게 느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 엄마는 그걸 다 참아가면서 살아간다고 말하지. 그리고 조도 그렇게 될 수 있을까요? 라고 말을 해. 그건 어쩌면 이곳저곳 모난곳을 부딫히면서 살아가는 조에게는 어떠한 안정감을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해. (물론 조는 이 길을 선택하지 않았지만.) 평범하게 살아도 괜찮아. 뭐 어때. 네가 원하는대로 해. 라는 느낌을 주었기에 조가 더 앞으로 나아갔을지도 모르겠어.



난 사실 중간에 대고모님 넘버가 정말 좋았거든. (물론 중간중간 알아듣지 못한 가사도 있었지만... ) 세상엔 세가지 분류가 있어, 여자, 남자, 그리고 성공한 여자. 하면서 조한테 말하지. 너는 남자에게 방해받고 싶지 않는다면서, 스스로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하는구나, 남자와 결혼해서 런던에 가는 것과 나에게 의지해서 런던에 가는게 뭐가 다르냐. 그럴거면 남자랑 결혼을 하지 그러니. 하고. 이건 어쩌면 약간의 테스트같은 느낌도 들었어. 만약 조가 정말로 대고모에게 의지하려고만 했다면 끝끝내 절망하고 로리한테 다시한 번 부탁해서 런던에 갔겠지. 근데 정말 로리와 함께 런던에 갔더라면, 조는 행복했을까?

대고모님의 넘버는 한마디로 완벽한 현실로 조를 끌어당겨. 그럼과 동시에 지금껏 다락방 안에 갇혀있던 조를 런던으로 내보내지. 물론 에이미는 이 가사에 가장 충실한 인물이었지. 그러므로 대고모의 예쁨은 받았지만 결과적으론 본인의 힘으로 재능을 피우려고 하지 않았기 떄문에 어떻게 보면 쉽게 포기할 수 있었는지도 몰라. 조와 마찬가지로 난 재능이 없어. 라고 말을 하지만, 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부딫혀 나갔던거고, 에이미는 아예 손을 놔버리려 했다고 생각했거든.


대고모님도 에이미가 현실적이라서 예뻐했지만, 부자가 되는 것, 그러니까 성공하는 건 현실에 충실하기만 해선 안돼. 악착같음이 없으면 안되는거지,

특히나 그 시대에선 누군가에게 기대지 않고 홀로 서야만 무시당하지 않고 명목을 유지할 수 있었던거라 생각해.

그리고 여기에 가장 부합하는 캐릭터가 조였던 거고. 로리의 도움을 받지 않고 홀로 런던에 갔으며, 다른이들의 의견과 비판을 거름으로 삼아 스스로 성장해 갔으니까.


아까전 물음처럼, 조가 만약에 로리와 함꼐 런던으로 갔다면 정말 작가로서 성공할 수 있었을까? 절대 아니었겠지.

사실 후회 넘버를 부르는 조를 보면서 그 생각도 했어. 사실 조는 로리를 사랑한게 아니라, 로리가 줄 수 있는 어떠한 안정감을 믿었던거지.

신뢰도 어떠한 하나의 애정의 형태일 수는 있지만, 그것은 오로지 조에게 모든 만족감을 선사하진 못했을거야.


어쩌면 로리와의 결혼으로 메그처럼 자유를 잃었을수도 있고, 로리는 안 그러겠다 말했지만, 로리는 어쨌건 부유한 집안의 자제였기 때문에

주변에 눈치가 보이는 건 당연했겠지. 조가 그런 로리를 위해 조금씩 양보해갔다면, 조는 점점 무너졌을거야.

또 누군가의 부유로 하여금 발전하는 건, 그만큼의 댓가가 필요한 셈이잖아. 적어도 조의 재능을 펼쳤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했을거야.

로리의 자본 때문이니 어쩌니 수근수근 거렸다면 조는 참지 못했을거고. 그래서 아쉽지만... (나는 로리의 지고지순한 연정을 정말로 좋아하지만... )

조와 로리가 이어지지 않았던 게 오히려 해피엔딩이었을거라고 생각해.


약간 우스운 비유이긴 한데, 로리가 조에게 설렘을 이야기하는 넘버에서 자신을 로미오, 그리고 조를 줄리엣으로 빗대잖아.

그런데 로미오와 줄리엣은 비극이지. 어쩌면 이러한 복선이었을수도 있겠다, 싶어.

반대로 로미오와 줄리엣이 이어지지 않았다면 더 행복하지 않았을까?




여하튼 누군가의 의지가 도움없이 홀로서야 모든것을 견딜 수 있고, 조는 그렇게 했기 때문에 이상과 꿈을 지키면서도 현실을 살아갔다고 생각해.

그 시대 상 여자 혼자인데다가 홀로서지 못한다면 지탱할 곳 없이 나락으로 떨어졌을거고,

나는 에이미가 만약 대고모님께 전 런던으로 가지 않을래요. 라고 말했어도 대고모님은 조를 데려가지 않았을 것 같아.


대부분의 주요인물들, 그러니까 어린날을 함께 보냈던 작은아씨들이 (로리도...원작에서는 명예 자매(...) 였으니 아씨들 중 하나라고 치자)

베스, 그러니까 어린날의 꿈을 두고 런던으로 떠났지. 그리고 조는 어쩄건 가장 마지막까지 베스를 (꿈을) 기억하고 있었기에 편지를 꼬박 보냈었고.

그러나 조가 편지가 끊긴 시점은 아마 편집장을 만나서 자신의 소설에 대해 예술성과 대중성을 따지기 시작했을 때 일거야.

더이상 이상만을 쫓을 수는 없는 완벽한 어른이 된거지.


로리와 에이미는 가장 먼저 어린날을 잃어버렸어. 사실 로리가 가장 망가진 모습으로 나오지만, 에이미도 마찬가지로 엉망진창이었다고 생각해.

가장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던 에이미는, 이제는 전부 숨기고 삼킬 줄 알게되었지. 아마 에이미도 속으로 꽤나 곯았을거야.

예전에는 당차게 자신이 하고싶은 말을 했다면, 이제는 사교계에 익숙해져서 곧잘 자신의 마음과는 다른 말들을 뱉게 되었을거야.


솔직히 말하자면 여기서 로리가 에이미에게 너가 날 예전의 나로 되돌려놨어. 라고 말했지만, 그건 에이미에게도 마찬가지였을거라고 생각해.

앞선 글에서 에이미는 애정결핍이 심했을거라고, 그래서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어했다고 이야기 했지?

아마 무도회에서도 그렇게 지냈을거야, 그런데 엉망진창으로 사는 로리를 보고 참을 수 없었겠지. 그건 에이미의 꿈의 상징이 로리였기 때문일지도 몰라.

그리고 에이미는 모두에게서 사랑받으려는 욕심을 버리고 로리의 뺨을 치고, 로리에게 거센 말들을 쏟아부어.

사실 이건 에이미가 로리를 여전히 사랑하고 있기 떄문에 에이미가 낼 수 있는 가장 큰 용기를 보여준거라고 생각해.


에이미가 정말로 다른 사람들이 (주변 사람에게 보이는 나 자신이) 로리보다 중요했다면,

로리를 어르고 달래서 보낸다음 다시 하하호호 즐겁게 (본인은 즐겁지 않았지만) 파티를 끝마무리 지었겠지.

그렇지만, 에이미는 로리가 더 중요했기 떄문에, 로리에게서 미움받을 각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수근거림을 감당할 각오까지 하고 로리의 뺨을 친거라고 생각해.

그리고 그건 어린 에이미가 자신의 할 말을 전부 내뱉었던 것 처럼 찰나에 어린 날 자신이 스쳤겠지.

에이미에겐 로리가 꿈이고, 로리에겐 에이미가 현실이야. 그렇기 때문에 둘이 서로를 가장 잘 보완할 수 있는 상대였던 것 같구.


그리고 사실 조의 가장 뒷부분, 그러니까 결국에는 베스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서 자신이 바라는 이상향의 소설을 버리고, 현실,

그러니까 돈을 위해 소설을 썼을 떄도, 갑자기 코 끝이 좀 찡해지더라.

아주 처음에, 에이미가 연못에 빠져서 죽을 고비를 넘겼을 때, 조가 어머니에게 약속하잖아.

'앞으로 셰익스피어와 같은 명성이 기다려고, 가족을 앞에둘게요, 가족을 위해 글을 쓸게요.' 조는 그 약속을 어긴적이 없어.

비록 현실을 택했을지라도, 그건, 가족을 위해 글을 썼던 것 뿐이니까.



사실 나는 이 뮤지컬의 마지막 엔딩부분이 정말로 마음에 들었는데, 실제 원작에서는 조와 베어(교수)가 결혼하잖아.

나는 늘 원작을 읽을 떄마다 그 부분이 정말로 마음에 안 들었거든(...) 약간 배신당한 느낌이고... 메그의 결혼의 배신감을 느낀 조의 기분이고...

그런데, 뮤지컬에서는 일종의 여지만을 선사하니까 좋은 것 같아. 내 안에서의 베어교수는 조가 연애는 합시다. 근데 결혼은 하지말죠. 하면

그럽시다. 할 것 같거든. 조가 원할때까지 기다려줄 수 있는 사람이기도 하고. 교수가 원했던 건 단지 조의 곁에서 머물러있는 거니까.

그건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계산일지도 몰라. 조는 자신의 소설을 지지해줄 지지자를 얻고,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으며,

베어교수는 바랐던 것 처럼 조의 곁에서 그녀를 지켜볼 수 있으니까.



조에게 있어 로리가 '뮤즈'였다면, 베어 교수는 지지자, 혹은 성장스토리에서 가장 필요한 조력자의 위치라고 생각해.

조와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의 이해와 의견을 나누는 좋은 파트너일 수 있겠지. 그렇기 때문에 괜히 뮤지컬은 거기서 끝을 내는게 좋더라구.

마음껏 그 뒤에 날개를 달고 날아갈 조를 상상할 수 있어서.



이 극에서 가장 좋았던 점을 꼽자면, 어떠한 선택도 잘못되지 않았고, 실패하지 않았다는 점에 있는 것 같아.

사랑에 푹 빠져서 결혼을 선택한 메그도,

죽음을 알고 있었기에 안단테 처럼 조용히, 천천히 걸어갔던 베스도,

사랑을 포기하고 꿈을 선택했던 조도, 꿈을 포기하고 사랑을 선택한 에이미도.

어떠한 선택도 틀리지 않았다. 라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 네 명의 자매들 모두 그저 그들의 방식으로 행복했다면, 그게 바로 정답이고 옳은 길이었던거지.

어떠한 삶에 길에 정답은 없고, 그저 자신이 끝까지 후회하지 않고 행복할 수 있는 선택이라면, 그걸 선택하면 된다. 라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

많이 위안을 받고 왔어. 아직 약간 관람을 망설이는 바발이 있다면... 한 번은 봐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말해주고 싶어,

특히 넘버를 좋아한다면 더더욱!




+) 넘버는 정말 거의 하나도 빼놓지 않고 다시 듣고 싶을 만큼 좋아.

개인적으로 캐롤도 좋고, 매직타임rep도, 안단테 넘버도 너무너무 좋으니까... 넘버 덕이라면 진짜 한 번 봐도 절대 아깝지 않을 것 같아!


+2) 위에서 어느 부분에 서술해야할지 놓쳐버려서 여기서 소소하게 적는데, 개인적으로 세중로리의 디테일이 정말 좋더라.

베스가 피아노를 선물받고 노래하는 씬에서 웃다가 로렌스씨(할아버지)가 먼저간 딸아이~ 하고 이야기를 할 때부터

입술을 꾹꾹 물면서 손을 만지작거리고, 옆에서 조가 다정하게 도닥여주더라고. 처음에는 고모인데 그리워 하는건가?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로리는 어릴때부터 할아버지와 함께 자랐고, 아마 그렇다면 어린 로리는 어머니보단 고모와 더 오래 지냈을 것 같더라고.

로리에게 있어 어머니같은 존재겠지. 싶고. 피아노 옆에 무릎을 모아 쭈그려 앉는 것도 어쩌면 어린날에 늘 거기서

고모의 피아노 소리를 들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베스의 피아노의 매직타임은, 모두에게 어린날의 추억을 불러오는 건가봐!


+3) 그리고 생각보다 가장 닮은 자매는 조와 에이미였던 것 같아. 둘의 머리스타일이 제멋대로 뻗쳐있다는 것과,

에이미는 최대한 틀어올려서 숨겨보려고 했지만, 조는 늘 그것을 그대로 드러낸다는 것도 좋았어. 조가 막내였다면 에이미가 됐을거고,

에이미가 둘쨰였다면 조가 되었겠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구.


글이 너무 길어졌는데, 여기까지 읽어줘서 정말 고마워! 사실 시간선도 엉망진창이고 내 생각을 길게 늘여놓은 것 밖에 되지는 않지만,

못난 후기라도(...) 즐겁게 읽어줬으면 좋겠다! 좋은 새벽 보내! 혹시 문제가 있다면 꼭 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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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7725 유명한 네임드 동빠들 아이디랑 택 넣어서 서치해봐 [1] ㅇㅇ(211.234) 14:43 96 5
3867724 은빠들은 은이 나이많다고 지들이 선배노릇함 ㅇㅇ(118.235) 14:43 43 4
3867723 동빠 또 타배들 하나둘씩 끌고오기시작 [2] ㅇㅇ(223.39) 14:43 42 3
3867722 뮤덕들이 제일 싫어하는거 샤빠 ㅇㅇ(118.235) 14:42 25 4
3867721 동빠들은 순혈뮤배 빠는 자신에 취해서 [1] ㅇㅇ(223.38) 14:42 56 4
3867720 타배 패는건 은빠가 제일 심한데 [3] ㅇㅇ(106.101) 14:42 83 5
3867719 혁자는 장단점이 뭐야 [3] ㅇㅇ(223.38) 14:42 95 0
3867718 이거 동줌 생각남ㅋㅋ ㅇㅇ(118.235) 14:41 63 5
3867717 프랑켄 유튭이건 커뮤건 ㅅㅂ 돌 빼라 염불외는 새끼들 죄다 동프사임 [2] ㅇㅇ(117.111) 14:41 94 5
3867716 동줌들 뮤덕소리가 나옴? 동줌들 인신공격이 종특인데 뮤덕들이 ㅇㅇ(211.124) 14:40 27 4
3867714 개념에 동 불호에 대해 쓴 118 [1] ㅇㅇ(106.101) 14:40 47 4
3867713 택빠가 동빠를 어케 좋아하겠음 [3] ㅇㅇ(118.235) 14:39 104 10
3867711 동빠들이 깐 배우가 누군데? [6] ㅇㅇ(223.39) 14:38 118 1
3867710 ㅆㅂ 민카 보고싶다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38 55 1
3867708 동줌들 니들이 깐 배우를 생각해 지들 싫어한다니깐 또 ㅇㅇ(211.124) 14:37 36 6
3867707 혁자 급발진을 동이랑 비교하기엔.. [3] ㅇㅇ(106.101) 14:36 13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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