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갤 눈팅만 하고 정보만 얻는 갤러인데....
이번에 옥정 손나를 표를 어떻게 잘 구해서 보고 나서
이 기쁨과 흥분을 어디에 공유하고 호들갑 떨고 싶은데
딱히 할 곳이 없어서 그냥 쓰는 글이야..
다른 배우 깍아치거나 이런거는 잘 안하는데
혹시 나도모르게 그런 표현을 썼다면 알려줘
0. 개인적인 위키드 이력
고등학교때 책으로 제일 먼저 읽었던거 같아
그리고는 뮤지컬로 보고싶다 생각하다가
대학생때 뉴욕에서 봤고
그리고 한국에서 내한이랑 초연 재연 한번씩 봤었어


1. 옥정
- 옥파바
옥의 뮤지컬을 처음봤어.
연기 넘버 소화력 다 좋았어
옥파바의 목컨디션이라던가 이런것 까지 잘 모르지만
목 컨디션이 안좋았다고 해도 그 결과물이 워낙 좋아서
99점이냐 98점이냐 이런 수준의 문제라고 생각해
소리 포지션을 바꾸거나 이런게 굉장히 능숙하다고 생각했어
어릴때 성악을 배우고 가수로 활동을 하고 그리고 뮤지컬을 하다보니
아무래도 발성을 여러번 다시 배우고 공부하다보니 그런거겠지. 각 분야 발성의 장점을 엄청 잘 가져온 느낌이었어.
이게 노래 뿐만 아니라 대사를 할때도 잘 바꾼다고 느껴졌어
그래서 각 대사에서의 감정에 맞게 발성이나 포지션도 살짝 살짝 바꾸다보니
좀더 드라마틱한 감정을 보여주는거 같아

다른 작품에서 배역의 나이변화를 목소리로 되게 잘 표현했다고 들었는데
이런 강점 덕분에 그랬던거 같다고 생각했어


- 정글
연기의 잔망미 가창력 뭐 하나 빠지는게 없네.
업텐션에서 그 글린다와 찰떡인 솜사탕 같은 매력이 잘 살다보니까
글린다의 그 솜사탕같은 공허함, 쓸쓸함이 또 잘 느껴져서 좋았어
모리블의 수업, 오즈로의 여행, 선한 글린다로 등극, 사랑하는 남자 피에로(나중에는 잃긴 했지만) 까지
원하는 것을 다 얻었지만
그 무엇도 진짜로 본인의 것이 아닌 그 공허함을 감추려고 억지텐션 끌어올려서 현실을 외면하는 글린다의 느낌이 엄청 슬펐어.
그리고 중간에 다 그러고 살아! 하는 대사에서 울컥했어
- 총평: 숙련된 두 프로의 흠잡을 것 없는 무대

2. 손나
- 손파바
목소리가 약간 디즈니 재질이 좀 있다보니 이디나 멘젤을 떠올린 사람이 많았던거 같아.
예전에 렛잇고도 엄청 잘 소화했던거 생각하면 잘할거 같았어.
소리 자체가 단단하고 깨끗하다보니 좀 더 까랑 까랑하게 들려
성량도 풍부하고 음정도 좋고. 소리도 깔끔했어.
넘버 소화력은 뭐 걱정할 필요 없는 것 같아
디파잉 그래비티 같은 고음의 넘버/파트는 여유있게 들렸어
아마 조금 더 올렸어도 가능했을거라고 생각하는데
무조건 좀 더 하이노트를 쳐야 더 잘하는거고 더좋은건 아니니까
불만은 전혀없고 엄청 좋았어. 잘들었어.


다만
배우의 음역이 고음 쪽에 좀더 넓게 분포되다보니
저음쪽에서 좀 약하게 들리는 부분이 있었어
아마 듀엣곡이 아니고 예전에 목이 상하지않았다면
조금 키를 올렸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고 혼자 생각해봤어


연기는 다들 말했듯이 조금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던거 같아. 1막에서 특히 좀 대사를 약간 급하게 쏟아내는 느낌이 있었어


-나글
나1의 무대도 처음본거 같아
음역도 넒었고 소리도 생각보다 힘있고 단단했어
근데 기본적인 본연의 말하거나 할때는 톤이 좀 정글에 비해서는
낮다는 느낌이 있었어.
그래서 좀 더 하이틴드라마 느낌이 있다고 생각했어
근데 이게 또 생각보다 매력있더라공...


해외에서 봤을땐 글린다는 좀 더 가성을 많이 쓰는 배우였는데
그래서 나글이 오히려 가사 전달이나 이런 부분에서는 더 좋다고 느낀 부분도 있었어
나글도 손파바 처럼 1막에서 긴장한듯이 대사가 빠르다고 느껴진 부분이 있었어.


그래서 아마 이번 회차 좀 더 후반부에는 훨신 더 잘하는 모습을 볼수 있지 않을까 하고 기대할 수 있을 거 같아


- 총평: 손나 둘다 연기쪽에서는 부족하다고 느낀 바발들도 많았던거 같아. 근데 둘의 나이가 어리고 그래서 그런지 풋풋함이 느껴졌고. 엘피와 글린다의 예상되는 극 중 나이랑도 비슷해서 그런지 좀 더 좀 미묘하게 울림을 주는게 있었어.
개인적으로는 마지막에 받은 감정, 감동은 생각보다 꽤 컸던거 같아


3. 그렇다면 캐스팅은 어떤 조합으로 ?
- 사실 위키드는 뮤지컬의 대기업이라고 생각해.
어디서 어떤 언어로 어떤 캐스팅으로 보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결과물은 보장된 그런 느낌이야

배우 모두 넘버 소화는 다 좋았고
흠잠을 곳 없는 숙련된 프로 배우냐, 약간 미숙한 부분도 있지만 풋풋함이 좀 더 잘 사는 배우냐 정도의 차이니까 취향의 문제라고 생각해.

그래서 가끔 어떤 캐스팅으로 볼까요 어떤 캐스팅이 낫냐 이런 글쓰는 사람들은...이번 회차에 한번 볼 거잖아?


본인 시간되는 날짜에 보는걸 더 추천해
아무리 최상의 캐스팅이어도 평일에 칼퇴하고 저녁도 대충먹고 가려면 스트레스 받고 힘들잖아.


캐스팅에서 오는 만족감의 차이보다
시간되는 날 여유롭게 맛있는거 먹고 기분 좋게 가는게 훨신 더 좋은 추억 만들 수 있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