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 첫공부터 이번시즌 이 페어에 올인하기로 한 거
정말 백번 잘한 일 같아
매회 정말 즐겁게 관극 하고있음

처음부터 느꼈지만 배햄은 결이 참 잘 맞아
캐해가 분명 완전히 같진 않을텐데
둘이 표현하는 촤나 넷을 보면
되게 많이 닮아있다고 느껴
겉으로 보여지는 슈페리어함이나
서로에게 드러내는 소유욕 등 여러 면에서

개인적으로는 4월9일 공연 이후로
페어 노선이 이성적인 머리싸움에서
보다 감정적인 방향으로.찐사 노선으로
가고 있다고 느껴지는데
페어첫공에서 느낀 그 담백함과 또 다른 깊은 맛이라 새로움
갈수록 숙성되어가는 느낌이랄까

서론이 꽤 길었는데 내가 오늘 공연 보고
생각한 주 키워드는 '복종'이었어

시작부터 두 사람의 관계는 생각보다 더 견고해보였어
배촤는 애정표현에 꽤 성실한 주인같았고
햄넷은 리차드한테 사랑받기 위해
그의 뒤를 충실히 따르는 개(자식)같았음..

둘이 재회했을 때 햄넷 반응이 뭔가
평소보다 더 순하게 다가왔음
니체..??네가 언제부터 철학에 관심있었는데?라고
물을 때 그 말투가 조금 딱딱하고 어이없는 투가 아니라
무척 순수한 느낌이었어
지극히 놀란 모습과 호기심어린 모습이 보여짐

반면 배촤는 등장부터 꾸준히 다정함을 연기함
다만 스스로 만들어낸 다정함과 네이슨과의 편안한
관계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다정함이 막 뒤섞인 느낌이었어
지난 공연들보다 더 끈적거리고 진한 다정함으로 다가옴
아니 더 태울게 필요하다고 말할 때 넷 머리는 왜 쓰다듬어...?
원래도 좀 쓰다듬지만 오늘은 공원씬부터 시동이 걸렸더라
진짜 계약서.슈페리어,협박편지까지 시도때도 없이 쓰다듬어

배촤는 자신이 햄넷보다 확실히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믿고
행동하는 게 잘 보이는데 본인이 느끼는 우월감.소유욕이
사랑과 맞닿아있다는 생각은 전혀 못하는 느낌이었어

오늘 공연이 특히 재밌었던 이유는
햄넷이 광기에 가까운 순정.그리고 순정의 탈을 쓴 복종을
보여줘서라고 생각하는데
그만큼 오늘 햄넷은 리차드에 대해
어떠한 계략도 없이 올곧게 순응함

더플랜 마지막즈음 그렇게 활짝 웃는
햄넷은 뭔가 세상 처음 보는 느낌이라 낯설었어
배촤와 생각을 그대로 공유하고
겨기에 푹 빠진것처럼 웃는 모습이 꽤 소름돋음
웨투퍄도 평소보다 훪씬 광기어린 느낌이었는데
처음에 막 미소 짓는게 당장 눈앞의 범죄계획보다
리차드의 반응이 더 신선해서 정신을 못차리는 느낌이었어

범행 직후 햄넷은 슈페리어 가사처럼  
일련의 사건을 게임인냥 자기세뇌하다가
슈페리어 끝나는 시점에서야 현실을 깨닫는데
말을 해줘!라고 포효할 때나 너무 멀리왔어..할 때나
이미 겁을 많이 먹은 느낌이었음

안경도 분명 실수로 떨어트림
살다살다 눈이 완전 돌아서 전화기 양손으로 부여잡고
벽에 겨우 기대 벌벌 떠는 햄넷을 볼줄이야..
배촤가 우리 아니고 너.라고 했을 때도
햄넷 반응이 지금껏 상상조차 해본 적 없다는듯
굉장히 충격받은 표정이었음
뭐?하는데 비웃는것도 슬픈것도 아니고 그저 순수한 충격

그래도 생각중이죠부터 공원씬까지
햄넷은 오롯이 리차드를 따르고자 한 게 보임
갈수록 리차드가 날 이렇게 내버린다고??
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하고 당황하는 모습이 내내 보임
햄넷 담배갑도 제대로 안받아서
배촤가 떠안기듯이 주고 담배 던지고 가는 그림이
뭔가 새롭고 또 재밌었어
햄넷이 이렇게까지 순수무구하개 무너질수 있다는게
신기하면서 그만큼 지독히 길들여져있었구나 싶었음

그래도 킵유딜에서 나름 더이상 복종하지 않겠다고
배촤한테 반격을 하는 것 같았는데
결국 햄넷이 스스로 그의 사랑을 받는게
더 중요하다 인정하고 숙이고 들어가는 느낌이었어
너 없인 나도 없!..어! 여기 대사톤 강세나 감정이
그렇게 느끼도록 함

어프레이드에서 배촤만큼이나
햄넷이 굉장히 괴로워한다고 느꼈는데
표정이 처음에 막 계속 일그러지더라
이마저도 둘의 지독한 주종관계가
보이는 것 같아서 기분이 묘했음

그리고 오늘 라이플은 뭔가 많은 생각을 하게 했는데
햄넷은 왜 실수가 아니라 일부러 했다고 말했을지
의도를 자꾸 추측하게 됨
분명 오늘은 완벽한 실수였는데...
문득 보다보니 어프레이드때 햄넷 표정이 떠오르면서
일부러 그랬다는 말조차 일부러 하는거 아닐까?싶었음
진심과 거짓말이 뒤엉킨 말이지만
그 말들로 리차드가 감옥에서 그냥 절망하기보다
자신을 원망하게끔..?
좀 과한 생각이지만 그 외엔 해석이 잘 안되더라고

라이플이 평소처럼 짜릿하기보다
배햄 각자 입장에서 되게 아프게 들렸는데
배촤가 받은 배신의 충격이 공원씬 햄넷의 충격만큼
굉장히 순수하다는 느낌을 받았어
단 한 번도 배신을 상상해 본 적 없는 것처럼..  
네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라는 말을
고스란히 돌려받는 모습이었다

마지막으로 파쓸을 보는데
햄넷의 "절대 배신 안해"가 유난히 귀에 감기더라
오늘 네이슨은 쳐음부터 끝까지
리차드한테 복종해서 그런가

근데 또 한편으로 내가 보고 해석한 오늘의 모습이
전부 마치 극중극처럼 햄넷의 진술로 만들어진
허구의 이미지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어

묘하게 새롭고 재밌고
아무튼 절대 배신 없는 배햄빈이었어
쓰다보니 벌써 이시간이네
마무리가 어설프지만 후기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