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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ㄱㄱ브라까라 3이반 노선 해석, 후기, 잡다한 얘기(ㅅㅍ, 긴 글)앱에서 작성

ㅇㅇ(125.186) 2021.06.15 22:47:00
조회 2492 추천 149 댓글 29

브라까라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3이반 장면별 비교, 노선 후기 등등 (매우 긴 글)
브라까라가 끝난 기념으로 헛헛한 마음에 개인적으로 느낀 3이반 노선 감상에 대해서 써보려고 해! 3인3색 다 너무나 다른 매력을 갖고 있었어 참고로 세명 다 매우 극호인 사람의 입장에서 쓴 글이니까 혹시라도 읽기 싫은 사람은 여기서 뒤로가기 ㄱㄱ 
당연히 스포있음! 매우 개인적인 해석들임
다른 캐릭터들과의 연기노선 언급도 있음
원작소설 말고 오로지 뮤지컬 브라까라 내에서만 해당되는 캐릭터 해석임!
쓰는 순서는 나이순(ㅋㅋ)


일단 전체적인 노선 감상

범이반: 오첨범이라 장면마다 느껴지는 감상이 두세개정도로 갈리기도 했는데 매우 신기했던 건 그 달라지는 노선 안에서도 이반의 캐릭터와 감정선에 어느 정도 일정한 틀이 있었다는 거. 일단 개인적으로 세 이반 중 (비교적)멘탈이 단단한 이반이라고 느껴졌음...하지만 동시에 매우 우울하고 자존감이 낮은 이반 같았고, 그래서 자신의 신념에 대해 확신이 있다기보다는 자신의 생각에 대한 믿음을 유지하고 싶어서 발버둥치는 사람처럼 보였어. 이게 자신의 신념을 남에게(특히 알료샤에게) 설득하려는 절박한 태도로 발현된 공연도 봤고, 반대로 주변사람은 안중에도 없이 오로지 자기 생각에만 집착하면서, 주변인들이 다 어느 정도의 성장과 변화를 겪는 와중에도 이반만 본인의 세상 안에만 갇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공연도 봤음. 기본적으로 범이반 주변에는 먹구름이 둥둥 떠다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신에 대한 애증을 초반부터 드러낸 날도 있고 초반에는 확실히 증오였다가 후반부에 애증이었음을 드러낸 날도 있는데 어느 쪽이든 확실한 건 신에게 선택받지 못했다는 사실이 범이반에게 매우 큰 상처가 된 듯했음. 

승현이반(이하 승이반): 승이반은 공연 초중반에 보고 극 후반에 오랜만에 다시 봤고, 총막으로 극극호찍고나왔어. 승이반 자체레전이 총막이었어서 총막 기반 노선 해석이 주가 될 듯해! 일단 후반에 다시 보기 전까지는 맆이반이 셋 중 가장 유리멘탈이라고 생각했는데 승이반 보고 생각이 바뀜 ㅋㅋㅋㅋ 물론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세 이반 중 제일 어리고 제일 애샛기고 제일 여린 이반인 듯했어. 개인적으로 유일하게 ‘환자’라는 키워드가 떠오른 이반이기도 했고... 승이반은 대사 디테일로 이반이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않다는 걸 앞부분부터 보여줌. 승이반은 본인이 정신박약에 유리멘탈이라는 걸 알고 있고 그걸 숨기기 위해 지식과 오만함(+싸가지)으로 꽁꽁 자신을 싸매고 있는 것 같았음. 그리고 신을 원망하는 결도 좀 다른데, 자신이 이렇게 병을 앓으며 악마를 보는것과 자신에게 생긴 불행의 책임을 신에게 떠넘기는 느낌.. 내가 이렇게 사는건 다 당신 때문이야!! <마치 이런 ㅋㅋ 그래서 신에게 일부러 반항하듯이 악마를 믿고 싶다고 발악하는듯.. 개인적으로 진짜 애샛기라고 생각해

리피이반(이하 맆이반): 자랑스러운 멘탈 2위 맆이반... 자첫때 단상위를 떼굴떼굴떼굴 구르면서 눈물콧물 뚝뚝 흘리는 거 보고 현실 감탄 나왔던 기억이 난다 ㅋㅋ 초반에 알료샤나 다른 형제들한테 하는 말투가 정말 나긋나긋하고 특이한 운율이 있어서 정말 새침한 도련님 같다는 생각을 함 기억에 남는 포인트는 일단 맆이반에게서는 극 초반부터 신에 대한 사랑이나 아버지에 대한 일말의 사랑 그 비슷한 감정이 가장 뚜렷하게 보였다는거.  자신의 생각에 대한 자부심이 매우 강하고 논쟁덕후인데다 증거에 집착함. 하지만 그 생각에 아주 작은 한 부분이 빠져있어서 아직 완성시키지는 못했음. 그 빠져있는 한 부분을 찾기 위해 극 초반부터 후반까지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는데 결국 그 한 부분을 알고 나서 제대로 충격 먹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음. 은연중에 맆이반이 갖고 있던 불안감과 의심이, 그 한 부분으로 인해 완전히 커져서 이반이 지금까지 갖고 있던 생각을 전복시킨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 이게 생각으로는 명확했는데 말로 쓰려니까 잘 안되네 ㅠㅋㅋㅋ



이반-알료샤 페어별 형제느낌(내가 본 페어만)

범지온: 옛날부터 지금까지 뚜렷한 의견 충돌 없이 잘 지낸 형제. 어디 내놔도 자랑스러운 내 동생 & 어디 내놔도 자랑스러운 우리형
범몽(범현석): 가끔 티격태격 다투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같은 결의 생각을 갖고 친하게 잘 지내온 형제. 몽료샤가 신 선택했을때 범이반 배신감이 매우 컸을듯
범준영: 어릴때는 진짜 이렇게 친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친하다가 나이먹고 서먹해져서 물과 기름 된 케이스
승지온: 어른스러운 동생이 철부지 형님 사고치고 다니는 거 다 수습하는데 이반이 결정적인 순간에 형님 노릇 함
승준영: 유리멘탈인걸 숨기지 않는 동생과 유리멘탈인걸 꽁꽁 싸매는 형님의 대환장 우애
맆지온: 동생바보지만 논쟁 중독자인 이반이 동생에게 신 얘기로 꼬투리 많이 잡음. 온료샤는 말싸움 못하게 생겨서 은근히 잘 받아침
맆준영: 덩치큰 동생바보와 덩치큰 형바보
몽료샤 건강해라... 승몽 맆몽 못봐서 너무 아쉽다 본사들 댓으로 감상 공유해주면 ㄱㅅㄱㅅ



대사 ‘넌 (정말) 신이 있다고 생각하니?’ 이반별 느낌

범이반: 동생의 태도에 답답하고 속터지고 울분터짐... 제발 내말좀 들어줘라
 or 신에 대한 회의감 가득

승이반: 신이 미워죽겠음 그래서 더 일부러 한껏 빈정대면서 알료샤 표정 변하는거 봄 

맆이반: 내가 준비한 무적의 논리를 보여주지! (눈치 안보는 척하면서 보고있음)



대심문관 서사시
범이반: 알료샤가 이 논문에 대해 들어도 신을 버리지 않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음. 그래서 쓸쓸하고 체념한 말투로 서럽게 읽음
승이반: 분명 냉정하게 읽어줘야지. 하고 시작했는데 후반부에 자기도 모르게 신에게 버림받은 자에게 과몰입해서 악 지름
맆이반: 알료샤 내 이야기 잘 들어봐(단전에서부터 끌어올려서 쩌렁쩌렁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적극적으로 읽음) 이런데도 너 계속 신 믿을거야? 


장군의 사냥개 대사: 이런 인간들도 구원받을 수 있니? 느낌
범이반: 니네 종교에서는 이런 쓰레기같은 인간들도 구원해 준다고 하지 않니?(극혐)
승이반: 이런 인간=표도르. 알료샤가 ‘신이 아버지와 드미트리를 구원해 줄 것이다’라고 한 것에 맞받아친 말에 가까움
맆이반: 니네 신이 그렇게 자비로워? 그럼 어때 이 정도의 쓰레기라고 해도 구원 가능?



스메르와의 대화: 훔쳐본 것 치고는 잘 외웠네 / 광야에서 겪은 세 가지 물음~모든 것은 허용될 수 있다 / 악마라고 하면 X 어떤 커다란 정신이라고 해 두자 (순서대로 노선 감상)

범이반: 노선에 따라 달라지는데
 1) 나름 스메르를 귀여운 하인놈 취급함. 진짜 잘외웠네 하고 칭찬해줌 / 자신의 모든 말이 헛소리 취급당해서 쓸쓸해하고 있었는데, 그의 말을 이해하고 신봉하는 사람이 나타나서 자기도 모르게 신남 / 기분이다 이정도까지 알려주지 귀여운자식아
2)  내 이면지 가져가서 읽었나보네(무심) / 본인이 생각했을 때 오류가 있는 말은 그냥 넘어갈 수 없어서 지적해 주다 보니 모든것은 허용될 수 있다 까지 술술 나옴 / 악마라고 하면 안되지 멍청한 새끼야 

승이반: 똥멍청이가 암기는 좀 되나보네? / 비록 스메르지만 자기 생각을 이렇게까지 지지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썩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음 / 난 그 커다란 정신에 닿을 거야 두고봐(쒸익)

맆이반: 개똥멍청이까지는 아니구만? / 자기 생각 자랑할 기회가 오면 절대 놓치지 않음 상대가 비록 경멸스러운 하인놈일지라도 / 넌 아직 한참 멀었구나? 그래도 알려주지 ㅎㅎ


너는 내 안에 있어

범이반: 앞서 ‘무얼 믿는 거야’에서 알료샤에게 ‘하지만 악마도 없어. 증거가 없으니까. 직접 보고 싶은데 말이야’ 라고 하는 디테일이 인상적이었음. 신을 믿지 않으려고 하지만 그렇다고 악마의 존재를 100퍼센트 믿는 것도 아니라는 게 드러나는 부분이었어. 악마의 목소리를 듣지만 이걸 진짜 믿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괴로워하는 이반

승이반: 너는 내 병이야 망상이야 환영이야 라는 디테일을 추가해서 이반의 병증을 앞부분부터 확실히 보여 줌. 이젠 악마의 목소리에 별로 놀라지도 않음 그만큼 하나의 증상처럼 익숙해진 모습이라고 받아들였어 앞서 언급했듯이 신에 대한 반항심 때문에 오히려 악마를 믿고 싶다고 말하는 이반

맆이반: 악마의 목소리를 듣고 흠칫 놀라고 살짝 두려워하고 그 목소리를 듣는다는 사실에 괴로워하기도 함. 하지만 워낙 커다란 생각을 완성하는 것에 대한 열망이 큰 이반이라서, 악마의 목소리를 믿음으로써 찾는 진리(?)에 도달할 수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는 듯한 태도로 보였음



연락이 끊긴 지 오래됐어요

범이반: 이렇게까지 찾고 갈구했는데 대답을 안해주네요
승이반: 연락 끊겼어요 ㅋ 근데 저 하나도 안속상하거든요(울컥)
맆이반: 연락을 안하시겠다는데 제가 뭐 어쩌겠어요 ㅎ(미련 남음)



표도르에게 짐승 드립(대사가 각 이반마다 달라서 따로 안 적음)

범이반: 그렇게 짐승처럼 사는 이유가 뭐지... 에서 묘하게 자기 자신에 대한 혐오감이 느껴짐
승이반: 경멸x99999. 앞부분 알료샤에게 신의 존재를 믿냐고 물어볼 때처럼 일부러 한껏 빈정거리면서 신경을 긁으려고 함
맆이반: 기본적으로는 증오와 경멸이 깔려 있지만, 인간으로 태어났으면 잘 좀 살아 보지 대체 왜 그렇게 살았냐는 약간의 애정 어린 원망이 느껴진 날이 있었음 



스메르의 꿈 다음 수증기 전까지 스메르와 대사 

범이반: 멍청하지가 않네...? —> 스메르가 자기 생각을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 그 자체에 대충격먹음
승이반: 멍청하지는 않네? ㅎㅎ—> 일단 쫄았지만 아닌 척 여유롭게 대답함 관객 입장에서는 하이고 너 그러다 개털린다 싶음
맆이반: 넌 참 똑똑하구나..?—> 커다란 생각 집착답게 스메르가 똑똑해 보이니 혼란스러워하면서도 흥미를 보이는 중



장롱 

범지온: 이 둘이 붙으면 유독 이반과 알료샤가 그 어린 시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멈춰 있는 듯한 인상을 받았음. 둘 다 나긋나긋하고 멘탈도 나름 강하지만 어린 시절 받은 상처로 인해서 감정 중 일부분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되었고, 그게 각각 다르게 나타난 느낌
범몽: 워낙 몽료샤가 멘탈도 쎄 보이고 강인해 보여서 장롱에서 받은 상처는 이제 나름 괜찮아졌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게 아니었다는걸 알고 무너지는 범이반이 인상적이었던 페어. 아무리 멘탈이 쎄다지만 결국 어린 동생이었던 몽료샤와 몽료샤 말 한마디한마디에 마음 아파하는 범이반이 짠했음
범준영: 크고 나서 서로 어색하고 서먹해진 형제 느낌이 강했던 페어인만큼 장롱 전 ‘형의 말과 나의 말이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는다’는 대사가 매우 와닿았음. 생각하는 방향이 하나부터 열까지 다 달라서 어른 된 후로는 서로를 1도 이해할 수 없었다가 장롱 넘버쯤 되어서야 서로를 이해하게 된 것 같았다

승지온: 앞서 말한 결정적인 순간에 형님 노릇하는 이반을 볼 수 있는 노래... 나름 강인한 온료샤마저 멘탈 깨질 때 의외로 옆에서 단단하게 버티고 있는 게 형님임. 어른 된 후 승이반이 아무리 이상한 소리 하고 싸가지 없이 대해도 온료샤가 형에게 뭐라 안 하는 게 어린 시절 장롱에서의 기억이 너무 크기 때문인 것 같음
승준영: 앞서 언급했듯이 준영료샤는 정말 멘탈이 유리..정도가 아니라 아예 없는 수준인데(ㅋㅋㅋ) 이걸 굳이 숨기지 않고, 가장 티나게 발작하는 알료샤임 그런데 승이반은 본인의 나약함을 꽁꽁 숨기려고 계속 노력하고... 그래서 계속 엇나가다가 장롱넘버 시점 쯤 되어서야 어린 시절처럼 대화가 통하게 되었을듯

맆지온: 맆온이 붙으면 왜인지 모르겠지만 온료샤는 애초에 맆이반 앞에서 그렇게까지 약한 모습을 안 보였을 것 같음. 그래서 장롱 넘버에서 거의 처음으로 솔직하게 자기 마음을 터놓고 펑펑 우는 것 같아 보였고... 짠허다 짠해
맆준영: 사실 이쪽은 누가 누구를 위로해줄 상황이 아니고 같이 펑펑 울었을 것 같은데(ㅠㅠㅋㅋㅋ) 그래도 이반이 형이라는 이유만으로 동생 안심시키면서 지냈던 듯. 헛소리 끝나고 팔 붙들고 발작하다가 맆반이 어깨 붙잡으니까 진정되는 알료샤 너무 짠하더라 그 유리멘탈 형님의 위로라도 (더)유리멘탈 알료샤에게는 큰 힘이 되었던 듯



발없새 다음 대사~발작

범이반: 드미트리가 죽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자기도 모르게 은연중에 아주*999조금 의심 중이었는데 미날용에 타격맞아서 그 의심이 갑자기 확신이 되고 멘탈이 너덜너덜해짐 

승이반: 당연히 드미트리가 죽였다고 생각했었고 마음속 조금 찜찜한 기분은 애써 무시하고 있었는데 미날용 타격입음. 쎈척하면서 스메르 다그치는데 역시 드미트리가 죽인 거지? 그럼 그렇지! 하고 의기
양양하다가 점점 자신이 원하는 답변이 나오지 않자 초조해짐

맆이반: 본인 생각이 타당한 게 되려면 드미트리가 죽였어야 아귀가 딱딱 들어맞음. 그래서 당연히 드미트리가 죽였어야만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미날용 들어보니까 아닌 것 같아서 갑자기 자신감 떨어지고 멘탈 흔들리고 불안감에 사로잡힘


발작 후(~대심1)

범이반: 다양한 변주가 있었는데 가장 기억나는 것들만 써봄
 1) 스메르 안아주면서 “괜찮아 내가 시켰어”: 스메르를 형제로까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아무도 들어주지 않던 자기 생각을 신봉한 스메르를 사람 대 사람으로 인정함. 자신과 생각을 나누고 자신의 죄를 대신 받은 사람으로 인식하는 것 같음. 자신이 아버지를 죽이고 싶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아버지의 죽음에 책임감을 느낌+이후 스메르의 죽음에 대해서까지 죄책감을 느끼는 것처럼 보였음
2) 스메르한테 천 덮으면서 “난 달라”: 자신이 까라마조프 가의 형제이고 아버지를 닮았다는 걸 끝까지 인정하고 싶지 않아 하는 이반이었음. (아이러니하게도 이날 석메르가 “나도 당신 형제야! 나도 까라마조프 가의 형제야!” 라며 까라마조프 가의 형제라는 것을 인정받으려고 바락바락 악쓰는 걸 보고 나니 스메르와 이반의 대비가 확연하게 느껴져서 재밌었음)
+번외로 발작 전 스메르 목 조르면서 “까라마조프가의 악마 새끼야” 라고 대사 치고 발작 후에 “난 달라”라고 한 날은 스메르를 형제로 인정하면서도 자신이 어쩔 수 없는 까라마조프가라는 건 인정하기 싫어하는 양가감정을 보여줌

승이반: 스메르쟈코프가 발작하는 내내 충격에 휩싸여서 덜덜 떨고 자기가 썼던 논문들을 뒤지고 발작 후반부에 같이 발작하고, 유독 심하게 떨리는 오른손을 넥타이로 묶으면서 스메르와 자신이, 표도르와 자신이, 또는 까라마조프가 전체와 자신이 이어져 있고 자신의 헛소리는 나약하다는 걸 부정하고 싶어하는 이반임. 발작하고 쓰러진 스메르를 천으로 덮으면서 난 생각만 했지 행동하지 않았고 행동한 건 너라고(대사 정확하지 않을 수 있음) 몰아붙이는데 순간 악마의 목소리를 들었는지 앞부분 ‘너는 내 안에 있어’ 에서 했던 너는 내 병이고 망상이고 환영이라는 대사를 다시 치더라고! 그리고 의지가 있어야 행동할 수 있어... 하고 뭔가 깨달은 듯이 중얼거리더니 완전히 그 환영과 병(악마의 목소리)에 잡아먹혀서 제정신줄을 놓아 버린 것 같았고 그 이후 쭉 미친 상태로 있는 것처럼 보였어. 스메르에게 거하게 한방 맞고 지금껏 꽁꽁 숨겨왔던 박약한 정신이 그대로 깨져 버린 것 같아서 너무나 짠한 이반이었음

맆이반: 스메르를 천으로 덮으면서 거의 절규하다시피 소리침 난 상관없는 일이고, 생각만 했다고... 하지만 악마의 목소리를 들으며 웃더니 사실 자신이 모스크바로 떠나면 스메르가 아버지를 죽일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고 말함. 결국 맆이반은 모든 것은 허용되어 있다고 말하면서도 자신이 절대로 하지 못할 행동을 스메르에게 떠넘긴 셈임. 영혼 자체가 너무나 나약한 게 승이반이라면, 생각이 나약한 건 맆이반 같았음. 그렇게 많은 지식으로 무장했지만 정작 그 생각을 따를 용기는 없었고, 알고 있으면서도 모른 척했다는 게... “당신의 헛소리는 멋지지만 너무 나약해”라는 가사가 유독 찰떡이라, 스메르의 발작 넘버 때 가사 한 마디 한 마디마다 실시간으로 뼈를 맞고 있는 듯했던 맆이반 지켜보는 재미가 있었음



장군과 사냥개 대사: 이런 인간도 구원받을 수 있어?

범이반: 구원받을 수 없다는 답을 원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확신이 없음. 자신이 그렇게 끔찍한 인간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그 장군은 사형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웃음인지 울음인지 모를 얼굴을 하는 걸 보고 느낀 건데 범이반은 지금껏 본인이 생각하던 본인의 인간성(?)에 대한 확신이 완전히 사라진 듯했음

승이반: 이미 제정신이 아니고 악마의 목소리에 완전히 잡아먹혀서, 자신이 그런 끔찍한 인간 중 하나라고 굳게 믿고 있음. 그래서 알료샤한테 손도 못대고 벌벌 떨면서, 구원받을 수 있다는 말을 해 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 같았음

맆이반: 이렇게 끔찍한 인간까지 신이 구원해 준다고 하면 걍 그자리에서 멘탈 터져서 오열할 것 같은 이반이었음(대체로 이미 오열 중이기도 했...). 자신이 선택받지 못한 것에 대한 억울함이 섞인 복합적인 물음이라고 느껴졌음



최후변론

범이반: 제가 범인입니다! 라는 말이, 알료샤의 ‘구원받을 수 없어. 그 장군은 사형이야’ 라는 말에 대한 반응이라는 느낌이 들었음. 신을 너무나 사랑하다 못해 극도로 증오하게 되었고 신의 축복과 구원을 받을 수 없다는 걸 알기에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이야기 속 장군 같은 사람으로 기억하길 원하게 된 느낌임. 더 이상 잃을 게 없고 자신이 지금껏 쌓아온 신념을 다 뒤집어 엎는 게 범이반의 최후변론이라고 느껴졌어. (발을 구르는 제스쳐나 ‘이 거짓말쟁이들’ 이라고 비난하는 톤이 그날그날 아버지와 똑같아서)그토록 부정하고 싶어했던, 자신이 표도르를 가장 많이 닮은 아들이라는 사실도 인정해버림. 
범이반은 극 중 사건들로 인해 전혀 몰랐던 사실을 깨닫는다는 느낌보다는, 알고 있었지만 애써 부정해 온 사실들을 모두 인정하고 솔직한 마음을 낱낱이 드러내면서 무너진다는 느낌이 강하다고 생각함. 

승이반: 다른 두 이반과 달리(다른 두 이반도 내면의 변화를 크게 겪고 무너지긴 하지만) ‘환자’라는 키워드가 떠올랐던... 승이반의 최후변론에서, 드미트리한테 극딜 넣고 시종일관 신경질적인 태도로 횡설수설 말하는 모습을 보는데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정말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사람 같다는 느낌을 받았음. 자기가 정상이라고 바락바락 소리지르다가 순간 어 아니지.. 하는데 정말 오락가락 하는구나 싶었음. 지식과 냉정함과 이성으로 꽁꽁 싸매고 있었는데 그게 깨져 버리면서 그 충격으로 내상까지 입은 것 같다고 해야 하나..? 다른 두 이반은 재판 과정에서 말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실해 보였는데 승이반이 연기하는 이반은 그 이후로 완전히 미쳐서 긴 변론과 자기 헛소리, 신에 대한 이야기들을 재판이 끝나고 난 뒤에도 하고 또 하고 또 하고 반복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음. 그걸 다 들어주는 건 아마도 알료샤가 아니었을까

맆이반: 그렇게 자신의 커다란 생각을 완성하기 위해서 헤맸는데 결국 찾은 조각 하나가 맆이반의 세상을 뒤흔들어버린 것 같았음. 그걸 깨닫고, 제정신을 잃은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거의 이전의 깔끔하고 새침(?)하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게 된 모습이 인상적이었음. 신이 두렵지 않다고 하지만 사실 두려워하고 있음. 스메르가 모든 것은 허용될 수 있다는 자신의 뜻에 따라 아버지를 죽였다는 사실에 매우 충격을 받는데, 정작 모든 것은 허용될 수 있다고 말했던 본인은 그럴 용기가 없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인 것처럼 보였어. 또한 자신의 ‘커다란 생각’을 완성한 게 스메르쟈코프라는 것을 깨닫고 멘탈이 나간 듯했음.
맆이반이 흥미로웠던 점은, 마지막 ‘난 아버지의 죽음을 원했습니다’에서 표도르뿐만 아니라 저 아버지(하늘에 계신)를 의미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던 거! 스메르쟈코프의 발작 가사 중 ‘너도 신을 죽여라, 방해하지 않겠다’ 이 부분이 정말 잘 어울리는 이반이었다고 느꼈어


와 쓰다 보니 길어졌네.. 만약 여기까지 읽어 준 사람이 있다면 진심으로 고맙고!
브라까라 이반들뿐만아니라 전캐 다 너무 사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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