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완벽한 타인'은
이탈리아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 연극으로  
한국에서도 영화로도 리메이크 된
꽤 인지도 있는 작품임

이 연극은 영화스러운 연출들이 연극의 연출로 바뀌었고
등장인물들도 외국인의 이름을 그대로 쓰고 있지만
그런 것들은 전혀 방해되지 않을 정도로
충분히 재밌고 공감됐음

연극은 영화와 인물들의 배경 설정 자체는
거의 유사함(직업, 관계, 대화내용 등)

영화는 친구들과의 식사모임 도중 친구들간의 익살스러운 대사를 주고받다가
에바의 식사하는 도중 휴대폰으로 오는 모든 연락을
공유하자는 게임을 제안하면서 시작됨

세부 내용은 영화와 거의 비슷하니
연극적 연출에 대해 간단하게 서술하자면
연극은 영화와 다르게 여러가지
효과를 훨씬 제약적으로 낼 수 밖에 없음

연출하는 공간도 한정적이고
당연히 클로즈업 같은 편집같은 효과는
더더욱 불가능함

근데 그런 영화적 도움이 전혀 없음에도
연극은 영화 이상으로 긴장감이 넘치고 실감나더라

첫째로 이 연극의 모든 배우들이
완벽한 연기를 했기에 가능했고
대사또한 짜임새있고 빠르게 전개됨으로써
더 실감나는 연출이 가능했음

연극에서 좋은 아내로, 남편으로 보여지던 인물들, 그리고 어릴 때부터 알아온 친구들이
이 휴대폰이라는 '개인의 블랙박스'를 통해 완벽하게 비밀이 까발려지는 과정을 통해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아니 심지어 가족이라도
우리는 '완벽한 타인'임을 느끼게 해줌

시어머니를 불편하게 생각하는 여자, 불륜, 심지어 게이라는 걸 강제로 까발려지게 되는 과정
게이가 아닌 사람이 게이로 의심받으면서 보여지는 편견에 맞서싸우는 장면

이런 과정들이 보여지게 되면서
극은 더 이상 웃기고 재밌는 연극이 아니게 됨

배우들의 완벽하게 익살스러운 연기들이
후반에 더 극적으로 '불쾌함'을 연출해줌

솔찍히 연극을 보기 전까지는
'에이 그래도 영화보다 긴장감 넘치려나?'
같은 생각을 가지고 보게 됨

근데 보다보니 배우들의 완벽한 연기력과
짜임새 있는 대사들이 영화적 편집 없이도
보고있는 사람들에게 완벽하게 감정을 전달해줌

끝은 영화와 똑같이
'실제로는 게임을 하지 않았다'로 끝나더라

이게 누군가에게는 굉장히 허무한 결말일 수도 있다

그리고 이 게임을 주도한 '에바'는 이 게임 도중 불륜 사실을 전혀 들키지 않았다
이부분이 좀 역할 수도 있지만
작가는 권선징악을 말하고 싶은 게 아니니 뭐...

결국 이 연극이 말하고 싶은 바는
'차라리 모르는 게 약일 수 있다' 인 것 같음
아무리 가까운 사이더라도 말이다

주말에 보고왔는데 재밌었음
8월까지 하니까 보실 분들은 보러갔다오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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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본 머글친구한테 후기 쪄달랬는데
덕인 나보다 더 후기 잘써서 허락받고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