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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ㄱㄱ 새들의 무덤 후기 (ㅅㅍ)

ㅇㅇ(222.111) 2021.06.18 00:12:14
조회 325 추천 16 댓글 6

타임세일도 하고 좋은 자리도 떴길래 잡긴 했는데 별 기대 안 하고 갔어.

시놉이고 뭐고 하나도 안 보고 정말 제목이랑 극장만(이것도 전날까지 모름)알고 갔어.

중요한 스포가 있고, 이걸 알면 후반부에 충격이 많이 떨어지겠지만

자첫자막 할 거면 알고 보는 게 좋을 것 같기도 해. 초반에 멀뚱히 지나보내는 서사들이 좀 있어서...

여튼 밑으로는 중요스포 계속 있음!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무대가 그렇게 깊은지 몰랐네. 정말 썰렁하더라고.

처음에 바람에 나부끼는 깃털처럼 인물들이 굴러다니고(?) 주인공이 나오고 새가 나와서

아 되게 전위적인 극인가보다! 했는데 갑자기 과거여행을 하더라.

1960몇년이었는데 지금 기억이 가물하다. 돼지 잡는 장면에서 시작.

내가 기억력이 좀 나빠서 정확하게는 아니지만..


그 돼지는 지주가 키우던 돼지고, 일제 몰락하고 지주 죽이면서 그 돼지도 죽이려고 했는데

돼지 혈통이 좋다보니까 욕심이 생긴 주민이 그 돼지 씨를 받아서 새끼를 낳아 버려.

그리고 그 돼지를 죽인 사람은 물에 빠져 죽음.


이게...처음에 봤을 때는 그렇구나, 했는데 끝까지 보고 생각 하니까 극 전체에 대한 은유고 근본적인 메시지더라.

일제, 미제, 지주..이런 거대한 세력들을 죽여야 하는데, 그 새끼(씨)를 자꾸 낳는단 말이지

그냥 대를 안 잇게 하고 말려서 죽여도 될 텐데 그 놈의 씨를 자꾸 받는 사람이 생기고..

그리고 그 돼지에게 해를 입힌 사람들은 자꾸 죽어. 처음엔 죽인 사람만 죽었는데 나중엔 해를 끼치려고만 해도 죽어.

그래서 돼지를 묶어 놓고도 누가 돼지를 죽일 것인가 자꾸 싸우느라고 상여가 못 나가고 있어.

사람들끼리 잘잘못을 따지느라고 정작 상여가 못 나가니까 다섯 살 먹은 오루가 돼지 멱을 따고 피를 마시지.

그제서야 시체도 없는 빈 상여나마 나갈 수 있었고.


아버지더러 등에 일본, 미국, 지주를 등에 지고 있어서 허리가 굽은 거라고 욕하던 삼촌은 지주가 되어 버리고

그런 삼촌을 욕하던 다른 삼촌은 88올림픽을 위해 판자집 철거하는거 도와주고 돈 받고(용역이었나? 자세히 기억은 안 나ㅠ)

오랜만에 만난, 아들과 같다는 오루에게 월급도 주지 않고 허드렛일을 시키지. 갖고 있는 돈 노름으로 다 날려버리고.

이 때 참는거랑 가만 있는 거랑 얘기 하면서. 군대에서 시위대 진압하면서 중대장이 시위대 여자를 데려 와서 패라고 했을 때

이루는 가만 있었고, 중대장이 직접 그 사람을 구타하는 순간에도 가만 있었다고.

이 때 서사가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왜냐하면 그 직후 있었던 성적인 장면이 좀..난.....마음에 안 들어서...유일하게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라서...

의도가 있는 장면이라는 것도 알지만...그랬어.

어쨌든 '가만 있으라고 하는 것 같다.' 삼촌이, 세상이, 권력이 가만 있으라고 그냥 버티고 있으라고 하는 것 같다는 말이

듣는 당시에는 아 그래 그렇구나 했는데 그게 세월호 얘기랑 이어지니까 여운이 장난이 아니네.


아내를 만나고 공장을 짓고 아이가 생기고 하는 기쁜 상황속에서 또 은행이라는 거대 권력, 자본때문에 사람들끼리 다투게 되지.

이 상황을 만든 은행 사람은 멀찍이 서 있고 피해 받는 사람들끼리 싸워. 강자와 약자의 싸움이 아니라 약자와 약자의 싸움.


어느 한 곳에서 끊지 못 하고 계속 씨를 이어 온 더러운 피가 2014년 4월에 수백의 목숨을 앗아갔지.

'배냇저고리를 입혔으면 살았을까.'라고 정확한 문장은 아닐텐데 유가족분이 쓰신 걸 봤던 기억이 있거든

그걸 모티브로 삼지 않았나 싶어. 쌍둥이인줄 모르고 배냇저고리가 없었고 imf이후 여기저기 이사다니느라 결국 못 줬는데

그 아이가 죽어버려서. 날개를 수 놓은 배냇저고리를 입혀 주지 못 해서.

훨훨 날아갔으면 하는데 시신을 거두지도 못 해서 넋을 보낼 수도 없고...


정말 2막에 2014 떴을때까지 몰랐다가 수학여행 얘기 나오는 순간부터 알아차려서 계속 울었어.

세월호라는 언급이 없어도 직접적인 언급이 없어도, 혹은 그렇기 때문에 참혹하고 서글프더라.

우리가 제때 싹을 죽여버리지 못한, 불의와 탐욕이 그 사태를 만든 거나 다름 없으니까...

처음 몇 장이랑 마지막 몇 장이 인상깊어서 중간을 다 빼먹었는데 굿 하는 장면도 좋았고

코믹한 장면...........중에 어색한 장면도 있었지만....ㅋㅋ 숨 쉴 포인트도 있어서 좋았어.

2021년의 오루가 갑자기 5살이 돼서 업히는 장면도 웃겼고.

소품 활용이라든지, 춤이라든지. 새 역할 하신 분 정말 새 처럼 움직이시더라.

다시 보고 싶은데, 다시 봐야 이걸 더 잘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다시 보면 감정이 너무 힘들 것 같다.


좋은 연극이 있다고 추천 해 준 바발들에게 고마워! 엉성한 후기지만 봐 줘서 고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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