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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ㄱㄱ) 살수선 극호후기 (토욜낮공, 스포)앱에서 작성

ㅇㅇ(223.38) 2021.06.21 16:13:37
조회 1391 추천 85 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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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이미지


바발들 삐삐받고 살아있는자를 수선하기 보고왔어
와씨 끝장나더라! 텍스트도 텍스튼데 이걸 어케 1인극으로 만들 생각을 했지? 미쳤다 텍스트도 연출도 손상규배우도 넘나 멋져..

한줄요약하면.. 뭔가.. ‘업그레이드된 다큐 3일’을 본 거 같아
뜨거운 생명력을 뿜어내던 시몽이 교통사고를 당한 직후부터 24시간동안 많은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지는데- 병원에서 여러 검사를 하는 사람..뇌사인지 아닌지 판정하는 사람...장기기증센터 코디네이터...장기를 받을 사람...장기를 이식할 의사 간호사 인턴...시몽의 여자친구..그리고 시몽의 엄마아빠까지...

와 시몽의 심장이 끌레르에게 이식되기까지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24시간이 너무 슬프면서도 감동적이면서 벅차면서 무섭기도하고 두근거리기도 하고 결연해지기도 하고 뜨거워지기도 하고...참 많은 감정을 이끌어내더라.

이 극에 나오는 모든 인물이 다 이해되고 일상에 너무너무 있을법한 인물들이라 진짜 연극이 아니라 다큐를 보는 기분이었는데- 와 어떻게 ‘1인극’, 그것도 무대장치라고는 일도없는 1인극을 보면서 다큐를 본 것 같은 리얼리티를 느낄 수가 있는거지? 진짜 연출도 손상규배우 대단한 듯

와 근데 진짜 혼자서 어케 1인 15역을 그렇게 ‘잘’ 할 수가 있는 걸까. 에너지 넘치던 19살 소년 시몽부터 심근염을 앓는 50세 중년부인 끌레르까지 뭐하나 아쉬운 부분없이 매순간 감탄의 연속이었어

장기기증센터 코디네이터인 토마로 등장할 때 특히 좋았는데 생때같은 아들을 잃은 부모에게 ‘단어를 고르고 골라서’ 진심을 다해 설명하는 모습.. 시몽의 부모가 그들에게 일어난 일을 받아들이고 어떠한 결정을 잘 내릴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도와주고 마음으로부터 지지하는 모습이 너무 좋더라...

(극이랑 상관없는 얘긴데- 장기기증 받아서 죽다가 사람도 ‘의사’한테만 고맙다고 인사할 뿐, 토마같은 사람들의 존재는 싹 잊는다더라... ㅜㅜ 감사를 받는 일은 절대 없고, 장기기증에 대해 설명하다가 유가족의 욕을 듣는 일은 다반사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진심으로 수행하는’ 토마의 모습이 너무 감동적이었어)

아이를 잃은 엄마로서의 모습은...와 말해 뭐해 진짜 대박.. 손상규배우의 연기에서 아이를 잃은 슬픔은 물론이고, 내가 어떻게 하는 것이 진정 아이를 위하는 것일까 내마음대로 아이의 장기를 기증한다고 하면 아이가 잘했다고 할까 아니면 나를 원망할까 혼란스럽고 자신없고 무섭고 망연하고 겁나고 떨리는 여러 감정들이 오롯이 전달됐어...

아빠는 또 어떻고 ㅠㅠ 아빠 숀이 갑자기 고래고래 화내면서 울부짖는 부분에서 나 갑자기 심장이 덜컥 하면서 눈물이 막 쏟아지더라... 와씨 진짜 그때 아빠는 딱 목소리로만 나왔는데도... ‘아빠 숀’이 무대에 없었는데도...아이 잃은 아빠의 그 세상 무너지는듯한 처절함이 그대로 느껴지면서 너무너무 슬픈거야- 나 손수건같은거 안들고있었는데 갑자기 눈물 쏟아져서 엄청 넘나 당황함... 와씨 지금생각해도 그렇게 ‘녹음된 목소리’ 하나로  그렇게 큰 울림과 통증을 줄 수 있는 게 진짜 신기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네.

마지막에 녹음된 파도소리 들려달라고 부탁하던 거...토마가 그거 해주면서 시몽을 보내주던 거... 아 진짜 오랫동안 못잊을 거 같애.

극 보고나와서 살수선 이것저것 갤검하고 하는 와중에 어떤 바발이 올려준 정동 영상 보게됐어. 와 정동대표 질문도 너무좋고 손상규배우 대답도 끝장나더라.. 

특히 1인다역의 캐릭터묘사에 대한 답변 중에 “시몽의 어머니를 표현할 때 어떤 ‘특정한 인물’로 묘사를 하는 것은 무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물묘사보다는 상황에 치중하려고 노력했다.”뭐 이런 답변이 있었는데 머리를 망치로 맞는거 같았어

그거 말고도 좋은 답변이 너무 많았는데-
준비하면서 무엇이 어렵고 까다로웠냐, 이런 질문에 

<이 극은 대체로 서술자가 진행하는데-
서술로 씌여있는 말도 인물로 할 때가 있고
인물이 ‘등장’할 때가 있고
서술을 인물 입장에서 할 때가 있고
그냥 서술만 할 때가 있고..
여러 ‘층위’가 있는데 어떨 때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
어느것이 왜곡하지 않고 잘 표현하는 것인지 찾기 위해 힘썼다>
이런 뉘앙스로 답하는데 와씨 답변에 또 한 번 치임.

또 정동대표가
이 작품을 한 단어로 정의한다면 어케 표현할 수 있겠냐 이런 질문을 했는데

이 극에는 여러 인물이 나오는데, 이 극은 각각의 삶에 대해서 어떤 평가나 판단을 하지 않고 비난하지 않는다. 각각의 삶을 각각의 서로 다른 생각들을 ‘존중하고 있다’
라는 뉘앙스로 답하더라.. 그랬더니 정동대표가 ‘존중! 이라는 단어를 들으니 이 공연이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 공감이 간다’ 막 이러는데
와씨 이거다! 이 문답 하나로 내머릿속이 깔끔해진 느낌이었어!! 근래 본 관대중에 젤 좋은 듯 ㅠㅠ

또 좋은 답변이 있었는데
‘이 작품을 통해서 어떤 소통을 하고싶은지’ 물으니까
손상규배우가 ‘이 작품이 지향하는 것처럼,  저역시 극 속 여러 인물의 매 순간 순간을 열심히 충실하게 살아내려고 하고 있다. 매 순간을 열심히 살아내는 모습을 관객들과 공유하고 싶다.’ 라고 답하더라.

크 극을 본 내 감상과 정확하게 일치하는듯! 극속에 나오는 14~15인의 모든 인물을 정말로 열심히, 충실히 살아내는 모습으로 내가 극과 소통할 수 있고 극이 주는 울림을 받을 수 있었어..

마지막으로 ‘가장 와닿았던 대사’를 물으니
“클레르의 심장은 아직 30분 정도 더 체외순환기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몸이 마지막 봉합작업을 받습니다.“
라고 하더라.
그렇게 긴 24간의 여정을 거쳐서 심장이 끌레르에게 왔고.. 그 과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자리잡는 과정에 있다며, 긴 여정이 끝나가고 자리잡는 순간이 너무 경이롭지 않냐면서.
그리고 이어서 말하길

“심장이 이식되는 과정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듭니다.
지금 보고있는 건 고장난 기계. 그러니까,
사람들이 상태가 양호한 부품들을 따고 떼서 가져가려고 낱낱이 해부해놓은 멈춘 기계가 아니다. 이건 초월적인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생명,
인간의 몸, 인간의 몸의 마지막 능력이다“

몸이 열리고 여러 장기들이 꺼내지는 모습을 묘사하면서,
이것은 ‘살아있는’ 거고 다른 사람을 살릴거고,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중이라면서-
그런 통찰이 오면서 놀라운 순간이라고 느꼈대!!!

야 이건 뭐 ㅠㅠㅠㅠㅠ 내가 극을 보면서 느낀 감동의 요약편이 여기잉네? ㅠㅠㅠㅠ
진짜 극보고도 감탄했는데 영상관대 보고서 또 한 번 감탄했어.

진짜 극끝나는 순간 총알같이 일어나면서 기립에 1도 망설임도 없는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했는데 영상관대까지 보고나니 극이 더 좋아짐 ㅠㅠ

진짜 좋아하는 다큐중에 ‘다큐멘터리 3일 : 다시 심장이 뛴다’라고 있는데
부산대 흉부외과팀 일상을 72간동안 보여주는거야
(혹시 보고싶은 횽들 있을까봐 풀버전 : https://www.youtube.com/watch?v=XxpMRF71Btg&t=2367s )
 
거기서 흉부외과 전문의가 개흉수술을 하다가, 다 끝내고 가슴을 닫기 전에
그 수술방에서 숨도 못쉬고 견학하고있던 의대생을 불러다가 가슴이 열린 상태의 쌩 심장을 만져보게 하거든
거기서 그 의대생이 벅차하며 말하길, 심장 박동이 너무너무 힘차고 강력하대! 만약 그렇게 강하게 뛴다는 걸 우리가 매일 자각해야 한다면 불안해서 못살 정도로 강력하게 펌프질한다고 하더라고...

이 극 초입에서 설명해주듯 우리의 심장은 하루에 10만 번씩 수축되고 1분마다 최대 5리터의 피를 돌게끔 열심히 박동하고 있는데 우리는 그걸 자각하지 못하고 있는 거지...

이 극을 보고나니까 지금 내가 느끼지 못할 뿐, 내 몸 안에서 힘차게 박동하고 있을 내 심장이 너무너무 고마우면서 내가 살아있음에 감사하게 됐어.

으어 쓰다보니 넘 길어졌네... 후기 읽어준 횽들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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