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ㅃ ㅎㄱㄱ 스프링이 노래하는 건 왜 봄이 아니라 여름일까 (스포,스압) 앱에서 작성

ㅅㄹ(14.39) 2021.07.29 23:51:38
조회 1864 추천 118 댓글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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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스프링 생각나서 쓰는 뻘후기글..
주관 주의, 셀털 많음!



사실 나는 2012년 입덕이라 (처음부터 ㅅㅌ 미안)
당시 딱 작년에 올라왔었던 싸를 못 봤거든.
그런데 어쩌다 브웨 오슷을 듣게 됐고, 거기 심하게 감겨서
오슷과 초재연 영상을 주구장창 들으면서 9년 동안 정말 애타게 기다려왔었어.


그런데 이번 시즌 자첫을 한 지인의 말이
"이 극을 온 마음으로 사랑하기엔 내가 너무 어른이 된 것 같다"고 하는 거야.
그래서 기대를 다 내려놓고 자첫을 했는데
결국 회전을 팽팽 돌고 있네...ㅎ



보면 볼수록 느끼는 것은
지인의 말도 이해되는 동시에,
그 어떤 극보다 어른들을 위한 극인 것 같아.
가혹한 사춘기를 보낸 모든 어른들 말이야.



왜 제목을 그렇게 정했는지 알 정도로
모든 대사가 정말 스프링 어웨이크닝 그 자체인 극인 것 같아.

there were none 에서 미국으로 도망칠 생각을 하는 모리츠가
어른의 시선에선 정말 얼토당토않지...
사실 멜키어 어머니가 쓴 편지가 사려깊다고 느낄 정도로
아마 나를 비롯한 극을 보는 만 17세 이상 관객들은 (ㅋㅋㅋ)
어머니의 편지에 공감할 거거든.


근데 사실 우린 모두 저 마음을 알지.
'간절했어, 미친듯이, 이젠 정말 끝이야. 이젠 정말 끝이야' 하던.
모리츠가 봤을, 지평선도 보이지 않는 그 어둠
그 캄캄한 시야가 아직도 눈 앞에 선연할 정도로
사춘기가 낙인처럼 남은 사람들.


극ㅅㅌ이지만
나도 엄격하고 가혹한 입시를 보냈고
아주 중요한 시험을 망쳤던 날
정말 진지하게 집을 떠날 생각을 한 적이 있어.
아무도 날 모르는 다른 지방에서 새롭게 시작해야겠다고
정말 굳게 마음먹고 알아봤던 적이 있거든.

그래서 저 마음 하나하나가 다 이해가 되고,
그 때 느꼈던 낱낱의 감정들이 다 떠오르는 기분이었어.
코앞에 낭떠러지가 있는 것처럼 덜컥 하는 그 기분.
눈 앞이 까맣게 질리고 시야가 빙그르르 돌고 완전한 어둠 속에서
이제 모든 게 끝났다. 나는 끝난 거야. 싶던 느낌.


사실 이런 순간은 누구나 한번쯤은 삶에 찾아오는 순간이기 때문에
모리츠가 어리석어서, 순간의 충동에 죽은 것은 아니지.
어른들도 그런 순간을 무수히 맞닥뜨리곤 하잖아?
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도.

그런데 바로 지쳐 자신을 체념하지 않고
도망쳐서 새롭게 시작해 보겠다는 생각을 한 것 자체가
모리츠가 남은 모든 것을 짜내어 만든 최후의 용기.
그리고 그 마지막의 마지막 용기가 좌절된 순간
그 애가 할 수 있는 선택이 더 뭐가 있었을까...


꽤 많은 사람들이 이제 싸를 이해하기엔 너무 나이를 먹었다고 하고
또 누군가는 싸가 공감하기 어려울 만큼 오래 된 시대를 다뤘다고 하지만
나는 그냥...
우리 모두 깊은 곳에 잘 숨겨 두고 살아가고 있는
어떤 파편을 보여 주는 극인 것 같아.


우리는 모두 멜키어처럼
누군가의 도움으로, 어떤 계기로,
다행스러운 어떤 순간들로
어떻게든 살아남아 어른이 되어 나아가고 있지만
모리츠처럼 사춘기에 멈춰 버린,
그리하여 영원히 마주할 수밖에 없는 기억들이 있는 거지...



오슷을 반복해서 들을 때부터
항상 봄이 아닌 여름을 노래하는 이유가 궁금했거든.
가사도 내가 느끼기엔 희망과 새로운 날들에 대한 넘버라기보다는
여름의 생동감을 표현한 가사라...
희망을 노래하기엔 은유적이라고 생각했었어.


사춘기가 봄이라고 하지만,
청춘이 단 한 번뿐인 찬란한 봄이라고 하지만
또 봄이 만물이 깨어나는 아름다운 계절이라고 하지만
사실 봄으로 모든 것이 끝나지는 않는 거지.

그 아름다운 계절만이 한 해의 전부가 아니듯,
찬란하든 찬란하지 않든
그 봄이 지나면 모든 것이 끝난 것이 아니라
놀랍고 신비한 여름이 온다는 것.
마치 봄의 소생만큼 모든 시간들이 반드시 완벽하고 빛나야 할 것만 같지만
빛나지 않았다고 해서 모든 계절이 져 버리는 것은 아니라는 것.
시간은 흐르고 여름이 온다는 것.

그런데 이런 것들은 모든 계절을 겪어 봤을 때 비로소 알 수 있는 거야.
그것을 조금 일찍 깨달은 일세와
친구들의 손을 잡음으로써 여름으로 나아가는 멜키어와,
봄에서 멈춰 버린 모리츠...


봄의 시간에 힘겹게 싹을 틔우느라
보랏빛으로 온통 멍이 들었지만
그랬기 때문에 신비로운 여름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
그런 걸 이야기하는 극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단순히 지나간 시대의 억압적인 청소년기에 대한 얘기를 하는 것 같지 않았어.
지금 이 순간 같기도 했고
나라는 어른에 대한 위로의 서사 같기도 했고
위로받지 못하고 흘려보낸 어린 시절을 안아 주는 것 같기도 했어.
그래서 현대 옷을 입고 나오는 모리츠와 벤들라가 큰 위로로 느껴지더라.


사실 정말 기다렸던 건 브웨 버전이었지만
맨체스터 버전으로 옮기면서 약간 정적으로 바뀌었고,
동시에 인물 하나하나에 집중할 수 있어서
더 서사가 풍부해지고 깊어진 기분이야ㅠㅠ
충격과 경악이라는 스프링의 캐치프레이즈같은 느낌보다는
모든 인물과 손을 맞잡을 수 있는 극이라서,
그래서 너무 좋았어.

진짜 너무 극인데 같이 보자 바발들아ㅠㅠ
문제시 비번잘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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