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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ㄱㄱ) 일리아드 관대 후기

ㅇㅇ(210.221) 2021.08.02 00:12:02
조회 1726 추천 149 댓글 20
														

달중쌤 관대 보고왔어

낮에 헤드윅 3층서 보고 예사2관가서 석정나레 2시간에 관대까지 끝나고나니까 와우내 꼬리뼈... 꼬리뼈는 비록 탈탈 털렸지만 정신은 뭔가 만땅 충전돼서 두근두근하다!

각설하고 관대 인상깊었던 내용 써볼게


삼나레를 요약하면 귭은 전쟁의 한가운데에 있는 자, 웅은 전쟁이 끝나고 '중심을 잃은' 자, 석정나레는 카산드라같은 예지력이 있으면서 전쟁을 '직접'겪은 게 아니고 '목격'한 자.. 라고 하더라


달중쌤의 연출노트에 첨부터 적혀있었던 게 나레이터는 배우마다 다르게 간다...였고, 세 배우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연기, 배우의 결을 담을 수 있는 캐릭을 잡으려고 회의를 많이 했대. 그리고 배우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려고 했다더라.


1. 귭나레

귭은 전쟁의 한가운데에 있는 설정이래... 그래서 군번줄을 가장 정석으로 매고있고, 군번줄의 형태 역시 우리가 딱 보면 아 군번줄이구나 하고 알 수 있는 형태의 것을 매고 있다고 해. 동전을 던지는 거는...다들 예상하셨겠지만 노잣돈이 맞다며,

동전을 던지겠다고 한건 귭이었고- 동전을..노잣돈을 무대에 던진다는 의미는 귭이 '눈앞에서, 무대위에서', '시체를 보겠다'는 건데- 이건 니가 니 무덤 파는거라고, 너무 힘들지 않겠느냐고, 괜찮겠냐고 하셨다고 함.


일전에 삼나레 후기에서 '귭나레 얘기 듣다보면 무대에 깔린 투구들이 시체들같이 느껴지는데 그게 나레이터가 항시 시체들을 보는거 같아서 너무 불쌍해...'라고 적은 적이 있었는데... 세상에 투구들 뿐만 아니라 바닥에서도 계속 시체들을 보는 거였구나 ㅠㅠㅠㅠ


스스로 힘든길을 선택한 귭이 너무 안쓰러우셨는지 저 얘기를 상당히 반복해서(한 질문에서 반복한 게 아니라 다른 질문에서도 동전던지는 귭이 자꾸 소환됨) 하심. 여튼 릴리마들렌 노래도 귭이 먼저 틀자고 했는데 하루만 시간을 달라고, 공연에서 틀어도 문제가 없는지 등등 알아본다음에 오케이했다고 함..


귭나레에게 하프뮤즈와 짝을 지어준 이유도 너무나 힘들 종구배우에게 '가장 아름다운 악기를 붙여줘야겠어서' 라고 하더라. 귭나레가 되게 안쓰럽고 짠한가봄..



2. 웅나레


웅나레는 진짜 홈리스가 맞대! 왜 홈리스인지 얘기듣다가 나 대가리 깨짐...

전쟁의 한복판에 귭이 있다면... 전쟁이 지나간 자리, 중심이 흔들리고 '집을 잃은 사람들'도 있을 거잖아... 그 '중심이 흔들린' 사람을 웅이 표현해야 했던 거지... 크


아무래도 전쟁의 한가운데에 있는 건 아니기때문에, 귭처럼 눈물줄줄 흘리면서가 아니라, 웅은 한 발 떨어져서 비교적 객관적으로 비교적 덤덤하게 얘기할 수 있는 거라면서


같은 논리로 군번줄을 군인의 정석인 목에 걸고 있는 게 아니라 발목에 걸고 있을 수 있다고 함

와 진짜 미쳤나봐 진짜 답변들 하나하나에 대가리가 깨져나감


사과 씹어먹는것...트로이전쟁의 원흉이었던 황금사과를 비난하면서 걍 씹어먹어버리는 느낌이 맞다고 하고.. 웅은 힘든 이야기 사이에 한 번 털어주고? 가는 걸 선호했다고 함. 뭔얘기냐면


웅나레는 아킬레스가 헥토르 죽이기 직전에 나레이터로서 분위기를 환기해주잖아.

걍 둘이 손잡고 술집에 가서 전쟁얘기나 하라면서

그 둘이 해오라기냐 왜가리냐 하면서 티카티카 장난치는 부분!


엄청 급박하게 몰아치던 장면에서 빠져나와 갑자기 그렇게 임마 얌마 하면서 상플을 하는건데-

웅나레는 그렇게 환기하는 장면을 넣고 가겠다, 고 했고

귭은 무거운 감정 그대로 끌고가겠다- 라고 해서 달중쌤도 웅은 환기하고 가는 게 맞고 귭은 무거운채로 가는게 맞다고 생각했다 함.

웅은 헤르메스씬도 본인이 넣겠다고 했고 귭은 빼겠다고 했다는데

와 나 진짜 배우들이 가장 잘 하는 걸 할 수 있도록 발판을 깔아준 달중쌤 사..사..사랑합니다


웅은 노래도 안하는데- 웅은 대사의 리듬으로 표현하는걸 잘하기때문에 노래는 없고 그 리듬을 더 잘 살리는 타악기와 짝꿍이 되었다?는 식으로 말하셨는데 정확한 워딩은 기억이 안나네.. 아 맞다 뮤즈와 나레와의 관계에 대한 답변이 있었는데 동조자, 같은 개념이라면서- 퍼커션 뮤즈님도 홈리스...라고 하심 ㅋㅋㅋㅋㅋ


관대중에 젤 크게 웃었던 부분이

웅이랑 귭이랑 서로 기겁을 했다는 부분이었는데 ㅋㅋㅋㅋ

초반에 설정잡고나서는 3명이 한 공간에 모일 일이 없었다가- 후반부에 거의 완성되고나서쯤에야 서로의 연습모습을 볼 수가 있었나봐. 웅이랑 귭이랑 서로 이부분을 이렇게 연기하다니?!? 이런느낌으로 서로 기겁했다면서


만약 웅에게 귭연기를 시키거나 귭에게 웅연기를 시키면 그렇게 잘 못해낼 거라면서 배우들이 스스로 가장 잘 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막 이러는데 와 연출이 배우를 백프로 믿고가는 모습이 되게 (내가뭐라고) 고맙고 찡하고 그렇더라



3. 석정나레


석정나레는 카산드라 느낌으로 가고싶다고 했대 (카산드라 : 프리아모스와 헤카베의 딸. 아폴론이 카산드라를 사랑해서 그녀를 유혹하려고 예지능력을 주었는데- 카산드라는 그 예지능력때문에 아폴론이 바람필 거라는걸 알아서 어느날 아폴론을 밀쳐냈고- 빡친 아폴론이 그녀에게 침을 뱉으면서 더이상 카산드라가 하는 예언을 아무도 믿지 않게 되었어)


예언자, 주술사 느낌이 석정나레와 잘 맞았기 때문에 달중쌤도 오케이했고- 그쪽으로 더 발전시키기 위해 나온게 타로카드.


그리고 석정나레는 '전쟁의 참여자'는 아니고 '전쟁을 지켜본 자' 라고 해. 대체로 전쟁은 남자들 위주로 일어났다면서.

그러고보면 전쟁하느라 9년이 흘렀다는 부분... 갈 때는 아이가 하나였는데 와 보니 열 살이야. (중략) 갈 때는 아이가 하나였는데 아내가 아이를 두명 더 낳았네? 이 부분에서 석정나레는 "당신이 없었잖아!!!!!"하고 '부인 입장'을 대변하는 대사가 있거든!


그리고 예언자로서...수많은 전쟁을 지켜본 자로서... 앞으로도 전쟁이 무수히 반복되고 또 반복될 거라는 걸 아니까 더 아프고 힘들고 그렇다는데... 진짜 석정나레가 온몸으로 연민의 감정을 표출하는거 보고있으면 너무 슬펐거든... 근데 관대보고 나니까 '아무도 안믿어주는' 까지 더해져서 진짜 너무 아프더라..


아무도 안믿어주는데 나는 아니까 끊임없이 경고해주는거야... 와씨 내 말을 백프로 다 믿어줘도 아파서 펄쩍 뛸 판에 '아무도 안믿어주는' 얘기를 끊임없이 해주는거야... 본인에게는 고통인데도 ㅠㅠㅠㅠ


석정나레는 카산드라같은 존재기때문에

노래하소서 여신이여, 펠레우스의 아들 아킬레우스의 분노를! 로 시작되는 극의 첫 부분을 (아래 대본부분) 희랍어로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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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석정나레만 희랍어를 하냐, 라는 질문도 있었는데- 석정나레에 대해 답해주고나서 달중쌤이 웅나레를 소환하며- 만약 홈리스가 갑자기 히랍어를 한다고 해봐요, 얼마나 안어울리겠어요! 하는데 다들 빵터짐)


참 뮤즈와의 관계에서도 빵터졌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타뮤즈님은 나레바(ㅋㅋㅋㅋㅋ????) 직원같은 존재라 하심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앞치마도 매고계신거!! 아진짜 달중쌤 천재




4. 나레이터들을 기억해달래


원작읽어보면 나레이터가 아니라 '시인'인데, 수트케이스 들고 오랜 여행을 한 행색으로 관객에게 다가가서, 일리아드 얘기 해주고 헥토르 장례식에서 얘기 끝나고 무대에서 '퇴장'하거든. 근데 시인이 아니라 '끊임없이 이야기를 해야만 하는 나레이터'로 설정을 바꾸면서 나레이터를 그 공간에 가둬버렸는데, 전쟁을 해야만 하는 이유...전쟁을 끝내지 못하는 이유...에 대한 해답을 못찾으면 끝내 갇혀있어야만 한다고 해.


관극 후에 편하게 밥을 먹으면서도 갇혀있는 나레들을 한번쯤 떠올려주고 전쟁에 대해 기억해주길 바랬다고 함


일단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부터 써보았어..

진짜 멋있는 관대였따!

읽어준 횽들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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