ㅎㄱㄱ 은하철도의밤 첫공대원 후기

ㅇㅇ · 2021.12.01 10:05:18

어제 새벽에 후기를 쓰다가 졸려서 잠들었는데 다시 이어서 쓰려고 하니까 뭔가 진짜 조반니처럼 나도 꿈에서 은하 여행을 하고 눈 뜬 것 같은 기분이라 이상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래부터는 어제 쓰다 만 후기에 이어서ㅋㅋㅋㅋㅋㅋㅋ

드아센이 쓰아센이라고 불리던 시절...부터 덕질 시작해서...(아직도 탈덕을 못한...) 나름 이 극장에서 극 많이 봤다고 생각했는데 드아센에서 이런 무대 구현이 가능하다고???????라고 놀라면서 공연을 본 건 이번이 처음인 듯. 내용은 원작과는 많이 다르지만 어떻게 보면 단순한 내용이야. 소설 은하철도의 밤이 만화 은하철도999랑 많이 다른 것처럼 뮤지컬도 조반니, 캄파넬라, 자넬리 등 일부 캐릭터만 가져오고 조반니가 은하철도를 타고 은하 여행을 다녀온 후 성장하는 스토리? 정도만 가져오고 나머지는 대부분 창작한 것 같아.

*간단한 내용 / 스포 있음*

스토리는 눈이 안 보이는 조반니는 학교에서도 애들의 비웃음을 당하는 소심한 아이야. 그런데 은하수 축제가 열리는 날 자신의 어린 시절 친구 캄파넬라가 오랜만에 나타나서 은하수 축제에 같이 가자고 하는데 알바 때문에 못간다고 거절하고 돌아섰다가 너도 누릴 자격 있어 너 하고 싶은 걸 하라고 하나? 암튼 그런 캄파넬라의 말이 떠올라서 혼자서 은하수 축제에 가게 돼. 그런데 거기서 자넬리랑 자기를 놀리는 반 아이들을 만나게 되고 아이들의 비웃음에 지팡이를 놓치고 도망가면서 혼란스러운 도중에 캄파넬라가 나타나서 내 손을 잡으라고 하고 기억을 잃어. 눈 떠보니 은하열차 안! 은하철도 여행을 하면서 고고학자랑 새팔이..? 새를 판다는 아저씨 ㅋㅋㅋㅋㅋㅋㅋ랑 검정의상을 입은 아저씨 등을 만나면서 아빠에 대한 힌트를 얻어가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캄파넬라는 어린 시절 조반니가 사고로 시력을 잃고 자존감이 낮아졌을 때 아빠가 만들어준 상상 속 친구 (아빠라고 할 수 있는) 였어.

대충 이런 스토리인데 어떻게 보면 단순하고 뻔한 스토리이지만 영상이랑 조명이 정말 은하철도에 탑승한 걸로 느낄 만큼 생생하게 표현을 해줘. 무대는 기차 프레임 같은 게 가운데 있고 그 밖으로 보여지는 풍경들이 영상으로 계속 변하는데, 안 그래도 덥케에서 공개한 무대 사진을 보고 어느 정도 기대는 하고 갔지만 그건 정말 일부이고 무대에서 더 많은 영상들이 나와서 빨리 덥케는 스콜을 내놓아야 한다고 생각함!!!!!!!!!!! (전곡 다 내놔...)

리현 배우는 문스토리 리용 때 처음 봤는데 이런 소년미 있는 역할 잘 어울린다고는 생각했지만 리용 때보다 한층 더 성장한 느낌이었어. 특히 조반니를 쫓아다니면서 괴롭히는 자넬리는 조반니가 1인 2역으로 하는데 그때 목소리 바뀌는 것도 진짜 극호. 그런 낮은 목소리랑 거친 느낌 잘 낼 수 있는 지는 생각 못했어서 더 우울하고 딥한 역할도 잘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덥케가 여신인만 잘 뽑는 줄 알았는데 남자 신인도 잘 보는 듯

그리고 나는 캄파넬라가 이렇게 웃긴 역할이라고는 생각 못했고(특히 공개된 사진만 봐도 그냥 멋있는 사람이었자나여.....) 토로 이렇게 춤 추고 웃기는 거 잘 할거라고 생각도 못했는데 진짜 다시 봤어. 캄파넬라가 거의 멀티 수준으로 다역을 하는데(어쨌든 그게 다 한 사람이지만) 캐릭터마다 특징을 잘 살리고 웃긴 포인트도 잘 살려줌.

난 처음에 이렇게 웃긴 극인 줄 모르고... 혼자 웃음 터지는 거 참느라 혼났는데 나중에는 객석에서도 다 그냥 빵터지고 웃길래 편하게 웃으면서 봄. 리현도 한 번 현웃터진 것 같은데... 토로가 웃어? 이래서 웃겨 죽을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처음에 첫공 페어가 리현 토로라고 했을 때 엥? 친구라더니 아빠와 아들이자나!!!! 라고 생각했는데 왜 첫공페어인지 알 것 같고 이거 고정페어 아닌 이유도 알 수 있있어서. 마지막에 캄파넬라가 아빠 이야기 해주고 조반니 안아줄 때는 정말 아빠한테 안긴 줄. 이걸 또 또래 페어는 어떻게 표현할 지 궁금해지더라.

덥케 이번에 드아센에서 신작 시리즈 한다고 했을 때만 해도 별 기대 안했는데 올해 나온 신작들 다 기대 이상이었던 것 같아 그런데 그 중 나는 은하철도가 제일 취향인 듯.

*스포 있음*

결국 이 모든 게 상상이고, 환상이고 조반니는 일상으로 돌아와서 여전히 친구들은 나를 비웃고 알바도 계속 해야 하지만 (눈도 안 보이는 건 계속 됨) 그 상상으로 인해서 아빠와 관련된 상처도 치유하고 한층 성장하면서 단단해진 느낌으로 마무리 되는 부분이 나는 제일 좋았던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그냥 무조건 힘내! 할 수 있어! 이런거는 책이나 공연이나 다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서...힘내!라고 하면 힘이 나고 넌 무조건 할 수 있어! 이렇다고 잘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ㅠㅠㅠㅠㅠㅠ

그런데 은하철도는 그 부분에서 마지막 현실로 돌아온 후 마무리가 맘에 들어서 더 좋았던 것 같아.

문스토리랑 어떻게 보면 약간 비슷한 힐링 재질인데 문스토리는 달이고, 여기는 은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성연출이 올해 힐링 많이 하고 싶으셨나

성연출과 그동안 안 맞아서 많이 튕겼었는데... 이번 은하철도는 원작의 힘도 있고 무대, 영상, 안무 같은 시각적인 요소에 도움을 많이 받아서 그런가 그동안 작품과는 많이 다른 결로 느껴졌어.

생각해보면 성연출 작품 중에서 폭풍도 좋았는데, 원작 있는 걸 새롭게 각색하는 걸 잘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

암튼 아직 첫공만 봐서 내용도 이게 맞는 지 잘 모르겠고 두서없이 쓴 후기 같지만 난 아무래도 감긴 게 분명하니 무조건 도장판을 다 채울 듯...이거 나만 보기는 아쉬워... 다같이 보고 다같이 얘기하고 돌고 싶다 ㅠㅠㅠㅠㅠ 많이 봐줘...

전캐 찍고 후기 쓰러 다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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