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화의 여운이 엄청 났었어.
현수가 찐희성에 의해 지원이 죽었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존재의 의미 (굳이 백희성이란 가짜신분으로 살고 싶었던 이유)가 아작이 나면서
영혼까지 산산조각이 나 버렸던 걸로 보였기 땜에
- 여기서 찐희성이 현수를 쏜 건
어찌보면 당연한 귀결이라고 생각했어.
찐희성때문에 얻어진 가짜신분, 그러니 자신과 자신으로 살아온 현수를 함께 거둬간 것이라 보여서
소름이 돋았었거든. -
찐희성을 죽이고 현수도 지원이 곁으로 가겠다,
아마도 그 생각밖엔 없어 보였어.
그런데 그 마지막 순간 지원의
"자기야!"
란 소리가 이성도 영혼도 다 날아가버린 현수를 불렀지.
하지만
현수의 천국엔 아무도 없었어.
그토록 아끼고 사랑하던 딸조차 말야.
은하는 현수의 분신이었지만,
동시에 자신을 닮을까 긴장하고
자신을 미워할까 초조해야 했던 대상이기도 했으니까.
심지어 작은 새 소리, 바닷가같은데 파도소리조차 없댔어.
그때 많은 꼬씨들이
기억상실이다, 아니다의 16화 예고로 얘기가 많았고
만약에 기억상실이란 스토리가 들어가면
기존의 '식상한'이란 프레임을 걸어버린 꼬씨들도 상당수 있었단 걸 기억해.
난 그냥 여러 결말을 예상해 봤었어.
그 중 만약 기억을 잃는다면도 포함해서.
그리고 자연스러운 10살 이전의 기억이 돌아온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겠다라고..
- 나의 오만이었지만.. -
'현수는 과연 기억이 돌아오길 원했을까?'
작가님은 과거에서 해답을 찾는 대신
새로운 나를 써가는 현재의 나와
미래로 나아갈 나,
거기에 촛점을 맞추는 선택을 하셨고
나꼬씨는 처음 16화를 보고서도 너무 좋았었어!
- 당일엔 다들 스스로가 바랬던게 아닌 결말에 화를 내서
상처입었었지만.. -
10살에 기억을 잃은 후
도현수는 도민석이란 악마가 백지에 그림을 그리듯
자기의 그림을 그리려고 한 거잖아.
하지만, 지금의 현수는
누나(현수보다 현수를 더 잘알기도 하니까)가 얘기했듯
새로운 시작점에서 스스로가 스스로를 그려나가기로..
그 첫 출발점으로
- 이건 물론 기억의 파편을 쫓아갔단 해석도 가능해 보이지만.. -
지원이를 처음 만나고 첫 데이트를 했던 곳으로 간 것
그게 스스로의 선택에 의한
'기억의 리셋' 이라고 보여서
너무 좋았던 이유였어.
그리고 현수는 1~15화까지를 보자면,
희성이란 가짜신분으로의 삶때문인지
자신의 관점이나 기준으로
현수의 시선으로 그려진 큰 그림이 없는 느낌이었어.
근데 16화는 작품의 첫 스타트인 법정 대기실서부터
현수의 시각, 현수의 시점으로
자신의 이야기가 그려져.
그게 바로 보이고 느껴진게 유독 지원이가 예뻐 보이더란 것
그런 의미로도 생각돼서 좋았구..
과거에도 그랬잖아
자기는 관심이 없다고 하면서도
지원이 공방 앞을 지나가면 눈으로 지원일 쫓았다고.
- 하지만 그때의 현수는 현수가 아닌
짭희성이었으니까.. -
그 마음, 오롯이 현수 자신의 눈으로 지원일
자기 마음에 담기 시작했던 거라고
난 그렇게 봤어.
딸기누룽지탕처럼..
최고의 요리에 포인트를 준 것 말야!
그래서
공방씬 때 지원이에 대해 쓴 일기장을 읽으며
또 지원이가 들어오고
명함속 샛별에 대한 얘기,
샛별이 머무는 공간이란 건
곧 자기 마음속에 늘 지원이 머물러 있었음을 얘기한 것,
그때 두 배우의 연기도 너무 멋졌구
현수가 헤파이스토스를 자신에 빗대며 얘기 할 때
현수는 지원이 현수 속에서 고개를 내미는 감정을 알아주길,
- 어떤 부분에선 늘 우리도 사랑하는 연인에게 기대하는 거니까. -
그 순간 지원인 어땠을까,
자신도 모르게 또 기대했을 거고 실망할까 두려워 곧 접어들였을 거라고 봐
그게
현수는 현수대로 지원인 지원이대로
서로의 떨리고 두려워하는 목소리와
기대하고 실망하며 상처입었던 표정이며
너무도 절절하고 시린 느낌이라서..
그러니 지원인 겁먹고 달아나려 한단 얘기
- 부산으로 지원했다고.. -
아마도 현수는 엄청 겁먹었을 거야.
지금이 아니면.. 얼마나 쫄렸을까..
그래서 현수가 지원이한테 다가갈 때
내 심장이 구멍나는 줄 알았어.
그만큼 본체가 표현을 잘해서겠지만..
거기에 이어진 대사들도.. bbb
처음으로 사랑에 빠진 연인들같았거든..
두려움, 떨림, 두근거림..
상대가 날 좋아하지 않으면 어쩌나..까지!
그리고 마지막 장면두.
은하를 안으며
비로소 현수의 가족에 대한 사랑이 기억나며
현수의 비어있던 2퍼가 채워진 듯했던 것.
그리고 은하를 안고
떨리는 느낌으로 지원이에게 걸어가는 것도
지원이 환희의 눈빛으로 현수에게 다가와
세사람이 한덩이처럼 부퉁겨 안는 것도..
나꼬씨는 16화가
이 완벽한 작품을 정말로 최고로 끌어올린
클라이막스가 맞았다고
멋진 작품의 퍼팩트한 결말이었다고 생각하게 되었어!
그래서 결론은
당연 기승전 블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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