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어떻게 나를 잊어!
어떻게 나를 잊어!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우리가 어떻게 사랑했는데!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어떻게 그렇게 나만 가위로 오려낸 것처럼 잊을 수 있어?

현수가 기억을 잃은 상태에서도 꾹꾹 자신의 감정을 누르고
기다리고 기다리며 그저 현수를 위한 선택만 하던 지원이가
단 한번 자신의 감정을 폭발시킨 이 말
그런데 이 말을 보면 지원이가 어떤 사람인지 또 보인다

니가 어떻게 날 잊어
내가 너한테 어떻게 했는데
날 속인 거 다 용서하고
너 죽어가는 거  살려내고
너하나 살리자고 내가 어떻게 했는데ㅠㅠ

이렇게 말하질 않아

우리가 어떻게 사랑하고
우리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ㅠㅠ

저렇게 속상해 감정을 폭발시키는 순간에도
내가 아니고 우리를 얘기하고 있어

지원인 현수의 기억을 되살리려고
얼마든지 직접적으로 행동할 수 있어
집에 데려가서 과거를 떠올리게 하고
추억의 장소로 데려가서 기억을 상기시키고
은하를 보여준다면 정말 모든 걸 떠올릴지도 모르지

그런데 그렇게 하질 않아
한번도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해보지 못한 사람에게
어떤 요구도 하지 않고
자신의 모든 걸 잃는다해도
그가 행복하고 자유롭게 살길 바라

내 모든 걸 걸고 그 사람을 지켰던 지원이는
자신의 모든 걸 잃으면서 그 사람을 보내줘

아픔과 슬픔은 오로지 자신의 몫으로 남겨둔채

바로 이게 사랑의 본질이야

나의 모든 걸 걸었던 사람의 행복과 자유를 위해
나의 모든 걸 잃는다해도 마다하지 않는 사랑

차지원의 사랑